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손품’ 파는 부동산 시대, 프롭테크로 효율성 높인다
지금은 ‘손품’ 파는 부동산 시대, 프롭테크로 효율성 높인다
부동산 정보 모바일화 및 디지털화 통한 산업 변화 ‘가속화’
  • 조인혜 한국프롭테크포럼 사무처장
  • 승인 2019.07.0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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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프롭테크는 많은 B2B 공급자들이 참여하는 시행, 시공 단계에서부터 부동산이 고객을 만나는 분양, 입주, 매매, 임대, 관리에 이르기까지 부동산 전 영역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대형 신규 건설 물량이 줄어들고, 기존 주택과 건물들이 노후화되어가는 구조적인 변화에다 1인 가구, 2~3인 가구의 부상과 소유에서 공유의 시대로 전환하는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부동산 시장도 변화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과거 방식으로 대규모 부지를 사고 큰 건물을 짓고 분양을 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프롭테크로 더 효율적으로 부동산을 짓고 더 유연하게 활용하며 더 지능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전통적 부동산 문제, ‘프롭테크’로 해결 가능 

#1 | 내 집 마련을 위해 열심히 달려온 직장인 A씨는 새 아파트 분양 정보에 늘 귀를 기울인다. 집이 지어지기 전 유일하게 집 구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델하우스 방문은 A씨의 필수코스다. 그러나 서울과 수도권 일대의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아다니는 일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어렵게 시간을 내서 찾아가지만 엄청난 줄서기에 상담 한번 하려고 해도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 막상 가보면 실망하고 돌아서는 경우도 많다. 

 

#2 | 이면 도로에 5층짜리 빌딩을 가진 임대인 B씨. 남들은 건물 소유주라고 부러워하지만, 빌딩 관리에 머리가 아프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임차인이 들어오기를 원하지만, 임차인을 찾는 것 자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기 임차라도 줄 수밖에 없는데 계속되는 단기 거래에 피로도는 늘어난다. 관리비 수령이나 각종 공과금 처리 문제도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다. 하소연을 해봐도 '건물주가 무슨 우는 소리야'하며 면박당하기 일쑤다. 

 

#3 | 빌라 3층에 거주하는 C씨. 언젠가부터 천장에 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하더니 날이 갈수록 정도가 심해져 벽지가 보기 흉할 정도로 얼룩이 생겼다. 양해를 구하고 4층에 올라가 살펴봤지만 어디서 물이 새는지를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공사 기술자를 불렀는데 역시나 어디에서 문제가 생긴 것인지 파악하기 힘들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부실 공사인 것 같지만 집을 뜯어보지 않는 이상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말에 할 말을 잃었다. 

 

위 사례는 주거와 관련해 자주 부딪히는 일상적인 사례들이다. 주체도, 형태도 다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 바로 프롭테크다. 1번의 사례는 모바일 모델하우스 서비스로, 2번은 스마트 임대 관리 서비스로 해결할 수 있다. 3번은 설계 단계부터 2차원과 3차원 정보를 결합한 빌딩정보모델링(BIM), 드론, VR을 통한 이력관리를 결합함으로써 건물 유지보수에 획기적인 개선을 가져올 수 있다. 프롭테크가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는 요술방망이는 아니지만, 그동안 전통적인 저기술 산업인 부동산 분야에 나타난 여러 문제를 효율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점만은 분명하다.

 

부동산도 ‘손품’ 파는 시대

국내 프롭테크 시장의 맹아는 1990년대 후반부터 싹텄다. 문제의식은 단순했다. '다른 분야는 다 온라인에서 가능한데 왜 부동산만은 꼭 직접 가서 발품을 팔아야만 할까' 혹은 '직접 발품을 팔더라도 최소화할 수 없을까'라는 것이었다. 아마 플랫폼으로서의 최초 부동산 정보는 인쇄물로 제작돼 곳곳에 꽂혀있던 ‘벼룩시장’ 같은 생활 정보지였을 것이다. 1990년 설립돼 부동산 매물정보를 실었던 벼룩시장은 7년 뒤 온라인 부동산 정보 플랫폼 ‘부동산써브’를 설립했다. 인터넷을 활용한 e-비즈니스가 확대되던 2000년을 전후로 ‘부동산뱅크’, ‘부동산114’ 등이 등장했고 네이버 부동산이 2005년 서비스를 개시했다. 1세대의 프롭테크 중개 서비스에 이어 2010년 이후에는 모바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2012년 ‘직방’이 서비스를 론칭했으며, 그 이듬해 ‘다방’이 서비스를 오픈하는 등 부동산 모바일 앱 시대를 연 것이다. 

