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24:1 을 똟고 한국 축구메카를 꿈꾸는 천안시
빛바랜 스포츠도시, 남해군
유소년(리틀) 야구로 일군 미래스포츠 도시 화성

도시문화마케팅- 와이어반컬쳐 대표 윤순학
와이어반컬쳐 대표 윤순학

6월 2일. 축구로 한판붙는 도시들

다가오는 6월 2일 새벽 4시. 유럽 챔피온스리그 결승전이 펼쳐진다.

프리미어리그 명문팀인 리버풀과 토트넘이 세계 축구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망의 결전을 치룬다. 손흥민. 한국 축구의 간판이자 세계적 스타로 부상한 그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결승전은 단판 승부다.

토트넘(런던)과 리버풀은 이미 쟁쟁한 팀들을 모두 물리쳤다. 아약스(암스텔담), 바르셀로나, 멘체스터 유나이티드, 멘체스터 시티, 레알마드리드, 유벤투스(토리노), 바에에른 뮌헨등을 제각각 일찌감치 집으로 돌려 보냈다. 두 팀의 연고지인 런던과 리버풀은 벌써 축제의 도가니다.

11년만에 자국팀끼리 결승전을 맞는것도 이례적이다. 양팀은 벌써 천억원대의 상금을 확보했고 두 도시는 그보다 몇십배에 해당하는 명예와 이름값을 얻었다. 이제 값진 보상을 홈팬에게 두둑히 안기며 브랜드 가치도 뛰어오르고 시민의 자부심도 하늘을 찌른다. 스포츠로 희망을 꿈꾸는 도시. 그 값의 추산이 얼마인가?

 

경쟁률 24:1 을 똟고 한국 축구메카를 꿈꾸는 천안시.

최근 축구와 관련해 보기드문 국내 대전(大戰)이 펼쳐졌다.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종합센터 유치를 위해 너도나도 뛰어 들었는데 경쟁률이 자그마치 24:1 이다. 한 도시에 돌아갈 영광을 위해 23개 도시가 들러리를 선 셈이고 감격의 유치 트로피는 결국 천안이 차지했다. 가히 올림픽, 월드컵 개최도시 유치 선정보다 더 뜨거운 혈전이었다.

천안은 고속도로에 인접한 최적의 부지를 제안했고 이에 가세해 충청남도는 400억여원의 도비를 지원하기로 하고 측면지원했다.

천안은 사실 도시의 경쟁력이라 내세울만한 콘텐츠가 그간 부재했다. 천안하면 떠오르는 것은? 천안삼거리, 호두과자, 아우내장터, 독립기념관등이 있지만 별반 트렌드 변화에 따른 새로운 매력포인트가 없었다. 이젠 아산, 탕정에 밀려 경제적 위상마저 하락하던 차였다. 그나마 전철을 타고 서울에서 당일코스 온천 나들이차 내려오는 노인층이 위안이었다고 할까?

새로운 축구종합센터는 현, 파주트레이닝센터(NFC)가 규모와 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대한축구협회는 전국 유치 희망 도시를 대상으로 대대적 경쟁을 위한 판을 깔았고 결과는 대성공, 흥행몰이를 했다. 완공에 1,500억이 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데 소형 스타디움과 12면의 천연·인조잔디 구장, 풋살장 등 33만m2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2024년 6월이면 천안의 새로운 꿈이 실현된다. 스포츠도시의 꿈. 붉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태극 전사들의 열정이 한데 모아지리라.

이번 유치혈전에 이른바 물 먹은 도시는 전국에 걸쳐 고루 포진돼 있다. 울산광역시를 비롯하여 세종시, 이천시, 안성시, 김포시, 하남시, 여주시, 용인시, 괴산군, 아산시, 예천군, 경주시, 문경시, 영천시, 영주시, 상주시, 합천군, 양산시, 남해군, 군산시, 남원시, 장수군, 순천시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들 지역은 모두 지역 관광, 경제 활성화에 목이 마른 도시들이고 이번 축구종합센터 유치를 지역, 경제부흥의 발판으로 삼고자 했지만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빛바랜 스포츠도시, 남해군

2002 월드컵을 앞두고 경상남도의 작은 남해군이 스포츠마케팅시티의 기치를 내걸며 한때 주목을 받았었다. 천혜의 관광 자원이 있지만 새로운 특화 요소를 찾던중 전지훈련 최적지라는 목표아래 남해군내에 천연 축구 잔디구장 5면과 편의시설을 갗춘 스포츠파크를 조성하였다.

스포츠 불모지 남해군에 전국유소년축대회가 열리고 월드컵 출전국인 덴마크가 이 곳에 훈련캠프를 꾸리기도 했다. 한 겨울에도 온화한 날씨탓에 남해군은 수만명이 찾는 겨울 전지훈련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겨울 급감하는 방문객을 이끈 스포츠콘텐츠는 겨울 비수기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2000년 개장이래 불과 몇해 전까지만 해도 남해군에 보탠 경제적 효과도 대단했다. 전국의 소도시들이 앞다투어 남해군을 벤치마킹하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웃프게도 이는 오히려 독(毒)이 되었다. 최근 명성이 퇴색하고 있는 주요인은 남해군을 본뜬 곳이 그동안 여러곳에 자리잡았기 떄문이다. 거제, 통영, 창원에 이어 심지어 제주도에도 축구마케팅을 도입하였다. 엇비슷한 스포츠시설이 생겨나며 남해군의 인기는 시들어졌다. 자업자득이라고 할까? 이를 만회하고자 하는 지자체의 의지와 노력은 예전만 못하니 자연 '스포츠도시'의 꿈은 멀어갈수밖에.

 

유소년(리틀) 야구로 일군 미래스포츠 도시, 화성

과거 54년간 美 공군 폭격훈련장으로 사용됐던 매향리는 그동안 전쟁의 상흔과 아픔을 간직한 곳이었다. 2005년 훈련장이 폐쇄되고 황무지나 다름없이 내버려둔 광활한 땅이 대대적인 변신을 꾀했다. 이 곳에 2017년 최신식 리틀야구장 여러면으로 구성된 종합야구센터가 들어서며 화제를 모았는데 바로 리틀야구의 메카 '화성드림파크'이다.

그동안 굉음을 내품던 무시무시한 비행기 사격장이 유소년 야구선수들이 꿈을 키우는 스포츠파크로 탈바꿈 한 것이다. 2017년 공식 개장한 이후 세계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아시아대회가 개최되었다. 이듬해 2018년에도 세계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아시아-태평양, 중동지역 대회가 열려 명실공히 아시아 최고의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이 뿐만 아니다. 전국 유소년 야구와 여자야구 대회도 이곳에서 개최되어 화성드림파크는 단숨에 국내 아마 야구의 메카로 떠올랐다. 서울 장충 리틀야구장이 아직 명맥은 유지하고 있다지만 새롭게 등장한 화성드림파크의 면모앞엔 주눅이 든다. 화성시는 드림파크 인근에 대규모 평화생태공원도 건립 추진중이어서 이 일대는 앞으로도 무한변신할 예정이다.

도시경쟁력의 핵심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도시문화마케팅- 와이어반컬쳐 대표 윤순학 ysh028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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