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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상권은 없다
영원한 상권은 없다
시대가 변하면 강산뿐만 아니라 상권도 변한다
  • 신동성 원빌딩부동산중개법인 수석팀장
  • 승인 2019.09.2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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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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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상권이란 주제는 항상 호기심이 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하지만 상권발달과정과 흐름을 분석해 보면, 상권은 그리 어렵지 않다. 

상권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알아보자. 상권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는 상업상의 세력이 미치는 범위라 명시돼 있다. 필자는 상권과 관련된 기고 요청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상권발달과정에 대해 얘기해 보고 싶었다.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기보다는 쉽게 상권 발달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상권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빌딩과 관련된 부동산컨설팅을 십 년 이상 해오면서 직접 경험한 내용을 토대로 상권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상권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생활하고 있는 지역을 답사하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일상생활에서 상권에 대해 학습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가? 나이 든 분들은 누구나 상권전문가인 듯하다. 여기가 배밭이었고, 학교가 있었고, 세탁소가 있었다는 얘기를 하며, 성장하고 생활해온 지역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곤 한다. 사실 이것이 상권분석의 시작이다. 상권도 부동산처럼 답사를 통해서만 학습할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사업자와 감정평가사가 아닌 이상 직접 답사 시간을 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일상생활권 내 상권에 대해 학습하는 것이 가장 짧은 시간 내에 상권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상권을 예측하고 분석한다면 경리단길의 영향을 받은 송리단길이 상권 응용의 좋은 사례이고, 가로수길의 영향을 받은 샤로수길이 벤치마킹의 성공사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기존상권의 단점을 보완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 같은 상권을 알기 위해서는 상권이 조성되는 과정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상권은 초기에 어떻게 조성될까? 종로 명동 상권도 초기에는 대부분 비슷한 양상을 띠며 생기기 시작했다.

 

동네상권, 초기에는 지역생활권자를 위한 상권으로 시작

서울을 예로 들면, 1970~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서울 대부분은 낙후된 지역이었다. 신식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했지만, 배후에는 낙후된 건물들이 여전히 존재했다. 주민들의 편의시절인 구멍가게나 동네슈퍼조차 찾기 쉽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상권의 규모가 크지 않았고, 큰 규모의 상권은 서울에 몇 개 없었다. 점포를 운영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없는 소상공인이 대부분이었으며, 유동 인구도 많지 않았다. 상가비율이 현재보다 현저히 적었으며, 주거용 주택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했다. 당시는 주택시장 경기가 호황이었던 시기다. 국가 경제가 좋아지자 기본적인 주거 생활패턴도 바뀌기 시작했다. 주변에는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했는데, 편의시설을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아파트 내에 상가시설이 함께 지어졌다. 이러한 편리함에 아파트의 인기가 치솟았다. 

아파트 신축 시 일정비율의 상가를 건축해야 하는 규정이 있다. 주민들은 과거 멀리서 구매해야 했던 상품들을 집 앞 상가시설에서 손쉽게 구입하는 것에 익숙해져 갔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는 은마상가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는 신사시장과 금강쇼핑센터가 이러한 역할을 했다. 백사장이었던 원조아파트신도시 동부이촌동 상가는 굳이 외부로 나가지 않아도 웬만한 생활이 가능한 곳으로 유명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업종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세탁소, 구멍가게, 문방구, 철물점, 서점 등이 점차 대형화됐고, 24시간 베이커리, 편의점, PC방, 프렌차이즈 세탁소, 대형마켓, 은행 등이 들어섰다.

아파트뿐 아니라 다가구, 다세대주택들이 몰려있는 지역에서도 상권이 확장돼 흔히 부르는 메인골목이 생겨나 활기찬 상권이 형성됐다. 주택들은 간판을 달고 점포로 용도 변경되기 시작했다. 

