2018 평창 동계올림픽 & ICT
5G 등 ICT 신기술 선보여 주도권 잡는다

2018년 2월 9일 개막한 평창 동계올림픽은 올해 이후의 기술 진보에 새로운 나침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초로 적용되는 5G는 물론이고 다양한 IoT, UHD,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됨에 따라 올림픽 관람 및 시청에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구현되는 ICT는 무엇인지 이태호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첨단ICT서비스팀 팀장으로부터 들어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7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수출액이 1,976억 달러, 수입액은 1,021억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 실적은 역대 최고액으로 전년 대비 21.6% 증가했다.  2010년 이후 7년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으며, 국가별로는 중국(홍콩 포함) 1,043억 9,000만 달러, 베트남 257억 8,000만 달러, 미국 181억 6,000만 달러의 수출 규모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의 수출액을 기록한 ICT 분야의 올해 이슈는 단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다. 이번 동계올림픽은 ‘세계를 선도하는 첨단 K-ICT 올림픽’의 장을 실현하기 위해 5G, IoT, UHD,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 ICT와 로봇 기술을 선보인다. 

올림픽에 ICT를 적용한 이유는 확실하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이 모이는 동계올림픽을 무대로 삼아 국내 ICT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향후 주요 경기 개최국과 해외시장에 전략적으로 수출하는데 의의가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에서 첨단ICT서비스팀을 맡고 있는 이태호 팀장은 “2014년 ICT 올림픽 개최라는 거대한 목표를 위한 추진 계획이 마련된 후, 실질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현장에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고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고 적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5G, 올림픽 통해 표준화 선도

과학기술정통부에서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기술은 5G다. 이태호 팀장은 “5G 글로벌 표준은 국제전기통신엽합(ITU)에서 2020년에 확정할 계획으로, 아직 표준화가 결정되지는 않은 상태”라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기술을 시범적으로 선보임으로써 한국이 추구하는 주파수대를 표준으로 삼아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면 국내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5G는 대용량 콘텐츠를 매우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기술로 4G LTE보다 40~50배 빠르고 1km2 반경 내에 100만 개 이상의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초고속 통신이다. 이번 올림픽 기간 동안 인천국제공항부터 서울 광화문, 강원도의 평창, 강릉, 정선 등에 이르기까지 올림픽 관광객이 주로 이용하게 될 장소는 어디에서나 전례 없이 빠른 와이파이(Wi-Fi) 서비스가 제공된다.

5G를 활용한 올림픽 경기 내 서비스는 크게 세 가지다. 그 중 봅슬레이 경기에 적용되는 싱크뷰(Sync View)는 봅슬레이 장비에 카메라를 부착한 상태로 선수가 경기에 출전하면, 선수 개인 시점의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즉 시청자가 실제 선수가 된 듯한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크로스컨트리 경기에 적용되는 서비스인 옴니 포인트 뷰(Omni Point View)는 장거리 레이싱 종목의 특성을 활용한다. 선수복에 GPS 칩을 장착해 경기를 시작하면, 선수 정보와 순위, 선수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타임슬라이스(Time-Slice) 기술은 강릉 아이스 아레나 경기장에서 진행되는 피겨 스케이팅, 쇼트트랙 종목과 스노보드의 세부종목인 하프파이프를 대상으로 서비스에 적용된다. 즉, 경기장에 카메라를 설치해 시청자나 관람객은 모바일이나 태블릿PC 등을 이용, 선택한 선수를 중심으로 360° 정지영상을 돌려볼 수 있어 생동감 있는 경기 현장을 체험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평창올림픽을 통한 5G 표준화와 상용화에 앞장서는 이유는 바로 2025년 848조 원 규모(한국전자통신연구원)로 성장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5G는 대용량, 초고속, 초저지연 등의 특징으로 다양한 산업과 연계된다면 천문학적인 생산유발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옴니 포인트 뷰(Omni Point View) 시현 장면 (자료: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첨단ICT서비스팀)/UHD 체험 스튜디오(자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옴니 포인트 뷰(Omni Point View) 시현 장면 (자료: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첨단ICT서비스팀)/UHD 체험 스튜디오(자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oT, AR 길안내 서비스

이태호 팀장은 “IoT와 관련해서는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특히 선수와 관람객이 공항에서부터 경기장이나 숙소 등 목적지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한 길 안내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 서비스는 현재 강릉 공항에서 경기장까지 구현된 상태다. 실내 내비게이션에도 AR 기능을 도입했는데, 곳곳에 비콘을 설치해 베뉴(Venue) 내에서도 좌석이나 원하는 위치를 헤매지 않고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사이니지 서비스도 선보인다. 2017년 4대륙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대회에서 테스트 베드를 진행하고 서비스 고도화 과정을 거친 디지털 사이니지 서비스는 강릉·평창 클러스터 빙상·설상 경기장 내 7곳을 비롯해 체험관, 수퍼스토어, 숙박촌, 공항 등에 인터랙티브 키오스트 19대와 인터랙티브 미디어월 2대가 설치된다. 미디어월의 경우 대형 디스플레이를 베뉴에 설치해 응원을 하거나 재미요소를 가미해 관심을 유도하도록 했다. 키오스크는 각종 경기장 정보를 안내한다. 

