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학의 도시문화마케팅] 낙후된 외국인 문화(특화)거리 업그레이드 하자
[윤순학의 도시문화마케팅] 낙후된 외국인 문화(특화)거리 업그레이드 하자
  • 윤순학 와이어반컬쳐 대표
  • 승인 2019.09.0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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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학 와이어반컬쳐 대표
윤순학 와이어반컬쳐 대표

[스타트업투데이] 2018년말 국내 외국인 체류(상주)인구가 230만 명을 넘었다. 연간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수(數)도 1,560만을 넘었다. 세계 6위의 수출대국답게 각국에서 코리안드림의 꿈을 안고 많은 노동자가 모여들어 1,000만 도시 서울은 이제 손꼽히는 글로벌 메가시티가 되었다. 서울 이외에도 안산. 시흥 등 경기도에도 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정착하며 활기를 띠고 있다. 

사람이 오는데 문화가 따라옴은 당연하다. 다양한 세계 문화가 유입되어 한국 속에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데 한편으론 새로움에 신기하고 반갑지만 또 한편으론 이질감과 위화감에, 혹은 범죄, 폭력 등 혹시나 하는 우려감이 생기기도 한다. 소득,경제수준을 떠나 이제 체류 외국인도 대한민국의 한 일원이기에 국내 곳곳의 외국인 거주지와 문화(특화)거리에 관심과 애정을 가질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그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으로, 살기 좋고 편안한 곳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웰 메이드(Well-made) 외국인 특화거리는 경제,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슬람(무슬림)이 몰려온다, 우사단길 이슬람거리

최근 제2 중동 붐과 사우디, UAE, 카타르 등 주요 아랍국가와의 경제 교류 확대 등에 힘입어 한국을 방문하는 이슬람인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이다. 연간 97만여 명의 관광객이 입국할 만큼 과거에는 이방인으로만 느껴지던 무슬림의 방문이 이제 더이상 낯설지는 않다. 특히나 최근 중국, 일본 관광객의 감소로 침체된 국내 관광시장에 동남아, 이슬람 관광객 증가는 더욱 반갑기만 하다. 다가오는 2022년에는 최초로 중동국가 카타르에서 월드컵이 개최되기에 중동지역 국가들과 경제, 스포츠, 문화교류 증가가 예상된다. 전 세계 17억이 무슬림이다. 이만한 매력적인 시장이 또 있을까?

이태원과 가까운 용산구 우사단로 10번길은 대표적인 이슬람(아랍)거리로 불린다. 우사단길 언덕 위에 1976년 세워진 한국 최초의 이슬람 중앙서원이 있다. 인근에 할랄 음식 전문마켓과 터키, 파키스탄, 시리아, 이란식당 등이 있고 히잡을 판매하는 옷가게, 이슬람 전문서점들이 차례로 자리 잡으며 지금의 이슬람거리가 형성되었다. 타번.히잡 두른 무슬림과 다양한 아랍어 간판이 즐비해 과연 이곳이 이슬람거리임을 실감 나게 한다. 현재 대략 2,000여 명의 무슬림이 인근에서 상주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이슬람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이 거리도 한층 더 주목을 받고 있는데 오래전 생성된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기대와는 달리 주변 환경은 한참 낙후되어 있다. 이 거리를 가본 이들은 알겠지만 옛 언덕마을 구(舊) 주택단지와 2~3층 노후된 건물의 1층을 위주로 상가가 형성되어있다. 좁은 도로 탓에 교통이 매우 불편하고 공공주차시설도 거의 없어 작은 가게 앞에 간신히 주차해야 한다. 

이국적인 정취로 국내 일반인들의 방문도 증가하고 있지만 관광환경이 매우 열악함을 느낄 수 있다. 이슬람 문화안내시설이나 편의시설도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용산구에서 이 거리를 문화명소로 지정, 문화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는 있다지만 기본적인 인프라가 너무 부족한 듯싶다. 대대적인 환경 업그레이드도 필요하고 우리 국민들과 상호 소통, 교류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 프로그램도 구축하였으면 한다. 

조금 관계없는 듯하지만 얼마 전 개봉한 디즈니영화 ‘알라딘’은 우리 관객들에게도 크게 어필돼 1,200만 명의 대박 흥행을 일궈냈다. 영화 속 배경은 아랍이다. 비록 인기동화이지만 어느덧 우리도 이슬람문화를 경험하고 체득하고 있다.

