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민의 특허전략] 해외에서 지식재산권을 획득하기 위한 전략
[정경민의 특허전략] 해외에서 지식재산권을 획득하기 위한 전략
  • 정경민 도울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 승인 2018.12.26 1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저작권을 제외한 지식재산권은 독립의 원칙이 적용된다. 각국의 지식재산권은 서로 독립적으로 효력을 발생시키므로 나라마다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나라에서 획득한 특허권, 상표권 또는 디자인권은 다른 나라에서는 영향이 없다. 즉, 한국에서 특허권을 가지고 있더라도 미국에서 특허를 침해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이로 이하여 글로벌 기업들이 여러 나라에서 특허소송을 한다는 얘기를 들어 보았을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여러 나라에 특허를 받아 두는 것이 좋다. 하지만, 시간과 금전의 한계로 많은 기업들이 꼭 필요한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하에서는 한정된 자원 속에 가장 효율적으로 해외에 지식재산권을 획득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 설명하도록 한다.

 

출원국가 선정

발명을 하고, 전 세계에 지식재산권을 출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전 세계에 출원하게 되면 대기업조차도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따라서 전략적으로 출원할 필요가 있다. 이는 발명의 특성, 사업의 크기, 수출을 하고자 하는 국가, 해당 국가의 지식재산권 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예컨대 중국의 경우 상표 중개인이 기승을 부리기 때문에 중국에 사업을 할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상표를 서둘러 출원해두는 것이 좋다. 인도와 같은 나라는 특허를 가지고 있더라도 특허소송이 지나치게 오래 걸리고 자국민을 보호하는 정책이 강하여 힘들게 특허를 받더라도 무용한 경우가 많음을 유의하여야 한다. 또한 특정 국가에서는 특허나 상표 권리가 없는 경우 세관을 통과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전략적으로 출원국가를 선정해두는 것이 좋다. 막연하게 PCT 출원을 하면 전 세계적으로 특허를 받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은 특히나 잘못된 생각이다. 선정된 국가나 선정된 국가의 개수에 따라서 파리조약 우선권 주장 출원을 할 것인지, 국제출원 (PCT 출원, 마드리드, 헤이그)을 할 것인지 출원전략이 갈리기도 한다.

 

해외 직접 출원

해외에서 지식재산권을 획득하기 위해서 원하는 국가에 바로 지식재산권을 출원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다만 그 나라의 언어로 출원명세서를 작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나아가, 해외의 변리사에게 작성을 위임할 경우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소모될 수 있다. 또한, 출원인이 제대로 검수를 하지 못하는 경우 천문학적인 비용을 소모하고서도 저품질의 작업 결과를 받게 될 수 있다. 즉, 등록이 거절되거나 등록되더라도 별 볼 일 없는 권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국내 출원인의 경우 한국 변리사를 통해 한국에 서둘러 출원하여 출원일을 확보한 이후, 출원일을 토대로 해외에 출원하는 것이 보다 더 효율적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파리조약 개별 출원

해외에 지식재산권을 취득하기 위해 세계의 대부분의 국가가 가입되어 있는 파리조약(convention of paris)을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출원인이 발명을 다수국에 출원하여 국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각 나라에 출원하는 것이 쉽지 않아 선출원자의 지위를 국제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파리조약의 내용은 제1국에서 출원한 이후 우선 기간 이내에 제2국에서 출원하는 경우 우선 기간 동안 공개 행위 등에 의해 제2국에서의 출원이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즉, 한국에서 출원 후 1년 이내에 한국 출원에 대해 우선권을 주장하며 미국에서 출원한 경우 그 기간 동안 유사한 발명이 공개되거나 특허출원이 되었다 하더라도 미국 출원은 신규성이나 진보성의 이유로 거절되지 않는다. 과거 미국에서는 102(e)항 규정으로 인해 미국 출원 간 비교를 하여 본 출원의 우선일이 앞서더라도 우선 기간 동안 선출원된 미국 출원이 있는 경우 거절 이유를 통지하곤 하였다. 이 당시에도 발명일이 앞선다는 것을 주장함으로써 극복하곤 하여 절차상 불편할 뿐 크게 문제 되지는 않았다. 지금은 개정되어 우선일 기준으로 살피게 되었다.

