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관형 Risen 대표, 서울대 음대 출신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타지 않는 프라이팬’ 만든 사연
조관형 Risen 대표, 서울대 음대 출신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타지 않는 프라이팬’ 만든 사연
  • [스타트업투데이 임효정 기자]
  • 승인 2019.07.29 13:4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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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Risen
출처: Risen

[스타트업투데이] 어느 스타트업 대표는 ‘창업가 DNA’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생물학적으로 그렇다기보다는 창업가들은 태어날 때부터 남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는 얘기일 게다. 그러나 본래 ‘음악가 DNA’를 가지고 있다고 믿었던 사람이 프라이팬을 만들며 직접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어 ‘창업가 DNA’가 존재한다는 말이 무색해졌다. 조관형 Risen 대표가 지휘봉을 잡던 손으로 프라이팬을 만들고 있는 사연은 무엇일까.

 

4수 끝 서울대 음대 합격

조관형 Risen 대표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을 목표로 3수를 했다가 청주사범대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9개월 동안 재학하다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다시 도전했고, 합격의 기쁨을 맛본다. 대학 졸업 후에는 군대를 다녀와서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27년 동안 지휘봉을 잡는다.

조 대표는 청소년기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와 함께 강변가요제를 시청하던 중, 아버지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게 된다.

“아버지, 제가 강변가요제 참가자 중, 일등을 골라내면 제가 원하는 악기를 사주세요.” 조 대표가 사고 싶은 악기는 호른이었다. 아버지는 제안을 수락했고, 조 대표가 고른 강변가요제 참가자가 대상을 받았다. 아버지는 조 대표가 호른을 살 수 있도록 100만 원을 쥐여줬다. 원하는 악기를 얻게 된 이때부터 음악에 대한 관심은 더욱 깊어졌다. 

“당시 집에서는 난리가 났지만, 아버지는 저를 믿고, 100만 원이라는 거금을 건네주셨어요. 아버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음악을 했어요. 음악의 대가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저런 소리가 날 수 있을까?’ 파고들었죠.”

조 대표는 고향인 대전에서는 후배들에게 자신이 ‘음악계의 전설’로 통한다며 웃어 보였다. 단 한 번의 레슨 없이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합격했다는 것이 자신이 전설로 불리는 이유라고.

지휘하고 있는 조관형 대표 (출처 Risen)
지휘하고 있는 조관형 대표 (출처 Risen)

 

작년 말, 오케스트라 지휘자 사임해

조 대표는 작년 말, 27년 동안 잡았던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1992년 3월, 민간 오케스트라를 창단한 뒤,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활동하고 남는 시간에는 제품 연구와 개발에 힘을 쏟으며 사업과 음악을 병행해 왔지만, 이제 사업에 전념하기로 했다.

조 대표는 15년 전 처음 사업에 몸담았다. 조 대표가 한 업체에 투자를 했는데, 그 기업이 어려워지자 조 대표는 투자한 기업의 대표에게 조언을 건넨다. 그 후, 조 대표에게 뛰어난 사업 수단이 있다고 판단한 투자 기업의 대표가 조 대표에게 특허권을 넘긴다. 

이때부터 조 대표의 사업가 인생이 시작됐다. “Risen이라는 브랜드가 만들어진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2010년 제가 직접 지은 이름인데, 지키고 싶은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어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했습니다. Risen은 Rise의 과거분사입니다. 태양이 떠올랐다, 부활했다는 뜻을 담아 만들었습니다.”

Risen 냄비 3종 셋트 (출처: Risen)
Risen 냄비 3종 셋트 (출처: Risen)

여러 어려움 속 도움의 손길로 성장

조 대표는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여러 역경이 따랐다고 회상했다. “단돈 3,500원이 없어서 끼니를 거른 적도 많아요. 그래도 주변에서 도와준 분들이 많아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특히, 롯데시티호텔에서 Risen의 성장 가능성만을 보고 김포공항에 있는 사무실을 내준 것이 큰 도움이 됐어요.” 

조 대표는 원래 Risen 사무실은 지하 3층에 위치한 주차장 창고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무실이 지하 3층이니까 매연이 많아서 숨쉬기 조차 힘들었어요. 그래도 꿋꿋이 버티며 그곳에 3년을 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오래 흐르다 보니 건강까지 해치게 됐어요. 그래서 공장이 있는 김포에 사무실이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죠. 사무실을 얻으려고 부동산에 들었갔는데, 때마침 롯데시티호텔에서 김포공항에 사무실을 내놨다는 거에요. 그래서 사무실을 보러 갔죠.”

