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의 서비스 적용 실사례로서 M&A의 활용방안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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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ICT 산업은 변화속도가 빠르고, 기업의 생존전략이 중요한 시장이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형태의 M&A를 시행하고 있다. 일반적인 기업인수에서부터 역기업인수, 부분기업인수 등의 인수 사례와 일반적인 합병 및 조인트벤처 설립 형태의 합병 방식은 스타트업에 자신의 자산을 유동화하고, 기존의 인프라를 활용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주고 있다. ICT 산업에서 발생하는 사례를 바탕으로 M&A에 대한 분류를 살펴보고, 스타트업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알아본다. 

ICT 산업은 시장 환경변화가 빠르고, 생존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각 기업의 생존전략에 따라 기업 간 M&A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2019년 10월에 한정해 살펴봐도 넷마블(Netmarble)이 웅진코웨이(Woongjin Coway)의 매각에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스마트홈과 구독경제에 대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애플(apple)은 카메라 기능 강화를 위한 영국의 특수효과 스타트업인 아이키네마(IKinema)를 인수했으며, 테슬라(Tesla)가 자체 배터리셀 생산을 위해 하이바시스템(Hibar System)과 저전력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컴퓨팅 비전 스타트업 딥스케일(DeepScale)을 인수한 사례가 있다. 페이팔(Paypal)은 고페이(GoPay)를 인수해 중국의 온라인 결제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버라이즌(Verizion)은 VR·AR 전문업체인 존트XR(Jaunt XR)을 인수했다. 

타 분야에 비해 ICT 산업분야에서 M&A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ICT 산업이 타 산업의 근간을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 형태의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생산을 더 잘하기 위해 ICT 기술을 활용하고, 유통을 더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ICT 기술을 이용한다. 

자체적인 기능을 발휘하는 경우도 많지만, ICT 산업은 일반적으로 효율성 확보를 목적으로 사용된다. 대표적인 ICT 시스템은 전사적자원관리(Enterprise Resource Planning·ERP)의 경우 전사자원관리라는 측면에서 시스템에 통합된 자원의 확보·배분·이력추적을 목적으로 하며, 그룹웨어는 빠른 의사결정 진행과 문서관리를 목적으로 한다. 

산업의 발전 속도가 빠른 것도 그 이유라고 볼 수 있다. ICT 산업의 빠른 변화속도는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1849년 안토니오 메우치에 의해 개발된 전화는 1973년 모토로라의 마틴 쿠퍼박사가 개발한 최초의 휴대폰으로 진화했으며, 1992년 IBM의 첫 스마트폰이 개발돼 현재의 생활상을 변모시켰다. 파발에서 전화로 개발되기까지 약 1800년이 걸렸고, 그 후 124년이 걸린 전화기는 19년 만에 스마트폰으로 성장했다. 

산업의 발전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기업은 생존을 목적으로 다양한 변모를 시도하게 된다. 생물의 유전자가 변이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생존을 목적으로 산업이 변화하는 데는 시간보다 적응력이 중요했다.

이런 현상은 결국 기업 고유의 목적에 따른 선택과 집중을 통한 비즈니스 영역 확장으로 이어지게 됐다. ICT 기업은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강점을 갈고닦았으며, 약점은 보완하거나, 혹은 아예 버리기(폐업, 사업철수)도 했다. 이런 현상은 기업 간의 경쟁이 격화됨과 동시에 타 산업과의 융합이 발생하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결국 기업은 자신의 무기를 선택하고 생존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기업과의 M&A를 하게 됐다. 

사례를 바탕으로 기업의 M&A를 구분하면, 기존의 M&A와는 다른 행태적 분류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다섯 가지 형태로 M&A의 종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ICT 산업에서 M&A가 자주 발생하는 환경이 완성되자 M&A 사례를 기준으로 기업 간 인수합병의 역할과 그 목적에 대해 구분할 수 있게 됐다. 우선 인수는 특정 기업이 다른 기업을 자신의 영역으로 끌고 오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기업규모, 자금력, 시장 상황, 관계유지 등 다양한 이슈가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크게 세 가지 형태의 인수사례가 발생한다. 

첫 번째는 일반적인 기업인수 사례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인수하는 형태가 대부분인데, 이는 자금력과 사업규모, 그리고 시장에서의 지배적 영향력 등이 그 기준이 된다. 스타트업의 엑시트 전략으로 투자유치와 함께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이기도 하다. 

인수기업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두는 실험적 서비스에 대한 인수를 시도한다. 이런 형태로 카카오는 카카오M(멜론), 김기사(카카오네비), 서울버스(카카오버스) 등을 인수한 사례가 있다. 

두 번째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서비스를 인수하는 역(逆)인수 사례다. 이 형태는 특이하게도 규모가 작은 기업이 큰 기업의 서비스를 인수한다. 다만, M&A는 비용이 지불되므로 사업 전체를 인수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따라서 해당 기업의 자회사를 인수하거나, 일부 기능을 분리 독립시켜 중소기업에 매각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다음과 카카오가 진행한 M&A에서 당시 시가총액 1조 590억 원이던 다음이 장외거래 가격 기준 시가총액 2조 3,500억 원에 이르는 카카오를 흡수합병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현재는 다음의 색채가 지워지고 있지만 일부 우회상장을 목적으로 시도되는 M&A의 사례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포드(Ford)의 산하 기업인 포드 모터 크레딧(Ford Motor Credit)이 차량 구독서비스 플랫폼인 캔버스(Canvas)를 스마트폰 기반 차량 리스 플랫폼인 페어(Fair)에 매각한 사례도 있다. 스타트업이 대기업의 하부 사업부를 인수한 사례로, 일반적인 매각, 투자유치가 아닌 사업확장의 사례로 알려져있다. 