 

파리조약에 따른 해외 특허 출원 프로세스
파리조약에 따른 해외 특허 출원 프로세스

특허의 경우 우선권 기간이 1년이지만, 상표와 디자인의 경우 우선 기간이 6개월이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파리조약 우선권을 이용하여 특허를 출원하는 경우 1국(선출원국)과 2국(후출원국)의 명세서가 반드시 동일하지는 않아도 된다. 다만 1국에서 출원된 명세서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 2국에 출원된 명세서에 포함될 경우 그 내용에 대해서는 우선권 효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이는 PCT와의 큰 차이점 중에 하나이다.

지금까지 파리조약 우선권을 통해 1국에서 지식재산권을 출원한 후 우선권을 주장하며 2국에 출원하는 방법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파리조약 우선권의 경우 1국 출원일로부터 2국 출원일까지 1년이라는 기간밖에 없어 적은 국가(1~2개 국가)에 출원할 것으로 결정된 경우 굳이 PCT 출원을 하지 않고 파리조약 우선권을 이용하는 것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유리하다.

1국에서 특허 출원 후 1년의 우선 기간을 도과한 경우라면 우선권 제도를 이용할 수 없겠지만 1년 6개월이 도과하기 전이라면 아직 1국에서의 출원이 공개되기 전이므로 2국에 서둘러 출원해야 할 것이다. 1년 6개월이 도과한 후라면 설사 2국의 심사관이 간과하여 등록시켜 주더라도 차후 무효될 가능성이 높다.

1국에서 특허 출원 후 1년의 우선 기간이 도과하기 직전에 번역을 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일단 PCT 출원을 해두는 것이 좋다. PCT 출원은 우선일로부터 30개월 또는 31개월 (진입하고자 하는 국가마다 다름) 안에 번역문을 제출하면 되기 때문에 파리조약 우선권 제도보다 기간적 여유가 있다.

 

특허 PCT 출원

PCT(특허협력조약, Patent Cooperation Treaty)는 세계 여러 나라에 특허를 ‘출원’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여러 나라에 특허를 출원하기 위해 국가마다 상이한 출원서류를 작성하여 제출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여 국제적으로 통일하고 간소화된 절차를 제공함으로써 발명을 전 세계적으로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다.

PCT 출원은 절차를 통일시켜 세계에 특허를 간편하게 출원하는 제도이지, 세계에 특허가 원스톱 등록되는 제도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제특허 국제 등록일 등의 단어를 사용하지만, PCT 출원을 한다고 하여 국제적으로 특허가 바로 보호되는 것은 아니고 결국 해당 국가에 진입하여 심사를 받아보아야 그 국가에서 특허로 인정될 수 있다.

PCT 출원의 장점은 한 번의 출원으로 세계 각국에 출원일을 PCT출원일 또는 우선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파리조약 우선권 주장 출원에 비해 긴 기간 동안 국가 진입에 대해서 고민할 여유가 생긴다. 나아가, 최근 국제출원 언어로서 한국어가 포함되어 국문으로 일단 출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PCT 출원의 단점으로는 국제출원을 위해 국제사무국(WIPO)에 납부해야 하는 수수료가 매우 비싸다. 나아가 결국 각국에서 실체 심사를 별도로 받아야 하므로 심사부담이 여전하다. 또한, 해당 국가에 진입을 위해서 결국 그 국가의 변리사를 고용해야 한다. 진입을 위한 비용은 통상 출원비용과 동일하기 때문에 PCT 출원 이후 각국에 진입하기 위한 비용 부담이 상당하다. 마지막으로, PCT 출원 시 제출한 명세서를 각 국가에 번역해서 진입할 때 번역이 완전 동일해야 하며, 내용을 조금도 변경할 수가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PCT 출원 프로세스
PCT 출원 프로세스

