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혁신 바탕‥국내 최고의 기업신용평가 전문기관 위상 다진다!

출처:한국기업데이터
출처:한국기업데이터

[스타트업4] 청년 시절, 변호사를 꿈꾸다 기자가 되고 싶어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법조인의 꿈을 저버리지 못했다. 그래서 전과(轉科)도 하지 않은 채 법학 공부를 이어갔다. 군 제대 후에는 행정고시로 방향을 틀었다. 당시 사법고시 300명, 행정고시 100명을 뽑는데, 합격까지 공부 기간은 보통 사시는 2년, 행시는 3년이 걸린다고 할 때였다. 그런데 대학재학 중 행시 1차에 합격하고 준비 2년 만에 최종 합격, 스물일곱에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 후 기획재정부에서 요직을 거치며 30년여 공직 생활을 마무리한 후 민간회사의 CEO에 오른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송병선 한국기업데이터 대표. 그러나 취임한 뒤 꼼꼼히 들여다본 회사는 조직, 인사, 노사관계 등의 문제로 빨간불이 켜져 매출액이 급감하고 있었다. 그런데 취임 이후 다음 분기부터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증가하고 조직은 확 달라졌다. 비결은 변화와 혁신, 그리고 그만의 서번트 리더십이었다. 한 편의 기업드라마 같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먼저, 한국기업데이터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한국기업데이터는 정부의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정책에 따라 시중은행과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15개 중소기업 정책금융기관들이 공동 출자하여 2005년 설립된 기업신용평가 전문기관(Credit Bureau)입니다. 설립 이후 연대보증, 담보 관행에서 벗어나 신용과 기술에 기반한 금융거래 환경 구축, 정보의 비대칭성 해소를 통해 중소기업이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어요. 또한 전국 11개 지사와 400여 명의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신용평가 시스템과 크레탑(CRETOP) 등 신용조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4년에는 민간 최초의 기술신용평가(TCB)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기술금융의 확산에도 크게 기여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지난해까지 약 15만 건 이상의 기술신용평가를 처리하면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도왔어요.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인 약 860만 개의 기업 데이터베이스와 DB 분석, 인공지능(AI) 전문가 등을 보유하여 국내 최고의 기업신용정보 플랫폼이자 빅데이터 회사로서의 차별성과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표이사로 취임하고 1년 2개월 여가 지났는데 소회가 궁금합니다.

사실, 지난 한 해는 ‘변화와 혁신’ 그 자체였어요. 취임 후 저는 한국기업데이터의 장기 지속성장을 위한 혁신을 꾸준히 추진해 왔습니다. 회사의 거버넌스부터 조직, 인사, 노사관계 등 전반에 걸친 묵은 숙제 해결과 약해진 영업기반 강화를 위해 첫 1년을 앞만 보고 부지런히 달려왔습니다. 다행히 임직원들이 잘 호응해 주었고 주변의 도움으로 일부 아쉬움도 남았지만 기대 이상의 변화와 성과를 달성한 것 같습니다. 또한 환해진 본사 로비만큼이나 직원들의 얼굴도 밝아지고 주변에서 회사에 대한 칭찬이나 기대가 늘어나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제는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하여 남은 아쉬움마저 채울 수 있도록 다시 신발 끈을 고쳐 매는 각오를 다져봅니다.

 

대표이사 취임 이후 역점을 두고 추진한 내용과 성과는 무엇을 들 수 있습니까?

