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갑질 문화’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5.1%가 우리나라의 ‘갑질 문화’를 심각한 편이라고 바라볼 만큼 갑질 문화의 개선은 매우 시급한 과제인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남성 95.4%, 여성 94.8%)과 연령(20대 96.4%, 30대 96%, 40대 96%, 50대 92%)에 관계 없이 갑질 문화가 심각하다는데 이견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갑질 문화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놓고는 을의 순응적인 태도(18.6%)보다는 갑의 권위적인 태도(75.1%)가 문제라는 시각이 훨씬 우세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비슷한 시각으로 갑의 자세를 문제 삼는(20대 76.5%, 30대 75.4%, 40대 73.9%, 50대 74.4%) 가운데, 여성(72.9%)보다는 남성(77.2%)이 갑의 책임을 묻는 태도가 더욱 강한 특징을 보였다. 

 

 

갑을 관계를 구분 짓는 요소, ‘높은 직급’과 ‘사회적 지위’, ‘연봉 및 수입’ 많이 꼽아
갑을 관계를 구분 짓는 결정적인 요소로는 높은 직급(62.7%, 중복응답)과 사회적 지위(57.6%)를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중장년층이 높은 직급(20대 63.2%, 30대 57.2%, 40대 66.4%, 50대 64%)과 사회적 지위(20대 49.6%, 30대 56%, 40대 58%, 50대 66.8%)를 갑을 관계를 구분시키는 중요한 요소로 많이 바라봤다. 이와 함께 높은 연봉과 수입(50.3%), 집안 재력(49%), 집안 배경(46.9%)도 한국사회에서 갑을 관계를 만들어내는 요인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결국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우리사회의 계층을 구분 짓게 만드는 ‘돈’과 ‘권력’이 갑을 관계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이 중 개인의 연봉 및 수입이 갑을 관계를 만든다는 생각의 경우 젊은 층(20대 54.4%, 30대 55.6%, 40대 44.4%, 50대 46.8%)에서 보다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것도 특징이었다.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을은 ‘아르바이트생’과 ‘하청업체’라는 시각
한국사회에서 ‘갑’의 위치에 해당하는 인물 또는 대상으로는 서비스 이용자/손님(86.7%, 중복응답)과 클라이언트/거래처(82.6%)를 먼저 많이 떠올렸다. 또한 고용주(80.1%)와 대기업(79.8%), 돈이 많은 사람(78.4%), 정치인/국회의원(77.8%), 기업총수/재벌가(74.5%), 직장상사(65.3%)도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갑’으로 꼽혔다. 이 중에서도 갑질 문화가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대상은 정치인/국회의원(55.4%, 중복응답)과 대기업(53.3%)이었다. 정치와 사회, 경제를 이끌어가는 기득권층이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공공연하게 ‘갑질’을 하고 있다는 인식이 매우 강한 것으로 보인다. 클라이언트 및 원청업체(48.3%), 고용주(47.5%), 서비스 이용자/손님(46.9%), 기업 총수/재벌가(46.2%) 등의 갑질이 심각하다는 의견도 상당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는 고용주(52.4%)와 서비스 이용자/손님(58%), 30대는 대기업(59.6%), 40대는 클라이언트/원청업체(55.2%), 50대는 정치인(62%)을 각각 갑질 문화의 심각한 주체로 바라보는 태도가 다른 연령에 비해 강한 것이 눈에 띄는 특징이었다. 반면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을’은 아르바이트생(51.4%, 중복응답)과 하청업체/대행사(50.5%), 콜센터 직원(46.5%), 아파트 경비원(45%), 청소 등 용역업체 직원(42.9%)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절반 이상(54.3%)이 실제 갑질 횡포를 당해본 경험 있어
실제 직접 갑질 횡포를 당해본 경험자가 절반 이상(54.3%)일 만큼 한국사회에서 ‘갑질’은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었다. 직업별로는 직장인(58.9)과 전문직(59.1%), 프리랜서(62.1%)가 갑질을 당한 경험이 많은 편이었다. 가장 많이 경험해 본 갑질의 사례는 무시와 하대 등의 무례한 행동(54.7%, 중복응답)이었다. 또한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시키고(45.3%), 괜한 일로 꼬투리를 잡고(39.6%), 막말 및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을 하는(39.6%) 갑의 횡포를 경험한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무언의 압박이나 눈치를 주고(34.8%), 개인 업무 및 심부름을 시키고(34.1%), 야근시간 외의 업무를 요구하는(33.9%) 갑의 횡포도 공공연했다. 

