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나 강소기업은 대기업이 갖지 못한 특유의 민첩성으로 승부해야

배진실 이치브포럼컨설팅 대표
배진실 이치브포럼컨설팅 대표

강영웅(가명)대표는 올 해 초 ‘A 대기업”에서의 임원을 명예롭게 마치고 회사의 배려로 대기업 계열사인 스타트업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강영웅대표가 취임한 스타트업 회사는 2017년 대기업에서 Spin-Off(분사)된 스타트업 회사로 물류관련 Software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기업이다.

직원은 대표이사 포함 10명이며, 2018년 올해 매출 목표 50억을 달성하고 3년(2020년) 안에 200억원을 달성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강영웅대표가 대표이사에 취임하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은 대기업 재직 시에 배우고 실천했던 회사 운영 규정이나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었다.

대기업 재직 시에 대기업에서 실제로 사용하고 실시했던 제도나 규정을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에 일괄 도입하고 이를 스타트업 모든 직원이 철저하게 이행하게 하였다. 제도를 도입하고 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우선 첫째, 의사결정이 현저하게 늦어졌다.

신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스타트업 출발 당시, 2개 정도의 과정만 거치면 제품을 상품화 할 수 있었다. 새로 도입한 규정하에서는 약 8개의 과정을 추가로 더 거치게 되어 있었다. 둘째, 상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 대기업에서의 비용 대비 비용절감이 아니라 오히려 비용이 증가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셋째, 의사결정이 현저하게 늦어진 결과, 변화하는 시장에 시의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여 올해에만 벌써 2차례 국내 및 국외에서의 공개 입찰의 기회를 놓쳤다. 강영웅대표는 대기업에 재직할 당시,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아온 임원으로, 6 시그마와 같은 기술 지상주의와 완벽함을 추구하는 임원으로 소문이 나있었다. 

강영웅대표는 지금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계속 밀고 나가자니 새로 도입한 규정이나 제도가 회사의 운영을 오히려 방해하는 형국이 되고, 새로운 시도를 그만 두자니, 본인의 평소 소신과 너무 다르게 회사를 운영해야 하는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다.

‘나빛나 상무(가명)’은 2017년 상반기 첨단 의료 진단 업체 ‘매직 솔류션(가칭)’에 업무총괄상무로 취임하였다. ‘매직 솔류션(가칭)’은 정부가 지정한 ‘강소기업’으로 첨단 의료 진단, 특히 치매 예방, 진단 및 치료에 기술력을 인정 받은 기업으로 올 한해 약 100억의 매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치매 예방과 치료가 국가적 관심사로 떠올라 ‘매직 솔류션(가칭)’은 국내외 경쟁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나빛나 상무(가명)’는 작년 2017년 한 해 동안 진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이제 그 터널에서 겨우 빠져 나오는 시간이 되었다.

문제는 ‘나빛나’ 상무 그 자신에게 있었다. 대기업에서 약 25년 가까운 근무하면서 임원으로 승진도 하였다. 업무 그 자체는 상당히 자신감이 있었다. 대기업에서 근무할 때는 제도와 시스템이 완벽했다. 그는 그냥 일만하면 되었다. 부서 내에서 ‘나빛나상무’는 중요 의사 결정에만 참여하면 되었다. 부서 내 팀장 및 팀원들이 그를 완벽하게 보좌하였다.  첨단 의료 진단 업체 ‘메직 솔류션’에서의 초기 근무는 말 그대로 ‘혼동’ 그 자체였다. 업무 분장부터 권한, 사업 진행 방식 등등이 모호함과 불확실성의 연속이었다.

그를 완벽하게 보좌했던  제도나 규정도 많지 않다. 팀장이나 팀원의 완벽한 보좌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회사로 눈을 돌리면, 회사는 하루 하루 너무나 생동감있게 돌아 간다. 매월 실적 발표를 보면, 회사의 매출 신장은 경이로울 정도이다. 직원들의 불만도 많지 않다. 오히려 회사에 대한 충성심도 높다. ‘나빛나상무’는 입사 6개월 만에 발상과 행동의 전환을 한다. 더 이상 제도나 규정 탓을 하지 않는다. 복잡한 규정을 도입하고자 노력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업무를 그 자신이 직접 챙긴다. 이해관계자와의 미팅도 본인 직접 나가고 설득도 직접한다. 상담 현장에도 먼저 나가고  모든 일을 솔선수범한다. 필요할 경우, Multi-Player로서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한다. 모호함과 불확실성의 연속에서 그 자신 터득한 행동방식은 ‘열정’을 바탕으로 ‘민첩하게(Agile)’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이었다.

현재 닥치고 있는,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점이나 이슈를 사전 점검하고 이에 대해 선제적으로 민첩하게, 가능하면 포괄적인 대응방안이나 해결방안을 마련하여 업무 처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올해부터 ‘나빛나상무’는 ‘메직 솔류션’의 중심 인물로 우뚝 서 있다.

스타트업이나 규모가 작은 강소기업의 경우, 대부분의 창업 멤버나 초기 경력직 사원은 대부분 대기업이나 규모가 있는 회사로부터 온다. 스타트업이나 규모가 작은 강소기업의 경우,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모호함과 불확실성이 많이 존재한다. 업무 분장이나 권한 등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다. 대기업이나 규모가 있는 회사에서 근무할 당시의 규정이나 제도, 그리고 프로세스의 뒷바침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스타트업이나 규모가 작은 강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이 갖지 못하는 융통성과 민첩함이라고 하는 강점이 있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대기업이 주지 못하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융통성과 민첩함이라고 하는 장점이 오히려 스타트업이나 규모가 작은 강소기업의 불리한 점을 뛰어 넘어 대기업이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성장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사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 제도나 규정, 프로세스가 필요하나, 이것이 부족하다고 주눅이 들거나, 수동적으로 행동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스타트업이나 규모가 작은 강소기업이 가지는 특유의 융통성이나 민첩함이 대기업의 골리앗을 뛰어 넘을 수 있는 것을 우리는 많이 목격하고 시장은 이를 증명할 것으로 본다. 스타트업이나 강소기업은 대기업의 아바타나 축소판이 아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