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와 시장은 무엇을 원하는가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br>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시장을 이기는 자는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장을 이기는 자는 아무도 없다. 시장은 언제나 묵묵히 그리고 끊임없이 변한다. 심지어 동토(凍土·얼어붙은 땅)의 왕국이라 불리는 북한에서도 장마당을 빼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 않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6개월 이상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기능이 올스톱 됐다. 여기저기 미래학자들이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를 예측하느라 여념이 없다.

코로나19를 미리 예측하지 못한 걸로 봐서는 미래학자들의 예측을 신뢰하기 어렵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그건 바로 시장은 결코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시장이 기다리지 않는다는 의미는 소비자가 공급자를 기다리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산업화 시대에는 기업들이 학교 성적을 중심으로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했다. 아무 직장 경험이 없는 프레시맨을 채용해서 기업의 입맛에 맞도록 정신적 육체적으로 맞추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공개 채용보다는 기업이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한 다음 성과를 내기 위해 능력 있고 경험 많은 사람을 골라 채용하는 방식이 일반화되고 있다.

기업은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다. 당장 채용해서 바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직원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취업준비생들도 전략을 바꿔야 한다. 무조건 열심히 공부만 해서 될 일이 아님을 깨닫고 현실과 해당 기업에 맞는 맞춤식 공부를 하고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래야만 어디서나 어필할 수 있다.

 


창직을 하고 평생직업 만들어야


지금도 가끔 코칭을 하면서 시장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미스매치(miss-match)가 발생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프리랜서 강사들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화상 강연이나 수업을 해야 하는데 막연히 넋을 놓고 앉아 코로나19가 종식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강연 대상자들이 알아서 불러주기만 기다리고 있으니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화상 수업을 위한 줌(zoom)이나 웹엑스(Webex)를 열심히 학습하고 먼저 대상자에게 화상으로도 강연이나 수업을 할 수 있다고 제안해야 한다. 설마 하며 기다려서 될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 코로나19가 서너 달이 지나면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예상이 빗나가버렸다. 앞으로 언제까지 이런 일이 지속될 지 아무도 모른다.

이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해서는 살아남기 어렵다. 인공지능 로봇이 그런 일은 모두 빼앗아 갈 것이다. 아무도 흉내 내지 못할 일을 찾아 창직을 하고 평생직업을 만들어야 한다. 시장을 미리 내다보고 먼저 준비하고 시장에 당당하게 제안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시장에게 기다려 달라고 아무리 매달려 봐야 헛일이다. 자신이 어떻게 시장에 어필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마치 전쟁터에서 군인이 무기와 실탄을 철저하게 준비하듯이 시대를 먼저 읽고 과연 소비자와 시장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준비해야 한다.

세상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변했다. 앞으로 세상은 더 빨리 변할 것이다. 어영부영하다가는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놓치고 말 것이다. 시장은 결코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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