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디벨로퍼로 재탄생한 서울주택도시공사, '이용건 도시재생본부장' 인터뷰

이용건 서울주택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장 (출처: 스타트업4)
이용건 서울주택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장 (출처: 스타트업4)

서울시 도시재생사업 시행기관인 서울주택도시공사가 내년이면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개발을 넘어 재생과 복원의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서울의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공공 디벨로퍼로 도약하기 위해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스타트업4>가 이용건 서울주택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장을 만나 서울주택도시공사가 걸어온 지난 29년을 돌아보고,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INTERVIEW>

Q. 서울주택도시공사의 도시재생본부장으로서 올 한 해 서울시의 도시재생 사업에 대해 평가한다면?

기존의 공공이 주도하던 공동체 역량 강화에 집중됐던 도시재생사업이 올해는 주민과 민간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분권·일자리 창출·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내용으로 업그레이드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울형 도시재생의 범위가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13개) 위주에서 그 외 지역까지 확대됐으며, 역세권 청년주택·소규모 정비사업·전통시장 활성화 등 다양한 도시계획사업과 연계됐습니다. 이밖에도 서울형 도시재생의 비전 및 목표와 5대 권역 별(도심·동남·동북·서남·서북권) 도시재생 구상 등을 기본 방침에 충분히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Q. 1989년 2월 1일, 저소득 도시민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도시개발공사’가 닻을 올렸습니다. 2019년이면 창립 30주년을 맞이합니다. 감회가 어떠신가요?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지난 29년 동안 서울시민의 주택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지금까지는 임대주택을 주로 공급하고 운영해 왔지만, 이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서울 시민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역할을 본격적으로 수행해야 할 시기를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주거복지‧도시재생 전문 공기업’이라는 비전 아래, 앞으로도 서울시민의 주거복지 향상과 사람 중심의 도시재생을 실현하기 위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도시재생 관련 정책을 보고 중인 이용건 서울주택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장 (출처: 서울주택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도시재생 관련 정책을 보고 중인 이용건 서울주택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장 (출처: 서울주택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도시재생 관련 정책을 보고 중인 이용건 서울주택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장 (출처: 서울주택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도시재생 관련 정책을 보고 중인 이용건 서울주택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장 (출처: 서울주택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

Q. 서울주택도시공사는 택지개발과 주택건설, 공공임대주택의 공급과 관리라는 기존의 업무를 넘어 공공 디벨로퍼로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도입 배경과 추진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서울의 많은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핵심 주체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공공 디벨로퍼로서의 기능을 확대해 나가게 됐습니다. 개발사업을 통해 축적한 전문성과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부동산 개발, 주거 복지, 관광지 개발, 산업 거점 개발 등 종합 개발 시행자로서의 역할을 확대 시행해 나가려고 합니다. 우리 공사는 이러한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국토부, 지자체, 공공기관, 지역주민 및 민간 디벨로퍼와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등의 협력을 통해 공공 디벨로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입니다.

 

Q. 기존 디벨로퍼들은 분양 중심, 개발이익 중심의 사업방식을 고수해 왔습니다. 기존 디벨로퍼들과 차별화되는 공공 디벨로퍼로서 추구하고 있는 핵심가치는 무엇인가요?

단기 분양 위주의 사업 방식으로 개발 이익을 추구하는 민간 디벨로퍼와는 달리, 우리 공사는 서울시 산하 주택정책 실행기관으로서 도시재생을 선도하는 ‘부동산 개발 전문공사’로 거듭나려고 합니다. 그동안 우리 공사는 서울시, 담당 구청, 기타 공공기관 등과 협의를 통해 여러 가지 사업 유형을 발굴하고, 공공 디벨로퍼로서의 참여 기반을 조성해 왔습니다. 특히 도시가 재구조화되면서 공공시설, 공장, 군부대 등의 이전 계획에 따라 발생하는 대규모 이전 적지 개발에 대해 관할 지자체와 토지 소유 공공기관 간의 갈등을 조정하는 중재자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개발 이익만을 따지지 않고 공공의 관점에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늘리며, 주민조직과 공동체를 보존하는 디벨로퍼로서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입니다.

 

Q.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외국의 경우 장기간의 투자를 통한 성과를 기다려 주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단기간에 걸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기를 원합니다. 이 때문에 도시재생 추진 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습니다. 저층 주거지 재생사업의 경우에는 대상지 탐색과 입주민과의 의사 합치를 위한 설득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 공공개발 전문성을 활용한 거점시설 우선 확보 등 다양한 모델 실행을 위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할 경우 예산 확보 문제 등 사업주체로서의 실행에 한계에 부딪힐 때가 있습니다.

 

Q. 정부의 도시재생사업에 있어서 서울주택도시공사가 맡고 있는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문재인 정부가 핵심 국정 과제로 내건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우리 공사도 ‘공공기관 제안형 뉴딜사업’ 신청을 하기 위해 6개소 사업지를 중심으로 뉴딜사업 계획서를 준비해 공모했습니다. 작년의 경우 서울권이 처음부터 배제됐으나, 올해에는 최종적으로 7개 사업지가 선정됐습니다. 공공기관 제안형의 경우 중‧대규모 사업이 배제됨에 따라 선정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내년에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부동산 모니터링을 통해 지표 및 정보 관리는 물론, 중‧소규모 및 주거‧근린형 중심의 신규 재생 사업지를 계속해서 물색할 예정입니다. 정부와 서울시민이 주도하는 풀뿌리 도시재생 실천을 위해 우리 공사는 앞으로도 가교 역할을 하면서 서울의 도시 경쟁력 강화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힘쓸 것입니다.