주력 서비스 상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이 최우선 목표였습니다. 한국기업데이터는 지난 14여 년간 신용평가기관으로서 입지를 다져왔습니다. 하지만 기업문화 전반이 보수적 색채를 띠는 데다 설립 이후 조직 및 인력구조에 변동이 별로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인사적체, 비정규직 및 노사 문제 등으로 내부 갈등이 심해지고 대고객 서비스 약화, 상품 경쟁력 취약 등 성장동력이 떨어져 있던 상황이었죠. 취임 당시 회사 매출의 1/3을 차지하는 TCB 부문 매출은 급속히 떨어져 전체 매출도 줄어드는 등 경영 전반의 빨간색 위험신호가 나타나던 상황이었습니다. 취임 후 한 달 만에 최우선적으로 영업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조직개편을 단행했어요. 고객 중심의 마케팅 활동을 강조하면서 대표이사인 저부터 직접 고객을 만나고, 대외 홍보에 적극 나섰습니다. 지역 지사장들도 영업 일선에 적극 투입하면서 경쟁력이 살아나기 시작했어요. 또 미래성장본부를 설치해 기존 상품이나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전략사업 발굴 등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 결과 TCB 취급 실적이 2분기부터 극적 반등하였고, 다른 부문도 호조를 보여 지난해는 653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어요. 이뿐만 아니라 지난 14년간 회사에 변변한 미래 청사진조차 없었는데, 8개월 이상 실무진과 임원들 간의 산고 끝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최고의 신용정보 플랫폼’이라는 비전과 전략을 마련하였습니다. 변화의 상징으로 회사 CI도 어두운 밤하늘의 북두칠성에서 데이터를 돋보이게 하는 밝고 경쾌한 디자인으로 교체했습니다.

 

인력운영 부분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꾀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력운영 부문에서는 정체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세대교체’를 택했습니다. 직원들과의 다양한 소통, 노사협의를 거쳐 창사 이래 최초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희망퇴직도 단행했어요. 회사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고참 직원들을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기도 했죠. 대신 지난해에 9명, 올해 초 12명의 젊은 직원들을 채용할 수 있는 여력도 확보했습니다. 앞으로도 창의적인 인재들을 꾸준히 영입해 역동적인 ‘젊은 기업’을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오랜 기간 갈등구조였던 계약직을 신용정보 업계 최초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첫발을 내딛기 시작했어요. 올해 3월에 78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50%가 넘는 비정규직 비율이 30%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대표님께서는 베트남 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배경이나 진출방안은 무엇입니까?

현재 베트남은 한국기업 신규 해외 진출 1위 국가이자, 포스트 차이나 생산기지로 양적 성장을 이루었고 과거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자동차부품, 전자부품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고도화가 진행 중이에요. 특히, 정부의 신남방정책 및 한국 대기업들의 현지 투자 확대로 1·2차 협력업체 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인데도 베트남 현지 기업정보나 신용조사서가 없어서 우리나라 정부나 기업들의 투자에 큰 어려움이 있어요. 이러한 글로벌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베트남 시장에 우선적으로 집중하여 베트남 신용정보회사 등과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진출하고 있습니다.

 

임기 중에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저는 올해 신년사에서 직원들에게 ‘고객 친화적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계속 기업으로서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 우리 회사는 이 부분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중점을 두고 추진해 가고자 합니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인공지능을 적용한 신용평가모델 구축 사업을 진행하는 등 신기술을 접목한 빅데이터 활용과 플랫폼 서비스 방안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보다 효율적이고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전담조직을 가동할 예정이에요. 현재도 각종 연구기관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 활성화 등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거나,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임직원이나 고객사 등과의 소통이 중요한데 대표님만의 소통법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단순한 접근이 가장 명쾌한 방법입니다. 변화 과정에서는 사소한 일도 갈등이 증폭되기 마련이에요. 크고 작은 갈등을 해소하고자 CEO가 먼저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허심탄회하게 임직원들과 소통하면서 공통의 인식을 넓혀나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CEO와의 대화’ 자리를 마련하여 수차례 직원들의 고충과 건의를 듣고, 경영에 반영해 나갔습니다. 중하위 직원들과의 ‘끝장 토론’도 마다치 않고 직접 나서서 경영현안이나 노사관계 전반에 관한 고충을 토론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했어요. 또한 전국에 11개 지사가 있는 관계로 화상회의 시스템을 도입, 지역평가팀 및 지사 직원들과 매월 정기적으로 대화하고 있습니다. 직원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하다 보면 누가 경영자인지 누가 직원인지 모를 정도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혀나갈 수 있습니다.

