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사업화 전문 유한회사형 VC 이노폴리스

기술사업화 전문 이노폴리스 파트너스 이상진 대표. (출처:스타트업4)
기술사업화 전문 이노폴리스 파트너스 이상진 대표. (출처:스타트업4)

지난해 기준 신규 벤처 투자 규모가 3조 4,249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발표한 ‘2019년 1분기 벤처투자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벤처투자액은 7,45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했으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투자액은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개인과 일반 법인의 벤처펀드 출자가 증가함에 따라 민간 중심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에 <스타트업4>는 이상진 이노폴리스 파트너스 대표를 만나 벤처기업의 투자 현황을 짚어봤다.

 

기술사업화 전문 벤처캐피탈(VC) ‘이노폴리스 파트너스’

우리나라 벤처투자 기업은 크게 일반 법인 형태와 유한책임회사(LLC)형으로 볼 수 있다. 주식회사 형태는 약 140개에 달하는 반면, LLC는 10개 내외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LLC형 VC가 보편화된 벤처 투자 선진국인 미국, 중국 등처럼 우리나라도 LLC형 VC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6년 설립된 이노폴리스 파트너스(이하 이노폴리스)는 두 가지 VC 특징이 있다. 기술사업화 전문 유한회사형 VC라는 점이다. 설립 당시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는 미래기술 1호 펀드(공공기술기반펀드)의 위탁 운용사로 ‘이노폴리스’를 최종 선정했다. 이는 이노폴리스가 대덕이노폴리스 특허기술사업화 투자조합(대덕펀드) 운용사로서 기술사업화 펀드의 성공적인 투자와 회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후 이노폴리스는 기술사업화의 핵심인 ‘대덕연구단지’ 안에 사무실을 별도 운영하면서 기업사업화 전문 VC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상진 대표는 경북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전공했으며, 연세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그는 국내 원조 VC로 불리는 KTB네트워크(94~99)에서 심사역을 처음 시작한 이후 키움인베스트(99~01) 책임심사역, 스틱인베스트먼트(04~06) 이사 등을 지내다 2006년 이노폴리스를 설립했다.

우선 이노폴리스에서 기술사업화 투자를 위해 관련 분야 지식을 알아야 했다. 때문에 이 대표는 본인과 이기주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인력을 전부 공대 출신으로 구성했다. 

심사, 발굴 등 20년 이상 직접 투자에 나선 이 대표는 그간 투자건수 120건 이상, 회수 2,500억 원대, 투자액 약 1,300억 원 등의 이력을 가졌다. 그 중 전체 상장된 회사가 약 40개이며, M&A로 진행한 건이 10개 정도다. 

 

팁스 운영사, 액셀러레이터 비중 절반 이상 차지

중기부는 지난 5월 정부 민간 투자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의 운영사가 총 47개사로 늘었다고 밝혔다. 팁스는 운영사가 창업팀을 선별해 1~2억 원을 투자한 후 중기부에 추천하면, 정부가 R&D 등 최대 7억 원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팁스는 신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민간투자와 더불어 5억 원(R&D), 1억 원(사업화), 1억 원(마케팅) 등 전반적인 사업을 지원해준다.

현재 팁스 운영사는 성장잠재력이 있는 기업을 발굴해 투자뿐 아니라 보육·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가 절반 이상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 다음 VC, 대기업·중견기업 등이 뒤를 잇는다. 특히 이노폴리스의 경우 VC로는 처음으로 팁스 운영사에 선정됐다. 당시 컨소시엄을 과기부 산하 17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공동 출자한 국내 최대 기술지주회사인 한국과학기술지주, 서울대학교 기술지주로 꾸렸다. 2014년 이노폴리스에서 분사한 BNH인베스트먼트와 스타트업 미디어인 벤처스퀘어 두 곳이 추가돼 총 5개 기관이 참여함으로써 가장 큰 규모의 컨소시엄이 형성됐다. 

이노폴리스는 대덕 지역 스타트업 위주로 팁스를 진행 중이다. 팁스 운영사인 액셀러레이터, VC, 대기업 등은 각자 지닌 특징과 잘하는 분야가 다르다. 액셀러레이터처럼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창업 보육 전문 회사는 프리팁스와 팁스 등 초기 투자를 많이 진행한다. 하지만 팁스의 경우 이노폴리스는 1년 중 4~5개의 투자만 진행해오고 있다. 이노폴리스의 1년 전체 투자금액 약 300억 원에서 팁스 투자 비중은 10% 채 안 되는 약 10억 원 규모다. 이노폴리스와 같은 VC가 팁스를 진행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VC로서 펀드를 운용하며 큰 돈을 다루려고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기술사업화 펀드 출자 이끈 이노폴리스 눈길

지난 5월 기준 이노폴리스의 펀드 결성 누적 규모는 2,017억 원으로, 곧 2,567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이노폴리스는 2006년 설립한 대덕이노폴리스 특허기술사업화 투자조합를 비롯해 IT 전문 투자조합, 제조-IoT투자조합 등의 펀드들을 운용하고 있다. 