기가셀피(GIGA Selfie) 서비스는 스마트 기기로 앱을 다운받아 실행하면 멀리 떨어진 곳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을 수 있다. 


UHD, 4배 선명한 영상

원래 올림픽 경기는 HD로만 중계되도록 되어 있었다. 하지만 한국이 처음으로 UHD를 선보임에 따라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UHD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현재 지상파 방송 3사가 UHD 시험 방송을 하고 있으며, 현장에서는 평창, 강릉 등의 각 베뉴에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UHD 화질로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됐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막식과 폐막식은 물론, 스피드스케이팅, 아이스하키, 컬링 등 주요 경기도 현재의 지상파보다 4배 더 선명한 UHD로 생중계된다. 

VR 체험 롤러코스터, 스노보드 (자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VR 체험 롤러코스터, 스노보드 (자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VR, 봅슬레이 타러 ICT 관으로!

평창에 위치한 올림픽플라자 내에 조성되어 있는 ICT관에서는 VR을 체험할 수 있다. 봅슬레이에 탑승한 후 VR 전용 헤드기어를 착용하면 주요 경기 코스를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봅슬레이뿐 아니라 스키점프, 스노보드 역시 VR 체험이 가능하다. 
올림픽 기간 중 다양한 VR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인텔이다. 인텔은 트루VR 기술을 통해 OBS(Olympic Broadcasting Services)와 함께 30여 개의 이벤트를 라이브 및 주문형 콘텐츠로 제공한다. 특히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VR 방송을 생중계한다. 이 VR 방송은 10개의 독점 중계방송사를 통해 제공된다. 트루VR 기술은 통상 경기마다 3~5대의 카메라가 투입되어 몰입감 있는 방송을 구현한다. 특히 시청자가 원하는 시점에서 방송 시청이 가능하고, 실시간 경기기록 및 순위표도 알 수 있다. 


AI, 29개 언어로 통번역 서비스

평창 동계올림픽에 구현되는 대표적인 인공지능 기술로 언어자동 통번역 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컴인터프리가 함께 개발한 통번역 앱인 ‘지니톡’이 그것이다. 지니톡은 영어, 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29개 언어를 자동으로 통번역해주는 인공지능 기반의 앱이다. 머신러닝 방식의 인공 신경망 번역(NMT) 기술을 적용해 통번역의 품질을 크게 향상시켰다. 지니톡은 앱뿐 아니라 웨어러블 통번역기, 인터넷 없이도 사용가능한 통번역 단발기, 인공지능 기반 통역로봇 등과 함께 제공된다. 통번역 방식은 블루투스로 연결된 헤드셋을 이용하는데, 헤드셋을 사용해 말을 하면 스마트폰이 음성을 인식하고 통역한 후 상대방의 헤드셋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추가로 AI 콜센터가 운영된다. 이태호 팀장은 “ICT 분야에 한정되어 있지만, 인공지능의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해 각종 경기 정보 제공이나 길 찾기 문의, 민원 등을 전화로 처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AI 콜센터는 인간의 음성을 인식한 후 간단한 질문에 대답해 전화상담사 업무를 보조한다. 

인공지능 기반의 자동 통번역 서비스가 가능한 로봇 (자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 기반의 자동 통번역 서비스가 가능한 로봇 (자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로봇, 안내·청소부터 예술까지!

ICT 분야는 아니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을 빛내는 또 하나의 기술은 바로 로봇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동원된 로봇은 11종 85대로, 올림픽 베뉴 곳곳을 누비게 된다. 특히 인공지능 안내로봇, 청소로봇은 물론이고, 미디어센터에는 30여 개의 음료를 배달할 수 있는 음료 로봇이 자율주행 형태로 작동한다. 또한 사람의 모습을 닮은 마네킹 로봇은 곳곳에서 간단히 경기장을 안내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관상어 로봇이 올림픽플라자와 국제방송센터, 문화 ICT관 등 대규모 인원 밀집지역에 배치된다. 이 팀장은 “비단잉어와 도미 형상을 한 로봇 5세트 20여 대가 관상어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이라며 “이와 함께 ICT 체험관, 개막식·폐막식장 등에는 벽에 그림을 그리는 ‘벽화 예술 로봇’ 10여 대가 다양한 주제의 그림을 그린다”고 말했다.

올림픽에 ICT를 적용하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특히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을 도입한다는 측면에서 IOC로부터 승인을 받고 OBS와 방송권 등에 대해 협의하는 기간이 굉장히 길었다고 한다. 이 팀장은 “올림픽 무대에서 처음 서비스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2017년 국제 경기 무대에서 테스트 베드를 진행하는 등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친 만큼,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최선의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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