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민의 특허전략] 이것도 특허가 될까?
[정경민의 특허전략] 이것도 특허가 될까?
  • 정경민 변리사
  • 승인 2019.07.1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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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변리사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는 “이거 특허가 될까요?”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이 발명이 특허의 대상인지를 질문하는 것과 심사를 통과하여 특허가 등록될지를 물어보는 것이다. 심사통과여부는 단박에 대답해주기 어렵다. 선행문헌을 검색해봐야 하고, 검색된 선행문헌으로부터 그 발명이 신규성 또는 진보성이 인정될 것인가 검토해봐야 한다. 특허의 대상인지 여부는 대부분 간단하다. 거의 대부분 특허의 대상인지에 대해서는 YES를 했다. 하지만 간혹 곤란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아래에서는 특허의 대상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특허법의 규정

특허법 제2조 제1호에 따르면, ‘발명’이란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으로서 고도(高度)한 것을 말한다. 즉, 1) 자연법칙을 이용한 것이어야 하고, 2) 기술적 사상이어야 하며, 3) 창작이어야 하고, 4) 고도하여야 한다. 나아가, 특허법 제29조 제1항에서는 발명이 산업상 이용가능한 것이어야 한다고 추가로 규정하고 있다.

 

1) 자연법칙의 이용

자연법칙이란 현상들의 결합을 일정한 방식으로 규정하는 조건으로서 경험적 사실을 넘어 필연성을 수반하여야 한다. 예컨대 물건은 아래를 향하여 떨어지고, 힘을 가하면 가속하고,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곳으로 흐르는 등 자연계에 존재하는 원리 원칙을 의미한다. 자연법칙을 이용해야 하지, 자연법칙 자체는 특허의 대상이 아니다. 자연법칙에 위반하는 무한동력, 기치료 등은 발명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2) 기술적 사상

기술이란 일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수단이다. 사상이란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착상으로서 특허법상 발명은 현존하거나 구현에 성공한 기술이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상이면 족하다. 장차 기술로서 실현 가능성이 있으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출원일 기준으로 기술이 구현 가능한 것이어야지 그렇지 못하면 정의규정에 위반된다.

 

3) 창작성과 고도성

발명은 인간에 의해서 창작된 것이어야 한다. 단순히 발견된 것이어서는 부족하다. 번개에서 빛이 난다는 사실은 발견이지만, 번개의 전기를 이용하여 전구를 만들어낸 것은 발명이다. 나아가 발명은 고도한 것이어야 하며 퇴보된 발명은 발명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발명의 고도성은 진보성 요건에서 심사된다.

 

4) 산업상 이용가능성

산업상 이용가능성이란 발명이 산업에서 실제로 실시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반복적으로 실시될 수 있는지, 장래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하게 된다. 예술활동과 같이 반복적으로 같은 결과를 얻어낼 수 없는 발명이거나 출원일 당시 기술의 구현 정도에 비춰 구현되기 어려운 발명이라면 본 요건을 만족하지 못한다고 본다. 

 

특허된 책이었던 마법천자문. (출처: 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442713)
특허된 책이었던 마법천자문. (출처: 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442713)

책도 특허가 될까요?

많은 사람들이 널리 알고 있는 마법천자문이 특허된 책이었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이제 많지 않다. 출원인은 마법천자문은 학습교재에 불과하나 교재의 내부 배치에 특징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등록된 청구항은 아래와 같았다.

 

[청구항 1]

한자를 교육하기 위해 표지와 목차 그리고 본문으로 구성되는 한자 교재에 있어서, 상기 본문은 특정한 스토리를 갖는 만화로 구성되며, 상기 본문 중에 스토리와 연관된 한자와 그 한자의 뜻 및 소리 그리고 한자의 뜻과 연관된 만화 이미지가 함께 도시된 한자 만화 이미지 도시면들을 포함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한자 교재. 즉, 만화 스토리에 연관된 한자, 뜻 소리 그리고 연관된 만화이미지가 함께 도시되는 책이라면 모두 본 특허의 침해가 될 뻔했던 것이다.