한국소비자원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5월 기준 국내에는 무려 250개 이상 되는 부동산 모바일 앱 서비스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될 정도로 부동산 정보의 모바일화,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서는 기존과 같이 정보 플랫폼에 부동산 매물정보가 게재되는 것이 아닌 다른 형태로 정보 유통이 진화하고 있는데, 이는 개인방송이나 SNS 등을 활용한 것으로 블로그나 카페, 유튜브, 페이스북에서도 부동산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모바일 VR로 실내를 훤히 들여다보거나 주변 시세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분양 정보까지도 모바일로 확인할 수 있게 부동산 정보 서비스는 점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부동산114를 인수한 것이나 우미건설이 직방, 집펀드, 어반베이스, 미스터홈즈에 투자하는 등 전통적인 부동산 기업들이 프롭테크 스타트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프롭테크 대세론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한국프롭테크포럼 회원사 CI (출처: 한국프롭테크포럼)
한국프롭테크포럼 회원사 CI (출처: 한국프롭테크포럼)

 

1인 가구 증가와 부동산 정보 소비 변화, 소유 아닌 공유로

프롭테크가 부상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요소로는 세대 변화와 공유경제의 확산을 들 수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 총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중은 2017년도에 이미 28.6%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구 수로 따지면 약 562만 가구에 이른다. 이는 2000년 222만 가구였던 때와 비교했을 때 무려 152.6% 증가한 것이다. 4인 가구 위주로 모든 경제 구조가 형성된 한국 사회에서 1인 가구의 확산, 2~3인 가구의 등장 등은 소비 트렌드에 변화를 가져왔으며, 부동산도 예외는 아니다.

인터넷과 디지털화, 그리고 가구 구성의 변화는 부동산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 영역에 ‘공유’라는 바람을 몰고 왔다. 부동산에 불어온 공유 바람은 ‘에어비앤비’나 ‘위리브’, ‘우주’, ‘마이워크스페이스’와 같은 스타트업을 성공적으로 키워내면서 셰어하우스나 코워킹(co-working), 코리빙(co-living)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냈다.

이 ‘공유’를 콘셉트로 한 프롭테크 분야는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고자 주거 또는 오피스 공간은 따로 두되, 세입자들의 커뮤니티를 최우선 가치로 꼽아 다양한 네트워킹 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미국과 영국은 물론 일본, 중국 등지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우주, 미스터홈즈, 코티에이블 등 다수의 공유 주거 업체들이 성공적인 투자유치를 기록했으며 마이워크스페이스, 패스트파이브, 스파크플러스 등 공유 오피스 업체들도 지점을 늘리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모두의 주차장, 파킹프렌즈, 파킹클라우드 등 공유 주차 업체나 고스트키친 같은 공유 주방업체의 등장으로 공유는 부동산 공간 전 영역에서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영국, 미국 중심으로 태동... 유니콘, 데카콘 등장도 다수 

미국과 영국, 중국에서는 이미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프롭테크 기업들이 다수 출현하고 있다. 4,000여 개의 업체들이 부동산 혁신 경쟁을 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부동산 전문기업이 아니라 기술 분야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 투자와 관련해 2013년 114건, 4억 5,100만 달러 규모에서 2016년 277건, 26억 9,800만 달러 규모로 급증했다. 현재 기업가치가 10억 달러가 넘는 유니콘 기업도 다수 등장했다. 100억 달러의 평가를 받고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 기업인 위워크, 30억 달러에 이르는 부동산 판매 업체 오픈도어, 23억 원에 이르는 인테리어 업체 하우즈(Houzz)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텐엑스(12억 달러), 중국의 팡닷컴(30억 달러)이 포함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표적인 프롭테크 기업인 직방의 경우 차세대 유니콘 기업으로 떠올랐다.

