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기 회장 '2018 한국산업경쟁력 전망' 강연서 진단

최저임금 인상과 전산업 평균임금에 미치는 영향, 근로시간 단축, 환율하락, 법인세 부담확대 등 요인이 현실화 되면 우리 산업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가치경쟁력을 조속히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와 한국M&A융합센터가 공동 주최하는 제 250회 부동산융합 포럼에서 정만기 글로벌산업경쟁력포럼 회장은 '2018 한국산업경쟁력 전망'에서 나온 내용이다. 

지식경제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무역진흥, 산업기술개발, 통상 등 여러 분야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쳐 산업정책 관련 시야가 폭넓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고, 지난 정부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을 역임한 정만기 회장은, 사회자로부터 한국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의 첨단, 즉 가장 선두에 선 '첨단(尖端) 인재'로 소개 받으며 강연에 나섰다.  

강연 중인 정만기 회장
강연 중인 정만기 글로벌산업경쟁력포럼 회장

정 회장은 산업경쟁력의 개념으로 강연 서두를 열었다. "산업은 동일상품을 생산하는 한 업종에 종사하는 기업들의 집합이며, '산업경쟁력'은 타국 산업대비 한 국가의 산업 생산에 대한 구매자 선택 요인"이라며 "산업경쟁력은 가격경쟁력과 가치경쟁력으로 나뉘는데, 가격경쟁력은 주로 생산에 투입되는 단위노동비용과 환율에 의해 좌우되고, 가치경쟁력은 브랜드, 생산기술, 범위의 경제 등 기업의 경쟁우위요인과 산업생태계 경쟁력, 산업구조 등에 의해 좌우된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 현황을 평가했다. 먼저 가격경쟁력을 보기 위해 임금수준을 살펴보았는데, 제조업 임금 수준이 주요 경쟁국 대비 높은 편이다. 2016년 1인당 GDP 대비 제조업임금 비율은 한국이 1.43배, 미국 0.84배, 영국 1.03배, 독일 1.25배, 일본 1.07배, 대만0.78배다(자료: 경총). 노동생산성은 2014년 기준으로 OECD 34개국 중 28위를 차지하여 매우 저조하며, 평균대비 68% 수준이다. 이같이 낮은 생산성은 세계 최고수준의 노동시간으로 보충되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은 연간노동시간이 2,113시간으로 3위 수준이고, OECD 평균이 1,756시간이다. 

이어서 가치경쟁력을 평가했다. 국가별 가치경쟁력을 비교하면, 한국은 GDP 대비 R&D 투자비중이 세계 1위이고, 절대규모로도 6위다. 한국이 투자는 잘하고 있는 반면 그 성과에 대하여는 의문이다. 최고기술국 대비 기술수준이 2016년 기준으로 78.6%이며, 그 격차는 4.2년이다. 논문을 많이 생산하고 있으나 그 질을 평가하는 기준, 즉 연구자 1인당 논문 피인용 회수는 저조하다. 미국, 독일, 프랑스는 피인용 회수가 한국의 3배이고,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는 4.5배다. 주요원인으로는 국제협력 연구 건수가 적은 현실을 들었다. 특허출원도 양적으로는 세계 5위 수준이나, 특허의 질은 의문이다. 매년 60억달러 규모의 기술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라 했다.  

투자 대비 성과가 미미한 이유는 R&D 인력, 연구개발장비, 연구개발 산학연 네트워킹, 국제협력 인프라, 기술표준 등 기술 인프라의 양과 질 모든 면에서 뒤지고 있기 때문이라 했다. 미국 대비해서는 1/20 수준, 영국, 독일, 프랑스 대비해서는 1/3 ~ 1/6 수준이다. 기술 인프라의 확충은 자금투자도 중요하지만,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한국의 전반적 산업경쟁력은 높았던 것으로 판단하며, 이로 인해 2017년에 수출 5,739억 달러, 무역흑자 958억 달러 기록하는 등 세계 6위의 수출대국과 막대한 무역흑자 달성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한다. 더불어 산업경쟁력 요인이 일정하다면 금년 수출과 무역흑자는 양호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전년대비 4.7~5.3% 증가하고, 수입은 6.3~7.7% 증가 예상한다. 무역흑자는 900억 달러 내외로 전망했다. 다만 산업별 상황은 경쟁여건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므로 개별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고 했다. 

