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民)과 군(軍)이 손잡고 강한 국방 이루자
민(民)과 군(軍)이 손잡고 강한 국방 이루자
새로운 방위산업 거버넌스 구축해야
  • 이종명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자유한국당)
  • 승인 2019.10.1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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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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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1970년대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자주국방이라는 군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성장 동력을 이끈 산업이다. 아울러 무기개발 노하우가 전무했던 척박한 환경에서 소총과 견인포 제작을 시작으로 이제는 자주포, 장갑차, 함정, 항공기,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무기를 자체 생산하고 해외로 수출하는 등 세계적인 방위산업국으로 도약했다.  

하지만 이러한 중요도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국 방위산업은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올해 초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대를 향한 방위산업 발전 핵심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방위산업 혁신 노력에도 불구하고 2017년 방위산업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16%, 수출액은 34%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위산업 기업의 매출감소는 지난 10여 년 간 산업연구원의 방위산업 통계조사 이래 처음 있는 일로, 방위산업 매출액의 85% 이상이 내수에 의존하는 국내 방위산업 구조에서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방위산업 업계의 위기 상황에서 남북 대화 국면과 9·19 남북 군사합의 등 현 정부의 군축정책으로 방위산업 업계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방위산업은 더 이상 애물단지가 아니다

최첨단을 지향하는 방위산업은 빠르게 진전되는 기술 발전, 타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지대한 산업군이다. 철모 하나 제 손으로 만들지 못했던 나라에서 세계적인 무기를 만들어 낸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며, 그간 대한민국 안보와 경제 성장을 이끌어 왔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방위산업=비리’로 몰아가는 사회적 인식과 분위기가 방위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어 방위산업뿐만 아니라 업계에 종사하는 구성원들의 사기저하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자유한국당 청년정치캠퍼스 헬퍼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청년들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이 때 낮에는 방위산업 업체에 근무하고 밤에는 국방대학교에서 공부하는 한 청년을 만났다. 그는 방위산업 업체 전체를 비리 집단으로 매도하는 사회분위기 때문에 힘들다며 서러움의 눈물을 흘렸다.

북한과 대치하는 우리로서는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방위산업 분야에서 비리를 저지른다면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부족한 예산, 일정 속에 개발한 무기체계에 약간의 문제만 생겨도 결함, 비리로 몰고 간다면 이는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초래할 뿐이다.

이제는 방위산업이 처한 환경을 극복하고 국가안보에 기여하는 강병(强兵)의 역할, 국가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부국(富國)의 역할을 함께 하기 위한 민과 군의 협력이 절실한 때다. 우리나라도 「민군기술협력사업 촉진법」을 제정하고 2차례에 걸쳐 ‘민·군 기술협력 기본계획’을 마련해 민·군 기술협력의 선순환 구조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세계 각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방위산업 분야의 민·군협력을 앞다퉈 확대해 왔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1990년대 탈냉전 이후 국방비와 무기소요가 줄어 방위산업 업계 경영이 악화되자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인 구조조정 및 750억 달러(약 90조 원)에 이르는 지원계획을 마련했다. 

이는 미국 방위업체의 경쟁력이 세계 최고가 되는 발판이 됐다. 미국은 활발한 민·군 기술교류를 통해 애초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된 기술을 민간에 접목시켜 산업 전반에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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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산업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생산적인 생태계 조성해야

전 산업 분야에서 심화되고 있는 국가 간 기술확보 경쟁 속에서 우리나라 방위산업이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보유한 R&D 자원과 기술을 민간과 함께 효율적이면서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위산업에서 민·군협력은 단순히 민·군 겸용 기술 발굴, 상호협력 도모에 그치지 않고 국가재정 효율화에 이바지하며, 전 기술 및 산업 분야에 혁신 역량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민과 군의 상이한 연구개발 시스템에서 오는 문제점을 극복해야 한다. 국방 무기체계 개발사업을 민·군협력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민·군 기술 융합을 실질적으로 촉진할 수 있는 제도개선 방안이 필요하다.

그간 방위산업 진출을 희망하는 업체들은 개발단계에 소요되는 비용 과다, 기술력 및 정보 부족 등의 이유로 적극적인 참여에 어려움을 느껴왔다. 무기 및 장비 개발에 참여하는 중소규모 방위산업 업체들이 국방시험평가 장비 부족으로 곤란을 겪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시험평가 관련 시설, 설비, 정보를 국가와 공동 활용하는 「방위사업법」 개정안을 마련했고, 본회의를 통과해 현재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또한, 현재 국가가 개발한 기술을 사용해 무기를 양산하려면 일종의 지적재산권에 해당하는 기술료를 납부해야 한다. 수출 촉진과 중소·중견기업 육성차원에서 기술료를 감면해주는 제도가 있지만, 기술료는 계약 체결 후 1개월 이내에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중소·중견기업에는 큰 부담이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료를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마련했고,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방위산업 민·군협력 확대는 시대적 흐름

현재 방위산업계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무기 개발 및 생산이 저하되고, 업계 종사자들은 점점 활력을 잃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으로서 지난 5월 민·군협력 활성화를 위한 공감대 마련을 위해 국방과학연구소와 국방기술품질원 시험장 및 방위산업 업계를 방문한 바 있다. 현장 방문을 통해 방위산업 관련 국가기관이나 업체 모두 사업보국(事業報國)이라는 철학과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매진하고 있음을 느꼈다.

통상 무기개발-양산-운용까지는 최소 10~20년 정도가 소요되며, 방위산업 기업이 시설과 인력, 기술과 경험을 갖추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기간은 20~30년 정도다. 민간기업의 과감한 투자를 유도하려면 그만한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 민·관·학이 연계된 치밀한 국방기술 협조체계 구축과 지속적인 정부 지원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남북 간 대화 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북한 위협이 감소한 것은 아니다. 한반도 주변의 정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압도적 방위력 확보가 필수다. 경제여건 역시 그리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는 지금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선제적 대응과 준비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가 모든 것을 할 수 없다. 정부는 핵심, 전략, 비닉(기밀유지) 기술 등 민간에서 개발이 어렵거나 당장 경제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미래지향적인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그 외 분야는 과감하게 개방해 민·군협력의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중소·중견 방위산업 기업의 참여를 저해하는 각종 규제와 제도들을 개선해 영세한 신규업체들이 방위산업에 손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국방 분야의 민간 개방을 더욱 촉진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방위산업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방위산업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있도록 성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일부 부처 주도가 아닌 범국가적 차원에서 민·군 간의 협업을 확대해야 한다. 새로운 방위산업 거버넌스를 구축한다면 현재 방위산업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이종명 국방위원은…

육군 대령으로 예편 후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현재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