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세계적 석학, 네덜란드 클래머 교수 강연


[사진. 강연 중인 아로요 클래머 교수] ​

 

한국부동산개발협회와 한국M&A융합센터가 공동주최하고 스타트업4가 주관하는 제 239회 부동산융합 포럼이 7일 역삼동 소재 대아빌딩 3층에서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는 도시재생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학 아로요 클래머(Arjo Klamer) 교수가 '선진국 사례로 살펴보는 가치기반 기법 도시재생'을 주제로 강연했다. 

 

클래머 교수는 에라스무스대학에서 문화경제학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으며, 힐버섬 시에서는 도지사로서 그 연구결과를 적용하여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 과정에서 양적인 성장보다 질적인 성장에 촛점을 두는 가치기반 경제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러한 그의 생각은 '가치기반경제'(워니북스)로 국내 출간되기도 했다.

 

클래머 교수는 도시재생에 관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도시개발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고 했다. 어떤 프로젝트를 함에 있어 그 목적을 잊어서는 안되는데, 네덜란드에서 디벨로퍼 대상으로 컨설팅을 하다보면 예전에는 금전적인 이익만을 추구했다고 한다. 문화에 대한 관심도 관광업이라는 수익산업의 수단으로만 생각했다고 한다. 현재 네덜란드에서는 금전적인 이익도 중요하지만, 사회/문화적 가치에 대한 비중이 커져서 이 부분에 대한 배려와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현대 서구의 유럽사회에서는 양적성장과 함께 질적성장에 대한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것은 정체성, 문화, 전통 등의 가치를 말함이다. 여러 연구를 통해 알아낸 것은 그 목적이 유익하고 질적인 것일때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물질적 가치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도구적인 재화로 한정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5-sp model'에 대하여 설명했다. 이는 C(Culture, 문화)-M(Market, 시장)-G(Government, 정부)-S(Society, 사회)-O(Oikos, 가정)의 다섯가지 영역을 말한다. M(시장)영역은 금전적 가치와 수익성이 최고 가치인 영역이다. G(정부)영역은 개발사업에 있어 인허가의 주체이기 때문에 시장영역과 정부영역은 깊은 연관이 있다. C(문화) 영역은 건축가의 개성이 드러날 수 있는 영역이며, S(사회) 영역은 사람들간의 관계와 활동을 말한다. O(가정) 영역은 가장 작은 사회적 집단이다. 아로요 교수는 S(사회) 영역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S(사회)영역에서 공유재가 많이 만들어져야 성공적인 도시재생이 진행된다고 했다. 공유재는 가정, 교우관계, 우정 등 나의 노력 뿐만아니라 상대방의 노력이 합하여 만들어지는 관계성이라 했고, 이는 금전적 가치로 환산되거나 대체될 수 없는 것이라 했다. 

 

아로요 교수는 도시재생 사업의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기에 앞서 '살기좋은 도시'란 어떤 것인지 정의했다. 이는 단순히 경제 자본의 생산성이 좋은 도시를 일컫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활기 넘치는 환경적 요인(사회 자본)이 뒷받침되고, 문화 자본이 살아 숨쉬는 도시라 했다.

네덜란드 항구도시인 로테르담 사례는 실패 사례에 해당된다고 한다. 유명한 건축가를 영입하여 테마 거리, 아트센터를 건설하는 등 많은 투자를 하였는데 지역적인 호응을 얻지 못해 결과적으로 사업은 실패했다고 했다. 그 사유로는 외형적 가치에 치중하여 정성적 가치를 소홀히 하여 지역 내에 공유재가 활발히 만들어지지 못한 것이 크다고 했다. 
힐버섬 시는 아로요 교수의 고향이다. 과거에는 토양이 척박한 가난한 농촌 도시였는데, 현재는 미디어산업 중심의 창의 산업들이 유치되어 국제적으로 명망있는 도시가 됐다고 했다. 발전의 계기가 된 것은 1920년 경에 이 지역에 트랜지스터 공장이 세워진 것이다. 힐버섬 시는 암스테르담 등 대도시 중간에 위치한 지리적 잇점이 있다. 이후에는 트랜지스터들을 쓰는 하드웨어 기업인 라디오, 텔레비젼 제조기업들이 들어왔고, 연쇄적으로 미디어 회사들이 힐버섬 시로 옮겨왔다. 최근에는 시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사회/문화적 질적 성장을 위한 고민이 시작되어 도시 중앙에 시티센터를 건립하고, 그곳에 우수하고 창의적인 인력이 모여들도록 계획했다고 한다. 아로요 교수는 현직 도지사로서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아인트호벤은 필립스 본사가 탄생한 도시다. 1997년에 암스테르담으로의 이전이 결정되어 도시의 앞날이 불투명했다. 그로부터 20년 후 아인트호벤은 창의적이고 진보적인 도시로 성공적으로 거듭나 있다. 아인트호벤 도시재생 정책의 중요한 방향은 도시문화를 창출하는 환경 구축이었다. 디자인 스쿨을 세우고, 많은 디자인 기업들을 육성하여, 그들 기업이 성장하며 도시도 함께 성장한 사례이다. 문화에 왜 투자해야하는 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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