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회 부동산융합포럼, 마크로밀엠브레인 최인수 대표 강연


강연 중인 마크로밀 엠브레인 최인수 대표


2018년 새해를 주도할 트렌드의 키포인트는 '개인화된 사회성(Sociality)'이라 진단됐다. 온라인 리서치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최인수 대표는 1월 9일 오전 7시 30분 역삼동 소재 대아빌딩 3층에서 개최된 제 247회 부동산융합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대표는 강연의 서두에서 키워드 제시형 트렌드 전망에 대한 위험성을 얘기했다. 이는 명확하고 알아듣기 쉬운 반면, 다수의 대중 소비자들의 생각과 의견들은 반영되지 못한 경우가 많다 했다. 기술에 의해 세상이 바뀐다는 기술주도론적 시각에 치우친 것이라 했다. 2012년 타임즈(The Times)에 의해 선정된 최고의 발명품 26선 중 하나인 구글 글라스는 출시 2년 만에 판매가 중단됐는데, 이는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큰 기대가 있었으나, 대중의 선택은 받지 못한 결과다. 소수 기술주도자들의 시각으로 선택된 것들이 시장에서 수용될 확률은 높지 않다고 했다.

 

이어서 트렌드에 대한 정의를 설명했는데, 트렌드가 얼마나 오랫동안 사회적인 영향력을 유지하는 지(지속기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해당 트렌드에 반응하는 지(동조범위)에 따라 몇가지로 나뉜다 했다. Mircro Trend - Fad - (Mainstream)Trend - Mega Trend가 그것이다. 이중 Fad와 (Mainstream) Trend는 필히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Fad는 'For a day’의 두문자어인데, 별다른 이유없이 짧은 기간 동안 급속히 인기를 얻었다가 정점에 도달한 이후 곧바로 인기를 잃는 현상을 말한다. 'ㅎ버터칩'의 경우 품귀현상이던 제품이 공장을 2배로 증설한 후에는 전성기 매출의 절반도 안되고 있는 사례, 하얀국물라면 'ㄲㄲ면'의 화려한 등장과 쓸쓸한 퇴장 등을 사례로 설명했다. 이에 비해 (Mainstream) Trend는 대중소비자와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의 내적욕구 자체와 깊이 연결되어 있어 소비자의 삶의 기준 또는 생활표준을 변화시킨다고 했다. 최고경영자가 Fad와 (Mainstream)Trend를 혼동하게 되면 막대한 손실을 안길 선택을 할 수도 있는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그럼, 대중소비자의 니즈를 알고 트렌드를 읽는 것이 왜 중요한가? 최 대표는 최근의 드라마틱한 사례를 들어 강조했다. 어느 달력에나 2017년 12월 20일은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 날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은 19대 대통령 선거일이었지만, 실제의 대통령 선거일은 2017년 5월 9일로 바뀌었다. 견고하다 믿어진 미래도 바뀐 것이다. 그만큼 앞날을 예측하는 일은 힘들고, 힘든 만큼 정확히 예측하는 일의 가치는 높다고 했다.  

 

2017년은 욜로(YOLO) 과잉의 시대

최 대표는 2011년부터 트렌드 전망서를 내고 있는데, 올해도 '2018년 대한민국 트렌드'라는 제호로 발간됐다. 이 책에선 ▲자기주도경험, ▲뉴프로페셔널지즘의 등장, ▲1인가구를 넘어 1인체제로, ▲더 강화된 공정성, ▲미래리스크, ▲서울 vs 도쿄, 두 도시 이야기 등 여섯가지의 토픽이 있는데, 이중 2개를 소개했다. 

 

먼저 ▲'자기주도경험'에 대한 내용을 전했다. 2017년은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과잉의 시대라 천명했다. 욜로는 원래 여행패키지 상품에서 착안되었는데 이를 반영하듯 욜로여행상품이 만발하고, 이 밖에도 욜로카드, 욜로보험, 욜로음료, 욜로 배터리, 욜로 자동차 등 분야를 막론한 욜로 상품이 쏟아졌다. 언론은 초기에 욜로 현상에 대해 호의적이다가 너무 많은 기업에서 마케팅을 펼치니 나중에는 상업적이라는 등 부정적 기사가 많아졌다. 