2017년에는 미래부가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전북 등 지방자치단체와 국민연금 등을 주요 출자자로 한 이노폴리스 공공기술기반펀드를 총 501억 원으로 결성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에 따르면 대부분 진행되는 블라인드 펀드는 수익률을 가늠하기 어려우며,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국민연금 등과 같은 기관에서는 기술사업화 펀드에 출자를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 국민연금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탄탄한 경험을 지닌 이노폴리스 기술사업화 펀드에 출자한 것이다. 

이로써 현재 전체 약 150개의 VC 가운데 국민연금이 출자한 곳이 10개 내외에 불과한 만큼 이노폴리스의 신용도 또한 향상됐다. 

이 대표는 아이템보다 경영자 자질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스타트업4)
이 대표는 아이템보다 경영자 자질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스타트업4)

<미니인터뷰>


아이템보다 경영자 자질 중요하다

△선택과 집중 △공공기술 사업화 정책 목표 달성 △핵심 인력 역량 통한 펀드 이익 극대화 △투자 후 차별화된 Value-up 프로그램 가동 등을 투자 기본 전략으로 추진하는 이노폴리스 파트너스의 이상진 대표를 만나 세부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표님은 기업 투자 시 어떤 점을 중요하게 여기십니까?

투자 시 제일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경영자입니다. 아이템보다는 ‘경영자가 괜찮은 사람인지’가 중요합니다. 왕처럼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에도 주변 사람과 상의하고 한 번 더 점검하는 사람이 결국 성공한다고 봅니다. 제일 먼저 경영자 자질을 보고, 그 다음이 아이템입니다. 아이템은 글로벌 진출을 통해 매출이 나올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바이오 등 선호하는 특정 분야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는 ICT, 바이오, 전기·전자, 소재·부품 등 4개 분야로 나눠서 포트폴리오를 관리합니다. 투자 현황을 보면 ICT와 바이오 이 두 가지 부분에서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우리는 전기·전자, 소재·부품 쪽 투자를 주로 하고 있으며, 특히 소재·부품에서 강합니다. 그 이유는 지방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ICT는 서울에 집중되어 있어 지방에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우리는 어느 분야를 특정 지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 변화에 따라, 그리고 우리 펀드 성격에 따라 달리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IT 펀드 이외에 세부적으로 아이템이 나눠진 펀드가 없는 상황입니다. 향후 바이오 분야 투자를 위해 전문 심사역 영입을 생각 중에 있습니다.

 

올해 대표님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려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지금처럼 1년에 300억 규모로 투자를 계속할 것입니다. 또한 올해 창업초기 투자조합, 세컨더리 투자조합 등 2개의 신규 펀드를 결성할 예정입니다. 창업초기는 설립 3년 이내 매출액 20억 이하의 회사에 투자하는 창업초기 전문 펀드로, 팁스에 적합한 펀드입니다. 결성 금액이 조성되면 팁스에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 세컨더리 시장은 다른 VC와 법인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사오는 것입니다. 이미 결성된 펀드의 청산을 준비하기 위해 500억 이상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특징은 지역별 투자를 많이 한다는 겁니다. 지방에 투자하다 보면 제조업체 위주로 진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제조업체는 자본시장에서 밸류가 낮습니다. 제조업체가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여도는 크지만 밸류가 낮다는 말입니다. PER(주가수익비율)로 보면 서비스 및 SW 쪽은 20% 정도이며, 제조 쪽은 10%가 되지 않습니다. 제조업에 투자하는 VC가 늘어야 합니다. 또 정부에서 글로벌 진출 기업에게 혜택을 더 제공해야 합니다. 이유는 중소기업 대부분이 마케팅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마케팅 비용을 초기에 어느 정도 수준까지 지원해줘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특허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겁니다. 국내뿐 아니라 국제특허를 내야 하며, 타기팅이 중국일 경우 중국에도 별도 특허비용을 내야 합니다. 무엇보다 방어특허가 아닌 독보적인 원천특허를 보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팁스 기업들을 보면 원천특허에 가까운 것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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