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시작하면 어떤 일들을 먼저 처리해야 하는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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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상하며 거창한 꿈을 꾸고 스타트업을 시작하지만 사업을 시작하면 반드시 해야 하는 실무적인 일들이 있다. 회사를 설립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하는 팀들이 꼭 알아두어야 할 실무적인 일들이 있다. 아래에 소개하는 업무들을 미리 알고 있으면 창업 초반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개인 사업자로 설립할 것인가? 법인으로 설립할 것인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형식이 있다. 개인사업자로 설립하거나 법인으로 설립한다. 법인은 영리를 추구하는 사단법인인 주식회사를 가정하고 설명한다. 사업 초기에 외부로부터 투자를 받는 경우가 아니라면 개인사업자로 설립해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편하다. 사업 초기부터 외부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사업을 시작할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주식회사 법인으로 설립한다.

개인사업자는 사무실 임대차 계약서를 가지고 사업장 소재지 관할 구청에 가서 사업자등록 신고를 하면 하루 이틀 안에 사업자 등록증을 받을 수 있다. 주식회사 법인 설립은 정관, 초기 자본금, 임대차 계약서, 주주 구성 등의 조건을 갖추고 법인을 먼저 설립한 후에 사업자등록 신청을 한다. 개인사업자 등록신청은 직접 해도 되는데 법인 설립은 법무사 사무소를 통해 위탁하여 진행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개인사업자로 시작할 것인가, 법인으로 시작할 것인가에 대한 검토는 초기 투자금을 조달하는 방법, 초기 사업을 함께 하는 팀원, 외부 투자를 받는 상황 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앞서 설명했듯이 초기에는 개인사업자로 시작한 후 사업규모가 커지면 법인 사업자로 전환하는 방법으로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필자도 이렇게 사업을 시작했다. 매출 규모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법인 사업자로 전환하게 된다.

 

회사명과 도메인명을 일치시켜라

회사를 설립하면 회사명을 정해야 한다. 이때 회사명과 웹사이트 도메인명이 가능하면 일치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도메인명과 회사명을 동시에 정한다. 도메인 등록 사이트에서 등록 가능한 도메인명을 확인하면서 회사명을 정하라. 회사명을 정했는데 회사명에 맞는 도메인을 확보할 수 없다면 회사명을 바꾸는 것이 낫다. 회사명과 도메인명이 다를 경우 차선으로 회사의 대표 서비스명과 도메인명을 일치시키는 것을 검토하라.

도메인명은 부르기 쉽고, 상대방이 들었을 때 기억하기 쉽고, 도메인 주소를 키보드로 입력할 때 입력하기 편한 것이 좋다. 이제는 짧고 의미 있는 도메인명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꼭 com이나 co.kr을 확보하려고 하지 말고 kr이나 io, net, tv, cc와 같은 새로운 도메인도 활용할 수 있다. 회사명이나 서비스에 적합한 도메인명을 확보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회사 명과 일치하는 이메일 주소를 확보하라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이메일 주소다. 회사 도메인으로 이메일을 만들 수 있다. 회사 공식 메일과 함께 네이버와 지메일에 회사명을 나타내는 메일 주소를 확보하라. 사람들이 회사 메일도 많이 사용하지만 개인 메일을 더 편하게 많이 쓴다. 네이버 메일과 지메일에서 회사명과 최대한 비슷한 메일 주소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

필자는 2009년 말 회사를 설립하며 3개월 정도 회사 도메인과 개인 메일 주소를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 그때 만든 메일 주소가 ‘think1more’라는 계정이다. 필자가 스스로에게 늘 강조하는 “한번 더 생각하라”는 좌우명으로 메일 주소와 개인 도메인을 확보했다. 회사의 정체성이나 자신의 가치를 나타내는 메일 주소 하나가 홍보와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된다.

qodnscjf과 같이 영문 자판에서 본인의 한글 이름을 타이핑해서 아이디를 만드는 경우도 자주 본다. 이렇게 메일 주소를 만들 경우 서로 이름을 알고 있는 경우라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메일 주소만 전달될 경우 상대방은 메일 주소를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할지 어렵다. 영어식 이름으로 메일 주소를 만드는 경우도 많은데 메일 주소로 독특한 자기만의 개성을 나타내는 것도 스타트업의 작은 경쟁력 중 하나가 된다.

 

팀원들과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필요하다

회사 일을 하다 보면 팀원들이나 고객사와 자료를 공유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메일이나 메신저로 주고받은 문서 자료도 다운로드해서 프로젝트별로 따로 저장해 두고 팀원들과 계속해서 공유해야 한다. 회사 컴퓨터나 노트북에 있는 자료를 공유할 때 USB를 사용하거나 회사 내부에서는 공유 폴더를 지정해서 활용하거나 NAS(Network Attached Storage)를 설치하고 회사 외부에서도 파일을 공유할 수 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발전하여 USB나 NAS를 사용하는 것보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클라우드 서비스와 함께 정기적인 백업을 하면 안정적으로 자료 관리가 된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드롭박스, 원드라이브, 구글 드라이브 중에서 하나를 활용하면 무난하겠다.

