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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선홍의 스타트업팁] 기회를 만드는 스타트업
[채선홍의 스타트업팁] 기회를 만드는 스타트업
꾸준하게 그리고 능동적으로 행동하자
  • 채선홍 (주)클린그린 대표
  • 승인 2019.12.1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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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스타트업투데이] 옛날 그리스 시칠리아 섬 동쪽에 시라쿠사라는 도시가 있었어. 중앙에 있는 큰길에는 ‘기회의 여신’ 오카시오(Occasio)의 동상이 서 있었대. 근데 이 여신의 동상은 참 재미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어. 앞머리는 머리숱이 무성하고, 뒷머리는 대머리인데 발에는 날개가 달려 있는 거야. 좀 웃기게 생긴 이 여신은 안 어울리게 한 손에는 짧은 칼을 들고 있었지. 

동상 아래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었대.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봤을 때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면 사람들이 다시는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발에 날개가 달린 이유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함이다.”

 

한 동안 소식이 뜸했던 스타트업 대표 A가 근처에 일이 있어 왔다가 내게 전화를 했어. 시간 되면 식사나 한 끼 같이 하자고. 딱히 저녁 약속이 없기도 하고, ‘혼밥’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으니까 흔쾌히 오케이 했지. 단골로 다니는 식당에서 제육볶음을 주문하고 티비를 보는데 최근 인지도가 급상승하면서 유명해진 스타트업의 광고를 보다가 씁쓸한 듯 술을 주문하면서 나지막이 빈정대는 말을 하더군. 

“쟤네는 기회를 잘 잡았을 뿐이야. 투자 잘 받아서 저렇게 연예인이 나오는 광고도 하고, 사업 확장하고. 사실 저 회사 서비스와 우리 회사 서비스가 별반 다를 게 없는데 말이야. 아니, 우리가 더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세상 참 불공평하네.” 

그리고는 식사에서 술자리로 바뀐 두 시간 동안 경쟁사에 대해 온갖 험담과 별로 듣고 싶지 않은 자기만의 의견을 가미한 유언비어를 나열하더군. 굳이 말은 안 했지만 당신이 씹고, 뜯고, 난도질하고 있는 그 회사가 한 다리 걸쳐 서로 아는 사이라네. 밥 사준 건 고맙지만, 별로 듣고 싶지도 않은 푸념과 부정적인 에너지를 받아주는 탓에 소화도 안 되고 이럴 거면 ‘혼밥’ 하는 게 더 나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 

얼큰하게 취해 돌아가는 그의 뒷모습에 조금은 다른 의미의 동정심도 들고, 답답한 마음도 들었어. 괜한 논쟁으로 감정이 상하게 될까 조심스러워 미처 전하지 못한 이야기를 남길게. 그리고 다음부터는 각자 ‘혼밥’ 합시다! 

 

기회는 기다리는 게 아니라 찾아다니는 것

“10명을 만나면 그 중 1명의 지인을 얻고, 100명을 만나면 그 중 1명의 친구를 얻으며, 1,000명을 만나면 그 중 1명의 귀인을 얻는다.”

 A 대표가 시샘했던 그 회사가 과연 운발로 기회를 잡은 걸까? 운이 전혀 작용하지 않았다고는 볼 수 없을지라도 모든 일의 과정과 결과는 실력이야. 자신에게 기회가 안 왔다고 하는 건 치졸한 변명에 불과해. 

누워서 감이 떨어지길 기다리기보다는 감나무를 타거나 감을 떨어뜨릴 도구를 찾든 하는 게 더 확률이 높아지듯이 기회라는 건 만들어가는 거야. 잘 나간다는 그 스타트업을 옆에서 본 사람들은 회사의 구성원들이 기회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노력을 들였는지를 증언하고 있어. 

한 번 찾아올 기회를 두 번으로 만들고, 두 번을 세 번으로 만드는 것은 그만큼 더 찾아다녀야 가능한 일이야. 기회의 여신은 매우 빠르게 세상을 돌아다니는데 가만히 기다리기보다 그녀가 오는 방향으로 뛸수록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지극히 논리적이고 산술적인 이야기야. 

