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스타트업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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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월드컵, 올림픽 등 전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가 열리면, 가족, 친구 혹은 연인과 한곳에 모여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약속을 정하고, 한 장소에 모일 필요가 없어졌다. 살린의 가상 현실 멀티채널 인터렉티브 방송 플랫폼 에픽라이브를 이용하면, 가상의 공간에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영화, 스포츠,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다.

 

2000년, 첫 창업 도전

김재현 살린 대표는 자신을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장남이자 이제는 사랑하는 아들을 둔 한 가정의 아버지라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대학교에 다닐 당시에는 밴드 활동을 하며 대학가요제 예선에 나갈 정도로 음악을 좋아하기도 했다.

그러나 관심사와는 별개로 대학 졸업 후에는 사업을 했던 부모님의 바람대로 대기업에 취직해 그 회사의 대표이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직장생활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다니던 기업이 문을 닫으면서 사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2000년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중심으로 첫 창업을 하게 된다. KT, 하나로통신 등 국내 7개 대형 인터넷 데이터 센터(Internet Data Center)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하며 승승장구한다. 창업 2년 반 만에 코스닥 업체에 회사를 매각하고, 그 회사에서 일하다 영국회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게 된다. 그리고 김 대표는 회사의 지분을 포기한 뒤, 영국회사로 옮겨 간다. 

이때 당시가 2004년이었는데, 2015년까지 영국·미국계 방송·미디어 솔루션 회사에 근무하며 한국과 중국의 IPTV 담당 사업 총괄을 맡게 된다. 

 

가상현실, 살린 에픽라이브의 핵심 기술

김 대표는 2016년 살린 에픽라이브의 핵심 기술인 VR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된다. 당시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페이스북이 대표적인 VR 기업인 오큘러스를 2조 원에 인수하는 것을 보면서 김 대표는 VR이 게임과 같은 마이너 산업에서 메이저 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는 확신을 하게 된다.

김 대표는 국내 IPTV와 디지털 케이블 방송의 시작부터 쭉 함께 해오면서 이 사업들이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지켜봐 왔다. 흑백TV가 컬러TV가 되고, 이후 IPTV와 모바일 OTT가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다음 방송 스크린으로는 VR 머리 착용 디스플레이(Head Mounted Display, 이하 HMD)단말이 사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기 때문에 VR HMD단말에 사용 가능한 가상현실 방송 솔루션을 개발하면 전 세계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살린’, 캘리포니아의 슈퍼카 튜닝회사 이름에서 착안

‘살린’이라는 회사명을 어떻게 지었느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아들이 지어줬다”고 밝혔다. 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일 때, 아들과 단둘이 3주 동안 유럽 자동차 회사를 탐방하는 여행을 했을 정도로 아들은 자동차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김 대표가 아들에게 회사 이름을 추천해 달라고 하자, 김 대표의 아들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슈퍼카 튜닝회사인 ‘Saleen’이라는 회사를 소개하면서 이렇게 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아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반영해 Saleen’의 ‘ee’를 ‘I’로 바꾸고 ‘Salin’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된다. 김 대표는 아들이 지금도 자기가 직접 이름을 지은 기업이 꾸준히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매우 뿌듯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K-Champ 통해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 인연 맺어

김 대표는 살린이 지금처럼 성장하기까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센터장 이경준, 이하 경기혁신센터)의 도움이 가장 컸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과거에 운영했던 회사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원장 김창용, NIPA) VR 컴피티션 과제에서 VR 프로야구 멀티뷰 데모 개발로 KT 상을 수상하고, KT의 에코 얼라이언스 파트너로 선정되는 등 KT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었다. 살린 역시 경기혁신센터와 KT가 함께 운영하는 K-Champ 프로그램에 선정되면서 오늘날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살린은 경기혁신센터로부터 셀 수 없이 많은 지원을 받았다. K-Champ 프로그램에 선정되면서 지원금을 받았고, KT와 VR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아 청담러닝과 시범 서비스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또한, K-Champ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러 보육기업을 소개받는 등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경기혁신센터의 보육기업이 되고 싶어하는 스타트업들을 향해서는 “좋은 아이디어와 사업 추진력을 갖추는 것은 당연하고, 이왕이면 KT와 글로벌 사업을 전개해 나갈 방법을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살린은 ObEN과 협력해 VR과 AR 서비스를 공동 개발했다. (출처: oben), 에픽라이브를 통해 팬들은 가상공간에서 아이돌 스타와 소통할 수 있다. (출처: 이너테인먼트 BASTA BASTAR), 지난 3월 열린 소프트뱅크의 후쿠오카 호크스 프로야구를 VR로 중계하는 화면. (출처: professional baseball in 5G Softbank)
왼쪽부터 살린은 ObEN과 협력해 VR과 AR 서비스를 공동 개발했다. (출처: oben), 에픽라이브를 통해 팬들은 가상공간에서 아이돌 스타와 소통할 수 있다. (출처: 이너테인먼트 BASTA BASTAR), 지난 3월 열린 소프트뱅크의 후쿠오카 호크스 프로야구를 VR로 중계하는 화면. (출처: professional baseball in 5G Softbank)