세 번째는 부분적 기업인수 사례다. 기업이 자신의 기능 중 일부를 분리해 인수하는 방식으로, 두 번째와 유사하지만 시기와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기능을 분리하는 형태는 현재 해당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거나, 혹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해당 기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보다는 한시적으로나마 타 기업에 양도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양도하는 기업은 자사의 역량이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으며, 양수하는 기업은 현재 부족한 기능을 보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M&A의 전제조건이 선택과 집중이며, 이를 위한 비용 지불을 M&A 성사라고 볼 때 일반적인 관점에서 협업(Collaboration), 양해각서(MOU) 체결, 계약(Contract) 역시 M&A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스타트업이 기능 한 분야에 집중하고 있지만, 실제 사업 수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수적인 기능들을 별도로 매각하거나, 다른 기업과의 협업관계에서 일시적인 사용권한을 부여해 자산을 획득하고 현금흐름을 유동화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런 방법은 매력적이다. 

부분적 기업인수 사례는 ICT 산업 중 콘텐츠 관련 산업에서 자주 발견된다. 콘텐츠는 대중의 인식에 각인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인지된 정보는 그 자체로 힘을 가지게 되는데, 이를 반영하는 것이 원소스멀티유스(One Source Multi Use·OSMU)다. 

하나의 콘텐츠 정보가 인식되면 다른 분야로 고객층을 전이시킬 수 있으며, 기존의 인지된 정보를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디즈니(Disney)가 인수한 마블(Marvel)의 콘텐츠 활용전략은 이러한 사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VR·AR 산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영화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ver The Top·OTT) 분야에 집중이 필요한 마블은 VR·AR 게임산업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레노버(Lenovo)에 콘텐츠 사용권을 제공했다. 레노버가 출시한 게임은 레노버 미라지 증강현실(AR)용으로 마블 콘텐츠 기반의 디멘전 오브 히어로즈(Dimension of Heros)다. 디즈니는 이전에도 스타워즈의 콘텐츠를 게임으로 출시할 수 있도록 레노버와 협력한 사례가 있다. 

합병의 경우는 이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합병은 두 개 이상의 회사가 하나로 합쳐지는 형태인데, 인수가 기존 회사의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는 형태를 보이는 데 비해, 합병은 새로운 회사를 생성하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회사 간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형태인데, 최근 미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스프린트(Sprint)와 티모바일(T-mobile)의 합병이 이에 해당한다. 두 기업은 미국 통신시장의 3위, 4위를 차지할 만큼 대형의 전국사업자다. 두 기업은 장치시설 산업에서의 생존을 위해 기존의 서비스 모델을 통합하려는 중이다. 

기간 산업이기 때문에 각종 기지국과 다양한 네트워크 장비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중복을 막고, 비즈니스 파워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독과점 규제를 벗어나기 위해 사업부 일부를 디쉬(Dish)에 매각하는 중이다. 자신의 사업부를 매각하더라도 합리적 운영을 위해 유사 기업과도 하나의 기업을 형성하게 하는 것이 합병의 주요 모델이다. 

합병이 발생하는 또 하나의 사례는 바로 조인트벤처(Joint Venture) 설립이다. 조인트벤처는 기존의 사업영역을 그대로 둔 채 두 개 이상의 회사가 각자의 사업영역을 확장해 새로운 기업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앱티브(Aptiv)와 자율주행 합작사를 설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양 사는 자사의 기능에 별다른 지장을 주지 않으며, 각자의 강점을 살리기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이렇게 설립된 합작사는 연구개발과 시장성과에 따라 한 곳에 매각되거나 자체 생존력을 가지기도 한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미국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훌루(Hulu)가 있다. 2007년 설립된 훌루는 월트 디즈니 컴퍼니, 타임워너(Time warner), 컴캐스트(Comcast), 뉴스 코퍼레이션(The News Corp.)의 합작법인으로 출발했으며, 최근 AT&T와 컴캐스트의 훌루 지분이 디즈니에 매각되며 디즈니의 자회사가 됐다. 

ICT 산업에서 발생하는 M&A의 형태를 보면, 기업의 생존전략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스타트업이 자산을 유동화하고,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ICT 산업에서의 사례를 바탕으로 살펴본 바에 의하면 인수합병은 다섯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일반적인 M&A에는 자산인수, 주식인수, 흡수합병, 신설합병, 역합병 등이 존재하고, 법률상 각자의 권한과 주식매수 등의 이슈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ICT 산업에서 흔히 발생하는 사례를 기준으로 봤을 때 이상의 다섯 가지로 구분하는 것이 실제 M&A의 형태를 쉽게 알 수 있는 구분이 된다고 볼 수 있다. 

M&A는 스타트업이 취할 수 있는 자산 유동화 전략의 하나다. 스타트업이 설립되면, 운영상 자금 문제에 부딪히는 경우가 다수이며,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M&A와 투자유치다. 이 외에도 국가 예산을 받거나 은행에서 대출을 실행하는 방법도 가능하지만, 사업을 지속하는 힘을 확보하고 자사의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는 방법으로 M&A를 활용하는 것은 ICT 산업을 기준으로 볼 때 이미 일반화되고 있다. 스타트업이 향후 비즈니스를 전개함에 있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기를 원한다면, M&A는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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