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수 컨시어지소프트 대표, 한국M&A협회 10월 월례회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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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M&A협회(회장 김익래) 주최, 스타트업4(발행인 신학철) 주관, 우리은행(은행장 이광구)이 후원한 한국M&A협회 10월 정기월례회가 지난 10월 26일 우리은행 본점 5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연사로 빅데이터 전문가인 서진수 컨시어지소프트 대표를 초청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미리 보는 미래 사회’ 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정재훈 원장, 한국엔젤투자협회 고영하 회장 등을 포함한 50여 명의 회원사대표가 참여했다. 주요 강연 내용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서진수 대표가 강연중이다. 

 

이날 강연에 나선 서진수 대표는 빅데이터 관련 17년 경력의 전문가로 빅데이터 수집 및 분석기업인 컨시어지소프트 대표를 맡고 있다. 서 대표는 빅데이터나 데이터베이스, 컴퓨터 프로그래밍 관련 분야 책을 14권이나 낸데다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후’에 등재되기도 했다.


서대표는 이날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커진 계기가 된 이세돌과 알파고 대결 이야기로 서두를 꺼냈다. 지난 2016년 3월 대결 당시의 알파고 버전은 ‘알파고 리’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1년여 지난 2017년 5월에는 중국의 커제 9단과 ‘알파고 마스터’가 맞붙은 결과는 인간의 3-0 참패로 끝났다. 한 수 두면 숨 쉴틈없이 두는 인공지능에 커제가 좌절하여 눈물을 흘렸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공개된 ‘알파고 제로’는 기존의 기보 데이터 없이 스스로 학습을 통해 ‘알파고 리’에게 100-0, ‘알파고 마스터’에는 89-11로 승리해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예측하기도 어렵다고 소개했다.


4차산업혁명의 세가지 흐름- 독일・일본, 미국, 중국
4차 산업혁명에 관련해서는 전세계적으로 세가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제조업 강자인 독일과 일본의 경우, 전통적으로 인력 기반인 제조업이지만 두 나라는 이미 1960년부터 저출산으로 인한 인력난으로 중국, 동남아로 공장을 옮겼다.


하지만 이들 지역도 인건비가 오르자 대안이 되지 못하고 독일은 해결방안으로 자동화, 즉 스마트팩토리를 추구했다. 일본은 사람과 유사한 로봇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는 사람을 대신할 공장, 로봇을 만들어 내는 추세라는 것이다.

 

반면 미국에서의 흐름은 우수한 인력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개발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AI, 로봇, 드론, 무인자동차 등 첨단 기술의 모든 근간에는 SW가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모든 산업에서 요구하는 4차 산업혁명의 표준 모델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데이터이며, 이러한 데이터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빅데이터화 되어 더 체계적으로 분석되고 활용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산업에서 필수 요소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소프트웨어이다. 미국은 이 분야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쥐고 있다.

 

또 다른 축인 중국은 막대한 자금력으로 앞선 기술들을 사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독일 자존심이던 산업용 로봇업체 쿠카(KUKA)를 지난 1월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Midea)가 45억 유로에 인수한 일이다. 쿠카는 BMW와 아우디, 보잉 등이 공장에서 쓰는 로봇을 제조하는 세계 4대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이다. 독일 정부가 추진하는 ‘인더스트리 4.0’과 ‘스마트 공장’ 구현에 핵심인 기업이다. 독일 정치권은 반발했지만 메이디가 쿠카 지분 86%를 취득해 인수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중국의 거침없는 ‘로봇굴기’는 단숨에 세계 1위 산업용 로봇 소비국에서 로봇 제조 강국으로 지위를 역전시켰다.


4차 산업혁명과 다양한 산업분야의 패러다임 변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의료분야의 변화에 있어서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WATSON)을 사례로 들었다. 국내는 가천대에서 작년 11월에 도입한 것이 최초다. 의료 데이터를 축적하고 진료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의미있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천대 자체 조사 결과, 왓슨 이용에 대한 환자의 만족도는 10점 만점 중 9.4점에 이르고 지난해 12월 첫 진료를 시작한 이래 왓슨 진료를 받은 환자가 250여 명을 넘는 등 문의도 꾸준하다. 왓슨은 환자의 진료기록과 영상 정보, 추천·비추천 요법과 추천·비추천 항암제 등 치료에 관한 모든 정보를 총망라해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며 협진을 하는 여러 명의 의사와 환자 간의 원활한 소통을 돕고 있다. 의사와 의사, 의사와 환자 사이 정보 격차가 줄어든 것이다. 머지않아 인간 의사와 인공지능의 판단 사이에서 고민하게 될 때가 올 것이라고 했다.