고객 역시 직접 대면하는 방법을 택했어요. 지난해에는 여러 차례에 걸쳐 전남과 경남, 경북 지역에서 기술 및 신용등급이 우수한 고객사들을 만나 인증패도 전달하고 각 기업의 건의사항 등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역 산업 현황이나 경영활동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우리 사업에 대한 피드백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까다로운 고객일수록 직원들은 부담스러워할 수 있지만, 회사의 서비스를 개선시킬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 주는 고마운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귀담아 듣자고 설득했습니다. 직원들도 잘 이해하고 따라주어 서비스 상품 경쟁력을 한층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올해도 고객사와의 간담회 등을 계속 추진할 예정입니다.

 

한국기업데이터 및 대표님은 중소기업들로부터 어떤 이미지로 인식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까?

한국기업데이터의 역할은 설립 목적에 충실하게 기업신용정보를 수집·평가하여 신용사회 기반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돕는 것입니다. 한국기업데이터는 그래서 늘 ‘중소·벤처기업의 동반자’ 또는 ‘보조자’라는 수식어가 붙었어요. 하지만 기술 발전과 산업 다변화 등으로 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변화에 발맞춰 우리도 조력자 역할에서 한발 더 나아가 4차 산업과 금융의 융합을 선도하고, 보유한 빅데이터로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이것이 곧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공공의 목적을 달성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30여 년 공직생활 과정에서 주로 IT, 중소기업 등 산업정책을 담당해 왔던 저 역시 한국기업데이터라는 회사를 통해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발전을 위해 매진하고 기여한 CEO로 기억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최근 고학력 청년들의 대기업, 공기업 취업 선호 등으로 중소기업의 취업난이 심각합니다. 중소기업 성장의 동반자로서 견해나 대책이 있다면 무엇이 있습니까?

청년 일자리를 가장 많이 창출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스타트업과 벤처·중소기업입니다. 그러나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밀려 중소기업은 찬밥신세가 되기 일쑤예요. 지난해 9월, 이 같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고용정보원, 사람인, 잡플래닛 등과 공동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이들 기관, 기업이 협의체를 구성해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을 선정하고 청년들의 취업을 돕는 방식이죠. 한국기업데이터는 보유한 기업정보를 바탕으로 알짜 중소기업의 정보를 최대한 적극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청년들이 만족할 만한 취업으로 이어지기까지 지원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이와 더불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필요합니다. 기업의 비전과 장래성을 보고 청년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성장기반을 탄탄히 다져야 합니다. 한국기업데이터는 이러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TCB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직간접 자금조달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당부 말씀이나 희망 메시지를 전해 주십시오.

최근 취업이나 창업으로 고민하는 많은 청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모험가 정신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모험가들은 새로운 것을 좋아하며 변화에 두려움이 적고 틀에 박힌 사고를 거부합니다. 그리고 위기에 당당하고 열정적이에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존의 틀이나 고정된 사고를 거부하고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이끌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를 맞아 우리 청년들이 모험가 정신을 가지고 시야를 넓혀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처럼 새로운 성공시대를 열어갈 기회가 더 많이 생길테니까요.

 


송병선 대표는?

1960년생인 송병선 대표는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아메리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를, 숭실대학교 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8년 행정고시 30회로 경제기획원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재정경제부 정보화예산팀장, 재외동포재단 경제부장, 기획재정부 기획재정담당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소통국장,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기획단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2002년 녹조근정훈장을 받았으며, 2018년 11월에는 기술 금융확산과 중소․벤처기업 육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기업경영학회에서 선정하는 ‘2018 기업경영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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