영국의 최대 온라인 부동산 포털 회사인 라이트무브(Rightmove)는 엄청난 영업이익률로 유명하다. 2017 회계연도 매출 2억 4,327만 파운드(약 3,500억 원) 가운데 영업이익은 1억 7,830만 파운드로 영업이익률이 73%에 이른다. 미국의 1위 부동산 정보 업체 질로우(Zillow)는 1억 세대가 넘는 주택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부동산 가치 측정 툴인 제스티메이트를 개발해 가격을 예측해준다. 2016년 매출이 8억 5,000만 달러(약 9,500억 원)에 달하며 나스닥에 상장돼있다. 

 

한국프롭테크포럼 출범의 의미와 역할

이 같은 흐름을 타고 지난해 11월 한국프롭테크포럼이 출범했다. 국내 프롭테크 생태계를 조성하고 부동산 산업의 혁신을 주도하고자 26개사가 모인 것이 시작이었다. 영국, 독일, 미국 등에 이미 프롭테크 스타트업들의 단체가 생겨난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결과이기도 하지만 국내 프롭테크 시장이 시작 단계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빠른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출범 6개월 만에 회원사가 90개사 이상으로 많이 늘어난 점도 돋보이지만, 포럼 구성에서도 해외 기구들과 차별화된 점이 있다. 한국프롭테크포럼에는 전체 회원사의 60~70%가 프롭테크 스타트업이며 부동산 정보 플랫폼에서부터 기술 기반의 솔루션 업체, 공유 서비스 업체, 인테리어 전문기업 등 스펙트럼이 넓다. 거기다 벤처캐피탈과 학계 및 연구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섹터의 이해관계자가 모인 명실상부한 대표 커뮤니티라고 볼 수 있다.

이들 회원사는 각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며 프롭테크 융복합 모델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특히 시행, 건설사들이 VR, 드론, 공유 서비스 업체들과 함께 부동산 영역에서 새롭고 혁신적인 시도를 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회원 간 사업 연계는 물론 상호 투자와 인수도 활발하다. 우미건설이 부동산 데이터 솔루션 스타트업 ‘집펀드’에 투자하고, 직방이 소셜하우징 전문기업 ‘우주’를 인수하는 등 프롭테크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고 함께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지난 5월 22일 포럼이 개최한 '프롭테크 비전 콘퍼런스 2019'는 프롭테크의 가치와 잠재성을 대외적으로 크게 알린 행사였다. 도시와 공간에 대한 탐색에서부터 주거 트렌드의 변화, 프롭테크 산업의 역동성, 투자 시장에서의 프롭테크 위상을 파악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매년 정기적인 개최를 통해 프롭테크 비전 콘퍼런스를 프롭테크 분야의 대표 브랜드 행사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글로벌 프롭테크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이는 것도 포럼을 만든 중요한 취지이다. 지난 6월 10일, 한국프롭테크포럼 안성우 의장(직방 대표)이 핀란드 헬싱키에 방문해 ‘프롭테크핀란드’ 관계자와 만나 사업협력을 논의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프롭테크핀란드는 한국프롭테크포럼과 같은 해인 2018년에 공식 출범했고, 최근 국가에 정식 등록을 마친 비영리 단체로 약 100여 개 스타트업 등 프롭테크 기업이 모여 있다.

이와 함께 대학가에 프롭테크를 널리 알려 미래 인재를 발굴하는 프롭테크인캠퍼스 사업, 프롭테크 업계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프롭테크 맵, 프롭테크 현장을 직접 가보고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프롭테크 필드 투어 등의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의 프롭테크가 일자리 창출은 물론 미래 산업의 경제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한국프롭테크포럼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앞으로 프롭테크가 부동산 시장과 우리가 사는 도시와 공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그 즐거운 경험에 <스타트업4> 독자들도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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