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6시 30분 역삼동 GS타워에서 개최
유순신 유앤파트너스 대표,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책임대표사원 연사로 나서
'사람이 기업이다'를 주제로 강연
청중들의 열띤 호응 속 ‘성료’

도전과나눔 기업가정신 포럼이 청중들의 열띤 호응 속에 진행되고 있다.
도전과나눔 기업가정신 포럼이 청중들의 열띤 호응 속에 진행됐다.

[스타트업4] 사단법인 도전과나눔(이사장 이금룡)은 12일 오전 6시 30분 역삼동 GS타워에서 제10회 ‘기업가정신포럼’을 개최했다. '사람이 기업이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유순신 유앤파트너스 대표와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책임대표사원이 연사로 나섰다.

대한민국 최초 여성 헤드헌터인 유순신 유앤파트너스 대표는 ‘기업을 살리는 인재, 죽이는 인재(누가 진짜 인재인가?)’를 주제로 포럼의 서막을 열었다. 유 대표는 강연을 통해 ▲21세기 노동시장의 변화 양상 ▲족집게 같은 면접법 ▲경력사원이 주인의식이 없는 이유 등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유 대표에 따르면, 2019년 노동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기업 HR 부문의 비중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 경제를 이끌어 가고 있는 기업인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쿠팡과 같은 기업들은 설립된 지 불과 20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이 전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이 회사들의 공통점은 뛰어난 인재를 보유했다는 것이다. 중요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으면, 빠른 속도로 세계적 회사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두 번째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여성 지도자의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21세기는 감성이 중요시되는 시대다. 여성 지도자들은 섬세하고, 부드럽고, 따뜻한 수평적 영향력을 발휘한다. 여성 특유의 친화력이 갈등 해결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까지 대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의 첫 번째 조건은 남성이었다. 이제는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의 첫 번째 조건이 여성으로 바뀌었다. 유 대표는 여성 리더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보고 있다.

세 번째 변화는 고령층의 취업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은퇴 시기가 늦어지는 것을 넘어 은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미국의 80대 CEO들은 “20년만 더 일하고 싶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네 번째, ‘리턴십’이 뜨고 있다. 육아, 출산, 퇴직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재취업 희망자가 늘고 있다. 창조적인 인재 활용의 시대다.

마지막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노동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많은 것이 바뀌고 있다. 학력·성별·나이·인종의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모든 것이 파격적인 시대다. 유 대표는 이런 시대의 진정한 인재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 100여년 전, 헤트헌터의 역사 시작돼

1929년 미국 대공황 당시, 구조조정을 감행한 많은 기업들은 해결사가 필요했다. 이때 해결사로 나선 사람이 바로 헤드헌터다. 

이보다 앞선 조선시대에도 헤드헌터가 있었다. 조선시대 헤드헌터들은 최고의 인재를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고 여겼다. 배경, 특히 집안이 좋은 사람을 최고의 인재로 꼽았다.

그러나 현재는 블라인드 면접을 통해 스펙을 보지 않는다. 그보다 채용할 사람이 일에 얼마만큼 적합한지를 구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순신 대표가 도전과나눔 기업가정신 포럼에서 ‘기업을 살리는 인재, 죽이는 인재(누가 진짜 인재인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유순신 대표가 도전과나눔 기업가정신 포럼에서 ‘기업을 살리는 인재, 죽이는 인재(누가 진짜 인재인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평판 조회 통해 최고의 비즈니스 인재 선별해야

기업에서 최고의 비즈니스 인재를 선별하는 방법은 업적과 성과, 이상과 전략, 고객 지향적인지를 보는 것이다. 이 외에는 창의성을 가장 많이 보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얼마만큼 내서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는지를 눈여겨 보고 있다.

요즘 기업들은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에 걸쳐 인재를 선발한다. 이력서 허위 기재율이 11.5%에 달하기 때이다. ▲허위 졸업장 제출, 전공 불일치, 본교·분교 혼란 유도를 하는 학력 위조 ▲경력자들이 신입사원으로 지원하는 경력 위조 ▲법 위반 내역 숨기기 ▲자격증 위조 ▲신분증 위조 ▲특허권 위조 등이 자행되고 있다.

그래서 유 대표는 반드시 평판에 대한 조회를 해봐야 한다고 역설한다. 회사에 대한 충성심, 팀워크, 리더십, 외부 모임 경력자 과정에 얼마나 참여해 엠버서더 역할을 어느 정도 하고 있는지, 외부 거래 선에 뒷돈을 요구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 핵심 인재 성공적으로 영입해야

유 대표는 기업의 가장 큰 리스크는 'CEO 리스크'라고 보고 있다. CEO의 갑질, 폭력, 도덕적 해이가 있는 경우, 회사는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다. 좋은 사람, 좋은 회사가 행복한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다. 타인을 헤치지 않고, 도와주는 사람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 본인의 지식, 노하우를 여러 사람에게 전수해주면 회사도 성공한다. 같이 행복한 것이 중요하다.