그러나 비용이 문제였다. 당시는 Risen이 자리 잡지 않아 김포공항에 있는 사무실을 얻을 만한 돈이 없었다. 그런데 이틀 후, 롯데시티호텔 측에서 연락이 왔고, 사무실을 임대해주기로 했다. 

“저는 그때 롯데시티호텔 측에 이렇게 얘기했어요. ‘나중에 Risen이 성공한 뒤, 언론에 꼭 밝힐 겁니다. 어려울 때 나를 도와준 곳이 롯데시티호텔이였다고요.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하니까 롯데시티호텔 측 관계자는 말없이 웃더라고요. 아마도 실현 불가능한 얘기 혹은 너무나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그때 말한 것이 현실이 됐어요.”

2019 대한민국 소비재 수출대전에 참여한 Risen. (출처: Risen)
2019 대한민국 소비재 수출대전에 참여한 Risen. (출처: Risen)

2중 간접 가열 방식 채택한 Risen 프라이팬

조 대표는 Risen 프라이팬만의 갖고 있는 장점 때문에 롯데시티호텔 측에서 사무실을 임대해줬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기존의 일반 프라이팬은 단층이기 때문에 프라이팬에 열을 가하게 되면, 조리하는 면이 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프라이팬이 뜨거워지면서 음식은 타면서 익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주부들에게 발병하는 암 1위가 폐암입니다. 음식을 조리하면서 연기를 흡입하기 때문이죠. 이건 굉장히 심각한 문제에요. 그래서 Risen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중 간접 가열 방식을 택했습니다. 2중 간접 가열 방식을 사용하게 되면, 밑판과 본체 사이에 공기층이 생기면서 공기층 안에서 대류 현상이 일어납니다. 중간에 열을 머금게 되는 거죠. 공기층에서 조리면에 불필요한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차단해주면서 조리면에 온도가 고르게 전달됩니다. 음식이 타지 않으면서 익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고 음식 맛도 한결 더 좋습니다. 오래 조리하면 음식이 말라 비틀어지기도 하는데,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해줍니다.”

조 대표는 똑같은 고기를 Risen 프라이팬과 다른 업체의 프라이팬에 구운 뒤, 사람들에게 맛보게 하자 사람들은 품질과 맛이 다른 고기를 구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이 같은 일이 가능했던 이유는 Risen 프라이팬에서는 쓸데없는 온도가 빠져나가고 음식을 조리하는 데 가장 적당한 온도만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으로부터 아주 좋은 조건에 제안을 받기도 했어요. 그런데 제가 거절했습니다. 저희 브랜드로 제품이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업의 브랜드로 출시돼야 한다더군요. 저는 Risen 브랜드만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고 싶어요.”

 

국내 주방 조리기구 시장의 10% 시장점유율 확보가 목표

조 대표는 프라이팬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여러 아쉬운 점도 있다고 고백했다. “무수히 많은 프라이팬 업체에서 아주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출시하다 보니 프라이팬 가격이 어느 순간 망가져 버렸어요. 이렇게 망가진 가격을 회복하려면 결국 원가를 절감해야 해요. 그러다 보니 프라이팬을 만드는 재료들이 엉망이 돼 버렸어요. 프라이팬은 음식이 직접 닿는 조리기구이기 때문에 원재료를 무엇을 쓰느냐가 굉장히 중요해요. 그런데 싸구려 재료 속에는 아연, 납과 같은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이 많이 함유돼 있어요.”

조 대표는 이 점이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면서 돈을 벌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 점을 개선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래서 Risen에서는 프라이팬을 만들 때 좋은 재료를 쓰고, 최고급 코팅을 해요. 곧바로 고객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나중에는 많은 고객이 Risen의 진가를 알아봐 줄 날이 올 거라고 확신해요.”

조 대표는 Risen이 이룬 성과를 소개할 땐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얼마 전 참여한 ‘2019 대한민국 소비재 수출대전’에서는 Risen을 만나려는 해외 바이어 팀만 50팀에 달했다. 이 중 30팀과는 실제 만남이 성사돼 얘기를 나눴다. 해외에서도 Risen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국내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해외로의 진출도 모색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조 대표는 내년에는 국내 주방 조리기구 시장에서 1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주방용품 시장에 Risen 홍보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때가 왔습니다. 홍보에 박차를 가해 고객들에게 Risen을 널리 알리고, 많은 분들이 좋은 제품을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울 겁니다.”

조리기구 사업가로 변신한 조관형 대표 (출처: 스타트업투데이)
조리기구 사업가로 변신한 조관형 대표 (출처: 스타트업투데이)

[스타트업투데이=임효정 기자] hj@startuptoda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