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제공하는 또 다른 수익 기회

게임이 콘텐츠 유통경로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많은 산업이 고통을 받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산업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지속된 재택근무 및 온라인 개학 등으로 가정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동영상 및 게임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이용자와 이용시간이 급증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사람이 모이는 곳은 또 다른 사업기회를 제공하기 마련인데, 이미 게임업체들과 일부 브랜드들은 게임을 상품 홍보를 위한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임 산업,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용자·이용시간 급증


지난 1분기 게임 산업은 개인용 컴퓨터(이하 PC)와 모바일, 콘솔 등 플랫폼과 관계없이 이용자는 물론 이용시간과 지출액 모든 측면에서 연이어 기록을 세웠다. 대표적인 PC 게임인 포트나이트(Fortnite)를 제공하는 에픽게임즈에 따르면 유저는 이미 3억 5천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들이 4월 한 달간 플레이한 시간은 32억 시간에 이른다.

시장조사업체 앱애니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모바일 게임은 130억 건의 다운로드가 이루어졌으며, 이에 대한 지출액은 167억 달러(약 20조 5천억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콘솔 게임 역시 마찬가지로,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용자가 몰리면서 네트워크 트래픽이 급증해 업데이트 시 접속 속도를 낮추는 조치를 취했다.

그리고 3월 말에 출시된 닌텐도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하 동물의 숲)’은 한달 반 만에1,34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게임 유저가 늘어나 면서 이에 주목하는 또 다른 업체들 역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바로 광고업체 및 상품 홍보를 추진하는 브랜드들이다.

 


주목받는 게임 내 광고


게임을 통해 광고를 제공하는 IGA(In-Game Advertisement)는 최근에 등장한 것은 아니다. 이미 1980년대부터 게임 속에 등장하는 광고판이나 텔레비전에 제품 광고를 삽입하는 사례가 등장했으며, 실제 상품을 게임 속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제공하는 사례도 있었다.그리고 각 브랜드가 자사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직접 게임을 발매하는 소위 ‘애드버게임(advergame)’이라는 장르도 존재한다. 최근에는 게임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명품 패션 브랜드인 마크 제이콥스와 발렌티노는 닌텐도와 협력해 ‘동물의 숲’ 게임 내에서 이용자가 조작하는 캐릭터가 착용할 수 있는 가상의 의상 아이템을 제공했다. 주목할 점은 이 아이템이 실제 상품의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했다는 점이다. 또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나 게티 미술관의 경우 이미 전시된 컬렉션을 동물의 숲에서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한다.

이처럼 패션 브랜드나 미술관 등이 게임을 통해 마케팅 활동을 하는 것은 이제 게임이 젊은 남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세대와 성별에 관계없이 폭넓은 이용자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훌륭한 마케팅 채널이 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특히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노출시킴으로써 지금까지의 게임에서 흔히 제공되던 동영상 광고와 달리 이용자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동물의 숲에 등장한 마크 제이콥스의 의상 아이템.
▼발매 한 달 반 만에 1,300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한 닌텐도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
(출처: 닌텐도, 마크 제이콥스, 한국닌텐도주식회사)

게임 속에서 실시간 콘서트도 진행···미디어 콘텐츠의 새로운 유통경로


게임을 통해 광고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서로 경쟁을 하는것을 넘어 상호 소통하는 수단으로 게임을 활용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미디어 업계도 게임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 이다.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가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인데, 동사는 지난해부터 게임을 통한 인기가수의 콘서트를 추진한 바 있다. 게임 속에 존재하는 원형 극장 등에서 실시간으로 콘서트가 진행되고 게임에 참가한 이용자들이 무료로 즐기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올해에도 이 행보는 지속되고 있는데, 에픽게임즈는 지난 4월 인기 힙합 가수인 트래비스 스콧의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했으며, 연이어 새로운 가수들의 콘서트 소식도 발표했다. 특히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 이용자들이 같이 즐길 수 있는 3차원(3D) 소셜 공간인 ‘파티로열(Party Royale)’을 출시하기도 했다. 에픽게임즈는 이 외에도 포트나이트를 통해 새로운 영화의 예고편을 방영하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 또는 소품, 사운드트랙 등을 게임 속에 등장시키는 형태로 영화사와 협업하기도 했다.

이제 게임은 종합적인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로서 미디어 업계와 광고 업계, 그리고 여러 브랜드들이 협업할 수 있는 방안이 된 것이다. 라디오와 텔레비전 등에 이어 게임이 미디어 콘텐츠의 유통경로로 역할이 확대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더 많은 업체가 참여하면서 IGA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게임을 통한 마케팅 효과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제공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거나 이용자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 등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열릴 것이다. 그리고 스타트업을 포함한 여러 브랜드들은 목표로 삼고 있는 고객층을 이용자로 확보하고 있는 게임을 통해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갖게 됐다. 따라서 게임 산업의 동향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스타트업투데이=정근호 전문기자] jungkh@ar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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