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기업 :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기업


 

최근 몇 년 사이 포춘 500대 기업 임원들의 실리콘밸리 방문 횟수가 급증하고 있다. 그들은 4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혁신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앙트레프레너십을 벤치마킹하여 사내 기업가 정신을 통한 새로운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혁신극장 (Innovation Theatre)이라고 부른다. 빳빳한 머리 모양을 한 고위급 간부들이 후드 티를 입고 드론을 날리는 등 스타트업의 트렌드를 좇는 추세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서비스 산업, 운송업, 금융업 같은 전통적인 산업계의 경영자들이 “몇몇 젊은 앱 개발자, 앙트레프레너들이 업계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 놓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는 힐튼 월드와이드보다 장부상 더 높은 가치를 얻기까지 7년밖에 걸리지 않았고 우버도 6년 만에 포드와 GM을 추월했다. 포춘 500대 기업들이 혁신과 기존 체계 붕괴를 가져오는 유니콘들의 움직임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최전선에서 그 모범사례가 되는 유니콘 기업들은 어느 순간 기존 기업들 보다 더욱 빠르게 앞서 나가며 산업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물론이고 유니콘이 가지고 있는 기업 문화도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으니 말이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는 촉망받는 유니콘 기업의 창업자와 최고 경영자들은 수 많은 불확실성을 확신으로 증명해내며 능력을 검증받고 있다. 유니콘의 주인공인 앙트레프레너들은 과연 어떤 모습인가?


유니콘기업 창업자 평균나이 33.4세


유니콘을 설립한 창업자들의 창업 당시 나이의 평균은 33.4세이다. 그 중 상위 14개의 데카콘 기업의 창업자들의 창업 당시 평균 나이는 30.4세로 집계됐다. 25세 이하의 나이에 창업한 창업자들도 적지 않았다. 25세 이하의 나이에 창업한 창업자는 모두 30명이다. 이들 평균 나이는 22.9세로 매우 어린 나이에 창업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앙트레프레너들은 보통 이전에 창업 경험이 최소 한 번씩은 있거나 현재 산업분야와 연관된 회사에서 직장경험이 있었다. 유니콘 창업자의 약 30%는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기업을 만들고 엑시트를 반복하는 이른바 연쇄 창업자 (Serial Entrepreneur)이다. 그 뿐 아니라 상당수의 창업자가 오랜 기간 관련 분야의 산업에 종사하면서 깊이 있는 전문 지식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유니콘 기업을 설립했으며 창업 경험을 공유한 적 있는 공동 창업자와 함께 유니콘 기업을 설립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린 창업자들은 대학 재학 당시 대학 동료와 함께 회사를 설립하거나 대학을 중퇴하고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미 스텐포드대 유니콘 창업자 51명 배출... 1위


영국의 회계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세이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탠포드대는 총 51명의 유니콘 창업자를 배출해 글로벌 대학 1위에 올랐다. 유니콘 순위 5위에 올라있는 빅데이터 솔루션업체 팰런티어의 창업자 피터 틸이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스탠퍼드대에 이어 하버드대가 37명으로 2위, 캘리포니아대는 18명으로 3위이다. 인도의 MIT로 불리는 인도공과대가 9명으로 4위를 차지하며 비 미국대학으로 유일하게 5위권에 들었다. 구글 최고 경영자 순다르 피차이, 플립카트의 공동 창업자인 사친 반살과 비니 반살, 가상화 컴퓨팅 플랫폼 및 스토리지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인 누타닉스의 디자즈 판데이 등을 배출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MIT)이 9명이고 펜실베니아대도 9명이라 공동 5위를 차지했다.

 