 

 

‘직장 상사’와 ‘고용주’에게 갑질을 당해본 경험이 가장 많아, 갑질을 당한 경우에는 대부분 “요구하는 대로 들어준다”
자신에게 갑질을 행사한 인물로는 직장 상사(31.7%, 중복응답)와 고용주(26.5%)를 주로 많이 꼽았다. 사회전체로는 권력과 지위를 가진 정치인과 대기업을 대표적인 갑으로 많이 바라보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아무래도 부하직원이나 피고용인으로서 ‘을’의 입장에 놓이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그 다음으로는 서비스 이용자/손님(19.3%), 클라이언트/원청업체(18.6%), 돈 많은 사람(15.3%), 임대인(14.4%)으로부터 갑질을 당해봤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갑질에 대처하는 일반적인 방식은 그냥 참는 것이었다. 갑질을 당한 경우 그 대상에 상관 없이 요구하는 대로 들어준다(직장상사 74.4%, 고용주 79.9%, 클라이언트 86.1%, 임대인 75.6%, 대기업 84.3%)는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이다. 다만 갑과의 관계가 지속성이 낮을 때는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는 경우(서비스 이용자/손님 27.6%, 돈 많은 사람 21.7%)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전체 92.5% “우리 사회는 권력을 쫓는 사람이 많은 사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국 사회가 돈과 권력에 의해 좌우되는 ‘갑질 문화’가 공공연하게 성행하는 사회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전체 응답자의 92.5%가 우리사회를 권력을 쫓는 사람이 많은 사회라고 바라봤으며,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이라는 데도 85.4%가 동의하는 모습이었다. 모든 연령대에서 권력을 쫓는 사람이 많고(20대 92%, 30대 92%, 40대 92.8%, 50대 93.2%), 돈이면 다 된다(20대 88%, 30대 86%, 40대 84.4%, 50대 83.2%)는데 이견이 없었으며, 갑질을 당해본 경험의 여부와도 상관없이 한국사회는 권력을 쫓는 사회이자(갑질 당한 경험 있음 92.3%, 없음 92.8%), 돈이면 다 되는 사회(갑질 당한 경험 있음 87.1%, 없음 83.4%)라고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돈과 권력을 중심으로 촉발되기 마련인 ‘갑질 문화’는 향후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10명 중 9명(89.3%)이 앞으로 우리사회의 갑질에 대한 이슈는 문제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본 것이다. 성별(남성 90%, 여성 88.6%)과 연령(20대 93.2%, 30대 92.4%, 40대 87.6%, 50대 84%), 갑질을 당한 경험(갑질 당한 경험 있음 92.6%, 없음 85.3%)에 관계 없이 갑질 문화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드러냈다. 

 

 

“역지사지의 마음만 있다면 갑질 횡포는 줄어들 수 있다”, 10명 중 8명 공감

갑질 문화가 사회 전반적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시각도 상당했다. 전체 88.5%가 갑질 문화가 보다 더 다양한 영역으로 퍼질 우려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역시 성별(남성 88.2%, 여성 88.8%)과 연령(20대 90.8%, 30대 92.4%, 40대 88%, 50대 82.8%)에 관계 없이 비슷한 의견이었다. 가령 다른 운전자를 향해 보복운전을 하는 ‘로드레이지’ 사례도 일종의 갑질 횡포라고 보는 시각(76%)이 강했으며, 대기업에 가고 싶은 이유를 을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찾는 사람들(57.3%)도 적지 않았다. 일상생활 곳곳에서 갑질 문화로 인한 폐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이렇게 우리사회에 갑질 문화가 성행하는 이유 중 하나로, 전체 응답자의 63.4%는 그만큼 타인에게 인정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바라보기도 했다. 대체로 인정과 칭찬에 인색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을’의 위치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이 ‘갑’의 위치에 서게 되었을 때 누군가에게 똑같이 갑질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결국 10명 중 8명(78.1%)이 공감하는 것처럼, ‘역지사지’의 마음만 있다면 갑질 횡포는 줄어들 수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갑질 횡포를 줄이기 위해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은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많이(20대 68.4%, 30대 77.2%, 40대 83.6%, 50대 83.2%)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갑질 문화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마련인 ‘감정 노동’을 산업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85.6%)이 매우 많다는 점에서, ‘감정 노동’ 문제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고민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전체 78.9% “진상 손님이 많은 것 같다”
가장 공공연하게 ‘갑을 관계’에 노출되어 있고, 그에 따른 ‘갑질 문화’가 성행하는 서비스 산업의 문화와 관련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78.9%가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에는 진상 손님이 많은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젊은 세대(20대 82%, 30대 82.8%, 40대 76%, 50대 74.8%)가 진상 손님 및 고객이 전반적으로 많다는데 더욱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손님으로서 대접을 받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10명 중 8명이 손님 및 고객으로서 대접을 받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은 당연하고(82.1%), 돈을 지불한 만큼의 대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80.2%)고 바라봤다. 연령이 높을수록 손님으로서 대접 받고 싶은 마음(20대 72.4%, 30대 77.6%, 40대 87.6%, 50대 90.8%)과 지불한 만큼의 대우를 기대하는 마음(20대 74.4%, 30대 75.6%, 40대 84.4%, 50대 86.4%)을 당연시하는 태도가 좀 더 강한 것도 특징이었다. 또한 전체 84.4%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이 손님에게 친절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바라봤으며, 내가 지불한 돈은 상품가격 이외에 ‘친절한 서비스’도 포함된 금액이라는 의견이 76.1%에 이르렀다. 손님으로서 어느 정도 친절한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는 인식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97.1%, “손님도 서비스 제공자에게 예의를 지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
하지만 손님으로서 서비스를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것이 서비스 종사자에게 안하무인적인 태도를 보여도 괜찮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었다. 전체 10명 중 2명(20.1%)만이 손님은 왕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손님은 왕이라는 의견(20대 11.2%, 30대 12.8%, 40대 23.6%, 50대 32.8%)에 동의하지 못하는 태도가 훨씬 강했다. 아무리 손님이지만 지켜야 할 정도가 있다는 것으로, 손님도 직원이나 서빙 담당자 등 서비스 제공자에게 예의를 지킬 필요가 있다는데 대부분의 사람들(97.1%)이 동의했다. 서비스 직종의 친절도에 대해서도 대체로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67.5%가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서비스가 친절한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상대적으로 여성(남성 64.2%, 여성 70.8%) 및 젊은 세대(20대 76.8%, 30대 76.4%, 40대 58.8%, 50대 58%)가 서비스업의 친절도에 더욱 만족하는 태도를 보였다. 다만 전체 64.7%가 나에게 점원이 말을 걸거나 다가오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고 응답할 만큼 과도한 친절을 불편하게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직원의 서비스 질과 친절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팁 문화는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동의하는 소비자(26.7%)보다 동의하지 않는 소비자(57.8%)가 훨씬 많아, 팁문화에 대한 거부감도 엿볼 수 있었다. 

