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전자전 시스템 제작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스타트업투데이] 빅텍(VICTEK)은 각종 국산 전자전장비와 구성품을 개발·제작해 군에 납품하는 업체다. 전자전은 현대전의 기본이고, 전자전 능력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빅텍은 한국 국방의 일익을 담당하는 중요한 업체 중 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빅텍은 한국 해군의 현대 주력 함정에 통합된 SLQ-200 소나타 전자전 체계 생산에도 참여했다. 해당 체계가 도입된 주력 전투함은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과 세종대왕급 구축함, 독도급 강습상륙함(+상륙지휘함), 인천급 호위함과 대구급 호위함 등이다. 

해당 시스템은 ADD 주도로 개발됐다. 제작은 소나타 시스템의 최종 체계통합 업체인 LIG Nex1에서 맡았다. 빅텍은 소나타 시스템의 송출 장비와 HVPS(High Voltage Power Supply)등 구성품을 제작해 LIG Nex1에 납품해왔다. 

PKMR 고속정 등 소형 함정에 통합되는 ES장비인 SLQ-201K ACES 시스템도 빅텍의 제품이고, SLQ-201K 시스템은 빅텍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독자 브랜드 제품이다.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에 통합된 외국산 전자전 체계를 제외하면 해군의 전자전 체계 대부분에 빅텍의 손길이 깊게 닿아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빅텍은 육해공군의 주요 전자전 장비와 전자장비 구성품도 다양하게 제작해 체계통합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육군의 주력 기동헬기인 수리온 헬기의 EO/IR 터렛에 통합된 FLIR의 핵심 구성품과 장보고-3 잠수함의 Power Supply 모듈도 빅텍의 손을 거친다. 

빅텍은 영국에서 열린 DSEI 2017에 참가하면서 세계 시장에 등장했다. DSEI 2017 행사장에 마련된 한국관에서 ACES II 시스템을 홍보한 이후, 빅텍은 국제 무기 시장에서 한국의 독보적인 존재로 알려졌다. 빅텍은 당시 ACES II 시스템의 마케팅이 DSEI 2017에 참가한 주목적이었다고 밝혔다. 

해상에서 구축함 및 호위함들의 전자전 시스템 운용 개념을 나타내고 있다. (출처: 디펜스투데이)
해상에서 구축함 및 호위함들의 전자전 시스템 운용 개념을 나타내고 있다.

ACES II 시스템(수출형 ACES 시스템)

ACES 시스템은 국산 소형 함정의 주력 전자전 체계이기 때문에 기밀 유지가 필요한 시스템이다. 따라서 ACES 시스템을 그대로 해외에 수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빅텍은 ACES 시스템의 수출형 장비인 ACES II 시스템을 따로 제작했다.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로 제작된 ACES II는 한국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오리지널 ACES 시스템과는 파라미터가 상이하다. 

빅텍은 시스템을 도입하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ACES의 파라미터와 스펙을 다르게 제작하고 있다. 빅텍은 고객의 요구에 맞춰 별도로 세팅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블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오리지널 ACES 시스템은 E밴드부터 J밴드까지(J밴드 중 Ku밴드가 최대 수신 대역) 수신 가능한 시스템인데, 수출형인 ACES II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수신 주파수 대역 범위를 최대 C밴드(UHF밴드 최저 대역)에서 Ku밴드 최대 주파수까지 확대할 수 있다. 

이외에도 각도 분해능과 동시 탐지, 추적 가능한 전자표적 등의 데이터도 오리지널 ACES 시스템과 수출용은 차이를 보이며, 수출용은 도입국의 요구에 맞춰 세팅이나 조정이 가능하다. 높은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주파수 RMS(오차), 수신감도, 방향탐지 각도 분해능, 방향탐지 각도 RMS 등의 스펙 역시 오리지널 ACES와 수출용 ACES II 시스템은 서로 다르게 제작됐다.

ACES 시스템의 하드웨어는 전방위 수신 안테나와 3면의 평면 RF 수신 안테나로 구성된 방향탐지 안테나 2기, 신호처리 프로세서인 SPU(Signal Processing Unit), SPU가 처리한 정보를 시현하는 OCU(Operational Control Unit), 그리고 인터페이스를 위한 SIU(Ship Interface Unit) 등으로 구성됐다. 이중 OCU는 터치 스크린으로 조작된다.

ACES 시스템은 SIU를 통해 함정의 항법체계와 통합전투정보체계, 레이더, 자체방어체계 등과 인터페이스가 이루어진다. 전투정보체계를 거치지 않고 ACES 시스템과 SIU를 통해 다이렉트로 인터페이스가 이뤄지는 체계는 MASS, DAGAIE 등의 자체방어체계다. 