 

병의 예측에 대한 기술도 발전하여 미국 일루미나는 머리카락, 집안 내력 등 데이터를 제공하면 어떤 병으로 몇 살에 죽게 될지 정확도 85%로 예측한다고 한다. 일루미나는 세계 최대의 유전체분석장비업체로 지난 2014년에 1,000달러 게놈시대를 가능하게 했고, 이후 3년만에 100달러 게놈시대를 열어 유전체 분석 대중화의 길을 열었다. 이로써 정밀의학, 맞춤의학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일루미나는 IBM 왓슨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170개 암종에 대한 유전자 해독 정보를 내놓으면, 왓슨이 최신 연구결과 등 다양한 의료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해 의사들이 곧바로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보고서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유통분야의 변화는 아마존의 사례를 제시했다. ‘아마존 고(Go)’는 계산대 없이 카트에 물건만 담아 나가면 되는 수퍼마켓이다. 고객이 쇼핑하는 동안 자율주행 센서가 부착된 원형 카메라가 쇼핑고객의 동선을 따라다니면서 구매목록을 확인한다. 고객이 제품을 진열대에서 들어올리는 순간 가상의 장바구니에 등록이 되고 내려놓으면 다시 지워지게 된다.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고객이 진열대에서 제품을 들어 올리는 동작을 인식한다. 쇼핑을 마친 고객이 매장을 나가면 앱에 등록된 결제수단으로 구매결제가 자동 계산되어 고객 계정으로 영수증을 보내게 된다.


본 서비스는 컴퓨터 시각화, 딥러닝 알고리즘, 센서 퓨전 기술이 그 바탕이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뒤쳐진 전통적인 유통업체 시어스, 월마트, 토이저러스 등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토이저러스는 지난 9월 미국 연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바 있다.

 

고객의 진심을 읽어내는 빅데이터
서 대표는 ‘빅데이터의 효용에 대하여 마케팅적인 활용’을 그 예로 들었다. 고객 없는 기업은 있을 수 없고 소비자를 외면하는 회사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모든 소비자들이 항상 솔직한 피드백을 주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정형화된 통계 처리 방식으로는 고객들의 진심을 아는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구매 결정 뿐만 아니라 인간 행동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것은 이성과 논리가 아니라 우리의 감정이라는 것이 다양한 학술 분야에서 통용되는 일반적인 견해라는 점에서 기업이 고객 피드백을 통해 정말 알고 싶어하는 것은 논리의 필터를 한 번 거쳐 정제된, 어쩌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는 답변은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는 온라인 상의 검색기록, 댓글, 이미지, 동영상에 있는 데이터를 분석하여 그 진심을 알아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소비자가 듣고 보는 영화, 노래, 사진 속에는 본인의 취향과 기호가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인터넷에서 검색을 할 때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일상에서 인간이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데이터가 바로 빅데이터이고, 그 정보의 홍수 속에서 특정한 의미를 찾아내는 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혁명을 맞고 있다고 했다.

 

서 대표는 “국내 기업들의 빅데이터 분석 활용이 활성화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사물인터넷(IoT) 적용 대상이 점차 확대되면서 상황은 점차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개인정보보호와 데이터 개방 거부감 등이 여전히 강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고객들의 인식 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했다.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
서 대표는 강연 말미에 기술 발달이 다양한 분야를 변화시키는 지금,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지에 대한 대안으로 지금까지 수행해왔던,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보를 분석하여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방식인 직렬적인 좌뇌형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융합을 통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능력인 병렬적인 우뇌형 사고 능력은 반드시 가져야할 소양이라고 덧붙였다.


특정 분야로 한정된 전문 지식을 가졌다고 성공하는 시대는 지나고, 그 지식을 경험과 네크워크를 통해 서로 연결하여 새로운 다른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가 왔다고 했다. 동일한 현상을 보더라도 다른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이 앞서간다고 했다. 기술의 발전을 두려워 말고 어떻게 잘 활용할 지를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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