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 존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2018년 12월 새로운 이동통신 시대가 시작된다. 모바일 인터넷 세상을 가져온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LTE가 2011년 상용화된 이후 7년만에 또다시 새로운 모바일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특히 5G 이동통신 기술은 자율주행차와 스마트시티 등 진정한 의미의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이끌며 ‘삶의 방식’ 자체를 변화시킬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세계 최초의 상용화를 계기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려는 단말 및 서비스 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5G의 특징과 주요 국가의 상용화 현황

4세대 이동통신 기술(LTE)과 비교했을 때 5G의 가장 큰 특징은 초고속, 초저지연성, 초연결의 세 가지이다. LTE의 최대 속도는 1 Gbps 수준인데, 5G는 이보다 20배가량 빠른 20 Gbps에 달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전송 지연(latency)이 LTE의 10ms 수준에서 1ms 수준으로 1/10 가량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실시간’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또한 5G는 최대 연결 기기 수가 LTE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해 수많은 기기와 센서를 활용하는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동통신 표준기술을 결정하는 3GPP가 2017년 12월 기존 LTE 망을 같이 활용하는 방식의 5G NSA(Non Stand-Alone) 기술 표준을, 그리고 올해 6월 독자적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제공되는 5G SA 방식의 기술표준을 승인하면서 전 세계 주요 이통사들의 5G 서비스 도입 일정이 빨라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주요 국가 규제기관들은 5G에 활용할 주파수 경매를 이미 진행했거나 곧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도 지난 6월 3.5 GHz 대역과 28 GHz 대역에 대한 주파수 경매가 진행되었다.

 

주요 국가의 5G 주파수 현황 (출처: 퀄컴)
주요 국가의 5G 주파수 현황 (출처: 퀄컴)

5G가 가장 먼저 상용화되는 국가는 한국으로서 12월 1일부터 상용 서비스가 시작된다. 다만, 5G 스마트폰은 내년 3월 출시될 예정이기에 당분간은 5G 핫스폿을 이용한 서비스만 제공된다. 미국 역시 빠른 상용화 일정을 보이고 있다. 미국 2위 이통사인 AT&T는 연내에 12개 도시에서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공개하고 5G 핫스폿 단말 ‘나이트호크(Nighthawk)’를 공개했다. 1위 이통사인 버라이즌(Verizon)은 이미 10월부터 5G 기반의 고정형 무선접속(FWA, Fixed Wireless Access) 서비스인 ‘5G Home’을 제공 중이며 내년 상반기에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5G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 외 국가의 이통사들도 상용화 일정을 조금씩 앞당기고 있다. 일본은 당초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추어 상용화할 예정이었으나, 규제기관인 총무성의 요청으로 도코모와 KDDI가 내년 하반기 상용화를 발표했다. 중국도 2020년 상용화가 목표이지만, 내년 하반기에 상용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의 경우 이통사별로 차이가 존재한다. 영국 최대 이통사인 EE는 내년 하반기 상용화 예정이지만, 영국 보다폰과 독일 DT 등 다수 이통사들은 2020년 이후에 상용화할 예정이다. 아직 LTE도 충분히 성숙되지 않았으며, 5G에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하지만 이를 상쇄할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점이 상용화를 천천히 하는 주요 이유이다.

한편, 5G 스마트폰은 2019년 초부터 본격 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10에 5G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며, 미국 이통사 스프린트(Sprint)도 내년 상반기에 LG전자의 5G 스마트폰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최근 화웨이와 오포(Oppo), 샤오미로 대표되는 중국 제조사들의 성장으로 위기론이 커지고 있는 국내 제조사에게 5G는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가 되는 셈이다.

물론, 중국 제조사들 역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기에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지는 못할 수 있다. 그럼에도 5G가 조기 상용화되는 한국과 미국이 중국 제조사들의 점유율이 높지 않은 국가라는 점, 그리고 애플이 5G 아이폰을 빨라도 2020년 이후에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은 국내 업체들이 5G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5G를 계기로 부진을 면치 못하던 통신장비 사업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5G 장비 개발을 완료해 주요국 이통사들에게 제공 중이며, 5G 장비 시장에서 20%의 점유율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의 5G 이동통신 기술 시연 장면 (출처: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5G 이동통신 기술 시연 장면 (출처: 삼성전자)

4차 산업혁명의 견인차 역할

5G는 네트워크와 단말이 준비되었다고 바로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들이 LTE를 이용할 때와는 확연히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 측면의 변화가 동반되어야 한다. 현재 고화질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5G의 최대 킬러앱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인텔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동영상은 5G 데이터 트래픽의 9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또한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과 같은 몰입형 동영상 서비스도 5G의 주요 서비스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5G의 진정한 가치는 초저지연과 초접속 특성을 활용하는 서비스 영역에서 발휘될 전망이다. 초저지연은 자율주행차, 원격의료, 원격조작처럼 현재 개념적으로만 존재할 뿐 LTE로는 제공에 한계가 있는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또한 초접속은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 또는 스마트시티처럼 수많은 수의 센서와 단말들이 데이터를 주고받을 뿐 아니라 서로 연동되어 통합적으로 관리되어야 하는 서비스들을 가능하게 한다.