이같은 회사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핵심 인재를 성공적으로 영입해야 한다. 유 대표는 "사람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인사가 만사다. 모든 것이 사람에 의해 일어난다"고 강조한다.

또 조직에서는 성공적인 인재 디자인을 해야 한다. 명확한 직무 분석표, 보상 시스템, 현명한 아웃소싱, 합리적 프로세스, 경력 개발 보장, 최적의 팀 구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인재영입에 100%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대기업에 근무하다 중소기업으로 가는 경우, 인재영입이 실패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 대기업에 근무했던 사람이 중소기업으로 가면, 돈, 사람, 시스템이 모두 갖춰져 있지 않아 직접 다 구축해야 한다. 결국, 이상과 현실이 맞지 않아 회사를 떠나게 된다.

최고결정권자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도 인재영입은 실패한다. 유 대표는 "최고경영자들의 생각이 분열되면 안 된다. 일치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비합리적인 채용 프로세스도 인재영입 실패를 야기한다. 대부분의 중소기업 면접 담당자는 면접을 볼 때, 회사 얘기만 한다. 이렇게 질문을 하지 않고 사람을 뽑을 경우에는 서로의 기대 수준이 달라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채용 기간이 길어져도 안 된다. 채용 기간이 길고, 계속 채용 공고를 내는 회사는 사람들이 지원하지 않게 된다.

채용 결정 전, 후보자 정보를 누설해서도 안 된다. 인사부에서 공개적으로 평판 조회를 하면, 24시간 내 소문이 난다. 중요한 사람을 추천할 때는 채용 전, 비밀을 지켜야 한다. 스타트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회사 내부에 중요한 일이 있다면, 회사 내부의 한정적인 사람만 그 사안에 관해 알고 있어야 한다.

 

◆ 인재영입 실패 확률 낮출 비책은

유 대표는 인재영입 실패를 줄일 확실한 방법 네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면접 시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두 번째로는 3명의 인사 담당자가 3곳의 다른 장소에서 3번을 만나봐야 한다는 '333법칙'을 지켜야 있다. 세 번째로는 조직도를 그려보라는 등의 스마트한 답변을 요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구직자를 고객으로 보고,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이 외에도 회사 가치관과의 적합성을 따져봐야 한다. 왜 이 회사에 들어오려고 하는지, 왜  채용해야 하는지, 회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회사의 장점과 개선점은 무엇인지, 회사의 향후 비전과 본인의 비전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유 대표는 최근 들어 중소·중견기업의 채용과 유지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구직난 속 구인난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인력 수급 미스매치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으로의 취업을 꺼리는 이유로는 고용 불안정, 적은 임금 및 낮은 복리후생 수준 등이 꼽히고 있다.

구직자들도 중소기업을 꺼리지만, 스타트업 대표들 역시 요즘 젊은 세대와 일하기 어렵다고 성토한다. 그러나 'Z세대'로 불리는 젊은 세대를 이해해야 한다. 이들은 업무 외 관심사가 굉장히 다양하다. 회사 일에만 몰두하지 않고, 의사 표현 상당히 명확하다. 회사 보다는 자신을 우선시한다.

유 대표는 핵심 인재가 사표를 제출하는 경우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한다. 그러나 사실 인재 탈출은 돈으로도 막지 못한다는 것이 유 대표의 설명이다. 왕관을 씌워줘도 탈출을 꿈꾸는 이들은 탈출을 감행한다는 것이다. 인재를 회사에 잡아 놓을 수 있는 확률은 50% 이하다. 그러나 놓치면 안 될 인재라면 붙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오픈 마인드로 경청하고 대화해야 한다. 그간의 고충에 대해 듣고, 이직의 장단점에 관해 대화를 나눠야 한다. 예를 들면, 스타트업에 남아 있는 경우, 그 기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또 연봉 인상, 처우 개선 등을 약속하는 제안을 해야 한다.

떠나는 사람을 붙잡는 것 뿐만 아니라,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재를 기업의 희망으로 보고, CEO는 'C人O'가 돼야 한다.  인재가 없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나서야 한다. 또 성과가 있는 곳에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 

또한, 유능한 직원에게는 기회를 주고, 무능한 직원에게는 지금과는 다른 기회를 줘야 한다. 채용 관련 문제를 인사부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인사부 임원과 CEO가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도 해야 한다. 조직 내 방해되는 사람도 골라내 제거할 수 있어야 하며, 내부에서 진주를 캐낼 수도 있어야 한다. 

