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과 '기업가정신'은 인생을 풍요롭게 만든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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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4] 요즈음 우리 주위에서 가장 자주 이야기되는 주제가 무엇일까? 물론 사람과 지역, 그리고 직업에 따라 서로 관심사와 주제가 다르기 때문에 한두 가지로 압축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그러나 잠시 귀를 기울여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이슈 중 하나가 ‘일자리’, ‘취업’, ‘일’ 등으로 압축된다. 주요 언론을 보면 국가는 말할 것도 없고 사회 각계각층의 일자리와 취업 걱정으로 넘쳐난다. 대학생들과 늘 호흡하는 필자 역시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청년들만의 문제에서 벗어나 전 세대와 계층에서 회자 될 정도로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일자리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청년들, 극심한 취업난으로 고통

20대 청년들은 극심한 취업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학에서도 어떻게든 학생들을 취업시키기 위해 일자리를 찾느라 본연의 기능을 못 할 지경이다. 그런데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오히려 일자리를 줄이거나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이 하는 일자리를 기계나 로봇에 맡기면서 있던 일자리마저도 줄이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국내에서는 높은 임금과 과도한 노조 활동으로 국내서 하던 기업을 저임금 국가로 이전하고 있는 추세이다. 갈수록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청년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세금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을 반복하고 있다. 공무원을 증원하거나 공기업 채용을 늘려서 ‘세금 일자리’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30대의 기성세대들은 또 어떤가? 기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5%의 응답자가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고 직장을 그만두거나 옮길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 불투명한 미래 전망, 충분하지 않은 보수,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는 업무, 과도한 업무 분량 등을 손꼽았다. 즉, 대부분이 현재는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만족하지 못하고 고용이 불안하여 다른 일자리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직장에 몸 담고 있는 직장인들조차도 일자리에 만족하지 못하고 일자리를 찾고 있는 것이다.

 

중장년층, 일자리 위기의 최정점 세대

40~50대의 장년들은 어떤가? 한 마디로 위기의 중년들이다. 일반 사기업들은 거의 퇴직해야 할 실직의 위기에 처해 있고 공직이나 공공기관도 다소 차이는 있으나 퇴직에 내몰리고 퇴직 후 무엇을 하고 살까를 고민하는, 일자리 위기의 최정점에 있는 세대이다. 더구나 기술의 발전, 글로벌화의 진전으로 기업의 수명이 짧아지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퇴직 연령이 점점 낮아져 젊은 실직자가 늘고 있는 추세이다.

이들은 퇴직하면 나이 때문에 재취업도 어렵다. 대부분 대안 없이 치킨집이나 김밥집 창업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연령대의 가정주부도 마찬가지이다. 남편의 실직과 자녀들의 학비, 결혼 비용이 필요한 세대라 한 푼이라도 벌어야 한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다. 자녀들도 다 성장해 집을 나간 상태에서 조금이라도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닥치는 대로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인생 후반기에 일자리가 더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그렇다면 60세 이상의 실버층은 어떤가? 직장에서 퇴직했지만, 아직 에너지와 힘이 남아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생 경험도 풍부하고 인맥도 있으며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정작 일자리가 없다. 무료 봉사라도 하려고 하지만 기회가 없다. 삶이 무료해질 수밖에 없다. 노인층 자살의 주요 원인이 하는 일이 없어 무료하고 따분해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가 없어서라는 사실은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우리의 일반적인 예상과는 다르게 실버층도 일자리가 주요 관심사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청소년을 제외하고는 전 세대가 치열하게 일자리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보통 그 사람이 하고 있는 일을 가지고 판단한다. 무슨 일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지를 가지고 그 사람을 인정하고 평가하고 구분 짓는다. 그런데 이처럼 사람 인생에 있어 중요한 일자리 문제에서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인간의 치명적인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이러한 현상은 다가오는 미래에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술의 진전으로 인간의 일자리를 기술이 대체하고 기업 간 경쟁 심화와 경영여건의 변화로 인간에게 주어질 일자리 상황은 점점 악화될 것이라는 사실은 불 보듯 뻔하다. 물론 새로운 기술의 발달이 또 다른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때문에 일자리 수 자체는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면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겁게 살아도 시원치 않은데 평생 일자리에 목 매고 일자리 걱정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가? 더구나 지금 막 세상을 시작하는 젊은 세대들이 사회생활 시작부터 일자리를 못 찾아서 비관적으로 인생을 시작한다는 것은 너무나 큰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일자리에 지배 당하는 비극 깰 처방은?