특허법원에서는 “한자학습교재를 읽는 학습자가 만화이미지 등을 통한 효과적인 한자학습을 할 수 있도록 교재의 본문에 학습할 한자와 관련된 만화이미지를 스토리와 연관되게 삽입하고 그 한자만화 이미지 도시면의 각 부분을 공간적·물리적으로 배치·형성하는 구성을 취하고 있으므로, 시각적 배치를 유기적으로 구성하여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자연법칙을 이용한 발명에 해당한다”고 판시(특허법원 2009.10.16. 선고 2009호351판결)하여 특허를 인정하였다. 이는 책의 특허성이 인정된 특별한 케이스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특허출원 전 마법천자문을 판매한 것이 발견되어 허망하게 무효가 되었다.

 

프로그램의 경우

컴퓨터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저작권적인 성격이 강하다. 또한 심사기준은 프로그램을 물건으로 인정해주지 않아 왔다. 이에 프로그램이 기록된 저장매체, 프로그램과 연동한 장치로서 우회하여 프로그램을 특허로 보호하여 왔다. 하지만 이는 또 다른 문제를 초래하였다. 기술의 발전으로 프로그램이 기록된 디스크나 시디롬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결제 후 프로그램이 다운로드 가능해진 것이다. 온라인으로 프로그램이 전송됨으로써 프로그램이 기록된 저장매체 청구항을 회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랜 기간 프로그램의 발명의 성립성에 대해서 다툼이 있어왔다. 이제는 대법원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의 발명의 성립성을 인정함으로써 프로그램도 하나의 카테고리로서 특허등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프로그램특허의 구성요소는 프로그램을 수행하기 위해 포함되는 모듈이나 프로그램이 수행되는 단계가 포함된다. 예컨대 사용자입력을 수신하는 수신모듈, 입력된 제1사용자입력에 대응하여 xx기능을 수행하는 xx기능모듈, xx기능이 수행된 후 입력되는 제2사용자입력에 대응하여 yy기능을 수행하는 yy기능모듈 및 각 모듈을 제어하는 제어모듈을 포함하는 프로그램과 같은 식으로 청구항이 작성된다. 

컴퓨터 프로그램 특허가 가능해지면서 컴퓨터 게임 또한 특허가 가능해졌다.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게임을 수행하는 게임기특허에서 벗어나 게임 자체, 유닛의 움직임, 독특한 입력수신방법 등을 특허로 보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동일성과 의거성 등 침해를 인정받기 위해 지나치게 어려운 저작권이나 프로그램보호법의 경우 프로그램을 보호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매우 어려웠기에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영업방법(BM)

영업방법도 특허가 될 수 있을까? 원칙적으로 물건을 남들과 다른 방법으로 판매하는 행위 자체는 인간의 선택에 달려있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법칙을 이용한 것이 아니어서 특허의 대상이라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영업방법이 온라인 상에서 구현된다거나 시스템과 연계되어 실현되는 경우에는 특허로 등록될 수도 있다. 비즈니스 방법이 발명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상에서 소프트웨어에 의한 정보처리가 하드웨어를 이용하여 구체적으로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즉, 새로운 영업방법 자체가 아니라 새로운 영업방법이 온라인 또는 시스템상에서 하드웨어를 이용해서 실현되어야 하는 것이다. 

대법원은 영업방법 발명의 특허성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한 바 있다. “생활쓰레기 재활용 종합관리방법은 그 자체로는 실시할 수 없고 관할 관청, 배출자, 수거자 간의 약속 등에 의해 이루어지는 인위적 결정이거나 이에 따른 관할 관청 등의 정신적 판단에 불과하여 자연법칙을 이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또한 각 단계가 컴퓨터의 온라인상에서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상에서 처리되는 것이어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연계되는 시스템이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즉, 영업방법이 특허법상 발명이 되기 위해서는 컴퓨터상에서 구체적으로 실현이 되어야 한다.

