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면장애 진료환자 67만 명∙∙∙5년 새 35% 증가
숙면 통한 삶의 질 향상 욕구↑∙∙∙슬립테크 관심도 커져
제레마, 사용자 따라 베개 높이 조절∙∙∙코골이 완화 기대

메텔 김승요 이사(사진=메텔)
메텔 김승요 이사(사진=메텔)

[스타트업투데이]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적절한 수면은 건강을 유지하는 필수조건이다.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적정 수면시간은 7~9시간이지만, 현대인이 바쁜 일상 가운데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기란 여간 쉬운 게 아니다. 오히려 수면장애로 일상생활에 지장받는 현대인이 느는 추세다. 

가장 흔한 수면장애는 불면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질환별 진료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면장애로 진료받은 사람은 67만 1,307명이다. 2016년 49만 5,506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년 새 35%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진료인원이 7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숙면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원하는 현대인이 늘면서 슬립테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슬립테크’(Sleeptech)는 정보통신(IT),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으로 수면 상태를 분석해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기술이다. 

특히 베개 높이가 숙면을 취하는 데 중요한 요소인 만큼, IoT와 AI 등이 결합된 ‘스마트 베개’가 주목받고 있다. 메텔 김승요 이사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IoT+AI 결합∙∙∙모바일앱으로 수면 상태 확인

메텔의 제레마(사진=메텔)
메텔의 제레마(사진=메텔)

잠을 잘 때 높은 베개를 베면 거북목이 되기 쉽다. 목 근육이 굳어지면 긴장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느낌이 든다. 심한 경우 목디스크에 걸릴 수도 있다. 또 기도 부위가 높아져 코골이 등 수면 중 호흡곤란이 생기기도 한다. 심한 경우 수면무호흡증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사람마다 인체 구성이 다른 만큼, ‘나에게 맞는 베개’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메텔은 여기에 착안해 ‘제레마’를 개발했다. 제레마는 IoT와 AI가 결합된 스마트 베개다. 체압분포측정(베개 등이 사람의 몸에 닿을 때 접촉면에 얼마나 압력이 가해지는지를 측정하는 것)을 통해 베개를 사용자에게 적합한 높이로 자동 조절한다. 

제레마는 코골이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 베개 높이를 조절해 기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김 이사는 “AI가 코골이를 감지하면 베개 높이를 조절해 기도 부위를 낮추는 방식”이라며 “동시에 수면의 질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모바일앱과 연동하면 ▲실제 수면 시간 ▲목표 수면 시간 ▲깨어난 시간 ▲코골이 시간과 횟수 ▲뒤척임 정도 등의 데이터로 사용자의 수면을 관리할 수 있다. 

김 이사는 “지금은 사용자가 편안한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맞춤형 AI 스마트 침구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도 “앞으로는 AI가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분석해 조언해주는 수면 비서 서비스, 실시간 수면 환경을 조절하는 AIoT 분야까지 개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내 슬립테크 시장 전망 긍정적∙∙∙“수면시장 게임체인저 기대”

제레마는 지난 1월 열린 CES 2022에서 헬스앤웰니스 분야 혁신상을 수상했다(사진=메텔)
제레마는 지난 1월 열린 CES 2022에서 헬스앤웰니스 분야 혁신상을 수상했다(사진=메텔)

김 이사는 “국내 슬립테크 시장은 아직 태동기”라며 “모션베드를 제외하면 하드웨어 슬립테크라고 불릴만한 제품은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국내 슬립테크 시장의 잠재성은 매우 크다는 게 김 이사의 평가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Global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슬립테크 기기 시장은 2020년 125억 달러(약 15조 원) 규모를 형성했다. 연평균 17.8%씩 성장한다는 점에서 2027년에는 400억 달러(약 48조 원)가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이사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법 중 하나로 숙면이 꼽히는 가운데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슬립테크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다”며 “몇 년 전부터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슬립테크 회사가 생기는 것을 보면 앞으로 5년 안에 슬립테크가 국내 수면 시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ES 2022 현장(사진=메텔)
CES 2022 현장(사진=메텔)

한편 메텔은 2016년 설립된 슬립테크 스타업이다.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여주인공 이름인 ‘메텔’에서 이름을 따왔다. 기계인간인 메텔이 인간 ‘철이’를 엄마처럼 보살핀 것처럼 IoT를 통해 사람에게 이로움과 편리함을 주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메텔은 설립 4개월 만에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글로벌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 HAX 프로그램 선정, 실리콘밸리 밴처캐피탈(VC) SOSV(Sean O’Sullivan Ventures)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았다. 

또 2020년에는 미국 킥스타터(Kick Starter)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에서 10만 달러(약 2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지난 1월에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박람회 CES 2022에서 헬스앤웰니스(Health & Wellness) 분야 혁신상(Innovation Awards)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이사는 “메텔은 하드웨어 개발부터 제조까지 제품 생산의 전 과정을 다룰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며 “하드웨어 개발부터 전 과정을 다룰 수 있는 스타트업이 드물다는 점에서 국내 슬립테크 시장에서 경쟁력을 굳건히 쌓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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