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팀워크로 성장하거나 팀워크가 깨져 성장통을 겪게 되거나

팀워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팀워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스타트업은 해결되지 않은 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그 해결방안을 통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결국 그것을 실현할 팀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현실적인 문제다. 국내 교육 상황에서 팀으로 일하는 법을 배우기는 무척 어려운 듯 하다. 협업보다는 경쟁에 익숙하고 중장기 계획보다는 단기 성과에 더 집착하는 경향이 크다. 먼저 양보하고 나중에 더 많이 보상받는 경험들을 거의 하지 못한다. 스타트업을 꿈꾸고 있다면 어떤 팀원들과 어떻게 일을 해 나갈지 진지하게 오랫동안 고민해야 한다. 위대한 팀을 구성할 수 있다면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스타트업의 가장 큰 리스크, 팀워크 

스타트업의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일까? 사업모델, 수익모델, 투자유치, 매출 정체. 필자는 스타트업의 가장 큰 리스크는 '팀워크'라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은 어쩔 수 없이 소수의 핵심 멤버들로 시작할 수 밖에 없다. 여기서 팀워크에 문제가 생기면 그야말로 회사가 망하는 거다. 팀워크 문제는 회사가 어려운 순간에도 오지만 회사가 잘 굴러가고 성장하기 시작하는 시점에 더 많이 생긴다. 

팀워크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가 사업 비전에 대한 견해차이다. 사업을 막상 시작하긴 했는데 그 사업이 달려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견해 차이가 생길 수 있고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사업 비전에 대한 견해 차이가 생겼을 때 어떻게 의견을 조정하고 극복하느냐는 스타트업 설립자들이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문제로 다가온다. 사업 비전에 대한 견해 차이를 예상하지 못하고 마냥 장미빛 미래만을 꿈꾸고 있을 경우 암흑같은 현실의 문제들을 함께 극복하기 어렵다. 좋은 의도와 팀워크로 시작했지만 사업 비전에 대한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어려움이 닥쳤을 때 주저앉거나 각자의 길로 흩어질 수 있다. 

두 번째가 이해관계의 충돌이다. 회사 내에서 진행하는 일들이 각자의 개인 이해관계와 연결되면서 문제가 생긴다. 나만 일을 많이 하는 것 같고 나만 혜택을 적게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팀원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때부터는 회사의 여러가지 정책과 운영들에 불만이 생기게 된다. 일 자체에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회사의 이해관계와 개인의 이해관계에 틈이 벌어지는 순간부터 스타트업의 팀워크에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스타트업의 첫 번째 성장단계에서 거의 대부분 발생하는 문제다. 

세 번째가 권력다툼이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초기 설립 멤버와 그 이후에 들어오는 멤버들이 있기 마련이다. 초기 설립 멤버와 이후 영입된 멤버들간에 알게 모르게 권력 다툼이 생긴다. 여기서 권력 다툼이라는 의미는 일에 대한 권한과 책임에 대한 갈등을 말한다. 권한은 많이 가지려고 하고 책임은 미루려는 징조가 보이면 민감하게 대처해야 한다. 일에 대한 욕심으로 벌어지는 갈등이라면 긍정적인 갈등으로 볼 수 있겠지만 회사의 헤게모니와 기득권 다툼이라면 진지하게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권력다툼은 양쪽 모두에게 상처를 남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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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분란형 vs. 심사숙고형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초기 팀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다. 팀 구성 전략은 두 가지 중 하나다. 첫 번째 유형은 일사분란형 팀 구성이다. 스타트업 설립자가 자신과 비슷한 성격이나 스타일의 팀원들로 구성하여 사업 초반에 일사분란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다. 엔지니어가 중심이 되어 설립할 수도 있고 디자이너가 중심이 되어 설립할 수도 있다. 설립자가 카리스마가 있고 리더십이 있을 경우 적절한 팀구성 방식이다. 

두 번째는 심사숙고형 팀구성이다. 설립자가 자신의 성격이나 스타일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자신의 약점과 부족한 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팀원을 확보하여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최고경영자가 기술에 강점이 있다면 경영이나 디자인, 서비스 등에 강점을 가진 인력을 보강하는 것이다. 스타트업이 직면하는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해 다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의견을 교환하며 일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설립자가 소통을 좋아하고 원만한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을 경우 적절한 팀 구성 방식이다. 