소비자들도 '요즘 YOLO란 용어가 너무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 같다'에 70.6%가 동의하는 등 욜로 마케팅에 대하여 부정적이다. 한편, 욜로가 소비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관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76.9% 동의). 이 가치관은 소비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어, '가치소비'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했다. 이는 자신이 가치를 두는 제품은 다소 비싸더라도 과감히 투자하는 소비 행태를 일컫는 것인데, 64.4%의 소비자가 가치소비의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 가치소비의 핵심은 자기가 원하는 경험, 자기주도경험이라 했다. 과거에는 자기주도경험이라 할때, 자기계발에 중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향후 10년 전망시 고수익 기대 투자처' 설문에 대해 2013년 까지는 '개인능력개발'이 큰 비중(15.2%)을 차지했으나, 2014년 이후에는 그 경향이 현저하게 꺾였다고 했다. 
자기계발 열풍이 줄어든 자리에는 순수한 취미활동이 끼어들었다. 순수한 경험의 확장(배움)에 투자하는데, 그 경험이 돈이 되는 것과는 관계가 없어졌다고 했다. 과거에는 '배운다'할 때 외국어가 중점이었는데, 현재는 카혼, 뜨개질, 플라워 아크릴 등 돈이 될까 싶은 순수한 경험, 취미, 무경쟁의 경험을 배운다고 했다. 자기 만족이 중요해졌다 했다. 성인학습지 시장이 커지는 것도 역설적인데, 의사가 초등학교 5학년 수학을 푸는 등 유용성을 떠나 단순한 지적 만족을 추구하는 현상이라 했다. 

최 대표는 욜로 현상의 이유도 사실 '돈문제'일 수 있다고 했다. 미래가 희망적이라면 절약하고 투자하며 유용적인 배움을 통해 미래를 대비를 하게 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미래가 부정적이라고 생각한 결과로 욜로현상이 득세하는 것 같다고 했다. 현재도 돈이 없고 미래에도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니, '지금 당장의 느낌'이 희소성의 가치를 갖게 됐다고 했다. 수치상으로도 투자욕구가 줄어들고 있다. 펀드투자 유경험자가 2009년에 51% 였다가 2017년에는 26.8% 로 거의 반이 줄었다. 


반면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은 여전하다(2015년 89.5%, 2017년 88.6%가 이에 동의). 그런데, 부자가 될 공평한 기회는 적다고 생각한다('열심히 노력하면 우리나라에서 나도 부자가 될 수 있다' 설문에 2015년 23.2% 동의, 2017년 19.5% 동의). 욕망은 여전한데 그 실현 가능성이 낮다면 스트레스가 발생하고, 유발된 스트레스는 욜로 분위기를 타고 충동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상대적 박탈감은 충동적 구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주로 먹고, 마시고, 입는 것에 충동구매를 하게 되는데, 이를 합리화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했다('충동구매이긴 해도 내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설문에 56.1% 동의).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후회도 남는데, 술, 외식, 의류에 대하여는 후회가 크고, 경조사 비용, 해외여행 등은 후회가 덜하니 충동구매도 골라서 하면 후회를 줄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최 대표는 ▲'자기주도경험' 관련한 시사점으로 다음의 다섯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욜로가 '새로운 마케팅 용어'가 아니고 메가트렌드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훨씬 이전부터 있어온 어두운 미래 전망에 대한 사회현상이라는 것이다. 두번째는‘즉시적 현재’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저장욕구‘가 낮아졌다고 했다. 대형마트 등에서 대량구매후 저장하는 생활습관에서, 편의점에서 필요한 것만 즉시즉시 구매하는 행태가 많아질거라 했다. 세번째는 '자기계발'의 의미가 달라지거나 방향이 바뀐다 했다. 유용적 자기계발에서 '순수한 개인적 경험의 확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네번째는 피드백이 즉각적이고 빨라지고, 유행의 영향력이 축소된다고 했다. '대세'에 편승하는 소비태도가 줄어들 것이라 했다. 마지막으로 욜로는 '충동성' 개념을 포함한다 했다. 억압적이고 부정적 감정에 대한 돌출적 표출이 보다 자주 드러나 조직문화의 관점에서는 충동적 퇴사, 충동적인 사회문제(범죄)도 과거에 비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폰은 '친구' 그 이상의 존재

이어 최 대표는 '대한민국 커피시장은 10년째 포화상태인가?' 질문을 통해 ▲'1인체제' 주제에 대한 내용을 전개했다. 커피 시장은 2012년에 3.5만 여개의 커피전문점이 있었을 때부터 이미 시장포화를 우려했으나, 2017년 현재 9만개를 돌파했고, 시장 규모는 3조(2012년 기준)에서 9조원 시장으로 확대된 사례를 들었다. 커피 전문점은 과거 '이야기를 하러 함께 갔던 장소'였다가, 현재는 혼자 방문하는 사람들이 2배 이상(2009년 14.0%, 2017년 30.4%) 늘었다고 했다.  