무슬림은 오랫동안 ‘테러’, ‘전쟁’, ‘폭력’ 등 사실 우리에겐 아직까지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아 있다. 이슬람거리가 있는 해당 지방자치단체 용산구도 그간 소극적으로 관리해왔고 주민들도 이방인에 대해 따가운 시선을 보내왔던 게 사실이다. 쌍화점, 처용무 등 우리 옛 고대가요에도 등장하는 아랍은 돌이켜보면 오래전 우리에게 다양한 문물을 전해준 고마운 이들이다. 70년대에는 건설업으로 상징되는 ‘사막의 신화’를 제공해 준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최근 K-POP 열풍에 힘입어 히잡 쓴 아랍의 소녀들이 우리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열광하는 모습을 보면 아주 친근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매주 금요일이면 수백 명의 이슬람인들이 우수단길 중앙서원에서 함께 예배를 드린다. 이날은 우사단길 이슬람거리가 활력을 띄는 요일이다. 혹시나 길에서 이슬람을 마주치면 반갑게 한마디 인사 어떨까?

‘살람 알레이쿰!’ (우리말로 ‘안녕하세요!’)


국내 최대 중국 특화거리, 대림동 차이나타운

몇해전 마동석 주연으로 대박을 친 영화가 있는데 바로 ‘범죄도시’다. 신예 스타 박서준, 강하늘이 경찰대생으로 연기한 영화는 ‘청년경찰’이다 영화제목만 딱 봐도 범죄, 조직깡패, 형사가 등장하는 한국영화의 흔한 액션영화인데 이들 영화는 흥행을 떠나 개봉 전부터 시끌벅적한 사회 이슈가 있었다.

영화 속 배경이 된 곳은 대림동 전철역 인근 소위 영등포 차이나타운과 가리봉동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중국, 조선족 폭력배들이 활동하는 범죄구역이 바로 이 곳 대림동 일대로 신랄하게 그려지면서 지역상인과 주민이 영화개봉 반대를 외치며 들고 일어섰다. 과거 일부 사건.사고가 있었지만 지금은 중국 전문특화 거리와 맛집, 다양한 상점과 가게들이 들어서며 서울 속 차이나타운으로 소문난 명소가 된 곳이다. 흉악한 범죄집단이 활보하는 부정적 이미지로 그려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급기야 영화제작진이 공개 사과하고 주민을 설득하여 상영은 예정대로 되었고 모두 흥행에도 성공했다. 다행히 대림동 일대 차이나타운은 입소문을 타고 더욱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인의 입맛을 단숨에 꿰찬 ‘마라’가 대인기를 끌면서 이 동네를 찾는 이들이 부쩍 더 늘었다고 한다.

그나마 현재 대림동 일대 중국 특화거리는 예전에 비해 많이 발전했고 이미지도 어느 정도 개선되었다고는 하나 아직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 체류외국인 중 최대의 중국인과 조선족 교포들을 위한 삶의 공간, 문화 공간으로서의 기반은 한참 못 미친다.


상주인구 87.5%가 외국인, 안산 원곡동 다문화거리

우사단길 이슬람거리, 대림동 중국 차이나타운에 비해 안산 원곡동 다문화거리는 그야말로 동네 전체가 외국인이 거주하는 마을이라 할 수 있다. 2009년 안산시가 약 200억 원을 들여 조성한 다국적-다문화 마을인데 원곡동 전체 주민 24,000명 중 87.5%에 이르는 국내체류 외국인 21,000명이 상주하는 곳이다. 14개국 180여 곳의 외국음식점과 다양한 세계 국가의  인형, 문장, 전시물 등이 있어 상점과 맛집을 찾아 일평균 14,000명, 연간 400만이 찾는 안산의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전국 유일의 다문화특구답게 중국, 러시아, 몽골, 태국, 베트남, 네팔, 인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외국인들이 서로 부대끼고 교류하며 살아가고 있다. 안산, 시흥등 주변 공단에 주로 일자리를 찾아 온 이들이기에 안산 원곡동은 소중한 삶의 안식처이자 미래를 위한 소중한 보금자리 동네이다. 

국내 최대규모의 외국인 거주마을답게 원곡동은 표면적으로는 잘 관리되어 가는듯하지만 이곳엔 주거환경, 문화 인프라 문제와 달리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가 나타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국적이 다른 주민 간 서로 충돌하는 일이 많아졌고 외국인끼리 사건, 사고가 자주 발생해 치안 문제가 심각히 대두되기도 했다. 인신매매, 성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동네로 불명예를  안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와 마을주민들이 스스로 자발적으로 정화 노력을 하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안산공단 일대의 산업이 지속되는 한 더욱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앞으로도 이곳에 둥지를 틀 것이다. 해당 지자체인 안산시와 단원구 차원을 넘어 중앙정부 및 광역단체인 경기도도 안산 단원구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안산 단원구는 세월호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고 국내 최대의 다문화특구를 형성하는 곳이다. 정책적인 측면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배려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주민들도 스스로 더욱 노력하여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복하고 대한민국 국민과 더욱 활발히 소통하여 자유롭고 다양하고 아름다운 문화를 가꿔가길 바란다.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230만 외국인은 더이상 외국인이 아닌 더불어 우리 이웃이다. 한국문화와 함께 공감하고 함께 살아갈 식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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