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정부 조달시장 사업참여와 규제
미국 연방 정부 조달시장 사업참여와 규제
미국 자국산업보호법, 통상교섭법 그리고 베리수정법
  • 김만기 현)법무법인 율촌(유) 국방공공조달팀 수석전문위원
  • 승인 2019.10.2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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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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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미국 연방 정부 조달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공공조달시장이다. 2018년 기준으로 약 630조 원(5,454억 달러)이며 이중 미 국방부는 전체 조달금액의 65.8%인 3,590억 달러 규모이다. 미국정부 조달시장, 특히 미국 국방부 시장은 한국기업이 반드시 개척해야 하는 시장중 하나다. 한·미 간 자유무역협정(KORUS FTA) 체결로 한국기업은 미 연방 조달벤더 등록시스템인 SAM(System Award Management)에 등록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이러한 단계를 거쳐 미국 연방 조달사업에 진출하기 전 미국 정부의 공공조달에 대한 규정과 규제에 대해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취지에서 미국 자국산업보호법(BAA), 통상교섭법(TAA), 그리고 미 국방부에 적용되는 베리수정법(The Berry Amendment)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미국 자국산업보호법(Buy American Act)

미국의 가장 대표적인 자국산업보호규제는 BAA(Buy American Act 또는 Buy American Act of 1933)다. BAA는 1933년 후버 대통령 재임 기간에 통과된 미국 국내법으로, 경제 대공황 당시 미국의 불황 타개와 고용창출을 위해 도입된 연방법이다. BAA는 모든 연방 정부기관에서 국내 소비를 목적으로 재화 조달 시 미국산 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 연방 조달규정(FAR)은 정부조달 입찰에서 미국산 제품에 가격 특혜를 주는 제도를 마련해 자국산업보호정책을 추구했다. 외국산 입찰가격이 낮거나 외국산 구매가 국가이익에 도움이 된다면 외국산 제품 구매를 특별 허용하는 규정을 운영하고 있다. 가격 특혜는 미국 대기업의 경우 6%, 중소기업의 경우 12%, 국방부 조달의 경우 최고 50%까지 외국산 입찰가를 상향 조정함으로써 미국 국내기업을 보호하는 규정이다. 

BAA는 미국 연방 정부에서 조달을 통해 물품이나 용역 획득 시 미국산으로 한정하는 국산품 애용법이다. 생산제품의 경우는 두 가지 기준을 적용하는데, 첫째는 해당 물품이 미국 내에서 제조돼야 하고, 둘째는 미국 내 구성품의 원가가 전체 구성품 원가의 50%를 초과해야 한다. 

BAA의 제한사항은 연방법에 추가된 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기존 기타 규제에는 미국산 우선구매법 그리고 교통부(Department of Transportation) 조항을 관할하는 법률에 포함된 미국산 구매조항을 포함한다. 공공 건축물 또는 공공 공사의 시공, 변경 또는 보수에 관한 계약이행의 표준 평가방법은 이 절의 조항에 의거해 수여하는 것으로 판정한 후에 적용된다. 

BAA규정에도 예외가 있다. 연방 조달규정(FAR)에 따르면 아래 경우 중 해당하는 것이 하나 이상일 경우 BAA 유예가 가능하다. ①조달금액이 3,500달러 이하 마이크로 구매 시 ②미국산 사용이 현실적이지 않거나 공익에 위배되는 경우 ③미국산 제품의 양과 질 측면에서 국내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 ④미국산 가격이 불합리하게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⑤군부대 내 유통매장에서 재판매되는 제품 ⑥상업용 정보기술제품 구매의 경우다. 또한 통상협정법(Trade Agreements Act)에 의해서도 BAA 예외 적용이 가능하다. ①통상(정부조달)협정에 명시된 최소양허금액(Threshold) 이상 구매 시 ②통상협정에서 합의된 정부기관 또는 서비스의 범주를 벗어나는 경우 ③통상협정에서 명시된 특수상황의 경우(중소 또는 사회적 약자기업 우대제도 등) BAA(Buy American Act)는 1983년 발효된 Buy America와는 다른 규정이므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 Buy America(자국산 구매규정)는 연방 정부(교통부 등)가 주 정부 조달 부, 지방정부 및 비(非) 연방 정부기관을 상대로 기금을 교부한 프로젝트에서 미국산 사용을 의무화하는 규정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통상협정법(TAA)에 따른 기준을 충족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이러한 차별적 규정의 적용을 면제받을 수 있는데, 대통령은 이 면제권한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위임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WTO 정부조달협정, 자유무역협정, 이스라엘무역법의 적용을 받는 조달에서 적격제품에 대해 미국산 제품 우선구매법 및 다른 차별적 규정의 적용을 면제했다. 따라서 적격제품의 입찰서(제안서)는 미국 내 제출된 입찰서(제안서)와 동등한 대우를 받는 것이 원칙이다. 즉 한국기업은 WTO 협정국 및 통상협정법(TAA) 가입국으로 미국산 제품 우선구매법과 같은 차별적 규정에 제한받지 않는다.