 

주택건축정책들과 사진 촬영 중인 이용건 서울주택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장 (출처: 서울주택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
주택건축정책들과 사진 촬영 중인 이용건 서울주택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장 (출처: 서울주택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

Q. 공공재원에만 의존해서는 지속적인 도시재생을 추진하기 어렵습니다. 재원 확보를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요?

재원확보를 위해 민간과의 협력을 통해 부동산 투자회사인 리츠 방식을 추진 중입니다. 리츠에는 민간 토지주가 토지를 현물로 출자할 수도 있고, 주민들이나 협동조합이 현금출자 형식으로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창동이나 세운상가 도시재생사업에 리츠를 활용할 예정입니다. 지난 1년간 리츠 도입을 통한 재원조달 방식 다각화(서울리츠 제1호-공공토지형 청년주택 건설, 서울리츠 제2호-재개발임대 청년주택 매입, 서울리츠 제3호-대형 장기전세 유동화, 사회주택리츠-도시정비 서울리츠)를 꾀했습니다. 공사 및 서울시가 민간과 민관협력으로 시행하는 사업에 한해 시중 유동자금을 활용할 예정입니다. 또 신탁사에 주주로 참여해 시민펀드 설립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을 취해 시중 유동자금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Q. 심각한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우리 공사는 취업난으로 고민하고 있는 청년을 포함해 육아 고민이 깊은 신혼부부의 주택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거 문제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 어르신들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세대의 고민이 됐습니다. 이 점에서 착안해 주거, 육아, 취업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청년,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청신호 주택을 구체화하게 됐으며, 내년부터는 공급량을 더욱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청년주택의 경우, 청년들의 성향을 분석한 후, 그들에게 꼭 필요한 맞춤설계를 해서 효용성을 극대화할 것입니다. 현재 이를 위한 특화설계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청년 신혼부부를 위한 특화설계에 맞는 브랜드를 만들어서 주택 공급 시에 함께 론칭할 계획입니다.

 

Q. 서울주택도시공사가 도시재생 스타트업과 어떤 부분에서 협업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나요?

우리 공사가 도시재생 스타트업과 협업할 수 있는 분야는 구도심 등 도시재생 현장에서 스타트업들이 창업하며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있습니다. 아울러 이들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입니다. 공간 마련과 관련된 예를 든다면, 도시재생 현장에서는 '도전숙' 모델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며, 그 현장에 봉제, 보석가공 등의 전통 제조업이 집적되는 경우에는 공장 집적지에 지식산업센터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롯데몰 은평 착공식 (출처: 서울주택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
롯데몰 은평 착공식 (출처: 서울주택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
미래지향적 공동주택 실현을 위한 워크숍 (출처: 서울주택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
미래지향적 공동주택 실현을 위한 워크숍 (출처: 서울주택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

Q. 스타트업이 활약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기 위해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한국판 잡스를 꿈꾸는 스타트업 중 도시 제조업 관련한 창업자들에게는 '도시 제조 스마트 팩토리'라는 공간을 제공할 것입니다. 대학교와 연계된 스타트업들에게는 캠퍼스타운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다양한 스타트업 공간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향후에는 SH형 창업 지원사업의 하나로 스타트업 빌리지 조성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직 구역지정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이나 지침 등이 시달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얘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도시재생 특별구역 제도’는 도심 내 혁신공간 조성을 촉진하기 위해 ‘도시첨단산업단지 지정 의제, 입지규제 최소구역 및 투자 선도지구 지정, 활성화 계획 승인 전 사업시행 허용’ 등 도시계획 상의 특례 등을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Q. 도시재생사업 추진으로 발생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대해 전문가 지적이 많은데, 상생할 수 있는 협력방안이 있나요?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재생사업으로 인한 수혜를 그 지역 주민이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개발 후 재 입점 과정에서 기존 임차인 재정착을 도울 수 있는 실질적이고 제도적인 대책이 시급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대규모의 전면 철거를 통한 정비사업에서 그 지역의 특색(지역적 장소성, 가치)을 살릴 수 있는 소규모 개발, 리모델링 또는 개보수 정비 방식으로의 정책적 전환이 전제돼야 합니다.

둘째, 정비사업계획 수립 시부터 기존 거주민(세입자, 임차상인)을 고려한 면밀한 사업 계획이 필요합니다.

셋째, 제도적 개선 사항으로는 토지보상법, 상가임대차 보호법 등 관련법의 제·개정이 수반돼야 합니다. 또 안정적인 기존 지역 상권 보호 및 지원을 위한 젠트리피케이션 전담 법률, 세무 지원단 운영 및 상가건물 소유자와 상생 임대차 표준계약서 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마지막으로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에 적극적인 정비사업에 한해 인센티브 부여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그리고 있는 2019년도 도시재생의 청사진은 무엇인가요?

민선 7기 시정 4개년 계획(2018.09)에 발맞춰 내년도에는 주거재생 사업을 통한 주택개량 및 주택 공급 계획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빈집을 활용해 청년중심 지역 활력 거점 조성 프로젝트 추진의 일환으로 2022년까지 빈집 1,000호 매입 및 임대주택 4,000세대 공급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2년까지 소규모 주택정비 공공참여 30건 및 공적 임대주택 약 90호 공급 추진을 통한 주택개량 및 주택공급 선정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또 서울시 강남‧북 균형 발전 방안 구상 실행력 강화를 위해 임대주택 확보를 위한 빈집 실태조사, SH형 빈집 Bank 구축 및 주민 중심의 지역 선순환 경제를 위한 도시재생기업 지원 방안 검토 역시 내년도에 중점적으로 실행할 계획입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