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벤처허브센터 개관, 창업 생태계 ‘투자 제도’ 개선 필요

서울 소셜벤처 허브센터 A빌딩 투시도 (출처: 서울특별시)
서울 소셜벤처 허브센터 A빌딩 투시도 (출처: 서울특별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선 요즘, ‘소셜벤처’라는 말이 자주 회자되고 있다. 소셜벤처는 사회적 기업에서 한 단계 나아가 ‘소셜(Social)’을 다룬다. 같은 맥락으로 여기기 쉬운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약자에게 일자리, 사회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현재 소셜벤처는 명확한 국내 법적 정의가 없어 애매한 부분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소셜벤처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불명확한 ‘소셜벤처’ 정의, 개념부터 이해해야

소셜벤처는 아직 모호한 개의이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이 발간한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사회적 기업 컨설팅업체 버추벤처스, 영국 NESTA과 우리나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소셜벤처 정의를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소개된 세 국가의 정의에서 공통으로 추구되는 소설벤처 윤곽이 그려진다. 이는 혁신성, 경제성, 사회적 가치와 연관된다.

세계가 ‘사회적 경제’ 성장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건 2000년 이후다. 국제사회가 시장경제 심화에서 야기되는 구조적·환경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출발해 지금에 이른다. 떠맡아야 하는 사회적 비용이 계속 증가해 골머리를 앓던 국가가 사회적 기업, 소셜벤처를 주체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것이 시발점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국제적인 경제 시장에 발맞춰 소셜벤처의 장점을 찾고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 대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소셜벤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가운데, 개선 과제들이 쌓인 상태다.

 

소셜벤처 자본 투자, 현실적인 어려움 많은 상황

소셜벤처의 인식 자체가 불안정한 상황이다 보니 자금 마련에도 어려움이 많다. 투자자 및 금융기관에서는 사회적 가치를 큰 비중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소셜벤처의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는 소셜벤처를 사회적 기업으로 보기 쉽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회적 기업 특성 상 대개 정부 보조금을 받아 운영되므로 사업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소셜벤처를 지원하는 ‘임팩트 투자’의 경우도 비슷하다. 임팩트 투자는 사회적·환경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끄는 사업이나 기업을 찾아 이들에게 돈을 투자하는데, 소셜벤처를 미인증 혹은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인식하므로 투자 유치가 힘들다.

임팩트 투자 기관이나 소셜벤처 기업이 공통으로 지닌 성격은 ‘사회적 가치’이다. 임팩트 투자로 사회문제를 하나씩 해결하고자 하는 소셜벤처 기업을 지원함으로써 서로 간의 공동 가치를 실현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임팩트 투자 상황은 어둡다. 우선 규모부터 작다. 거기다 민간 주도의 사회성과 모델이 있고 사회적 목적 사업에 대한 지분, 융자 등 금융수단이 활성화된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보편적으로 활용할 평가 사례가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튼튼한 정책 기반이 필수다. 우리나라는 소셜벤처 기업 인증 요건이 까다롭고 엄격해 자금을 구하는데 한계가 있다. 소셜벤처를 지금보다 활성화하려면 선진국처럼 기업 인증요건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국내 소셜벤처허브센터 등장, 체계적 운영 제도 구축 중

최근 소셜벤처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그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허브센터가 국내에서 하나 둘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제 막 허브가 생기기 시작하는 단계라 명확한 제도도 없는 실정이다.

그 중 전국 최초로 ‘소셜벤처허브’를 구축한 성동 소셜벤처허브센터의 개관은 주목할 만하다. 성수동 서울숲을 중심으로 창업과 이주가 증가함에 따라 소셜벤처밸리가 형성되면서 성동구가 소셜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생태계 조성 지원을 위해 설립했다.

성동 소셜벤처허브센터는 소셜벤처 모델 발굴과 사업화 지원을 통해 역량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가운데, 2018년 11월 기준으로 소셜벤처기업 및 청년 창업기업 12개의 입주가 완료됐다.

올 상반기, 강남구 역삼동에 개관 예정인 서울 소셜벤처 허브센터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는 상태”라며 “앞으로 기관별 체계적인 운영을 위해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소셜벤처허브센터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글로벌게임허브센터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입주사의 연간 매출이 약 500억 원 이상으로 달성되는 등 글로벌게임허브센터의 집적화 지원사원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소 게임 개발사의 성장기반을 제공해 중견 기업화를 도모하고 있어 시사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9년 설립 10주년을 맞이한 글로벌게임허브센터는 판교로 확장 이전해 주요 인프라 확충을 통한 중소게임기업에 대한 종합지원체계 강화에 나섰다.

 

창업 생태계 정글, 미국 실리콘밸리 성공 요인은 ‘투자’

세계에서 벤처창업의 허브로 널리 알려진 ‘미국 실리콘밸리’는 우리와 달리 창업자 주도로 만든 결과이다.

IT 산업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지난해 기준 1만 2,700개~1만 5,600개의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신규 고용 창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투자’이다. 스타트업에게 투자만큼 든든한 조력자는 없다. 물론 다른 성공 요인도 있다. 미국은 간편한 법인 설립절차와 함께 신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고 다양한 아이디어 스타트업을 조장하는 사회적 분위기이다. 또한 기업 간 기술 공유 문화, 각 기관들과의 유기적인 협력이 활발하다.

이로 인해 실리콘밸리는 투자 유치 측면에서 다른 도시에 비해 압도적인 성과를 보이며, 글로벌 1위 자리를 차지했다. 2016년 기준 미국 내 스타트업 투자 관련 계약 및 거래액이 4,520건, 5,815억 달러로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미국 IT 선도 기업들은 관련 기업에 재투자하는 경우가 많고, 투자의 대부분은 자국 내 신생 스타트업 기업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유럽도 스타트업 투자 금액 및 거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영국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적은 자본금으로 창업이 가능한 환경이며, ‘테크시티’ 클러스터를 통해 여러 가지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유럽 투자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와 같이 한국도 국가 경쟁력과 더불어 고용 창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서울 강남 전경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강남 전경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정부, 허브센터 지원과 함께 투자유치 제도 만들어야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인 비상장 기업 ‘유니콘’은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 중국 등 몇몇 스타트업 주요국에 집중돼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VC, 엔젤, 크라우드 펀딩 등 투자자와 정부 등 이해관계자들이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중이다.

현재 정부 주도 아래 진행되는 국내 허브센터도 중요하다. 하지만 허브센터의 지원이 한정적이다. 소셜벤처의 지속적인 자본금 유치를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게 칸막이식 제도에서 벗어나야 하고, 기업 간 인수합병(M&A) 등 투자 생태계 제도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스타트업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정부 정책이 단기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

허브센터는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입주기업 및 외부기업 간 협력 관계도 구축해야 한다. 정부는 국내 허브센터 개관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투자 관련 제도를 보완해야 스타트업의 장기적인 미래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

앞으로 한국의 소셜벤처 기업도 초기 단계에서 각종 투자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단계별 성장에 따른 투자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한다. 정부가 투자제도를 비롯하여 건전한 창업 생태계를 조성한다면 OECD 국가 중 생계형 창업 최상위권 국가가 아니라 기회추구형 창업 최상위 국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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