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 김범석 의장 초청...쿠팡 혁신 전략 집중 조명

쿠팡 김범석 의장. (사진=쿠팡)
쿠팡 김범석 의장. (사진=쿠팡)

[스타트업투데이] 미국 경제지 <포춘>이 쿠팡의 혁신 전략을 파헤쳤다. <포춘>은 쿠팡 김범석 의장을 초청해 쿠팡 새벽배송 탄생 비결, 쿠팡의 전략 등과 함께 팬데믹 시대 이후의 이커머스 트렌드를 물었다. 김 의장은 “비현실적인 고객경험을 추구하자”는 목표를 세웠다며 “쿠팡은 특정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지 않으며, 고객들이 '와우'라고 소리치는 신나는 순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포춘>과 김 의장의 일문일답 정리.

▲ 쿠팡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인가.

- 어떤 회사인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미션을 먼저 알아야 한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밑바탕에는 쿠팡의 미션이 깔려 있다. 우리의 미션은 고객들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말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건 폭발적인 고객경험의 변화다. 점진적 변화 대신 단번에 고객경험을 바꾸는 것이다. 

고객의 입에서 '와우, 이거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말을 끌어내려면 근본적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쿠팡과 다른 기업과의 차별점은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움직이는 회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고객의 경험을 혁신하겠다는 열망이 쿠팡의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만드는 원동력이다.

쿠팡의 역사를 보면 우리의 시작은 지금과 모습이 많이 달랐다. 약 6년 전 제2막을 열었고, 그때만 해도 새벽배송은 존재하지 않았다.

 

배송 물품을 소독 중인 쿠팡 배송직원. (사진=쿠팡)
배송 물품을 소독 중인 쿠팡 배송직원. (사진=쿠팡)

▲ 사람들이 열광하는 새벽배송은 어떻게 탄생했나.

- 새벽배송은 트레이드오프(한 목적을 달성하려고 할 때, 다른 목표가 희생되거나 늦어지는 경우) 요인을 극복한 대표적 사례다. 즉, 상품 선택을 확장하면서 동시에 배송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많이 고민했다. 우리는 수백만 개의 상품을 수시간 안에 배송받는 경험을 만들어내고 싶었다. 고객들은 상품 선택 폭과 배송시간 중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쿠팡의 새벽배송을 통해 전자제품부터 먹거리까지 모두 주문할 수 있다. 수박과 아이스크림을 주문하면서 노트북과 아이패드, 또 발레복까지 새벽에 받을 수 있다.

 

▲ 쿠팡의 혁신 전략은 어떻게 나오는가.

쿠팡의 미션은 우리의 DNA에 녹아 있다. 거울 앞에 서서 우리의 미션을 잘 지키고 있는지 물었고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었다. 우리는 고객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객경험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었지만 그것으로 부족했다. 그래서 새벽배송과 반품 서비스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6년 전 트레이드오프 요인을 극복하고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를 위해 풀필먼트 네트워크를 개설하는 일 외에도 쿠팡만의 라스트마일 배송 시스템과 모든 단계를 통합하는 테크놀로지를 갖춰야 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과정을 완전히 하나로 통합하는 전례 없는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그 결정 때문에 우리는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고 여러 해에 걸쳐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 쿠팡의 성공을 자신할 수 있었던 까닭은.

우리가 생각하는 쿠팡은 조금 다르다. “우리 회사는 훌륭한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야”, ”구두를 만드는 회사야” 스스로 정의하는 기업들이 있다. 

쿠팡은 고객이 '와우'하는 순간을 만들고 싶어하는 회사로 정의되고 싶다. 우리끼리 실제로 그런 얘기를 한다. 비현실적인 고객경험을 추구하자. 현실적인 고객경험이라면 이미 새롭지 않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현실성을 추구한다면 트레이드오프의 한계를 깨부수는 혁신은 불가능하다. X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세우고 Y라는 회사처럼 되고 싶으면 그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비현실적인 고객경험이란 불가능하다. 지금처럼 수백만 개의 상품을 몇 시간 안에 배송받는 경험은 만들어질 수 없다.

몇 시간 안에 배송해주는 대신 편의점 수준의 상품 선택 폭만 주어질 수도 있고 주문은 쉬웠지만 반품은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런 트레이드오프 구조를 혁파하려면 근본적인 장애물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쿠팡은 어떤 회사다라고 쉽게 정의되고 싶지 않다. 쿠팡은 특정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지 않는다. 고객들이 '와우'하는 신나는 순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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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타임스퀘어 광고. (사진=쿠팡)

 

▲ 팬데믹 종결 이후 이커머스 트렌드를 예측한다면.

소비자 개인의 관점에서 팬데믹 시대 이전의 아쉬운 경험을 떠올려보라. 아쉽게 느껴진다면 다시 그 경험을 되찾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아쉽지 않다면 되돌아갈 이유가 없다.

온라인 쇼핑을 예로 들면 수많은 고객들이 로켓배송과 새벽배송이 얼마나 편리한지 직접 경험했다. 주말에 시간을 내 어딘가로 장을 보러 가야 하는 과거의 쇼핑경험이 아쉽게 느껴지는가? 아쉬운 사람은 다시 그 경험으로 돌아갈 것이지만, 아쉽지 않다면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 투자 밑그림이 있다면.

베팅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의 투자 방식은 단계적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초기 단계에는 많은 투자금을 투입하지 않는다. 배우고 면밀히 들여다보면서 실제로 성과가 나오는 것을 지켜보며 미래 이익 창출과 고객 경험 개선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들면 그때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다. 쿠팡의 투자 과정을 보면 첫 1~2년은 투자금만 투입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5~7년의 프레임으로 길게 보면 의미 있는 현금흐름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스타트업투데이=임효정 기자] 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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