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월곡동 윤승갤러리 설립 의의와 향후 방향
하월곡동 윤승갤러리 설립 의의와 향후 방향
주민과의 교류 통한 치유의 예술 지향
  • 임수빈 가치창의재단 이사장
  • 승인 2019.09.09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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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창의재단 발족식에서 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는 임수빈 가치창의재단 이사장(왼쪽에서 네 번째). (출처: 윤승 갤러리)
가치창의재단 발족식에서 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는 임수빈 가치창의재단 이사장(왼쪽에서 네 번째). (출처: 윤승 갤러리)

[스타트업투데이] ‘갤러리 거리’로 유명한 삼청동과 인사동 주변에는 수많은 갤러리가 있습니다. 삼청동과 인사동 일대에는 국립현대미술관, 갤러리현대, 학고재갤러리 등 국내 유명 갤러리들이 모여 있어, 문화와 예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 일대는 문화와 예술, 그리고 휴식과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발길로 항상 활력이 넘칩니다. 이와 더불어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카페, 소품샵, 음식점 등은 이 거리의 아름다움을 한 층 고양시킵니다.

하지만 이와는 정 반대의 분위기를 가진 갤러리가 한곳 있습니다. 성북구 하월곡동에 위치한 윤승 갤러리가 바로 그곳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하월곡은 ‘무섭고 이상한 동네’일 것입니다. 우선 하월곡동에는 재개발 예정이 잡혀 있지만 아직 버젓이 운영되고 있는 일명 ‘미아리 텍사스’로 불리는 커다란 집창촌이 위치해 있습니다. 많은 철거가 이뤄졌지만 아직 길거리를 거닐다 보면 ‘미성년자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여러 개 발견됩니다. 또한, 현대백화점 인근에는 경마장이 있어, 어둡고 불안한 낯빛의 사람들 또한 빈번히 마주하게 됩니다. 지저분한 골목과 그 골목을 지나다니는 어두운 인물들. 이 두 요소가 사람들로 하여금 하월곡을 ‘살고 싶지 않은 동네’라는 인상을 받게 만들어 버렸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월곡은 소외된 사람들의 공간입니다. 집창촌, 경마장, 그리고 어린이 병원까지. 세상의 약자들이 한 데 모여 있는 공간이 바로 하월곡입니다. 윤승은 원래 위치해 있던 강남 테헤란로의 한 빌딩에서 이곳 하월곡으로, 작년 5월경 이사를 했습니다.

나선미 작가 전시 경관. (출처: 윤승 갤러리)
나선미 작가 전시 경관. (출처: 윤승 갤러리)

윤승이 내세우는 예술 문화의 방향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윤승은 미술품 향유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제까지 미술은 전시장 안에 갇혀 대중의 곁으로 다가오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미술을 이전의 관람 방식에서 벗어나 우리의 삶의 공간에서 발견될 수 있는 것으로 탈바꿈시키고자 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일상 바로 곁에서 일상과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는 형태로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윤승은 각종 미술 행사를 기획하며 수준 높은 작가들의 창작물들이 대중을 향해 다가오게 하고 또 예술을 향유하며 발생한 이익이 사회로 환원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공공미술은 휴식의 질을 높이고 특별함을 더합니다. 미술품을 바라보고 즐거워하는 순간, 다양한 장르의 시각문화를 접하며 새로운 상상력에 빠져드는 순간, 바로 그런 순간들을 가능하게 해 줄 미술 작품들로 주위를 디자인하고자 합니다. 또한, 공공 미술은 미술을 향유하기 위해 어디론가 가야만 했던 수고를 덜어 주고, 일상을 예술로 변화시켜 줄 것입니다.

윤승이 지향하는 미술 문화는 바로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문화입니다. 현대 예술은 수많은 패러다임 속에서 성장해 왔고, 그 관계망들과 미술사는 역사가 흐를수록 점점 더 복잡해지기만 합니다. 수많은 이념이 도입되면서 과거의 예술보다는 대중에게 자리를 열어 두었지만, 아직 대중들에게 예술은 너무나도 복잡하고 어려운, 소위 ‘고급 취미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점유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삼청동과 인사동 일대에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 이유는 깨끗하고 밝은 분위기를 내뿜고 있지만, 대중들이 실제로 대면하고 있는 삶과는 조금 동떨어진 분위기를 품고 있다는 것입니다. 갤러리 거리의 관광객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은 채, 깨끗한 옷을 입고 거리를 거닐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휴식과 문화생활을 즐긴다는 목적을 가지고 삼청동 거리로 발을 내딛습니다. 그들은 삼청동에 가기 위해 시간을 비우고, 타인과 약속을 잡고, 맛집으로 유명한 식당이나 카페를 찾습니다. 

