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기업에서 '기업가 정신' 본받아 투자 유치 도모해야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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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서는 한국의 스타트업이 데스밸리를 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짚어봤다. 이번 호에서는 우리나라 스타트업이 데스밸리를 넘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진단해 본다.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인식 전환 필요

우리나라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 국민은 대체로 ‘반기업 정서’가 짙은 경향이 있다. 이러한 반감과 불신을 상쇄할 ‘영웅’의 등장이 필요한 때다. 한국에는 ‘제프 베조스’가 부족하고, ‘이재용’만 있다. 진정한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창업하는 이들이 주요 기업의 기업인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다이아몬드 수저’를 물고 태어난 이들이 기업의 요직을 꿰찬다.

 

미국 5대 부자, 창업 통해 세계적 기업 만들어 내

창업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 재계를 들여다봐야 한다. 작년 10월 3일 미국 경제 전문지인 포브스(Forbes)는 미국의 400대 부자 순위를 발표했다. 1위는 미국의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이자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닷컴‘의 창업자이자 CEO인 제프 베조스가 차지했다. 제프 베조스는 1,600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주인 빌 게이츠, 3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최대주주이자 회장인 워렌 버핏, 4위는 페이스북의 창립자인 마크 주커버그, 5위는 오라클의 설립자이자 현 CEO인 래리 엘리슨이 차지했다.

1위부터 5위를 차지한 미국 최대 부자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모두 직접 창업한 회사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점에서 교집합을 가진다.

작년 6월 6일 포브스(Forbes)가 발표한 ‘한국 부자 50위’ 순위에서 부자(父子) 관계인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1위와 3위를 차지한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양상이다.

 

금수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금수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창업 친화적’ 세계적 흐름 속에서 뒷걸음질치는 한국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미국 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이 된 창업은 일자리 창출의 주요 원천이다. 이에 세계 각국은 일자리 창출과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 창업 친화적 생태계 조성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미국은 ‘스타트업 아메리카(Startup America)’, 중국은 ‘대중창업 만인혁신(大衆創業, 萬衆革新)’, 이스라엘은 ‘스타트업 네이션(Startup Nation)’ 등의 기치를 내걸고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적 흐름 속에서도 우리나라 창업 환경은 미국, 중국 등 주요국과 달리 뒷걸음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기획재정부가 2018년 3월 발표한 ‘청년 창업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존기업 대비 창업기업의 비율은 중국의 1/4 수준이며, GDP 대비 벤처투자 비중도 낮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창업률은 41.0%에 달하지만, 우리나라의 창업률은 9.0%에 지나지 않는다. GDP 대비 벤처투자 금액 비율 또한, 중국은 0.28%, 미국은 0.37%인 반면, 우리나라는 0.13%에 그치고 있다. 회수시장 내 M&A 비중도 중국은 21.6%, 미국은 93.7%지만 우리나라는 10.5%로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혁신기업들은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통해 공룡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기업들은 폐쇄적인 창업 분위기 탓에 사업 시작 단계에서부터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미국의 구글, 중국의 알리바바 등은 꾸준한 스타트업 투자와 M&A 등으로 혁신 동력을 지속해서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몇몇 대기업을 중심으로 굳어진 수직적·폐쇄적 경제 구조 때문에 스타트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스타트업의 성장이 둔화하면서 창업 생태계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니콘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유니콘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국내의 한계점 뛰어넘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한국 유니콘’의 ‘창업 정신’

그러나 이처럼 우리나라만이 가진 열악한 창업 환경 속에서도 기업 가치 1조원을 달성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스타트업들이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대표 이승건), 쿠팡(대표 김범석), 옐로모바일(대표 이상혁), L&P코스메틱(대표 권오섭)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뚜렷한 목표 의식과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을 높이 평가받으면서 다수의 투자 유치를 끌어냈다.

네 기업 중 가장 최근 대규모 투자 유치 소식을 알리며, 한국의 네 번째 유니콘으로 등극한 비바리퍼블리카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2015년 2월 26일 출시된 간편 송금 서비스 앱 ‘토스’를 운영 중인 비바리퍼블리카는 “불편하고 복잡한 금융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출발했다.