새로운 영업방법이 온라인상에서 구현되더라도 신규성/진보성의 요건을 넘어야 한다. 실무상 아무리 새로운 영업방법이라 하더라도 온라인상 구현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특허등록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심사규정상 영업방법의 새로움보다 기존의 영업방법이라 하더라도 기술적으로 새롭게 구현되는지 여부를 따지게 된다. 예를 들어 기존과 다르게 가격이 아닌 수량을 이용하여 온라인으로 구현된 경매는 경매 자체가 온라인으로 구현되는 것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어 진보성이 낮다고 판단하였지만, 입고된 자재의 가치를 계산하여 일정 가치 이하가 되면 경매를 제안하는 시스템은 자재의 가치를 판단하여 경매를 제안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컴퓨터 시스템에서 이를 구현하는 것이 새로운 알고리즘이 적용되었다 판단하여 진보성을 인정한 바 있다. 

 

영업방법이 특허등록된 예. (출처: kipris.or.kr)
영업방법이 특허등록된 예. (출처: kipris.or.kr)

치료행위

광고판을 보다 보면 특허 받는 치료방법이라고 광고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치료방법도 특허의 대상일까? 의료업의 경우에는 의료행위를 하는 의사들의 양심과 윤리에 관한 문제로서 이러한 치료방법은 원칙적으로 특허성을 부정한다. 하지만, 청구항에 인체를 직접적인 구성요소로 하지 않는다면 치료방법 또한 특허가 가능하다.

청구항에 인체를 구성요소를 하지 않는 치료방법이라 하더라도 기를 이용한 치료행위가 특허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손을 진동을 하면 힐링에너지가 나와 비타민을 합성하고 이를 환자에게 대면 치유할 수 있다는 분이 상담을 오셨다. 당연히 특허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납득시키기 위해 한 달여 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결국에는 손을 진동시키는 진동기구로 변경하였으며, 진동에 따라 사람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음을 명세서에 기재하여야 했다. 

 

식물, 미생물도 특허의 대상이라고?

동물의 경우 특허허여의 대상인지에 대해서 아직 명확한 규정이 없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동물을 창조하는 경우 이러한 동물은 가까운 미래에 특허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아직은 동물 발명의 경우 반복하여 실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 특허의 대상으로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식물과 미생물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이들의 경우 반복하여 실시할 수 있는지가 가장 문제가 된다.

식물의 경우 통상의 기술자가 특허 명세서에 기초하여 동일한 식물을 재현할 수 있다면 특허의 대상으로 보는 편이다. 즉, 명세서에 변종식물을 재현하기 위해 상세히 기재해야 하며, 이 기재로부터 누구나 변종식물을 재현할 수 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대법원은 청구항에 기재된 육종소재를 사용하여 동일한 육종과정을 반복했을 때, 명확히 동일한 변종식물을 재현할 수 있다면 이러한 식물발명 역시 특허의 대상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미생물의 경우 반복가능성의 입증이 식물보다는 쉬운 편이다. 해당 미생물을 기관에 맡기는 것으로 해결되기 때문이다. 미생물이란 곰팡이, 세균 등 미세한 크기의 생명을 의미한다. 미생물발명은 이러한 미생물을 발명하거나, 미생물을 생산 또는 이용하는 발명을 말한다. 종래에 미생물의 반복생산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특허대상이 아니라고 부정해왔지만 최근 유전공학의 발달로 미생물발명 또한 단순한 발견이 아니며, 기탁을 통해 반복생산가능성이 해결되어 특허성을 인정하고 있다. 미생물 발명은 그 미생물을 쉽게 입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출원 시까지 기탁기관에 미생물을 기탁하여야 한다. 서면에 기재된 내용만으로 실시 가능성을 판단하는 다른 발명들과 달리 미생물 발명은 기탁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미생물을 기탁하지 않을 때는 그 미생물을 입수할 수 있는 방법을 상세하게 기재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