정 회장은 업종별 전망에 대해 '맑음-조금맑음-조금흐림-흐림'의 네가지 지표로 제시했다. '맑음'에 대당하는 산업은 ICT, 기계, 로봇, 바이오 등이고, 조선, 철강, 섬유, 가전, 정보통신기기, 디스플레이 산업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가격경쟁력 약화로 '흐림'에 해당한다. 자동차,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산업은 가격경쟁력 약화로 '흐림'에 해당한다. 

(자료: 정만기 회장 발표자료 발췌)
(자료: 정만기 회장 발표자료 발췌)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 제조업 설비투자액의 51.5%를 차지하는 등 국내 제조업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인텔, 퀄컴 등 공급기업과 구글, MS 등 수요기업간 주도권의 경쟁 심화가 예상되고, 2018년도 3분기에 중국의 신규 메모리팹 가동이 예정되어 있는 등 경쟁여건 유동성은 여전하나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출은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2017년 수출액은 98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2018년에는 99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2017년 하반기에 중국에서 8세대 LCD 생산라인이 준공되어 양산되는 등 상당부분 중국에게 주도권이 넘어갈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국내기업은 OLED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과 TV의 OLED 채용 확대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될 것으로 전망하며, LCD 패널은 가격 하락세 등의 영향으로 전체적인 수출은 전년대비 0.9% 증가한 279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철강 산업은 중국의 엄청난 생산량으로 전형적인 과잉공급산업이라 했다. 중국이 구조조정을 한다고 하지만 당분간 공급과잉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전망은 '흐림'이다. 더불어 수요 정체와 미국의 수입규제 강화(고율 관세 부과) 등 영향으로 수출은 감소하고 수입은 보합선으로 전망된다. 

섬유 산업은 의류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여 좋은 편이나, 온라인 시장 확대, 패스트패션 등 유행으로 가격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임금인상 등 제조원가 상승요인으로 국내생산활동은 위축되고 해외소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저 영향과 마케팅 강화로 수출은 소폭 회복(전년대비 0.7% 증가한 139억 달러)하고, 수입은 증가(전년대비 6.2% 증가한 161억 달러)할 것으로 보인다. 

기계산업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해외수요 확대로 생산증가 추세가 유지될 전망이고, 기계장치설비투자도 전년비 0.7% 증가해 13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출처: 산업은행). 로봇산업은 매출액 229억 달러로 전년비 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국인 중국은 25%, 북미는 15%, 일본은 15%, 유럽은 10% 이를 것으로 보여 국내 산업의 분발이 요망된다. 

자동차 산업은 북미(0.4%), 아시아(1.3%) 등 성장 둔화세를 보여 세계 자동차시장은 전년대비 1.9%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출처: LMC 오토모티브), 국내 시장은 '17년과 동일한 수준인 182 만대 규모로 전망된다. 수출은 미국 시장이 부진한데 반해 유럽, 신흥시장 회복세 등에 힘입어 263만대 규모로 전망된다. 전년대비 수량기준으로는 0.8% 증가하는 셈이다.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은 최저점을 지나 회복국면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선산업은 경기사이클을 25년으로 보는데 2016년에 최저점에 도달했고, 국내 조선업계가 자구계획을 이행하고 있어 회복세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다. 현재 중국은 벌크선, 컨테이너선 등 저부가선박 중심인데, 향후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확대 여부가 우리 경쟁력 유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올해 수출은 총 159척, 184억 달러로 전망한다. 전년대비 56% 감소된 규모다.

