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포브스 2019 후룬바이푸(胡潤百富)를 중심으로

선명법무법인 박정윤 변호사
선명법무법인 박정윤 변호사

[스타트업투데이] 양차세계대전 시기 서방열강이 저마다 보유한 전함의 수로 국력을 판단하였다면 총성 없는 경제전쟁이 진행되는 현대에는 각 국가의 유니콘의 보유개수로 해당 국가의 차세대 경제발전 가능성을 가늠하기도 한다. 과연 각 국마다 가진 유니콘은 몇 개나 될까?

중국의 포브스라 불리는 순위집계 전문기관 후룬바이푸(胡潤百富)는 2019년 10월 21일 전세계 각국의 유니콘 총수를 집계한 “Hurun Global Unicorn List 2019”를 발표하며 이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후룬에 의하면 전 세계 유니콘은 총 494개가 있다. 그 중 1위는 중국(206개) 2위가 미국(203개)이며 3위는 인도(21개), 4위는 영국(13개), 공동 5위는 독일, 이스라엘(7개) 한국(6개)은 7위로 10위권에 안착하였고 그 뒤를 인도네시아, 프랑스, 브라질(각 4개)이 맹추격 중이다.

2019 후룬바이푸 집계 중국 유니콘 206개, 미국 203개, 한국 6개

유니콘 수에 있어서 중국의 눈부신 성장이 눈에 띈다. 이는 개혁개방 직후 중국경제의 성장이 정부의 보호와 육성으로 이루어진 철강, 조선, 화학 등 2차 산업발전의 공이라면, 2010년대 이후의 성장은 2차 산업 중심의 성장모델의 동력저하의 위기를 인식한 중국정부와 기업가들이 고부가가치 첨단산업 육성을 통해 경제구조 재편을 꾀한 노력도 크다.

제 4차 산업의 시대로서 중국은 ‘대중창업(大衆創業) 만인창신(萬人創新)’ 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IT 산업, 빅데이터 활용 물류, 공유경제 등 스타트 업을 통한 소위 기업가치 10억불 이상의 벤처기업 유니콘(중국명 “독각수獨角獸”)의 육성으로 미국을 넘어설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러한 유니콘의 덩치는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후룬에 의하면 중국의 유니콘 기업은 2018년 기준 전세계 GDP의 16% 를 차지하고 있다.

유니콘 대국 중국, 이러한 유니콘 하나를 만들기 위하여 무수한 창업가의 땀과 투자자들의 눈물이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창업 열풍이라지만 중국은 더욱 그러하다. 2018년 중국에 새로 창업한 기업은 총 10만개를 돌파하였고, 이러한 새로운 기업들의 65%가 베이징, 상해, 광동(션젼) 등 소수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유니콘 육성의 독특한 배경

거대한 내수시장

이러한 중국의 스타트업 환경은 다른 국가와 다른 독특한 양상을 보인다. 첫 번째로는 13억명 이상의 인구로 이루어진 거대 내수시장이다, 세계최대의 단일한 내수시장을 가진 중국 스타트업은 중국시장에서만 성공하여도 손쉽게 유니콘이 될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내수시장은 반대로 거대한 빅데이터 공급원천이 되기도 한다. 중국의 스타트업은 문화적 언어적 장벽 없이 다량의 빅데이터를 확보하여 새로운 4차 산업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IT 기반 중심

두 번째로는 중국 벤처기업의 상당수가 IT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거대한 스마트폰 이용인구와 무관하지 않다. 2018년 미국의 퓨 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 국가별 스마트폰 보급률 연구에 의하면 보급률 1위는 한국(94%)이지만 인구수 1위는 역시 중국(68%)으로 14억 인구 중 약 9억이 넘는 인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나 스마트폰에 기반한 E-커머스 부분의 비중이 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모바일 결제 시장은 지난해 45% 성장, 29조 달러(3경 4762조원)를 기록했다. 이러한 거대 시장을 배경으로 전세계 전자상거래 유니콘 68곳 중에 34곳 기업이 중국에 집중되어 있다. 전세계 핀테크 유니콘 56개 중 22곳이 중국이다. 그 중 중국의 핀테크 기업이자 알리바바로부터 출발한 앤트파이낸셜(蚂蚁金服)의 현재 기업가치는 170조원이다. 이는 101조 기업가치를 가진 미국의 전통강호인 골드만삭스를 이미 훌쩍 뛰어넘었다. 이 외에도 공유경제, 오락매체, 물류 등에도 중국이 보유한 유니콘은 상당하다.