ACES 시스템이 통합되는 소형 함정은 탑재 공간, 전력 공급 문제, EMI(전자기 간섭) 등의 문제 때문에 소나타와 같은 대형 EA시스템을 통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ACES 시스템이 탐지해 분석한 위협에 대해서는 MASS에 위협의 RF신호 특성을 제공해 위협 RF의 도래각과 주파수, PRT(Pulse Repetition Time) 등에 맞춰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소형 함정에 특화된 전자전 성능을 보유한 ACES 시스템

레이더와 인터페이스가 이뤄지는 이유는 ACES 시스템이 사용하는 주파수와 레이더가 사용하는 주파수가 서로 중첩되지 않도록 관제하기 위함이다. 항법체계와 인터페이스를 하는 이유는 ACES 시스템의 방향탐지 기능과 함정의 항법 정보를 함께 통합해 탐지한 전파 방사원의 위치를 산출하기 위해서다. 

ACES 시스템을 소나타 시스템의 ES 장비와 같은 체계, 혹은 그 유사품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소나타의 ES장비와 소형 함정의 ES장비는 탐지 대역도 서로 다르다. 소나타 ES장비의 최저 대역은 UHF밴드 최저 대역에 해당되는 C밴드, ACES시스템의 최저 대역은 S밴드 최저 대역인 E밴드다. 방향탐지 알고리즘도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나타 시스템의 ES 장비는 공군의 ALQ-200K 전자전 포드의 수신 장비와 마찬가지로 수신 신호의 위상차이를 이용해 탐지된 전파 송출원의 방위를 산출하는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ACES 시스템은 방위탐지 수신 안테나에 통합된 안테나들이 동일한 주파수의 신호를 수신하는 시각 차이와 진폭 차이를 주파수 정보와 함께 처리해 방위를 산출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소나타 시스템의 ES와 ACES는 서로 다른 시스템

빅텍 관계자들은 신호탐지 대역과 방향탐지 알고리즘이 서로 다른 이유를 “ACES는 소형 함정용 전자전 장비이기 때문에 대형 함정에 통합되는 소나타 체계의 ES장비와 운용 목적, 요구 성능 등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설명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소나타의 ES장비와 같이 위상차이를 이용한 방향탐지 방식이 각도 분해능 측면에서 더 우수하며, ACES와 같이 진폭 차이를 이용한 방향탐지 방식은 탐지된 전파 송출원의 신호 변조 등에 더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어 조금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소나타 시스템이 통합된 대형 함정들은 자함에 위협을 가하는 표적의 전파 신호를 탐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적대 함정 또는 항공기의 신호를 원거리에서 탐지·식별해 조기경보를 제공하고 장거리 교전을 하게 될 경우 표적을 식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소나타 시스템의 ES장비는 장거리 탐지 레이더에서 사용하는 C밴드, D밴드 신호도 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다만 이는 ES장비 최저 대역이고, EA장비 교란 최저 대역은 그보다 높다. ES장비는 C밴드, D밴드와 같이 파장이 긴 신호를 제한된 크기의 안테나로 탐지하면서 각도 분해능을 확보한다. 안테나에 걸린 제한 때문에 하드웨어적으로는 정밀한 각도 분해능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ES장비는 빔폭을 좁게 만드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신호 처리 기법을 활용한다. 빔폭을 좁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냄으로써 정밀한 각도 분해능을 확보한다. 그 결과 위상차이를 이용한 방향탐지 기법이 도입됐다. 반면 소형 함정의 전자전 능력은 자함을 위협하는 화력통제체계의 레이더와 대함 미사일의 송출 신호를 탐지해 방어하는 자체 방어체계 운용을 할 수 있는 수준에 한정된다. 따라서 ACES의 탐지대역은 E밴드 이상이며, 위협을 가하는 적대 함정이 내는 송출 신호의 기민한 변화에 맞춰 자체방어체계를 운용해야 한다. 때문에 이에 적합한 진폭 차이를 이용한 방향탐지 기법과 DRFM(Digital Radio Frequency Memory)이 도입됐다. 물론 소나타 시스템의 ES체계도 DRFM을 보유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소나타 체계의 ES장비와 ACES시스템은 같은 ES장비가 아니라 제원, 방향탐지 기법 등 서로 다른 세부 용도에 맞춰진 특성을 갖는 다른 체계라는 것이다. 

여담으로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에 통합된 전자전 체계(EA는 APECS II, ES는 AR700)의 ES장비가 추후 어떠한 장비로 교체돼야 하는지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도 문의했다. 이에 빅텍은 “현재 이와 관련한 사업은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APECS II와 AR700은 우수한 전자전 장비”라고 답했다. 이어 “만약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의 전자전 체계를 새로운 시스템으로 교체해야 한다면 소나타 시스템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첨언했다.

이는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의 전자전 체계 요구 성능이 대형 함정이 요구하는 성능과 같기 때문이다. EA와 ES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해당 체계들을 새로운 시스템으로 교체한다면, EA와 ES를 모두 갖춘 소나타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것이 적합한 이유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