연희동의 사러가쇼핑센터 주변은 부촌으로, 경제인, 정치인, 교수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었는데 이들은 주변 식당을 자주 애용했다. 특히 화교들도 많이 거주해 중국식 레스토랑과 고급 한정식집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방배동 서래마을을 보자. 고급주택과 빌라가 밀집돼 있어 조용하기로 유명한 방배동의 서래마을. 여기도 프랑스인이 많이 거주하며 프랑스학교가 있었던 곳이었다. 한국인과 프랑스인들의 생활반경에 속한 방배중학교 초입에는 주민들이 즐겨 찾는 와인바와 프랑스식 레스토랑이 주민들 상권을 만들기 시작했다. 신촌도 따지고 보면 단지 규모가 큰 대학교 앞 동네상권이었다. 기존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주 고객이었고, 물가가 저렴했으나, 유흥문화가 생겨나면서 물가도 오르고 유입인구가 늘어났다.

모두 지역 주민들에 의해 또는 인근 직장인, 학생들 중심으로 생겨난 상권들이다. 이 지역을 우리는 동네상권이라 한다. 동네상권은 확장되기도 하고, 몰락하기도 하며, 유지되기도 한다. 

 

상권형성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교통 발달

상권은 어떻게 변하는 중인가? 글로벌 기업이 생겨나고 선진국화되면서 상권의 분위기도 변하고 있다. 현대 상권과 관련된 특징들을 살펴보자.

상권형성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교통의 발달이다. 그러나 이제는 교통의 발달이 장점이 아닌 시대가 됐다. 과거에는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주축 라인이 돼 상권을 발달시켰다면. 그러나 이제는 서울지도를 펼치면 바둑판처럼 연결된 촘촘한 지하철 노선도를 볼 수 있다. 환승을 통해 서울 외 경기도권까지 웬만한 지역을 대중교통으로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것이다. 오히려 역이 없는 지역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역이 없는 지역은 이미 역 개통 소식이 들어오면서 지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상권흡수력 관점에서 본다면 지하철 역세권으로서의 경쟁력은 떨어진다. 이제 역세권은 기본이다. 오히려 기존 역세권의 지위를 누렸던 대다수 상권은 다른 역세권으로 인구유입을 빼앗기고 있는 셈이다. 교통의 발달로 인해 교통이 좋았던 지역의 인구유입은 점점 하향 평준화돼가고 있다.

또한, 여기저기 똑같은 점포와 분위기는 상권으로서의 매력을 떨어지게 만든다. 외부유입상권으로 안정세를 취하면 자본력을 앞세운 프렌차이즈가 입점하기 시작한다. 똑같은 화장품회사와 의류매장, 식당, 카페는 동네상권에서도 볼 수 있다. 그들의 획일화된 영업방식과 똑같은 인테리어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 혼동을 일으킨다. 먼 길을 찾아 어렵게 방문한 것에 대한 보상은 없다. 다음에 또 한번 방문하겠다는 생각은 사라진 지 오래다. 

대신 이제는 유명점포 1개가 상권을 만드는 시대가 됐다. 연남동 뒷골목은 저렴한 임대료에 맛까지 뛰어나 미쉐린상을 수상하는 가게가 들어서자 주변 점포들까지 인기 있는 핫플레이스로 바꿔 버렸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유명점포가 들어서면서부터 그 지역의 상권이 발전되는 것도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을지로호프집은 방송을 타고 유명해지면서 그 지역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어느 지역이든 실력 있는 가게가 들어서면 산이든 바다든 그 지역의 경제를 일으킨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온 포방터시장의 돈까스집이 그 지역을 먹여 살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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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업종보다 먹는 업종이 인기가 많다

과거에는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식당을 방문했다. 그러나 이제 먹을 것이 풍족하다 보니, 웬만한 경쟁에서는 살아남을 수가 없는 시대가 됐다. 입맛 까다로운 젊은 층들은 거리가 멀어 조금 굶는 한이 있더라도 다른 지역을 찾아서 방문한다. 보통 이하의 서비스와 맛으로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소비행태에서 과거와 달리 가치 있는 곳에서만 사용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은 엄청나게 고급화됐다. 웬만한 가게가 아니면 운영하기 위태롭다. 이미 일년에도 수 없이 많은 식당점포들이 사라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KPOP의 영향도 있지만 다양한 매력으로 아시아에서는 이미 유명 관광국으로 성장했다. 외국인 유입으로 상권은 글로벌화 돼가고 있다. 영어는 기본이고 다양한 외국음식 용어를 익혀야 식당에서 주문이 가능한 경우도 많다. 명동과 유명관광지는 대부분 외국인 수입으로 상권이 발달한 경우다. 