팀원들도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프로젝트별로 폴더를 관리하도록 회사 자료관리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서는 자료에 대한 접근 권한을 제한해야 할 경우가 있는데 사업 초기에는 최대한 서로 많은 자료를 공유하며 일하는 것이 업무 생산성에는 좋다. 스타트업 초기에 자료 보안을 지나치게 하다 보면 팀원들 간의 협업에 문제가 생길 때가 있다. 정말 중요한 자료는 대표나 임원급에서 직접 관리하고 프로젝트와 관련한 실무 자료는 최대한 공유하는 2단계 자료관리 방법을 추천한다.

자료 보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 자기 회사의 기업 문화에 맞는 자료 공유 기준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도 사업 초기 개방적인 자료 공유를 적용했다. 그런데 인턴으로 몇 개월 일했던 직원이 자신이 참여하지도 않은 프로젝트 자료들까지 몽땅 복사해서 나갔다는 보고를 받고 자료 접근 기준을 강화한 적이 있다. 구글 드라이브에 프로젝트별 폴더를 정하고 해당 폴더에 프로젝트 참여자들만 회사 메일 주소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주로 활용했다.

 

팀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정비하라

팀원들과 소통하는데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 아마도 카카오톡 단톡 방을 만들어 대화하는 방법일 것이다. 단톡 방은 실시간 대화는 좋은데 특정 주제에 대한 의견을 모으거나 몇 개월 지난 내용을 나중에 확인하는 데는 효과적이지 않다. 일시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을 확인하고, 의견 나누고 의사결정을 하는 데는 좋지만 파일을 공유하고 시간이 한참 지난 후 대화 내용을 검색해서 확인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

대화 내용을 나중에 검색하고 확인해야 하는 것은 모두 이메일로 보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필자는 구글 메일에 최근 15년 정도의 중요한 메일이 모두 저장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구글 메일도 유료로 사용하고 있다. 이메일은 나중에 검색을 위해 활용하는 것이므로 메일 제목과 내용을 분명하게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메일 작성법에 대한 회사 기준을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벼운 대화는 카톡이나 단톡을 활용하고 공식적이고 중요한 내용은 이메일로 보내고 보안이 필요한 대화는 텔레그램으로 나누며 전화번호를 모르는 사람과는 페이스북 메신저를 활용한다. 미국과 개발 중심 회사에서는 ‘슬랙’을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여러 차례 ‘슬랙’을 프로젝트에 도입해서 활용해 보고자 했는데 ‘슬랙’은 제대로 활용해 보지 못했다.

필자의 회사에서는 사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페이스북 비밀 그룹을 회사 인트라넷처럼 활용한다. 프로젝트별 비밀 그룹을 생성하고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해당 비밀 그룹에서 소통하며 자료를 공유한다. 페이스북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고객사 실무 담당자들과 함께 소통하는 비밀 그룹을 만들어 고객사와 실시간으로 업무를 공유하고 있다. 고객사와 비밀 그룹을 함께 공유할 경우 고객사 요청사항에 대한 별도의 회사 내부 보고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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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관리 도구를 활용하라

필자의 회사에는 소셜미디어 마케팅 컨설팅과 운영대행을 하는 에이전시 업무가 있다. 단기 프로젝트도 있고 연간 운영대행 프로젝트도 있다. 모든 스타트업도 내부 프로젝트든 외부 프로젝트든 프로젝트 관리를 해야 한다. 프로젝트 관리를 위해서는 전체 일정, 마감일, 참여 인력, 물적 지원, 타 업체와의 협업, 내부 업무 등이 복잡하게 진행된다.

일의 진행상황을 파악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프로젝트 관련자들이 모두 모여 회의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프로젝트 담당자 전체 회의는 효율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프로젝트 관리 도구가 필요하다. 필자의 회사에서는 그동안 다양한 프로젝트 관리 도구를 실험하고 활용했다. 그중 가장 많이 사용하였고 효과가 좋았던 것은 ‘트렐로(Trello)’라는 프로젝트 관리 도구였다.

캘린더, Asana, Basecamp, Wunderlist, Evernote 등 다양한 프로젝트 관리 도구들이 있다. 일정, 담당 실무자, 업무 활동, 산출물에 대한 명확한 기록과 진행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프로젝트 관리 도구를 활용하는 것은 필수다. 임원이나 리더들은 명확한 일정 안내와 프로젝트 결과물의 수준을 제시하며 프로젝트를 관리해야 한다. 리더가 프로젝트 관리 역량이 부족하면 해당 스타트업은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프로젝트 관리 도구는 부족한 개인역량을 보완해주는 도구다.

이번 칼럼에서 소개한 내용은 스타트업 사업 초기에 검토하고 고민해야 하는 실무들이다. 각 업무들이 회사의 성격이나 사업 영역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는 대부분이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일단 회사가 설립되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모든 게 현실적으로 하나씩 풀어가고 정리해야 할 문제들이다. 나머지 4가지 소개할 내용은 다음 칼럼에서 소개하겠다.

글: 배운철 소셜미디어 전략연구소 소장/트렌드와칭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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