상표 마드리드 출원

마드리드 국제출원제도는 국내 출원된 상표 또는 국내 등록된 상표에 기하여 전 세계적으로 출원하고자 하는 제도이다. 국제사무국에 지정 국가를 선정하여 서류를 제출하기만 하면 지정 국가에 바로 출원된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다. 출원을 위해서 해당 국가의 변리사를 고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큰 장점이다. 따라서 여러 개 국가에 상표를 출원할 때는 마드리드 출원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절차가 통일되어 있어 편하며, 차후 여러 개 국가에 상표가 서로 다른 시기로 등록되더라도 국제사무국에서는 동일한 날짜에 등록된 것으로 보아 갱신일을 동일하게 가져갈 수 있다. 즉, 상표등록 이후 권리이전/갱신 등의 관리가 용이한 것 또한 마드리드 출원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 pixabay.com
출처: pixabay.com
마드리드 출원 프로세스
마드리드 출원 프로세스

하지만, 마드리드 출원의 경우 원출원과 완전히 동일하게 출원이 되어야 한다. 상표/지정상품을 국가마다 다르게 변경할 수도 없다. 따라서 영어로 출원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아가 기초출원/등록이 거절/무효될 경우 모든 나라에서 상표가 한꺼번에 무효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런 기초출원/등록을 거절시키는 것을 중앙 공격(Central Attack)이라고 한다. 국제 등록일 이후 5년이 지나면 중앙 공격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출원이 거절되는 경우 전 세계적으로 상표가 무효가 되기 때문에, 기초 상표가 출원 중인 상태에서는 마드리드 출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마드리드 제도를 이용하여 출원하더라도 각 국가에서 상표가 거절될 경우 이에 대해 의견서를 제출하기 위해선 결국 해당 국가의 변리사를 고용하여야 한다.

 

출처: pixabay.com
출처: pixabay.com

디자인 헤이그 출원

디자인을 여러 국가에 출원하기 위해서 국제사무국 또는 한국 특허청에 헤이그 출원임을 주장하며, 디자인 출원하고자 하는 국가들을 지정면, 지정된 국가에서 디자인 출원된 효과가 발생한다.

헤이그 출원의 경우 PCT처럼 단순히 출원일을 선점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고, 실제 해당 국가에 디자인 출원한 효과가 있다. 나아가, 디자인권의 경우 각 국가마다 제도가 상이하여 도면을 규정에 맞게 그리는데 매우 큰 어려움이 있었는데 헤이그 출원제도를 사용하게 되면 이러한 절차를 통일시킬 수 있어 편리하다. 마드리드 출원과 같이 기초출원이나 기초등록이 없어도 헤이그 출원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디자인 출원을 여러 국가에 하려는 경우 헤이그 출원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마치며

이상 파리조약, PCT, 마드리드, 헤이그 출원 제도의 장단점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정리하자면, 특허의 경우 국내에서 명세서를 작성한 이후 출원하고자 하는 국가의 개수와 절차의 복잡성을 살펴 시간적 여유가 필요한 경우 PCT 제도를, 출원하고자 하는 국가가 국내 출원 시부터 명확하다면 파리조약 우선권 주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상표의 경우 공개에 따른 불이익이 적고, 거절되더라도 상표를 변경하면 되는 문제이므로 우선권 주장 제도를 굳이 꼭 이용하기 위해 국가를 서둘러 선정하기보다 사업의 방향에 따라 고민을 해봐야 한다. 많은 국가에 상표를 출원하고자 하면 마드리드 제도가 효율적이나 상표를 국가마다 다르게 출원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이를 이용할 수 없으며, 마드리드 제도를 이용하기 위해서 국내에 상표를 등록시켜두어야 한다. 나아가, 글로벌하게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중국에는 상표등록을 해두는 편이 좋다.

디자인의 경우 국가마다 도면 규정과 출원절차가 상이하다. 따라서 해외에 디자인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헤이그조약을 이용하여 해당 국가에 디자인 출원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