어떤 사람들은 성공과 실패의 차이는 한 끗 차이라고 하는데 이건 한 끗만큼의 차이를 만드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거든. 누군가가 알아주길 기다리는 동안 너의 경쟁자는 누군가에게 알리기 위해 뛰어다니고 있어. 지금 당장은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지만 그 시간과 노력의 축적이 어느 때인가 너에게는 없고 그에게는 있는 특별함을 만들어 줄거고, 그때는 후회해도 따라갈 수 없어.

엄청나게 낮은 확률이라는 로또 복권의 1등 당첨자가 매주 나온다는 것은 낮은 확률 이상으로 많은 복권 구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가능한 거야. “꼭 된다”는 100%의 장담은 없지만 확률은 높일 수 있어. 그게 기회를 만드는 비법의 시작이야.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는다

“그럴듯한 회사와 그런 회사는 다르다. 하나는 가설이고 다른 하나는 사실이다.”

두 사람에게 동일하게 기회가 왔더라도 누구는 기회를 잡고, 누군가는 지나칠 수밖에 없어. 스타트업이 내실을 다지는 것을 소홀히 하면 정작 필요한 때에 기회를 잡을 자격과 능력이 없음을 깨닫게 될 거야. 창업자들이 비록 모든 분야에 전문가는 아니지만 두루두루 공부하고,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 이유가 그 때문이고, 멤버들과 회사가 성장의 속도전을 하고 조직 운영에 대한 출혈을 감수하면서도 시행착오를 경험하며 체계를 잡아가는 이유가 이 때문이야. 

대기업 유통사에서 우리에게 관심을 가졌고, 두어 번의 미팅을 통해 납품계약에 대한 기대를 높일 때가 있었어. 실무진과의 미팅이 시작되면서 기대와 달리 우리는 부끄러움에 몸 둘 바를 몰랐지. 왜냐고? 실무진 간에 상세한 납품 조건과 협상이 시작되면서 진짜 실력이 드러나게 됐거든. 

당시 대기업에 납품한다고 들떠 있었지만 정작 생산 수량이라던가 납품기한에 대한 우리 회사의 역량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어. 괜스레 진행했다가는 신뢰도 잃고 역풍을 감당할 여력도 없었고, 대안조차 없었기에 중간에 양해를 구하고 포기하게 된 적이 있어. 대표자로서 너무 부끄러워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지. 내실을 갖추고, 우리가 어떤 걸 할 수 있고, 어려운 문제에는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 잘 파악하고 추진했어야 했는데 의욕만 앞서다 보니 어렵사리 만든 기회를 흘려보낼 수밖에 없던 거야.

겉보기는 그럴듯해서 매력적일 수 있어도 정작 속을 들여다보면 별것 없는 회사는 많은 기회를 만들어도 잡을 능력이 없어. 속 빈 강정이 되지 말라고. 투자설명회(IR)에서 술술 회사소개를 하고 멋들어지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고 투자가 이루어지고, 공모전에서 수상 이력이 화려하다고 사업이 잘되는 건 아니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유명세에 비해 실상은 별 활동 없는 스타트업은 잠시 반짝일 순 있어도 오래 지속될 수는 없어. 허우대만 멀쩡한 자에게 다가온 기회가 떠난 뒤에 찾아가는 곳은 실력을 갖춘 자, 기회를 잡아 줄 수 있는 자야.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기회를 잡기 위해선 타이밍이 가장 중요

“생각이 많으면 용기를 잃어버리고, 생각이 없으면 무모해진다.”

우리는 항상 선택의 기로에 서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고민 없이 결정할 수 있는 일상적인 것부터 밤새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봐도 쉽게 “딱 이거다”라고 마음먹기 힘든 문제를 끌고 갈 때가 있지. “잘못 선택하면 어쩌지? 이게 정말 최선일까?” 스스로 자문자답을 반복하기도 하고, 다른 이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해. 

머릿속으로 가지치기처럼 여러 갈래의 시나리오를 만들기 시작하지. Plan A부터 Plan B, Plan C 그리고 최종적으로 회피할 수 있는 Plan Z까지 잘 짜여진 정교한 계획이 있으면 그만큼 리스크도 줄고, 그때 그때 빠른 태세전환을 할 수 있으니까. 우리에게 시간과 자원은 늘 한정적이라는 것만은 기억해야 해.

