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우 한국프롭테크포럼 의장(직방 대표) 인터뷰

세계적인 프롭테크 콘퍼런스 Future Proptech. (출처: 한국프롭테크포럼)
세계적인 프롭테크 콘퍼런스 Future Proptech. (출처: 한국프롭테크포럼)

“프롭테크는 이미 광범위한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혁신이 본격화되었습니다. 이 변화를 주도하고 올바른 부동산 프롭테크 생태계 조성에 한국프롭테크포럼이 앞장서겠습니다. 바뀔 시장의 변화에 업계가 힘을 모아 상생하고 또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게임체인저’가 되길 희망합니다.”

안성우 한국프롭테크포럼 의장은 <스타트업4>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한국프롭테크포럼(이하 ‘포럼’)은 국내 프롭테크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과 활발한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포럼이 진행하고 있는 프롭테크 생태계 조성 방안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조명해본다.

 

먼저 포럼 소개 부탁드립니다. 

포럼은 지난해 11월 출범한 비영리 단체로 부동산 기업과 IT·기술 분야의 스타트업 26개 회사가 모여 출발했습니다. 2019년 6월 기준 회원사가 90여 개사로 대폭 확대됐으며, 부동산 업계의 여러 이해관계자와 활발한 교류를 통해 협력과 상생을 바탕으로 프롭테크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포럼에는 직방과 같은 부동산 정보 플랫폼 업체를 비롯해 큐픽스, 어반페이스, 스페이스워크, 어웨어 등 VR, AI, 빅데이터, IoT 테크 스타트업들, 마이워크스페이스, 우주, 동거동락, 모두의 주차장, 고스트키친 등 공유 서비스 업체들이 총 망라돼 있습니다. 이 같은 프롭테크 스타트업들이 전체 회원사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엠디엠플러스, 우미건설, 피데스개발, 한양건설, CBRE 등 국내외 주요 건설개발 업체, 이지스자산운용, 제이알투자운용 등 부동산 금융업체, 프롭테크 투자에 관심이 많은 스톤브릿지, KB인베스트먼트 등 벤처캐피탈(VC)과 서울대 환경대학원 공유도시랩 등 학계 및 연구계에서도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포럼의 출범 배경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5월 영국에서 개최된 세계적인 프롭테크 콘퍼런스인 ‘Future: Proptech’에 다녀왔을 때만 해도 국내에서 프롭테크라는 단어조차 모르는 분들이 많았고, 매우 생소한 분야였습니다. 세계 시장에서도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여러 업계 관계자들과 매달 정기적으로 모임을 하면서 포럼 설립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프롭테크가 무엇인지, 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트렌드로 자리 잡기 시작했는지, 우리 사회는 부동산과 기술의 결합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 고민이 시작된 것이죠.

2018년 7월 처음 시작된 이 모임이 4개월 만에 ‘한국프롭테크포럼’이라는 정식 명칭을 달고 국내 최초의 프롭테크 단체가 되었습니다. 출범 후 지난 7개월 동안 프롭테크에 관심 있는 국내외 여러 분야의 회원사들과 공감대를 이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밋업(Meet-up), 콘퍼런스 등 활동을 확장하고 있는데 현 프롭테크 산업 이슈는 무엇입니까?

밋업은 회원사 간 프롭테크 이슈를 발굴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하며, 또 새롭게 등장하는 프롭테크 기업을 소개하는 정기적인 행사입니다. 지난 5월 ‘프롭테크 비전 콘퍼런스’는 밋업 행사보다 확장된 형태로 회원사는 물론 정부, 유관 기관 등 외부 전문가가 대거 참여했습니다. 

현재 프롭테크 산업 이슈는 부동산 분야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고 부동산과 IT의 융복합 모델을 발굴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분야별로 1~2가지의 선도적인 접목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반기에는 더욱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만의 모델을 만들어나가고 사회적으로 공유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프롭테크 요소 기술은 국내에도 어느 정도 확보돼 있어서 크게 뒤처지지 않습니다. 한국 사회가 당면한 여러 가지 주택 부동산 현안과 도시재생과 같은 정책적 과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프롭테크가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포럼이 이루고자 하는 프롭테크 생태계는 어떤 모습이며, 앞으로 활동은 어떻게 됩니까?

프롭테크는 주거와 삶, 그리고 공간을 바꾸는 혁신 그 자체가 되어야 합니다. 프롭테크는 사람들이 더 나은 공간에서 살 수 있도록 돕고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다소 불편하고 불투명했던 부동산 시장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회원사 간 교류 협력을 확대하고 상호 시너지를 낼 방안을 찾는 부분에 주력했습니다. 하반기에는 프롭테크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국내외 현장을 탐방하고 이제 막 디지털 전환이 시작된 부동산 분야에서 프롭테크가 적용된 실제 사례들을 발굴해 그 가치와 잠재성을 확인하고자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프롭테크 시장은 어느 단계에 속하며, 전 세계적 추이는 어떻습니까?