반면 하월곡은 ‘문화의 거리’, ‘데이트 코스’라는 명칭이 따로 붙지 않습니다. 하월곡은 우리의 삶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장소입니다. 하월곡 사람들은 이 동네에서 예쁜 옷을 입지도, 일부러 시간을 비우지도 않습니다. 하월곡은 약속과 만남의 장소가 아닙니다. 이곳에서는 꾸밈없는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소소하게 산책과 운동을 즐기는 주민부터 환자복을 입고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어린아이들,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노인들, 때가 되면 어두운 낯빛으로 무리 지어 밖으로 나오는 경마장 회원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월곡은 여유로운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가 아닌, 사회에서 소외된 약자들이 모인 공간입니다. 환자들, 어린이들, 노인들, 도박에 빠진 사람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홍순용, Dear, 10 x 15 x 47cm, 11 x 15 x 41cm, 11 x 15 x 45cm, Resin, 2018.
홍순용, Dear, 10 x 15 x 47cm, 11 x 15 x 41cm, 11 x 15 x 45cm, Resin, 2018.

윤승이 하월곡을 선택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윤승은 시민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고 그들의 일상에 새로운 감동의 여지를 선사하기 위해 그들의 삶의 공간에 직접 전시장을 위치시키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우리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데 새로운 시각과 감동을 선사해 줍니다. 윤승은 하월곡에 갤러리를 위치시킴으로써 예술이 더이상 여유를 가진 사람들만이 향유하는 것이 아닌, 우리의 일상에서도 쉽게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나아가 시민들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예술 작품이 새로운 에너지원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윤승 갤러리는 예술 작품이 시민들의 삶에 더욱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게 하기 위해 몇 가지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실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윤승이 계획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젠박, legoscape_each panel, 194 x 130cm, acrylic on canvas, 2017
젠박, legoscape_each panel, 194 x 130cm, acrylic on canvas, 2017

신진작가 전시회 ‘K-PAINTING PROJECT’ 개최

윤승 갤러리는 ‘K-Painting Project’라는 신진작가 전시 지원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5기 전시회를 향해 가고 있는 ‘K-Painting Project’를 개최함으로써, 윤승 갤러리는 아직 예술계에서 입지가 약한 젊은 작가들을 상대로 갤러리 공간을 무료로 대관해 주고, 나아가 큰 예술계 행사에 더욱 다양한 작가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합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급급한 주민들에게 ‘갤러리’라는 공간과 ‘예술품 감상’이라는 취미는 아직 너무나 낯선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국내외 유명한 예술가의 작품들은 작품을 둘러싼 수많은 담론과 높은 위상으로 인해 점점 일반 대중들에게서 멀어져만 갑니다. 대중들은 그들의 작품을 단순히 ‘비싼 작품’이라고만 기억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렇게 형성된 예술이 설정한 ‘그들만의 리그’로부터 작품을 대중에게 더욱 가까운 위치에서 소개하기 위해 윤승 갤러리는 신진 작가들을 중심으로 전시 프로젝트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작가들이 지니고 있는 에너지는 어마어마합니다. 작가들은 그간 겪어 왔던 경험들을 독창적인 언어를 통해 아름다운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단계에서 젊은 나이의 신진 작가들은 때묻지 않은 보다 순수한 시각으로 작품을 전개합니다. 작가들, 그중에서도 아직 어린 신진 작가들의 순수한 시각이 담긴 작품들은 하월곡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에너지를 줄 수 있습니다. 그들의 외로운 마음을 치유하고, 고단하고 척박한 그들의 마음에 값진 경험을 선사해 줍니다. 윤승 갤러리는 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에너지가 작품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전달되고, 나아가 그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어루만져 줄 수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또한, ‘K-Painting Project’에 선정된 작가들은 윤승 갤러리에 전시할 기회를 제공받음으로써 더욱 넓은 해외 필드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됩니다. 좋은 작가들의 좋은 작품이 너무나도 많지만, 아직 빛을 보는 작품은 몇 점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운 좋게 공모전에 선정돼 전시회를 개최하게 되더라도 실제로 한국에서 작품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은 매우 한정적입니다. 윤승 갤러리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K-Painting Project’라는 신진작가 전시 지원 프로그램을 개최해 새로운 시각과 열정을 가진 신진 작가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통해 한국의 미술을 해외로 알릴 기회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열정 넘치는 작가들을 지원해 주고, 그들이 성장해서 하월곡을 넘어 세계에 진출할 수 있도록 든든한 매니지먼트 역할을 해 주는 것이 갤러리를 운영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작가들의 작품이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훌륭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윤승은 작가들을 지원해주면서 그들이 세계로 뛰어들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K-Painting Project’는 어느덧 5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총 4기에 이르기까지 55명의 신진 작가들이 윤승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개최했습니다. 9월 28일에는 ‘K-Painting Project’에 참석한 작가들이 모임을 가짐으로써 앞으로 한국 미술이 세계에 진출할 수 있기 위한 새로운 방안을 계획하고, 의견을 나눌 기회를 마련해 보고자 합니다. ‘K-Painting Project’에 참석하는 작가들과도 화합하고 새로운 길을 구축해 나가며, 윤승의 기획 중 하나인 ‘K-Painting Project’ 작가들의 합동 대형 작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좋은 아이디어를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됐으면 합니다.