최연소 창업자 23·21세 형제... 최고령은 62세


유니콘 기업 중 최연소 창업자는 온라인 지불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트라이프 (유니콘 순위 15위)의 패트릭 콜리슨과 존 콜리슨 형제이다. 그들은 어린 나이에도 오토매틱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가 10개월 만에 캐나다 회사에 매각한 경험이 있다. 그 후 두 사람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온라인 결제 시스템에 어려움을 느끼고 형인 패트릭이 23세이고 동생인 존이 21세이던 2010년 창업을 다짐하게 된다. 존은 스트라이프에 전념하기 위해 하버드대 물리학과를 중퇴하기도 했다. 스트라이프는 온라인 판매 결제시스템을 3단계로 줄이며 창업 5년 만에 유니콘에 등극했다. 현재는 92억 달러의 몸값을 자랑하는 거대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기존의 웹이나 모바일에 단 몇 줄의 소스코드만 추가하면 결제 서비스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통해 웹 기반의 결제 플랫폼을 모바일로 옮겨올 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까지 고객군을 확대하면서 전 세계 135개국 통화를 비롯해 가상화폐 비트코인, 중국의 알리페이, 미국의 애플페이까지 지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최고령 창업자는 누구인가? 최고령 창업자는 2011년 62세의 나이로 기업용 첨단 스토리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미국 기업 인피니댓 (유니콘 순위 101위)을 설립한 모쉬 야나이 (Moshe Yanai)다. 모쉬  야나이는 뛰어난 성과를 내온 기업인이자 스토리지 업계 선구자로 인피니댓이 주창한 산업 표준 스토리지 제품을 비롯해 수많은 스토리지 아키텍처를 개발한 경험이 있다. 인피니댓은 첨단 고성능 엔터프라이즈급 스토리지를 파격적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오늘날 데이터 폭증에 따른 시스템 비용, 규모, 운영 상 복잡성과 같은 문제에 대처하고 있다. TPG의 존 마렌 (John Marren)은 “TPG는 기업용 IT분야에 오랜 투자이력을 보유하고 있고 인피니댓은 가장 주목되는 기업 중 하나”라며 “인피니댓은 수많은 고객사와 관여하면서 탄력적인 기술력을 입증해왔고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주자로 부상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최단기간 6개월... 최장은 20년


창업자들은 평균 6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유니콘 기업을 키워냈다. 당시 이들의 나이는 39.5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화려하게 데뷔하며 가장 주목받는 기업으로 꼽힌 스냅은 휘발성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을 운영하고 있다. 설립 2년 만인 2013년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창업자 에반 스피겔의 당시 나이는 고작 24세였다. 에반 스피겔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로 꼽히며 약 6조 원대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자기 파괴 앱’기술로 주목을 받은 스냅은 앱 사용자가 사진이나 텍스트를 전송할 때 수신자의 확인 시간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수신자가 정해진 시간 내 확인하지 않으면 사진과 메시지가 사라진다. 최연소 백만장자로 칭송받는 스냅의 공동 창업자이자 현 최고 경영자인 에반 스피겔은 스탠퍼드대를 중퇴하고 창업했다.

에반 스피겔을 필두로 20대의 나이에 유니콘 기업을 배출해낸 창업자는 총 17명이다. 그들은 평균 23.5세의 나이로 창업해 약 4년의 기간을 거쳐 유니콘의 영예를 안았다. 30대에 유니콘 기업의 수장이 된 창업자들도 적지 않았다. 30대에 유니콘이 된 창업자들은 61명에 달하며 전체 유니콘 기업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20대에 유니콘 기업을 세운 창업자들이 보통 학업을 병행 또는 대학을 자퇴하면서 창업에 몰두했던 것과 달리 대학원 과정을 밟거나 관련 사업에서 종사하고 두각을 드러내며 혁신적 기질을 키워냈다.

최단 기간 유니콘 기업의 반열에 오른 기업을 찾아보자. 중국 선전시에 위치한 생명공학 기업인 아이카본엑스는 각 의료기관의 진단정보와 개인정보를 모두 취합해 개인 맞춤형 의료정보를 개발하는 업체다. 2015년 10월 설립 이후 6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전 세계 기업 중 최단 기간 내 유니콘으로 성장한 기업으로 꼽힌다. 창업자 왕준은 생명공학분야의 선두를 달리는 연구자 중 한 명으로 베이징대에서 인공지능으로 학사를 받고 생물정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1999년 중국 최대의 시퀀싱 연구소인 베이징 게놈연구소를 공동 창업했다.

유니콘 기업이 되기까지의 업력이 다소 짧다고 해서 단시간 내에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내놓아야 한다거나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부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2016년 6월 골드만삭스로부터 1억 5,000만 달러를 투자받으며 1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에스엠에스어시스트는 독자적인 클라우드 기반의 플랫폼인 ‘서비스트랙’을 이용해 부동산 관리자들과 시설유지에 필수적인 작업을 제공하는 외주기업들을 연결시켜준다. 이 회사는 1995년 마이클 로스먼과 스티븐 왓킨스가 공동 창업했다. 초기에는 직원이 10명뿐인 바닥청소사업으로 시작했다. 이와 비슷한 모델로 두 개의 회사를 창업해 성공적으로 매각한 경험을 바탕으로 1999년 본격적으로 에스엠에스어시스트라는 이름을 달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들은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20년 만에 1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대기만성형 유니콘 기업 타이틀을 얻었다.

