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라이프 행복 더하는 기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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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유엔(UN)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세계 65세 이상 인구가 7억 3,000만 명에서 2025년 15억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세계 노인 인구 비중 역시 1990년 6%에서 2019년 9%, 2050년까지 16%로 증가해 세계 인구 6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 속에서 ‘실버 테크’에 대한 관심 역시 커지고 있다.

 

美 50세 이상 노인, 스마트 기기 사용률 급증

2019년 미국 은퇴자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Retired Persons, 이하 AARP)는 50세 이상 미국인을 대상으로 2020 테크 트렌드에 대해 설문 조사를 했다. 이를 통해 50세 이상 미국인이 스마트폰, 웨어러블, 가정용 스마트 스피커, 스마트홈 기술 등 신기술을 18~49세와 거의 같은 속도로 사용하고 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미국의 노인 51%는 2019년 기준, 1년 동안 스마트폰(23%), 컴퓨터 및 노트북(12%), 스마트 TV(12%), 태블릿(10%), 스마트홈 기술 및 기기(12%), 웨어러블 기기(12%)를 구매했다고 응답했다. 기기 선호도는 연령대에 따라 달랐다.

50세 이상인 경우 절반 이상이 태블릿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50세 미만은 그렇지 않았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고령 인구 비중이다.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세대 격차가 좁아지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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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헬스케어 등 디지털 서비스 선호도 높아

또한, AARP는 홈 모니터링, 보안 시스템, 홈 어시스턴트 및 스마트 기기와 같은 스마트홈 기술 수요 증가에 50세 이상의 소비자가 기여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들이 스마트홈 및 보안 기술을 사용한 방문자 확인(59%), 가전제품 자동 제어(42%), 온도조절 장치 제어(38%), 추락 감지 및 응급구조(39%) 등에 관심 있다고 답한 것이다.

특히 스마트 스피커 등의 홈 어시스턴트 구매는 지난 2년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17년 50세 이상의 소비자 중 단 4%만 기기를 사용했지만, 현재는 17%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인 4명 중 3명이 집에 머무르거나 제자리에 있길 원한다고 답한 만큼, 응급 상황에서 도움을 받거나 가상으로 진료를 볼 수 있는 기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약 40%의 응답자는 약 복용을 상기해주고 복용 여부를 게티이미지뱅크의사에게 전달하는 기술에 관심 있다고 밝혔다. 약 53%의 응답자는 의료진과 의료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한편, 50세 이상 응답자의 8%는 디지털 방식으로 추적된 건강 정보를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는 것이 꺼려지지 않는다고 답했는데, 일부에서는 이와 관련해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호 측면에서 우려의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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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디지털 환경 변화 기대

실버 테크에 대한 고령층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에 맞는 수요도 증가했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운송, 모빌리티, 가상 커넥티비티, 원격의료 지원, 노인 맞춤 엔터테인먼트 및 금융 가상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올해 4월,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Verizon)은 노인을 위한 개인 응급응답 시스템(Personal Emergency Response System·PERS)인 ‘케어 스마트 와치(Care Smart Watch)’를 출시했다. 이 스마트 워치는 약 복용 등의 타이머 및 알림 설정은 물론, 지인과의 연락, 스팸 전화 차단, 걸음 수를 측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다른 미국 통신사 AT&T는 아마존과 제휴해 스마트 스피커를 통한 개인 전화번호 기반 음성통화 기능 지원에 나섰다. 이를 통해 노인에게 보다 편리한 통화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벤처캐피탈 기업들도 실버 테크에 주목하고 있다. 초기 단계 기업의 벤처캐피탈 펀드 ‘1843 캐피탈(1843 Capital)’은 지난해 10월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 아파트 플랫폼 기업 ‘아이오타스(IOTAS)’에 투자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7월, SK텔레콤이 실버 세대를 겨냥한 편리한 음성 사용자 경험(UX)으로 투약·일정·생활 알림, 두뇌 체조, 건강 박사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는 ‘누구 오팔(NUGU opal)’을 선보였다. 또한, 금융위원회에서는 고령자의 이용 편의성을 높인 ‘고령자 전용’ 모바일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한글과컴퓨터 계열사인 한컴위드도 최근 디지털 소외 계층에 속하는 노인을 대상으로 인지훈련 치매 예방 가상현실(VR)과 상호교감하는 인공지능 로봇 활용 프로그램과 웨어러블 기반 보호자 안심 서비스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으로 인해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이 더 빨라졌고, 노인의 신기술 사용 또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노인 대상 서비스의 질이 향상되는 것은 실버 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실버 테크의 주요 고객에 맞춰 관련 기술 투자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첨단 기술이 노년층의 디지털 문화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투데이=박세아 기자] news@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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