‘K-Painting Project’ 전시회에 열정 넘치는 좋은 작가님들의 지원을 기대해 봅니다. 

정미정, Remembrance, Oil on canvas, 130.3 x 162cm. 2017
정미정, Remembrance, Oil on canvas, 130.3 x 162cm. 2017

지역 단체와의 협연

현재 윤승 갤러리는 성북구에 위치한 성북미술협회(회장 김종수, 서양화가, 이하 성북미협) 등의 지역 단체와의 협연을 통해 보다 친숙한 방법으로 대중에게 예술 작품을 소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성북미협은 2016년 8월 5일 혜화아트센터에서의 창립전을 시작으로 2018년 20일 3회의 정기전을 가졌습니다.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김환기, 이쾌대, 변관식, 장우성, 이중섭, 권진규 등 수많은 예술인의 자취가 묻어 있는 성북미협은 훌륭한 업적을 지닌 예술가와 위인들의 업적을 기리고 이를 후대에 알리는 통로를 마련할 수 있도록 사생대회 개최, 지역 행사를 통한 미술 활동 체험전 등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성북미협은 타 지역 미술협회와의 교류를 통해 성북 문화유적지를 탐방함으로써 예술가의 길을 걸었던 이들의 뜻을 기리는 프로그램 또한 구성한 바 있습니다. 성북미협은 20대에서 9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미술에 대한 관심을 공유하고, 격려하며, 나아가 배움에 이를 수 있도록 합니다. 

윤승 갤러리가 성북미협과의 협연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활동으로는 먼저 지역 주민을 상대로 한 바자회 개최가 있습니다. 사실 일반 주민들이 작품을 매입하기에는 비용적인 면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작품들은 대부분 몇 십만 원에서 몇 백만 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경제적으로 많은 부담을 짊어집니다. 그래서 윤승 갤러리는 바자회를 개최함으로써 작품 자체가 아닌, 작품으로 만들어진 작은 소품들을 우선적으로 판매하며 지역 주민들의 예술에 대한 참여를 촉진하고, 나아가 작품 그 자체의 매매 또한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하고자 합니다. 바자회에 출품하는 작품 이미지는 해당 기간에 윤승에서 전시를 진행 중인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함으로써 바자회와 전시 자체를 연결시키고자 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갤러리에 왕래해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함으로써 주민들에게 더욱 폭넓은 전시 참여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나아가 작가들 또한 작품 매매 이외에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감으로써 서로 협업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성북미협은 9월 18일부터 24일에 이르는 1차 전시회, 그리고 10월 9일부터 10월 15일에 이르는 2차 전시회를 윤승 갤러리에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아직 지역 주민들에게 갤러리라는 공간이 주는 위압감과 특유의 권위는 낯설기만 합니다. 사실 다양한 사람들에게 공유됨으로써 예술 작품이 주는 감동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모든 갤러리가 가지고 있는 숙제입니다. 예술이 가진 권위를 벗겨내기 위해 수 많은 예술가와 갤러리스트들이 역사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 왔지만, 아직도 갤러리의 새하얗고 넓은 벽은 대중의 마음을 짓누릅니다. 그 벽이 대중들과 예술 사이의 관계를 표상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벽은 ‘왠지 손대면 안 될 것 같은 벽’이라는 인식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윤승과 대중과의 사이를 점점 더 멀어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윤승은 갤러리의 벽에서 벗어나 좀 더 넓은 세상과 소통하고자 합니다. 소통함으로써 하월곡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에 위로를 건네줄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더욱 활발한 교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역사가 사람의 손으로 쓰여지는 만큼 예술 작품 역시 사람의 손으로 이뤄진 역사 속에 위치할 수 있어야만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고, 작품의 입지 또한 강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작품은 홀로 자립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됨으로써 존재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담론과 시선은 작품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믿습니다.

현재 윤승 갤러리에서는 성북미협, 신진작가들을 포함한 여러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 전시회들이 계속해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많은 분들이 윤승 갤러리를 방문해서 작품들의 생생한 활기를 온몸으로 경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갤러리는 매주 월요일 휴관이며, 평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주말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