몇몇 재미있는 창업 배경을 가진 회사들을 찾아보자. 1998년 설립돼 2014년 나스닥에 상장된 온라인 할인쿠폰 제공 사이트 쿠폰스닷컴, 1999년 설립된 중국의 대형 패션 그룹인 트랜디 그룹, 2009년 설립된 건축 인테리어 리모델링 플랫폼인 하우즈는 모두 부부가 사업 파트너가 돼 함께 창업했다. 이들은 ‘부부’라서 성공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일과 가정 간의 균형을 이루면서 훌륭한 기업을 키워냈고 서로 가장 잘 아는 최고의 사업 파트너를 만난 것이다. 고객이나 시장에 리서치 플랫폼을 제공하는 퀄트릭스는 부자지간이 함께 창업해 성공을 이뤘다. 학부모의 인연으로 만나 함께 창업한 인도의 온라인 쇼핑몰 숍클루즈닷컴, SNS를 통해 공동 창업자를 구한 중국의 온라인 유아동 상품몰인 베이베이, 이미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들을 벤치마킹해 다른 국가에서 운영하고 성공적으로 매각하는 로켓인터넷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창업 팀이 구성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동창업이 70%로 대부분


유니콘 기업 중 공동으로 창업한 회사는 전체 244개 기업 중 170개로 70%에 달했다. 2016년 공동 창업한 기업의 수가 115개인 것에 비하면 47% 증가한 수치다. 투자회수 (Exit)된 기업을 제외하더라도 전체 202개 기업 중 69%인 136개 기업이 공동 창업으로 설립됐다. 이들 대다수는 이미 같이 일을 해 봤거나 같은 학교 출신이었다. 평균 2.3명이 팀을 이뤄 공동 창업을 했으며 주로 개발자 혹은 기술회사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어 전반적인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거나 여러 번의 창업 경험을 가진 연쇄 창업자가 주축이 돼 창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으로 회사를 설립한 경우도 60개에 달해 전체의 28%를 차지하고 투자 회수된 기업까지 합하면 70개로 27%에 달한다 (인수합병한 경우, 전문경영인에 대한 정보는 있으나 창업자 또는 공동 창업자에 대한 정보가 없는 경우 리스트에서 제외). 단독으로 회사를 설립한 창업자들의 대부분(39개)은 아시아권의 창업자들로 중국 국적이었다. 상대적으로 협업이나 공동 창업 등의 분위기가 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시아권 국가들은 대부분 단독으로 창업해 회사를 키워나가고 있다. 최근 중국을 선두로 하여 한국과 인도 등 아시아 지역에서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활발하게 네트워킹할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 민관 기업의 스타트업 선순환 구조와 협업의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노력 덕분에 중국도 점차 공동 창업의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조성되고 있다. 또한 유니콘 기업의 50%가 글로벌 연합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각지의 신생 기업들은 창업 후 ‘인재 영입’에도 매우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이들은 엄청난 보상을 제공하여 구글 등 거대 인터넷 기업들의 인재들을 영입하며 기업가치를 한 층 더 높이고 있다. 유니콘들은 고속 성장가도를 달리는 자사의 가치와 빠른 일 처리와 스톡옵션 등 다양한 혜택과 가치를 제공하며 전문 인력들을 업무의 최전선에 배치하고 있다.

한국의 대부분 창업자가 기업 경영을 맡으려고 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유니콘 기업들은 비상장 회사임에도 창업자가 회사 자체의 성장에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고 있었다. 능력이 뛰어난 전문경영인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등 반드시 창업자가 경영활동에 개입해야 한다는 등의 성향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스타트업의 생존과 성장을 창업자 개인적 차원의 그 어떤 동기보다도 우선하고 있다. 가장 이상적인 경우라면 창업자가 스타트업의 성공에 필요한 모든 자질을 갖추고 있어 끝까지 창업자로서 또 CEO로서 스타트업의 키를 잡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창업자란 직책이 아니라 ‘창업’이라는 직무를 맡은 것이다. 만약 팀의 내부 혹은 외부로부터 자신의 스타트업을 다음 단계로 이끌 역량을 갖춘 인물을 영입해야 하는 어떤 특정시점에서 더 적합한 인물을 영입하고 CEO 자리를 내놓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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