▲복잡한 절차·정책 ▲수많은 제약사항과 어려운 용어 ▲간단한 일에도 매번 겪게 되는 불편함 등과 같은 금융의 문제를 끝내기 위해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창업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창업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의 말이 주는 시사점

비바리퍼블리카는 작년 12월 10일 투자사들로부터 8천만 달러(한화 약 900억)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12억 달러(한화 약 1조 3천억 원)로 인정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세계적인 투자사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와 리빗 캐피털(Ribbit Capital)이 주도했다.

클라이너 퍼킨스와 리빗 캐피털은 한국 스타트업 중 최초로 토스에 투자를 결정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클라이너 퍼킨스의 파트너 노아 나프(Noah Knauf)는 “한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 중 하나로 핀테크 산업 역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집중력과 추진력이 뛰어난 훌륭한 팀과 최고 수준의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의 금융 생활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방향으로 근본적으로 바꿔 나갈 것으로 기다려진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리빗 캐피털의 파트너 니콜라이 코스토브(Nikolay Kostov)는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핀테크 기업 중 하나와 함께 하게 돼 기쁘다. 핀테크 산업에 집중해 온 투자사로서 글로벌 핀테크 기업과 비교해 볼 때, 그리고 한국 금융 시장의 규모를 봤을 때, 앞으로 토스의 성장과 수익성에 큰 잠재력이 있다고 확신한다. 앞으로 우리와 함께할 토스의 다음 단계가 기대된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 대표는 투자 유치 소식이 알려진 뒤,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 최초의 핀테크 유니콘이 되었다는 사실보다, 수많은 규제, 비즈니스모델과 관련된 문제를 먼저 해결함으로써 우리 팀뿐 아니라 모든 산업주체가 금융혁신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는 점, 이 수많은 혁신을 단 200명도 안 되는 사람들이 해내고 있다는 점, 매출 확대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일에 대해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굉장히 집중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건 단지 시작일 뿐, 앞으로 더 많은 일에 집중할 것이라는 점이 더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벤처스 회장, 김범석 쿠팡 대표의 비전에 반해 투자 결정

비바리퍼블리카 외에 2010년 8월 문을 연 소셜 쇼핑 사이트인 쿠팡은 2018년 11월 20일 일본 소프트뱅크(회장 손정의)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한화 2조 2600억 원)를 추가로 투자받았다고 밝혔다.

2조 원을 훌쩍 넘는 쿠팡의 이번 투자 유치는 2015년 6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10억 달러(한화 1조 1240억 원)에 이은 두 번째 투자유치로, 국내 온라인 쇼핑몰 중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손 회장은 김 대표의 비전과 리더십을 보고, 이 같은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범석 대표가 보여준 거대한 비전과 리더십은 쿠팡을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리더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만들었다”며 “고객들에게 계속해서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쿠팡과 손잡게 돼 자랑스럽다”는 소회를 밝혔다.

 

옐로모바일·L&P코스메틱, 혁신적 ‘기업가 정신’ 강조

스타트업 연합체인 옐로모바일이 지향하는 기업가 정신 또한 스타트업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시대 라이프스타일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평가 받는 옐로모바일은 기업가에 대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답을 찾아내는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다. 옐로모바일에서는 이러한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제에 도전하고, 세상을 개선해가는 기업을 목표로 뛰고 있다.

마지막으로 2009년 4월 설립된 화장품 업체인 L&P코스메틱은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고용 창출을 통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완수한다는 경영이념으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들 네 기업의 뒤를 이어 온라인 게임 개발업체 크래프톤(대표 김효섭),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봉진), 방탄소년단의 소속사로 유명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대표 방시혁),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대표 이수진), 부동산정보 서비스업체 직방(대표 안성우), 모바일 프리미엄 마트 마켓컬리(대표 김슬아) 등이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할 후발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 스타트업들이 유니콘 기업의 반열에 오르고, 신생 스타트업들이 데스밸리를 뛰어 넘어 산업 생태계에 무사히 안착하기 위해서는 앞서 유니콘이 된 기업들이 강조하고 있는 혁신을 향한 적극적인 태도와 창의적 기업가 정신 함양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투자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투자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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