 

학력 수준 높고 경제적인 여유 있을 경우, ‘자존감’이 높아
한편 10개의 문항(*Rosenberg의 자존감 측정 척도 이용, 1965년)을 토대로 사람들의 자존감 수준을 측정 및 평가해본 결과, 학력과 소득이 개인의 자존감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자존감이 보통 수준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62.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자존감이 높은 편에 속하는 사람(19.4%)과 낮은 편에 속하는 사람(18.2%)의 비율은 비슷했다. 이 중 자존감이 높다고 측정된 사람들은 대체로 학력 수준(고졸 이하 15.2%, 대졸(재) 18.1%, 대학원(졸) 이상 35.3%)과 자가계층평가 수준(상/중상층 47.3%, 중간층 20.4%, 중하층 16.8%, 하층 12.5%)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력이 좋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자존감도 높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반면 자존감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 사람들은 학력이 낮고(고졸 이하 26.5%, 대졸(재) 17.5%, 대학원(졸) 10.8%), 자신의 계층을 낮게 바라보는(상/중상층 5.5%, 중간층 12.4%, 중하층 20.3%, 하층 37.5%) 경향이 뚜렷했다. 또한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남성(남성 19.2%, 여성 17.2%)과 젊은 층(20대 21.2%, 30대 22%, 40대 15.6%, 50대 14%)에서 좀 더 많은 것도 유의미한 결과로 보여진다.

 

‘자존감’ 상승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높은 연봉/수입’을 가장 많이 꼽아
자존감을 높이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제적 여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연봉과 수입(56.8%, 중복응답)이 있으면 자신의 자존감이 올라갈 것 같다는 의견이 단연 가장 많은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20대 61.2%, 30대 61.6%, 40대 51.6%, 50대 52.8%)와 자존감이 낮게 평가된 응답자(낮은 편 60.4%, 보통 58.2%, 높은 편 49%)가 높은 연봉을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 많이 바라봤다. 그 다음으로는 집안 재력(29.7%)과 풍부한 지식 및 식견(29.6%), 전문직 직업(25.6%), 뛰어난 외모(24.2%), 부동산(22.5%), 몸매(22.1%), 타고난 두뇌(21.8%), 업무 능력(20.9%) 등을 자존감 상승에 도움을 주는 요소로 많이 꼽는 모습이었다.

 

상대적으로 남성은 연봉(남성 59.6%, 여성 54%)과 집안 재력(남성 31.4%, 여성 28%) 등 경제적 요소를 많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면, 여성은 지식 수준(남성 26%, 여성 33.2%)과 전문직 직업(남성 18.4%, 여성 32.8%) 등 지적 능력 및 사회적 지위를 많이 의식하는 특징을 보였다. 20대 젊은 층의 경우 다른 연령에 비해 뛰어난 외모(34.4%)나 몸매(32.8%) 등 타인에게 보여지는 ‘외적 요소’에 의해 자존감이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강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편 아무리 노력해도 얻기 어려운 것들로는 집안 배경(43.1%, 중복응답)과 집안 재력(36%), 타고난 두뇌(26.5%), 뛰어난 외모(23.5%), 높은 연봉/수입(22.7%), 부동산(18.4%) 등을 주로 많이 꼽았다. 이런 요소들이 대체로 자존감과 직결되는 요소들이라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