근본적인 대책은 없는 것일까? 인간의 일자리 비극을 해결할 근원적인 비법은 없는 것인가? 일자리를 만들고 일을 지배해야 할 인간이 일자리에 지배당하고 종속당하는 이 비극을 깰 처방은 무엇일까? 필자는 바로 ‘기업가정신’과 ‘창업’이 그 비법이라고 생각한다.

일자리를 찾을 수 없을 때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면 된다. 물론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미리 준비를 하고 노력하면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다. 기존의 일자리도 사실은 사람들이 만든 것이다. 일자리라는 것이 창세기 때부터 존재해 오던 것이 아니다. 인간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스스로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아닌가?

필자는 좋든 싫든 사람들은 평생 한 번은 창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 시절 취업이 어렵거나 싫어서 아예 자기 일로 세상을 시작하는 청년들도 많다. 직장을 다니다가 귀중한 인생을 미래가 불확실한 남의 직장에서 심부름하면서 사느니 차라리 작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겠다고 독립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아니면 어렵지만 직장 생활을 잘 견뎌 정년까지 일하고 나와도,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70~80세까지 일해야 하는 시대기 때문에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구상해야 하는 시대이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가정주부들도 무엇인가 일을 해야만 자녀들의 앞날을 준비할 수 있는 시대이다. 경력단절이나 전업주부들도 채용하는 곳이 많지 않으니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구상하는 것이 상책이다. 더욱이 고령의 실버층들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할 곳이 많지 않다. 스스로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인 것이다.

 

평생 한 번 이상은 창업해야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모든 사람들은 창업할 줄 알아야 한다. 창업 시기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모든 사람은 평생 한 번 이상 창업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오랜 소신이다. 그래서 창업은 이제 일부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생존술’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창업을 어려워하거나 창업에 익숙하지 않으면 인생에 많은 난관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인생을 ‘갑’이 아닌 ‘을’로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조금 강하게 이야기하면 자신의 고귀한 인생이 남이 만들어 놓은 일자리에 종속되어 그 일자리가 요구하는 심부름이나 하다가 원치 않는 시기에 원치 않는 방법과 처우로 쫓겨나게 된다. 반대로 창업에 익숙하고 창업을 할 줄 알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남의 일이 아닌 자신의 일로 평생 ‘갑’으로 살 수 있다. 나이 들어도 걱정할 필요 없이 자신의 의지대로 일을 하고 자신이 원하는 행복을 실현할 수 있다.

창업을 주장하는 근본적인 이유이다. 큰 부자가 되기 위한 창업이나 국가나 사회에 큰 기여 하기 위한 거창한 창업을 주장하기 이전에 극히 개인적인 차원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 차원에서 창업이 갖는 의미를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는 인간으로서 무조건 행복해야 할 권리가 있고 의무가 있다. 더구나 일을 통한 행복과 가치는 가장 숭고하고 근본적인 것이다. 그것을 담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각자가 각자의 스타일대로 스스로 일을 만드는 것이다. 즉, 창업하는 것이다.

그러나 창업은 단순하지 않다. 창업으로 먹고 사는 것 역시 만만치 않다. 창업을 어릴 적부터 가르치는 곳도 없고 주위에서 창업을 권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창업은 하지 말아야 할 경계 대상의 하나로 배운다. 학교 교육이나 진로 교육도 창업의 위험은 피하고 안정적인 기존 직장을 선택하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모든 세대가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 취업하여 직장에 순종하고 승진하는 것만 배운다. 이단아들이나 학교생활 부적응자들이 하는 것이 창업인 줄 알고 살아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창업은 생각조차도 안 했고 퇴직 후에도 스스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만들기보다 자신을 채용해 줄 일자리 찾게 되는 것이다.

국가와 사회가 전반적으로 창업에 대한 의식과 문화를 개조해야 한다. ‘창업’과 ‘기업가정신’에 대한 국가적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업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창업을 권장하고, 특히 후세들에게 창업을 물려주어야 한다. 일자리의 구조적인 변화에 따른 미래 일자리 재앙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겁게 우리의 행복을 추구해야 할 행복추구권 보장을 위해서 말이다.

 

 

 

서창수 순천향대학교 교수/산학협력 부총장/창업지원단장

서창수 교수는 공직(중소기업부)에서 17년간 창업정책을 수립 집행한 후 창업투자회사(Venture Capital)로 옮겨 5년간 창업 투자 업무로 창업 현장을 체험하였으며, 대학교에서 현재까지 15년간 창업과 기업가정신을 가르치며 미래 창업자를 육성하고 있다. 평생을 ‘창업’이라는 주제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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