이젠 국내에서는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점포가 더 큰 수입을 내고 있다. 남산타워와 경복궁, 명동은 외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관광코스다. 인근 상가 중,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들은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대림동 차이나타운도 이미 중국인들이 상권의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으며, 오히려 외국에 방문하는 느낌을 받게 해 새로운 재미로 외부인구를 유입시키고 있다. 또한, 상권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동네상권으로, 외부유입상권으로, 메가상권으로 상권의 이동이 매우 빨라지고 있다. 메가상권이 동네상권으로 몰락하고, 동네상권이 메가상권으로 성장하기도 하며 외부유입상권이 또다시 동네상권으로 축소되는 경우도 있다. 상권소비자들의 역할, 힘이 더욱 커진 결과다. 

앞으로의 상권은 획일화된 똑같은 테마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이제는 어디든 지하철역이 개통돼 역세권은 장점이 될 수 없다. 교통의 발달로 전국 어디에 있든 유명 맛집을 찾아다니며 먹는 시대가 열렸고, 이는 외국인들도 상권에 흡수해버려 상권의 파워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또한, 상권이 확대, 축소를 반복하며 자리 잡고 있는 시대가 됐다. 이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실력 있는 사장이라면 상권에 대한 분석은 크게 중요치 않다. 하지만 창업 초보들이나 처음 건물에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상권에 대한 지역적인 분석도 중요하지만, 상권의 특성을 파악하고 현재 내가 있는 곳이 어디에 속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나는 건물주인가, 점포사장님인가, 소비자인가

최근에는 건물주가 점포사장에게 서비스하고 점포사장은 소비자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가끔은 반대 양상으로 서비스하는 경우도 있지만, 서로에게 서비스를 해야 하는 서비스시대이기도 하다. 또한, 언젠가 점포사장은 건물주가 되고 소비자는 점포사장이 될 것이다. 세 그룹 모두 서로의 중요성을 알기에 상권에 대한 공부가 더욱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미래를 보고 상권을 대비해야 한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임대수익이 가장 큰 관심사다. 과거처럼 일방적인 임대료 인상만을 고집해서는 경리단길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고 건물 투자자 입장에서 임대료 인상을 못 하고 방치하는 것도 안 된다. 주변 시세 대비 적정임대료로 인상하고 있는 임대사업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발생할 수 있게끔 임차인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하는 임대사업자가 돼야 한다. 최상의 건물컨디션으로 임차인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이용상 편리한 건물을 만들어야 한다. 

임차인이라면 먼저 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소비자에게 실망감을 안겨줘서는 안 된다. 요즘 고객들의 반응은 꾸밈없이 정확하게 SNS로 반영된다. 좋은 목이라고 해서 장사가 잘되는 시대는 지났다. 좋은 서비스를 잘하는 임대인을 만나 고객을 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상권은 계속해서 변하고, 소비자유형도 시간이 지날수록 변하고 있다. 먼 훗날 도시규모의 건물 면적이 생겨나 한 건물에서 모든 것을 이용할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영원한 상권은 없다. 남들보다 빠르게 상권 변화에 대응하며 사는 것이 사업을 영위하는 모두에게 기억되는 상권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다. 미리 대응해 건승하는 시대가 오기를 바란다. 주변생활권에서 상권에 관심을 갖고 관찰한다면 추후에 어떤 사업을 하든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신동성 원빌딩부동산중개법인 수석팀장
신동성 원빌딩부동산중개법인 수석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