IT와 VC의 융합 : BAT

세 번째로는 중국의 IT 대기업들이 자사의 막대한 자본과 IT 기술력을 이용하여 신생 스타트업 들을 육성시켜 자사 플랫폼에 접합시킨다는 것이다. 중국의 3대 인터넷 공룡기업인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는 자사의 기존 IT 업무 외에도 전문투자회사보다 더욱 큰 규모로 스타트업 육성에 힘쓰고 있다.

그중 텐센트는 2008년 최초로 인수합병 부서를 설립한 후 600여개 넘는 기업에 투자하여 100여개의 유니콘을 만들어냈다. 기업가치 최고의 유니콘을 탄생시킨 것은 알리바바다. 바이두도 2016년 바이두 캐피탈 및 바이두 벤처를 설립 하는 등 출발은 늦었지만 인공지능/빅데이터, 문화/엔터, 자동차교통, 하드웨어 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내에서 이들보다 유니콘을 더 많이 육성한 곳은 전문 벤처투자사인 세콰이어 캐피털 외에는 없다.

중국식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

이러한 중국의 유니콘 열풍은 투입되는 인원과 자본이 거대한 만큼 문제점도 두드러진다. 우선 미국, 이스라엘 등 뛰어난 혁신 기술을 가진 외국 스타트업과 환경과 확연히 다르다. 중국 스타트업들은 온라인 결제에서 자전거 공유 사업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앱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이는 제공하는 서비스만 다를 뿐 비즈니스 모델 자체는 유사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실제로 E-커머스, 핀테크 부분의 거대한 성장에 비해 클라우드, 바이오, SNS, 네트워크 보안, 3D프린터, 게임, 증강가상현실, 자원재활용, 우주기술 등 업종에서 미국은 총 65개 유니콘을 보유한데 비해 중국은 13개만 보유하고 있다. 그나마 전기차 분야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뿐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성장한 유니콘은 매우 적거나 없다. 이는 신기술 중심의 이스라엘과 각 분야에 고르게 유니콘을 분포시킨 미국과는 구별되는 점이다.

규제 없음에서 규제 있음으로 : 정책리스크

또한 중국정부의 정책리스크도 존재한다. 중국 자전거 공유시스템의 선두주자인 Ofo 가 작년 9월 중국정부의 자전거 광고부착 금지명령으로 한 순간에 수익구조가 몰락하여 파산한 사건과 정부의 게임규제로 텐센트의 주가가 급락한 사건이 있다. 공유차량서비스인 디디추싱 역시 운전기사 자격강화를 골자로 하는 정부명령을 받고 평범한 택시회사가 되어 서둘러 금융서비스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점 등이 그러하다. 처음에는 관용적 태도를 취하다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면 강한 규제가 만들어지는 곳이 바로 중국이다.

중국의 스타트업 버블과 유니콘 들의 성장을 보면 내수의 차이만 있을 뿐 IT 기반 산업구조나 정부 규제 등의 환경은 한국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유니콘 역시 IT와 E-커머스에 집중되어 있다. 바이오산업 등 신기술 기반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유니콘의 탄생이 절실하다. 그렇기에 앞서 중국이 발자취를 살펴보며 좋은 것은 취하고 나쁜 것은 버림으로 한국의 유니콘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

출처: 2019년, 후룬바이푸(胡潤百富) 발표 참조
출처: 2019년, 후룬바이푸(胡潤百富) 발표 참조
출처: 2019년, 후룬바이푸(胡潤百富) 발표 참조
출처: 2019년, 후룬바이푸(胡潤百富) 발표 참조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