무엇보다 난 타이밍을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이야. 적절한 시기에 Yes or No 사이에서 최종 결정만 남은 상황이라면 오래 시간을 끌 필요는 없어. 양쪽의 가치는 무엇을 선택하든 동일하거나 대등하기 때문이지. 

손익을 따질 때, 한쪽이 월등히 우월하다면 선택은 단순하잖아. 선택이 어렵다는 건 이제 선택의 문제에 에너지를 쏟기보다는 결정을 내린 후, 어떻게 잘해낼 것인가, 무엇이 필요한 걸까에 대해 집중해서 진행해야 하는 거야.

가장 바보 같은 행동은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하고 질질 끌다가 기회를 놓치는 거야. 선택할 수 있는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뒤에 흘러가버린 타이밍을 되찾아오기란 쉽지 않아. 어울리지 않게 기회의 여신이 왜 칼을 들고 있었을까? 그건 이미 놓쳐버린 기회를 붙잡으려고 구차하게 어거지로 따라가면 오히려 기회의 여신은 칼을 휘두르며 너를 해하려 한다는 뜻일거야.

 

모든 기회는 동등하지만 여신의 마음은 갈대다

“사람들은 기회의 여신의 앞머리를 잡으려고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녀의 마음을 얻어 머물게 하려고 한다. 기회의 여신을 매혹하는 자에게는 언제나 가호가 함께한다.”

결국 비즈니스는 영업의 연속이고 그 과정에서 협상과 밀고 당김의 긴장감이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 갈 수 있도록 하는 실마리가 되어주지. 이것은 마치 연애와 같아.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고, 챙겨주는 부부의 금실이 좋고 더 나아가 오래 화목하듯이 기회를 대하는 데 있어 한쪽만의 일방적인 강압과 강요보다는 조심스레 보듬듯이 품고 가야 해. 

우리에게 찾아온 기회가 일방적으로 우리에게 유리하다거나 독보적으로 유리하도록 이끌어가려고만 한다면, 기회의 여신은 잠시 머물다가 질색을 하면서 떠나버릴지도 몰라. ‘갑질’이라는 명사는 어느새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적폐라는 사실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 거야. 

특히 스타트업은 프리랜서나 외주·협력사와 함께 업무를 진행할 일이 많아. 그런데 얽히고설킨 인프라를 만드는 과정에서 무조건 싼 비용과 무지막지한 업무를 떠넘기듯 밀어붙이는 창업자들을 보면, ‘얼마 못 가겠구나’란 생각이 들어. 

서로 호감을 가지게 되고, 더 나아가 함께 일을 하게 돼 호의를 베푸는 줄도 모르고 그때부터 은근슬쩍 갑질인 듯 갑질 아닌듯한 갑질을 하는 꼴값으로 결국 곁에 있던 사람들마저 다 떠나고,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게 되는 거야. 

어느날 갑자기 매출이 올랐다고, 투자 좀 받았다고, 유명세 좀 탄다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목이 뻣뻣해지면, 기회의 여신은 처음에 반했던 너의 모습과 지금의 변한 너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한숨짓고 떠나갈 거야. 그러니 기회를 잡는 것은 단발성이지만 그 기회를 잘 관리하고, 불씨를 살려 키워가면서 지속하는 것이 중요해.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겠지만 기회라는 게 찾아온 건지, 지나간 건지, 오고 있는 건지 우리 눈에는 쉽게 보이지 않아. 선천적으로 촉이나 감이 좋은 사람으로 태어나지 않은 이상, 늘 일상적인 하루였다고 느끼는 사이 누군가는 기회를 만났겠지. 

꾸준히 곁에서 정보와 낌새를 알려주는 인맥을 갖기도 쉽지 않아. 그렇기에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보다 능동적으로 찾아 나서고, 기회를 만들어가는 편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가능성 높은 스타트업 생존 방식 아닐까? 

그러한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자연스레 기회를 만들 줄 아는 능력을 갖추게 될 거야. 그날이 오면, 우리가 성장하는 동안 우리와 함께 있던 기회의 여신도 우리가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승리의 여신으로 거듭나 있을 거야. 그렇게 우리 각자가 꿈에 가까이 다가가겠지. 그러니 상상만 하지 말고 지금 행동하자. 꾸준하게 그리고 능동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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