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에 숨겨진 신박한 아이템을 찾아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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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창업자들의 일차적인 관심은 바로 ‘무엇으로 창업하는가’이다. 한마디로 창업 아이템에 가장큰 관심을 갖는다. 남들과 다른 반짝이는 아이디어, 세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사업 아이템으로 확보했다면, 일단 성공을 위한 첫 단추를 잘 뀄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쌈박한 창업 아이템을 ‘어떻게 찾아내느냐’다. 와이콤비네이터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 창업자인 폴 그레이엄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스타트업의 창업 아이디어는 ‘우리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견되는 것’과 ‘누군가에게 필요할 것 같다고 추측하는 것’으로 나뉜다고.

그렇다. 사실 사업 아이템은 지금 이 순간에도 도처에 널려 있다. 자신의 일상생활과 주변에 존재할 수도 있고, 신문의 기사 한 줄에서 발견될 수도 있다. 관건은 이를 스쳐 보내지 않고 창업의 기회로 발견하는 ‘why’라는 궁금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창업 아이템을 발굴할 수 있었던 첫 출발점은 바로 ‘생산적 와이(why)’였다. 필자가 공동 창업한 ㈜비주얼캠프는 시선추적(eye tracking)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사업화하는 스타트업이다. 공동 창업자와 사업 아이템을 찾던 당시, 우리는 ‘과연 손이 아닌 새로운 입력 도구는 없을까?’라는 궁금증을 갖게 됐다.

이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여러 논문들을 찾아보던 중 ‘뇌로 타이핑하는 기술’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뇌파를 활용해 마치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치듯 타이핑할 수 있었던 기술. 다소 허무맹랑하게 생각됐지만 실제 구현된다면 유용성과 편의성은 키보드, 마우스, 터치스크린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초기 단계의 기술이라서 오류가 빈번히 발생한다는 점과 높은 개발단가가 문제였다. 그리고 이 결정적 문제는 우리같은 초기 스타트업이 쉽게 넘어설 수 없는 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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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또 다른 건 없을까? 그래! 바로 인간의 ‘눈’이 있지!’라고 생각하며 자료를 찾아보니, 이미 시선추적기술과 아이트래킹기기는 1937년에 세상에 공개된 상태였다. 그렇다면 이 혁신적인 기술은 세상에 나온지 거의 1세기가 다 되어 감에도 불구하고 보급이 되지 못한 것일까?

여기서 2차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때부터 수많은 논문과 관련 책들을 찾아보며 그 이유를 심층적으로 파고들었다. 의외로 빨리 문제점을 알게 됐다. 아이트래킹기술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엄청난 고가라는 점이었다. 우리가 잘 아는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사용했던 아이트래킹기기는 주변기기를 포함해 수억 원이 넘었을 정도였다.

유레카! 우리가 만약 이 기술을 접근 가능한 가격대로 보급화하면 사업화는 물론이고, 큰 편익과 유용성을 제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또 하나, 시선추적기술에 몰두하게 된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바로 눈이라는 감각기관이 입력 도구의 역할보다도 더 중요한 ‘정보의 수집’을 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는 점이었다. 알다시피 우리의 눈은 사람의 감각기관 중에서 정보 수집의 대부분의 역할을 한다.

사람의 눈을 추적해 무엇을 보고, 어디를 보며, 얼마나 오래 보는지 등을 파악해 이 정보들을 데이터화한다면, 다양한 비즈니스에 융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무궁무진한 사업 영역이 펼쳐질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든 것이다. 새로운 유형(시선, 영상)의 데이터를 확보해낼 수 있는 채굴기가 바로 시선추적기술이었다.

이후 우리는 눈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혁신기술을 실제 개발했고, 2014년 창업 아이템은 눈으로 1분에 100타(영타 기준)를 타이핑하는 기술이었다.

그러나 이 기술의 사용처와 시장이 너무 한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창업 2년 차에는 당시 새로운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었던 가상현실(VR) 기기에 접목하는 시선추적기술을 추가 개발했다. 지금은 지구촌의 30억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매스 마켓(mass market)인 모바일폰에까지 적용하는 기술 개발을 통해 현재까지 지속 성장해오고 있다.

결국 사업 아이템의 출발점은 ‘생산적인 왕이, 왜?’라는 호기심이었다. ‘왜?’라는 질문은 어린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아이들은 같은 책을 100번 반복해서 읽어도 매번 다른 상상을 하고, 예상하지 못한 질문들을 수없이 던진다.
우리가 인생의 절반 이상을 살았다고, 또는 아는 게 많다고 거들먹거릴 이유가 없다. 아직도 세상에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다. 어쩌면 갓 태어난 아이들보다 더 많이 물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세상 만물에 대해 던지는 질문은 그야말로 순수한 궁금증인 ‘이노센트 와이(innocent why)’다. 창업자들의 질문은 달라야 한다. ‘생산적 와이?’여야 한다. 일상의 불편함이나 문제가 발견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원인을 분석해 가는 ‘리즌 와이(reason why)’, 즉 어떤 사물과 현상에 궁금증과 해답을 찾아내는 ‘와이’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다음 단계는 고정관념과 익숙함을 흔드는 ‘챌린지 와이(challenge why)’로까지 발전해야 한다. 즉, ‘지금까지 해결이 안 된 문제가 존재한다 → 그 이유는 무얼까? →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처럼 ‘와이’는 한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반복해서 물어야 한다.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스스로 질문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책을 읽고 관련된 기사도 검색하고.

그러한 과정을 습관화하면 좋은 상상을 하게 된다. 처음에 떠올린 상상은 시간이 갈수록 여러 번의 ‘와이’가 쌓이고 쌓여 구체화된다. 결국 실체적 사업화에 가까워지게 된다. 즉, ‘생산적 와이’를 끊임없이 습관처럼 반복하다 보면 남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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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들, 그리고 적절한 아이템을 찾고 있는 이들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생산적 와이’의 습관을 실천하라고 권하고 싶다. ‘와이’는 새로운 것을 볼 수 있게 하고, 신비한 것을 만날 수 있게 만든다.

인생의 연출가가 돼 영화를 만든다고 생각해보자. 끝없이 상상하면 어느새 상상이 현실이 돼 어느 순간 우리 앞에 턱 하니 나타나 있을지도 모른다. 분야를 막론하고 성공한 사람들은 조건이나 상황과 관계없이 승리를 상상한다고 한다.

그 상상이 탁월한 성과 창출에 지대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상상은 돈도 들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다.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상상하고, 그 모습을 흉내내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기대의 메시지를 보내면 상상은 어느새 현실이 되리라. 성공한 나의 모습을 마음속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게 각인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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