가상현실 미디어·교육 서비스 위한 소프트웨어 솔루션 ‘에픽라이브’

살린의 핵심 사업인 에픽라이브 플랫폼은 B2B용 가상현실 미디어·교육 서비스를 위한 소프트웨어 솔루션 브랜드다. 기업 고객이 살린의 솔루션을 통해 가상현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살린은 에픽라이브를 바탕으로 유럽, 북미, 동남아시아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나가고 있다. 김 대표는 해외 진출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영국·미국계 소프트웨어 솔루션 회사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면서 소프트웨어 회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직접 보고 겪은 뒤, 살린의 목표를 글로벌 시장으로 삼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제공하고 사용료 받는 라이선스 ‘비즈니스 모델’ 채택

이어 김 대표는 “살린의 비즈니스 모델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사용료를 받는 라이선스 모델”이라고 말했다. VR을 다루는 사업은 아직은 생소하고, 낯설어서 성공 사례가 드물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사 입장에서도 위험부담이 많다. 살린에서도 일회성 용역 서비스로 사업을 전개하면 성장성이 없기 때문에 사용하는 만큼 돈을 받을 수 있는 사스(Software as a Service, SasS)모델을 채택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고객사도 부담을 덜 수 있었고, 새로운 시도를 함께해 볼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대표는 “서비스 사용량이 많아진다는 것은 고객사의 서비스도 성장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함께 부담하고,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사스가 훌륭한 모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총 ‘3억 8천만 원’ 투자 유치

살린의 투자 유치 성과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살린은 지금까지 3억 8천만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올해에는 총 15~20억 원 이상을 유치해 2020년과 2021년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이 외에도 김 대표는 올해 1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5~7명을 추가로 채용해 급증하는 프로젝트에 대응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추가로 투자를 유치해 향후 성장을 준비하는 것이 목표”라며 “고객사들의 상용 서비스를 지원해 다양한 VR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정부에 바라는 점에 대해서는 “정부가 현재 스타트업 지원 정책을 잘 펼치고 있는 것 같다”며 “2000년에 창업을 했었는데, 당시는 ‘벤처 붐’이 거의 끝나가는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때에 비하면 창업 환경과 죽음의 계곡인 데스밸리를 지나가는 과정에 대한 지원이 상당히 좋아졌다”며 “딱히 더 요청할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을 해보니 결국은 기업 스스로 자생력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스타트업들이 스스로 살아남는 방법을 깨우쳐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살린과 같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예비 창업자들에게는 “직장 경험이 없는 개인이 B2B 사업을 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며 “우선 직장 생활을 해본 후, B2B 사업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직장 생활을 경험해 본 사람이 B2B 사업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기란 굉장히 어렵다”며 “무조건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창업을 시작하라”고 조언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김재현 대표는…

고려대학교에서 정보보호학 박사 과정을 수료한 김 대표는 1994년 대우정보시스템에 입사해 개발 및 네트워크 기술·영업 파트를 지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클라우드웨이브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KT, Dacom, Hanaro Telecom, GNG Networks, KTH 등과 계약을 체결했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NDS Korea의 사업총괄 상무로 있었고, 2012년부터 2015년까지 Cisco Korea Video 사업총괄 상무를 역임했다. 2015년 ㈜살린을 창업해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스타트업투데이=임효정 기자] 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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