2017년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대표 공약으로 인프라 투자 확대를 꼽았고, 이를 통해 경기부양과 고용 창출 효과를 이끌어내겠다고 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BAA제도 개혁과 FTA 검토를 맡긴 상황이며, 대표적으로 ①부당행위 감시 및 제재 강화 ②예외규정 최소화 ③자유무역협정(FTA) 허점 개선 ④미국산 철강기준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BAA정책은 공화당보다 민주당에서 적극 찬성하고 있으며,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주도해 상정한 ‘Buy American Improvement Act 2017’은 미국산 구매 의무 예외 사례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미국산 부품 의무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통상협정법(Trade Agreements Act)

미국 연방 정부 조달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국 조달청(General Service Administration)의 MAS(Multiple Award Schedule)계약은 계약자가 반드시 미국 통상협정법(Trade Agreements Act or Trade Agreements Act of 1979)에 제시된 체결국(Designated Country)인 경우에만 벤더로 등록할 법적인 자격을 부여한다. 통상협정법은 미국 연방 조달규정(FAR) Subpart 25.4의 조항에 따라 미국 조달청 계약자에 대한 계약과 제품이 미국에서 생산됐거나, 미국과 통상협정을 체결한 국가에서 최종생산된 제품임을 원산지증명(Certificate of Origin)의 발행을 통해 확인된 경우에 한정된다. 

한국기업은 통상협정법(TAA) 체결국가의 자격으로 미국 조달청(GSA)의 MAS계약사업에 참여하고, 사업을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이나 통상협정국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 연방 조달시장에 직접적인 진출이 어렵다. 다만 한국기업은 해당 품목이 한국에서 생산된 한국산이라는 원산지증명을 제출해야 한다. 한국기업이 중국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미국 연방 정부 조달계약에 공급할 경우에는 해당 품목의 대부분 가치(Significant Value)가 한국에서 발생해 한국산이라는 원산지증명을 취득해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조달계약이 취소되거나 납품한 물품이 반납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통상협정법(TAA)은 미국이 특정한 우방국 및 저개발국가 등의 경제협력 촉진을 위해 해당 국가의 기업들이 미국으로 진출함에 있어 비 협정국에 적용되는 여러 가지 규제조치를 피할 수 있게 만들어진 미국과 해당 협정국가 간의 조약이다. 이렇게 통상협정을 미국과 체결하게 되면 미국 정부 조달사업에 규정돼 있는 미국산 제품 우선구매법(BAA) 및 다른 차별적 규정에서 부분적인 면제를 받을 수 있다. 

연방 조달계약 중 미국산 우선구매법(BAA)의 예외 특혜를 받는 조달은 해당 제품의 생산지에 대한 원산지증명의 발행을 통해 한국산임을 확인받는 절차를 포함한다. 이렇게 한국산으로 확인한 후에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한국산으로 원산지증명을 첨부할 수 없게 된다면 당연히 계약위반이 됨을 유념해야 한다. 대부분의 미국 연방 조달계약의 입찰요청서(RFQ/RFP)는 이러한 규제사항에 대한 제출 서류를 요구하기 때문에 사전에 확인하고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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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 어멘드먼트(The Berry Amendment)

앞에서 살펴봤듯이 한국이 미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과 통상협정법(TAA)의 법적인 효력에 따라 대부분의 미국 연방 정부와 일부 주 정부의 조달사업에 한국기업은 법적인 차별 없이 미국기업이나 미국과 동일한 협정을 맺은 국가들과 경쟁할 수 있다. 다만 미국 국방부와 몇 개의 미국 연방 정부기관에서는 자유무역협정과 통상협정에 포함되지 않은 미국 국방부에 적용되는 특별한 규제가 있다. 

이러한 특별규제가 미국 국방부 조달규정(DFAR) 252.225-7002에 규정한 베리 어멘드먼트(BA: The Berry Amendment)다. 베리 어멘드먼트는 미국 산업보호를 위해서 미국 국방부가 조달을 통해 물자를 구매할 때 미국에서 생산되는 특정품목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는 미국 자국산업보호법의 일환이다. 한국기업이 미국 연방 조달에 대한 사업개발을 하거나 입찰요청서(RFP)에 ‘베리 어멘드먼트 적용대상 품목(subject to the Berry Amendment)’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 해당 입찰은 포기하거나 다른 우회적인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현명한 영업전략이라 할 수 있다.

베리 어멘드먼트는 특별한 경우에 예외조항을 두기도 하는데, 이러한 예외조항은 구매희망품목이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거나 미국 내에서 구매가격이 외국산 제품보다 월등하게 고가일 때(Significantly Expensive)다. 해당 부처의 최고 결정권자가 이의신청을 통해서 외국산을 구매할 수 있으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이러한 특혜를 받기는 쉽지 않다.

베리 어멘드먼트(BA)는 앞서 언급한 BAA와는 다르다. BAA는 미국 연방 정부에 적용되는 법으로서 미국에서 사용할 건축자재를 포함한 모든 물품의 최소금액 하한선 이상의 구매는 미국산을 우선으로 하는 법이다. 베리 어멘드먼트는 미 국방부에 국한된 법으로서 미 국방부에서 사용할 물품 또는 미 국방부가 자금을 조달하는 데 있어 무조건 미국산이어야 한다는 법이다.

만약 한국기업이 미 국방부에 입찰을 검토하는 제품이 BA에 해당 품목으로 공지됐다면, 제안서를 단순하게 제출하는 것 이상으로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현지에서 제품의 일부 가공이나 조립을 통한 조달사업을 구상하거나 미국 현지 파트너를 선정해 BA 규제를 피해서 조달사업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현명한 영업방법이라 할 수 있다.


김만기 수석전문위원은

한성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호주 맥쿼리대학교(Macquarie University)에서 경영학 석사,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전)미 국방부(DoD) JRTC, NTC, Ft Hood, Ft Bliss, 국토안보부(DHS) FLETC 등 조달사업 프로젝트를 획득 및 운영했다. 2017년부터 법무법인(유) 율촌에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