가전 산업은 중국기업의 팽창과 수입규제 등 시장포화에 따라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 가전 중심의 프리미엄 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LG 등 가전 수위 기업들은 금년 출시되는 모든 가전에 IoT플랫폼을 탑재할 계획이다. 해외 생산, TV부분품 등 현지조달 확대, 냉장고 수출 약세 등의 영향으로 수출은 전년대비 9% 감소한 83억 달러로 지속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산업은 세계적으로 지난해 7.6%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며 금년은 8% 대의 성장이 전망된다. 한편 빅데이터, AI 기반 맞춤형 치료제와 건강관리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이 점쳐지며 이로인해 시장이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시장은 의약품, 연료 중심으로 전년대비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산업의 경쟁력 관련한 최근의 이슈에 대하여는 크게 임금, 근로시간, 환율, 법인세로 제시했다. 최저임금이 시급 7,530원으로 전년대비 16.4% 인상됐고, 국회 예정처는 이로인해 명목임금이 9% 대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여야가 합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된다면 현재의 주 68시간이 52시간으로 감소되며 이는 연 832시간(연52주 기준)이 감소되는 셈이다.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근로시간까지 급격히 줄어들어 우려가 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환율은 단기적으로 실물부문과 독립적인 움직임을 보여 가격경쟁력 조정 기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에 원/달러 환율 하락폭이 12.8%를 기록하여,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법인세 인상 관련해서는 과세표준 3,000억 원 초과구간이 신설되어 세율이 3%p 인상될 것으로 소개했다. 시행시 77개 기업이 2015년 소득 기준으로 하여 2조 3천억원의 법인세를 더 부담할 것으로 추산했다. 최근의 미국의 법인세 인하(35→21%) 방침과 대비되어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다. 

정 회장은 상기의 "4가지 요인이 한꺼번에 현실화되면 우리 산업의 가격경쟁력이 타국대비하여 급속 약화될 것"으로 매우 우려했으며, "섬유/가전 등 상대적으로 노동집약 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이고, 해외투자와 스마트 공장증설 등 노동절약 생산체제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을 바탕으로 정 회장은 정부와 민간의 대응방향을 전했다. 먼저 약화된 가격경쟁력의 보완을 위해 가치경쟁력을 조속히 제고해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작년 한해 매출액, 영업이익율 등 국내 기업경영지표가 개선됐는데, 이를 토대로 선제적인 구조조정, 신성장업종 전환, 산업협력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해외 직접투자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기술수준 제고와 기업의 사업 재편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입지, 세제, 인센티브 제공, 규제개혁 등 신산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고, R&D투자 생산성을 제고하고 세계최고수준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했다. 산업 현장의 기업 의견을 청취하고 경제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을 더욱 선진화할 필요를 주문했다. 

노동생산성이 높은 독일의 사례를 제시했다. 히든챔피언만 1,100여 개 기업에 달하는 독일의 비결은 무엇일까?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프라운호퍼(Fraunhofer) 연구소는 200년에 걸쳐 기술인프라가 형성됐다. 독일에선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기업 연구과제를 1/3 이상 수행해야 정부 과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업과 소통이 많다. 시장 수요에 기반이 되어 시장맞춤형 연구를 하게 되고, 기업 공동과제를 하다가 대박난 기업에는 프라운호퍼 연구원들이 오히려 이직한다고 했다. 좋은 인재가 기업으로 흘러가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는데, 우리나라는 반대 상황임을 소개했다. 

또한 외환 확충 및 환율의 가격경쟁력 조정 기능을 조속히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2017년 9월 말로 3,848억 달러 규모인데, 향후에는 7,100억 달러 정도로 확충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2004년 BIS가 권고한 적정 외환보유액에 따른 것이다. 이는‘3개월치 경상수입액 + 유동외채 +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1/3’등식에 의한 것이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와 한국M&A융합센터가 공동 주최하는 부동산융합포럼은 매주 화요일 오전 7시 30분에 진행되며 부동산 관련 트렌드와 이슈를 바탕으로 강연을 구성해 부동산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정보교환의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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