스타트업 초기에는 어떤 팀 구성 방식이 낫다라고 말하기 어렵다. 일관성과 다양성은 늘 충돌한다. 어떤 목적과 의지로 팀을 구성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일사분란형 팀은 사업 초기 다양한 어려움을 맞을 때 힘을 모아서 돌파하고 빠른 의사결정으로 실행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심사숙고형은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며 당면한 문제를 한 두 명이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두 가지 팀구성 방식의 장점은 반대로 약점이 될 수 있다. 일사분란형은 리더가 잘못된 의사 결정을 하면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심사숙고형은 지나치게 리스크를 회피하다가 좋은 기회를 놓칠 수가 있다. 

다만 스타트업 초기에는 사업에 대한 강한 비전을 가진 소수의 핵심 인력이 적극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 더 나은 경우가 많다. 다만 어떤 특별한 상황에서는 최대한 많은 팀원들이 참여하여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성격의 일들을 미리 정해두는 것으로 보완할 수 있다. 그동안의 경험과 관찰을 종합해보면 어떤 팀 구성이라도 문제가 생긴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합의하느냐가 풀어야 할 숙제다. 

 

자문단을 구축하라 

스타트업 내부에서 의견 충돌이 생길 경우 자체적으로 해결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자문단을 구축하고 활용하라. 스타트업 기업에게 자문단은 정말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할 수만 있다면 공식적인 자문조직을 갖추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최근 스타트업을 위한 자문단이나 멘토링 서비스가 많이 소개되고 있다. 스타트업을 위한 공유 공간, 창업보육센터 등에서 이런 자문단, 멘토링,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연결하는 서비스가 많이 생기고 있는 것은 그만큼 자문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자문단을 구성할 경우에는 자신보다 조금 높은 연령대로 찾아보자. 사업 경험이 많은 분들을 개인 또는 다수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투자쪽에서 찾아보는 것도 좋고 비슷한 사업영역의 선배 경영자를 자문단으로 초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때로는 완전히 다른 산업영역의 선배 경영자도 의외로 도움이 된다. 심리학, 서비스, 고객지원, 교육분야 쪽 멘토들도 상담을 받기에 좋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쉐도우'라고 하는 자문조직을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 사안이 있을 경우 쉐도우에 있는 전문가들을 통해 자문을 받고 의사결정에 반영한다. 최근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을 보면 백서에 자문단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포함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를 살펴 보기 위해 팀원들과 함께 자문단을 살펴 보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자문단을 자신의 주위에서만 구할 수도 있지만 자신을 잘 아는 다른 분들을 통해서 추천을 받는 것도 좋다. 설립자는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넘어서 자문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며 회사 내부의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분들을 통해서 고민이 되는 사안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규정과 역할 이해하기 

본 컬럼 1편에서 ‘투명하게 규정과 역할 공유하기’라는 내용을 다루었다. 사업의 리스크를 줄이고 전 사원이 동일한 철학과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회사의 규정과 업무에 대한 역할을 명확하게 정의하라고 했다. 규정과 역할은 반드시 문서로 만들고 가능하면 전체를 출력해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비치하는 것을 추천한다. 명확한 규정과 역할은 지난 달 컬럼에서도 강조했다. 

기업의 비전과 미션도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경우 비전과 미션은 다소 추상적인 경향이 있다. 따라서 근무시간, 고객응대, 문제해결, 위임과 보고사항, 제안 및 건의 등 다양한 업무영역에서 매일같이 발생하는 의사결정 사항에 대하여 명확한 규정을 갖추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나치게 세부적인 사항까지 규정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럴 경우에는 ‘운영원칙’을 세우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원칙을 정할 수 있다. 고객에게 발생한 문제는 ‘고객 중심’으로 문제를 바라본다. 자신이 관여한 업무는 최대한 ‘자기책임’하에서 판단하고 실행한다. 업무를 수행하는 중 회사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충돌할 경우에는 ‘보고 후 조정’을 요청한다. 이 부분은 기업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분으로 지난번 컬럼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주인공이 아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사고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는 의미다. 스타트업을 꿈꾸는 사람들은 꿈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면하는 안목도 길러야 한다. 국가, 사회, 조직의 대부분의 문제는 인간관계에서 벌어진다. 각 개인은 각자 고유한 가치관에 따라 의사결정하고 행동한다. 일관성과 다양성을 어떻게 조화롭게 엮어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것은 경영을 한다는 의미다. 자기경영에 철저하지 않은 사람은 조직의 경영에도 철저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좋은 게 좋은 경우는 없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며 더 큰 비전을 향해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고 양보할 수 있는 팀문화가 만들어질 때 위대한 팀워크가 작동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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