즉, 5G는 개인을 넘어 산업과 지자체 등에서 추구하는 새로운 경제활동을 위한 핵심 인프라가 되며, 이는 5G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을 일컫는 기술 요소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센서 등이 거론된다. 그리고 이 같은 기술요소들이 적용된 기기들이 서로 ‘연결’이 되어야 한다. 5G는 바로 이 같은 ‘연결’을 제공한다.

이로 인해 KT 경제경영연구소는 5G가 모든 산업의 디지털화를 촉진시키는 요소이며, 자동차, 제조, 헬스케어, 운송, 농업, 보안/안전, 미디어, 에너지, 유통, 금융 등 10개 산업에서 2025년 최소 25조 2,900억 원, 2030년 42조 3,500억 원의 사회경제적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5G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출처: KT 경제경영연구소)
5G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출처: KT 경제경영연구소)

특히, 5G는 ‘네트워크 슬라이싱(network slicing)’이라는 기술을 통해 각각의 산업이 요구하는 네트워크 품질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의 경우 무엇보다 낮은 지연율이 핵심인데 5G는 가상화 기술을 이용해 자율주행차만 이용 가능한 전용망을 만드는 효과를 제공해서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로 인해 망중립성 문제가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망중립성은 통신사업자가 어떠한 이유에서도 인터넷 서비스를 차별해서는 안된다는 것인데,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은 특정 서비스의 안정적인 접속과 높은 품질을 보장해주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통신사업자와 인터넷 사업자 간 갑론을박이 진행되고 있지만, 사람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자율주행차나 원격의료와 같은 서비스는 예외를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통사들, 5G 통해 플랫폼 사업 강조…새로운 스타 스타트업 탄생 계기 될 수도

이통사들은 5G 장비를 구매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가입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핵심 주체이다. 즉, 네트워크 투자는 오직 이통사들의 몫이며, 5G 커버리지 확대를 위해 상당한 투자액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투자액 대비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인가를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5G 이용료를 비싸게 책정할 경우 가입자 증가는 늦어질 것이며, 그렇다고 LTE와 동일한 수준의 이용료를 받는다면 늘어나는 투자액을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이통사들은 플랫폼 사업을 통해 이동통신 접속료 수입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단순히 이동통신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업자들이 5G를 통해 각 사의 사업가치를 더욱 높이고 상품을 다양화할 수 있도록 하는 설루션들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이미 LTE 시절부터 이통사들이 강조해온 脫통신 전력과도 연결된다. 이통사들이 5G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이나 스마트 팩토리 설루션 등을 개발하는 것은 플랫폼 사업의 일환인 것이다.

그러나 이통사들이 모든 서비스들을 제공할 수는 없다. 따라서 각 이통사들은 ‘개방형’ 서비스 개발환경을 강조하고 있으며 단말이나 서비스 분야에 걸쳐 수많은 업체와의 공동개발 및 협력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상황은 스타트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 ICT 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도 새로운 기회요인이 존재했으며, 이를 잘 포착한 스타트업들은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1990년대 후반 초고속 인터넷 시대에 접어들 당시 등장한 네이버, 다음(現 카카오)은 현재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NC소프트와 같은 온라인 게임 업체들도 이 기회를 잘 활용해 급성장할 수 있었다. 3G와 LTE 시대에 접어들면서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열렸고, 카카오로 대표되는 새로운 스타트업들이 등장했다.

그리고 이제 5G 시대가 시작되었고, 기존 기업들도 이 시대에 맞추어 서비스와 조직구조를 개편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5G는 개인고객뿐 아니라 기업고객들 대상의 수많은 서비스에 적용될 수 있으며,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혁신적인 서비스 등장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이는 스타트업들에게 상당한 기회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이통사들도 5G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개발하는 업체들을 적극 지원할 것이다. 5G 시대를 맞아 새로운 스타 기업이 탄생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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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4=정근호 기자,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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