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인터뷰 ] VR아트, 3D 공간에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다
[작가 인터뷰 ] VR아트, 3D 공간에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다
3차원 그림 조각가 염동균
  • 임효정 기자
  • 승인 2018.09.20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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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트브러시 공연을 하고 있는 염동균 작가 (출처: 브로큰 브레인)
틸트브러시 공연을 하고 있는 염동균 작가 (출처: 브로큰 브레인)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내는 작가가 있다. 국내 최초 틸트브러시 작가 염동균이다. 지금까지의 그림은 점과 선으로 이뤄진 2차원 세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3차원으로 그림을 조각한다는 말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이런 상상을 현실화 시킨 것이 바로 구글이 만든 틸트브러시다. 가상현실 어플리케이션인 틸트브러시는 3D 공간 속에서 손에 쥔 조작 장치를 통해 실물 크기의 3차원 그림을 그리는 것을 말한다. 염동균은 이러한 틸트브러시를 이용해 가상 현실에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낸다. 그는 책과 직접 쓴 글에서 영감을 받아 마술, 드론 등 새로운 분야와 VR아트를 융복합하는 작업을 멈추지 않는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틸트브러시 작가 염동균. 그가 그려 나가는 세상을 들여다봤다. 

서울포럼에서 공연하고 있는 염동균 작가 (출처: 브로큰 브레인)
서울포럼에서 공연하고 있는 염동균 작가 (출처: 브로큰 브레인)

많은 분들에게 생소한 분야인 틸트브러시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틸트브러시란 VR장비를 착용하고 그림을 그리는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기존에 포토샵, 페인터 등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는 프로그램은 많이 있었지만, VR기기를 활용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은 틸트브러시가 최초입니다. 기존의 것과 가장 큰 차이점은 3D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X, Y, Z축을 생각하고 아티스트가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 기존의 프로그램들과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기도 합니다. 

 

VR 아트 공연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VR아티스트로 일한 지 5년차 때 클라이언트들이 꽤 있는 상태였습니다. 홍보를 했더니, 공연을 하자고 클라이언트들로부터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첫 공연을 2016년 8월 23일에 했습니다. 제안이 오자마자 바로 수락했습니다. 경제적으로 많이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틸트브러시란 프로그램 자체도 굉장히 초창기 버전이어서 기능이 많이 없었습니다. 컴퓨터 지식도 많지 않아서 시스템을 잘 알지 못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행사를 진행하지 못할 뻔한 적도 있었습니다. 공연 2~3시간 전에 기기 연결이 돼서 리허설을 단 2번 하고 공연을 했습니다. 그때 만약 공연이 잘 안 됐으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입니다.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 앞에 서 있는 염동균 작가 (출처: 브로큰 브레인)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 앞에 서 있는 염동균 작가 (출처: 브로큰 브레인)
틸트브러시 공연 연습 중인 염동균 작가 (출처: 브로큰 브레인)
틸트브러시 공연 연습 중인 염동균 작가 (출처: 브로큰 브레인)

염동균 작가의 틸트브러시 작품처럼 자신만의 콘텐츠를 갖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것이 유일한 콘텐츠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않습니다. 콘텐츠란 어디서든 영감을 받게 돼 있습니다. 모든 과학이나 학문은 앞서 시도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발전돼 왔다고 생각합니다. 독자적인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저도 다른 공연을 참고하고 제 공연에 녹여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융복합하고 있습니다. 서로 연관되지 않은 콘텐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스마트폰 같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모든 것의 장점을 모아 놓은 것이 스마트폰입니다. 인터넷, 컴퓨터, 전화기, MP3가 합쳐진 것이죠. 이런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인공지능(AI)이 사람만이 가진 감성을 구현해내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보시나요? 

영화에 나오는 수준의 인공지능이 아니라면 지금 현재의 기술로는 인공지능이 그림을 그리는 것은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이 그린 것은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그릴 때는 한 터치 한 터치 신경을 많이 써서 그립니다. 작가의 고민들이 중첩이 된 것이 그림인데, 인공지능은 그런 것이 없습니다. 설사 사람보다 더 잘 그린다고 하더라도 작품은 아니고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감동을 받으려면 작품에 작가의 일대기가 필요합니다. 사람들이 반 고흐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고흐가 귀를 잘라가며 역경을 딛고 그림을 그린 역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은 스토리텔링이 안됩니다. 사람들은 작품에 녹아 있는 스토리를 좋아하는 것입니다. 

평창올림픽에서 틸트브러시 공연을 하고 있는 염동균 작가 (출처: 브로큰 브레인)
평창올림픽에서 틸트브러시 공연을 하고 있는 염동균 작가 (출처: 브로큰 브레인)
틸트브러시 공연 중인 염동균 작가 (출처: 브로큰 브레인)
틸트브러시 공연 중인 염동균 작가 (출처: 브로큰 브레인)

틸트브러시 공연을 보는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적 발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캐리커쳐라는 돌파구가 있습니다. 사람의 얼굴을 10초 동안 본 뒤에 다시 헤드기어를 쓰고 가상 현실에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관객들의 호응이 매우 좋습니다. 캐리커쳐를 그리게 된 계기는 VR아트를 교육하는 과정에 서 해외 관광객들이 구경 왔을 때, 뭔가를 남겨드리고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분들의 캐리커쳐를 그려 드렸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캐리커쳐는 받는 분, 보는 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구글글래스 같은 것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홀로그램 같은 것은 아직 안 되기 때문에 관객이 보이는 투명한 헤드기어가 나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기 때문에 작가의 역량이나 콘텐츠로 커버하고 있습니다. 

 

틸트브러시 다음으로 나올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하드웨어에서의 기술적 발전이 있지 않는 이상 틸트브러시 만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생태계를 파괴하는 무언가를 계속 찾고는 있습니다. VR이 아닌 다른 쪽에서 찾아내려 하고 있습니다. 아날로그적인 것, 소통하는 것, 연출적인 것에서 콘텐츠를 가져와야 공연의 완성도가 올라간다고 생각합니다. 틸트브러시 라이브 드로잉은 계속 발전하고는 있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나올 만한 것은 다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의 스킬들은 서서히 쌓이면서 발전되는 것입니다. 점진적인 발전이기 때문에 눈에 확 띌 만한 급진적인 발전은 나오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드론, 홀로그램, AR과 같은 기술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드론을 렌트해서 모션을 드론에 맞춰서 공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Mix Reality나 툴은 계속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신기술만 있다면 능력과 예술적 콘텐츠를 얹어서 할 자신감은 있습니다. 

 

VR아트 관련해서 정부에 바라는 지원이나 정책이 있나요? 

2016년도 8월에 첫 공연을 했습니다. 당시 VR 붐이 일어서 정부 지원 과제가 많이 나왔습니다. 많은 신청을 했는데 2017년까지 VR과 예술을 접목시킨 콘셉트로는 정부 수주를 단 하나도 얻지 못했습니다. 최종 PT까지 가서도 VR쪽에서는 이것이 VR산업이냐, 예술 분야에서는 이것이 예술이 맞느냐를 놓고 많은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VR아트는 기술과 예술을 결합해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든 것입니다. 정부에 바라는 것은 부처 간 일을 나눠서 하는 것보다는 융복합이 대세이기 때문에 부처 간의 융합을 통해 기금이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