유 대표는 CEO는 노하우가 아니라 노후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회사의 노후를 잘 이끌어갈 사람을 선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를 살릴 수 있는 인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 기업 가치 공유하며 목표 달성하는 리더에게는 충분한 보상해야

유 대표에 따르면, 리더에는 여러 타입이 있다. 기업의 가치를 공유하며 목표를 달성하는 리더에게는 충분한 보상을 해야 한다. 기업의 가치를 공유하지도 목표를 달성하지도 못하는 사람은 해고해야 한다. 기업의 가치를 공유하지만, 목표에 미달하는 사람은 충성심은 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다. 이런 사람에게는 한두 번의 기회를 더 준 뒤, 학습시키고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가치는 공유하지 않지만, 목표달성을 하는 사람은 용납하면 안 된다. 같은 인물이 회사에 또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구자관 회장이 도전과나눔 기업가정신 포럼에서 ‘매출 1조, 직원 3만 명의 대표책임사원 50년 스토리’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구자관 책임대표사원이 도전과나눔 기업가정신 포럼에서 ‘매출 1조, 직원 3만 명의 대표책임사원 50년 스토리’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회장 아닌 '소사' 자처하는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책임대표사원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책임대표사원은 ‘매출 1조, 직원 3만 명의 책임대표사원 50년 스토리’를 주제로 강연했다. 구 책임대표사원은 ‘여사님’ 2명을 모시고, 하이타이 하나로 굴지의 기업을 만들어냈다. 구 책임대표사원은 창립 기념일도 명확하지 않고, ‘삼구’라는 회사 이름도 직접 짓지 못한 보잘 것 없는 초라한 인생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현재는 자회사 24개를 삼구아이엔씨가 100% 출자했으며, 1조 2천억 원의 매출 실적을 내고 있다. 

구 책임대표사원은 보통 사업을 시작할 때는 고사도 지내고, 작명소에서 이름도 짓지만, 이런 것은 꿈도 꾸지 못하고 ‘대야’ 하나에 염산과 하이타이를 담아 식당 화장실 변기를 청소해주며 사업을 시작한 것이 '삼구' 역사의 시작이라고 회고했다.

구 책임대표사원은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해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했고, 야간고등학교만 나왔다. 배운 것이 없었기 때문에 먹고 살 방법이 없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업 시작 당시, 내세울 인맥도 번듯한 일가친척도 없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화장실 청소다. 

외부에서는 ‘삼구’ 내에 훌륭한 경영 망이 있어서 좋은 회사가 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지만, 3만 5백 명 사원 중 단 한 명의 지인, 일가친척도 없다. 전 직원이 모두 공채 직원이다. 현재는 공채 33기를 모집하고 있다. 20명을 채용하는데, 500명이 넘게 지원했다. 현재 24개 자회사의 사장들은 사원으로 입사해 사장의 위치까지 오른 사람들이다.

구 책임대표사원은 이것이 바로 ‘삼구’의 성공 비밀이라고 귀띔했다. 낮은 자리에서부터 시작해 회사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임직원들 덕분에 직접 회사 내부 일에 관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구 책임대표사원의 설명이다. '삼구'에서는 부하직원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있다. 전 직원들을 동료, 구성원이라고 칭한다. 청소하는 ‘여사님’, 설거지하는 분, 주차장 관리하는 분들을 지칭할 때도 ‘아주머니’, ‘아저씨’라고 하지 않는다. 모두가 동료기 때문이다.

구 책임대표사원은 스스로를 ‘소사’라고 소개했다. 구 책임대표사원이 ‘소사’를 자처한 ‘삼구’에서는 경리, 청소하는 분, 설거지 하는 분을 포함한 3만 명에 달하는 모든 직원들에게 명함을 제작해 배부했다. 명함 제작에만 6억 원을 들였다.

구 책임대표사원은 지시하는 것은 자신의 역할이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 ‘소사’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자신의 주된 업무라고 보고 있다.

그는 '삼구'의 또 다른 성공 비결로, 구성원들이 '삼구'를 자신의 회사처럼 생각하고 일하고 있는 것을 꼽았다.

1997년 IMF 당시, 현장 직원 1,800명을 800명으로 줄일 수밖에 없었다. 이때 본사 사무직 직원들이 현장으로 달려갔다. 비서는 자신의 업무를 마친 후, 전봇대에 벽보를 붙이러 다니기도 했다. 구 책임대표사원은 ‘삼구’는 자신만의 회사가 아니라 직원들의 회사라고 생각하고 있다. 회사가 어려울 때, 회사를 살린 것은 직원들이기 때문이다. 

1968년 사업을 시작해 1997년 IMF 때, 처음으로 매출이 하락졌지만,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2018년에는 1조 1,65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삼구’의 목표는 2025년까지 글로벌 직원을 10만 명으로 만드는 것이다. 미국 법인이 있으며, 4년 전, 중국 법인을 설립했고, 베트남 회사와는 M&A를 했다. 다음 타깃은 인도네시아 시장이며, 연간 5조 매출이 최종 목표다. 모두가 청소회사의 연 매출 1조 달성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때, '삼구'는 이 목표를 달성해냈다. 구 책임대표사원은 "세상에 늦은 것은 없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조언하며 강연을 마쳤다.

한편, '청년기업이 희망이다'를 주제로 열리는 제11회 기업가정신 포럼에서는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와 신혜성 와디즈 대표가 강연한다.

[스타트업4=임효정 기자] 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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