'혼자 뭔가를 하는 행위'가 비단 커피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소위 혼밥은 1인가구가 아니라 2인가구에서 더 많은 비율(1인가구 혼밥 경험률 77.4%, 2인가구 80.2%)로 나타나며, 젊은세대에 국한된 현상도 아니라고 했다. 연령별 혼밥의 비율은 20대가 84.5%로 가장 높다가 30~40대에서 낮아지는 반면, 50대에는 67.5%로 반등한다고 했다.
혼밥의 이유로는 밥을 먹을 때 굳이 다른 사람의 시간과 상황에 맞추고 싶어하지 않는게 핵심이며,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싶지 않고 그에서 자유롭기 위해 스마트폰을 '앞에 앉은 친구'로 생각한다고 했다. 

 

▲'1인체제'는 스마트폰과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했다. 극단적으로 보면 스마트폰은 친구 그 이상이며, 사람은 그냥 옆에 있는 존재로 여기는 것 같다고 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 설문에 64.3%, '화장실에 갈 때도 스마트폰을 가지고 가는 편이다' 설문에 61.4% 가 동의하고 있으며, '직장동료나 친구와 만남에서 앞에 사람을 두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설문에 66.4%가 긍정 답변을 했다.
사람 사이의 친분은 사소한 질문과 대답에서 시작되는데, 이를 스마트폰이 대신하게 되니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인과관계의 선후는 밝혀진 바 없지만,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으면 배우자, 가족, 친구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낀다는 설문조사가 있다고 했다. '친구와 관계적 어려움을 느낀 적이 있다'는 설문에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은 그룹은 35.3%, 의존도가 낮은 그룹은 23.4%가 동의했다. 

예전에 사람들은 '그냥 친하려는 목적' 그 자체로 모임을 가졌는데, 현재는 모임의 목적이 보다 뚜렷하고 구체적이기를 원하는 경향이 보인다고 했다. 2010년에 인터넷 커뮤니티 가입여부가 83%에 달했는데, 이후 하향되다가 2017년에는 79.2%로 다시 높아졌다. 다만 가입 목적은 매우 달라졌다. 친목도모 목적이 눈에 띄게 줄고(2010년 42.0%, 2017년 27.8%), 대신에 게임, 요리, 여행 등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모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1인체제' 주제의 시사점으로는 네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인간의 감정에는 총량이 있어, 자신에 대해 더욱 많은 감정을 쏟게 되면 타인에 대해서는 소홀해 진다했다. 마케팅적으로는 개인의 감정을 건드려야 하는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했다. 두번째로 1인가구가 아닌 1인체제에 산다고 했다. 혼밥, 혼술, 혼영 뿐만아니라 전문적인 영역에서도 알아서 정보를 찾고 그 진위를 판단하며 타인의 영향을 최소화하려 한다고 했다. 세번째는 SNS가 관계확장의 도구가 아니라 큐레이션 플랫폼이 된다고 했다. SNS에 개인의 취향, 기록이 저장되고 디지털 마케팅의 데이터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했다. 마지막으로는 인간은 여전히 사회적 동물이라 했다. 다만,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간의 본능인 사회성(Sociality)’의 성격이 변화한다고 했다. 목적이 없는 친목도모 형태의 모임(예, 동창회,동문회 등)은 최소화될 가능성이 높고,‘이슈’나 ‘뚜렷한 목적‘을 중심(팬덤 혹은 안티 문화 등)으로 한 한시적이고 개인적 취향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사회성으로 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최 대표는 강의를 마무리하며, 2018 대한민국 트렌드의 키포인트로 '개인화된 사회성의 등장'을 꼽았다. '1인체제'라는 기반 아래서 사람관계는 느슨한 연결을 추구하고 의례적 관계는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기성사회에서 모범답안처럼 제시되던 '사회성'은 더이상 상식의 범주에 있기 힘들어 졌고, 현재의 '사회성'은 간섭받지 않는 사회성, 선택적 관심으로 맺어진 사회성, 이슈/관심 영역 중심의 사회성, 맞춤화된 사회성으로 개인화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부동산융합포럼은 한국부동산개발협회와 한국M&A융합센터가 공동 주최하며 매주 화요일 오전 7시 30분에 진행된다. 부동산 관련 트렌드와 이슈를 바탕으로 강연을 구성하여 부동산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정보교환의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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