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 

인간의 분류는 신을 처형한 이후에 가능하다 (2017) 

재활용 로봇, PLC, 센서와 지지대 

200x150x40 cm

인간의 분류는 신을 처형한 이후에 가능하다 (2017), 이탈
인간의 분류는 신을 처형한 이후에 가능하다 (2017), 이탈

나의 작품은 미디어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의 문제가 아닌 미디어를 통해 과거 아우라(aura)를 느끼게 만든 전통적 회화에서 발현하던 류(流)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의 작품을 미디어아트라거나 장치적 배열로 조립된 한 개의 단일한 로봇으로 인식하는 오류를 피하려 단편적 내러티브(narrative)를 작품에 담았다. 따라서 나의 작품은 단편영화를 보듯 순차적으로 어떤 스토리를 전개한다. 그것은 인간의 망각과 원죄에 관한 것이다. 

십자가 형태 위에 로봇이 있다. 이 로봇은 좌, 우를 왕복한다. 한 쪽은 물이고 다른 한 쪽은 거품이 생성된다. 물은 색이 없으며 기독교에서 죄 사함 등의 상징이다. 로봇은 한 쪽의 거품을 묻히고 다른 쪽 깨끗한 물에 흔적을 씻는다. 그러나 어느 시점이 지나면 좌, 우측의 물은 서로가 같이 혼탁해 진다. 만약 인간이 인간 스스로 선과 악, 진실과 위선, 권력과 제도 등으로 인간을 분류할 수 있다면, 그것은 신을 처형시킨 이후에 가능할 것이다. 

역사를 기록하기 이전부터 인간에겐 비극이 존재했다. 흔히 전쟁이나 재해,억압,폭력 등은 인간이 비극으로 느끼는 사건들이다. 이러한 사건들은 슬픔을 동 반하지만 치유를 통해 극복된다. 그러나 치유되지 못한 사건은 앙금으로 남는다. 앙금(sediment)은 소화되지 못한 음식 찌꺼기 같은 것으로, 나는 이러한 앙 금을 작품의 모티브로 활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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