우리나라의 프롭테크는 걸음마 단계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속도는 매우 빠릅니다. 포럼을 만들 때만 해도 이 정도로 호응을 얻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매달 10개 안팎의 기업들이 포럼 회원사로 가입하고 있고 언론사들도 앞다투어 프롭테크의 가치와 잠재성을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생소했던 프롭테크라는 단어가 이제 꼭 알아야 할 시사용어로 등장하기까지 했습니다. 6개월 사이의 놀라운 인식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재 프롭테크는 부동산의 매매, 임대, 중개 분야에서 거래방식을 바꾸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설 및 개발 분야에서는 3D 기술을 활용한 설계와 모바일 도면 등을 도입하면서 혁신적인 사례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직접 가보지 않고 집이나 공간의 실내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VR 서비스는 물론 가상으로 가구배치 등 인테리어를 미리 해보거나, IoT 기반의 스마트 홈도 프롭테크에 속합니다. 

유럽이나 미국, 중국은 이미 프롭테크가 큰 규모의 경제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유니콘, 데카콘 기업들이 나오는 등 가장 핫한 분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나라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핀테크, 공유경제, 리테크, 콘테크, 홈테크 등 각국 상황에 맞게 다양한 형태의 분야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안성우 한국프롭테크포럼 의장은 프롭테크가 주거와 삶, 공간을 바꾸는 혁신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한국프롭테크포럼)
안성우 한국프롭테크포럼 의장은 프롭테크가 주거와 삶, 공간을 바꾸는 혁신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한국프롭테크포럼)

프롭테크 투자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지난 5월 포브스에서 발표한 바로는, 프롭테크와 관련해 주목해볼 만한 6가지 트렌드 가운데 하나가 바로 프롭테크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입니다. 설문에 응답한 프롭테크 투자자의 약 60%가 2018년 대비 2019년에는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2019년 투자규모가 200억 달러(약 23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사실 가장 큰 임팩트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미국 프롭테크 스타트업 오픈도어에 4억 달러(4,700억 원)를 투자한 것이었죠. 오픈도어는 연 매출 2억 달러(2,360억 원)에 기업가치는 무려 20억 달러(2조 3,660억 원)로 대표적인 프롭테크 성장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렇듯 프롭테크 기업의 성공사례가 거듭되면서 미국, 영국, 중국을 중심으로 프롭테크 스타트업에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더VC라는 투자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포럼 회원사 23개 업체 기준으로 약 3,00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투자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프롭테크 산업에 대한 정부 정책 지원은 어떻습니까?

우리나라 프롭테크 시장이 초기인 만큼 정부의 정책과 지원 역시 이제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국토교통부에서 프롭테크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고 특히 재고 주택 문제나 도시재생 문제에서 프롭테크가 좋은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 북유럽 순방길에 스타트업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핀란드를 다녀왔습니다. 핀란드에도 저희 포럼과 비슷한 프롭테크핀란드(ProptechFinland)라는 단체와 만났는데 정부 역할에 대해 매우 인상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프롭테크 스타트업의 가장 좋은 파트너이자 고객이 바로 정부라는 것입니다. 핀란드 정부는 자금 지원은 물론 프롭테크의 테스트베드로 많은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민-관이 어떤 파트너십을 맺느냐에 따라 매우 좋은 성장 모델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롭테크 관련 취업 연계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까?

전국 대학가를 순회하며 학생들을 만나 직접 얘기하는 자리를 꾸준히 가져 볼 계획입니다. 첫 프롭테크in캠퍼스 때 인턴십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학생들은 프롭테크 기업에서 일해 봄으로써 프롭테크 기업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전문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기업과 학생 간 인턴 매칭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포럼이 프롭테크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취업과 연계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노력하고자 합니다. 

 

올 한해 가장 역점을 두려는 사업 부분은 무엇입니까?

잠재성 있는 프롭테크 스타트업을 많이 발굴하고 파트너 기업들을 회원사로 모셔서 프롭테크 생태계를 탄탄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올해 100개 회원사가 목표였는데 이미 상반기에 90개가 넘어 목표치를 높여야 할 것 같습니다(웃음). 각 회원사가 각자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데 포럼이 도움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좋은 모델이 있으면 이를 사회적으로 공유하고 도시재생이나 주거 복지와 같은 공공성을 띤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또 외국에 있는 프롭테크 협회 및 단체 등과 교류도 활발히 하고 세계 유명 프롭테크 콘퍼런스에 한국관을 열어 우리나라의 유망 프롭테크 기업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으면 합니다. 지난 6월 프롭테크핀란드와 만나 협력 사업을 논의한 것도 이 같은 취지에서입니다. 

이와 함께 국토부 등 정부부처와 협력해 프롭테크 산업 진흥책을 마련하는데 앞장서고 프롭테크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규제 개선 등에도 주안점을 두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관련 업계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2014년에 유럽 최초의 프롭테크 스타트업 육성기관이 영국에 설립됐고, 북미와 아시아 전역에서도 프롭테크 기업이 4천 개 넘게 생겨나면서 정부 등 국가 차원의 지원도 활발합니다. 이른바 프롭테크 선도국으로 불리는 영국과 미국은 정책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이 산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프롭테크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시작되어야 하는 시기라고 봅니다. 부동산이야말로 엄청난 데이터가 생성돼 있는데 이를 활용하는 비중은 매우 미흡하고 그나마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정보보호를 포함하는 때도 있어 데이터 접근 및 분석에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하지만 활용 관점에서 해결책을 찾자면 가능한 솔루션이 없지는 않다고 봅니다. 또 공공데이터 개방과 프롭테크 기업에 대한 해외 진출 지원 등 정부의 지원책을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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