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의료진이 제작∙∙∙스트레스 원인 파악 후 실제 치료법 적용
심리적∙물리적 부담 없이 서비스 이용 가능
“스스로 문제 파악해 해결책 찾을 수 있도록”
해외 진출 위한 글로벌화 작업 중

[스타트업투데이] “건강을 좌지우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유전? 병원 치료? 유명한 의학연구에 따르면, 사람의 건강을 결정하는 40%는 우리가 평소에 하는 ‘행동’이라고 합니다. 포티파이(40FY)는 이 40%에 해당하는 평소 우리의 행동, 생각을 건강한 방향으로 강화(fortify)하고자 합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은 ‘우울 위험군’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신경과학회에 의하면 2020년, 한국의 우울증 유병률은 36.8%로 OECD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우울증 치료에 대한 접근성은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포티파이 문우리 대표는 창업 전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하는 정신과 전문의였다. 그는 많은 사람이 정신건강에 문제를 가져도, 도움받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정신과 치료에 거부감을 낮추면서도 정신건강을 돌볼 수 있는 ‘전문적이면서도 친근한’ 프로그램을 고민하던 문 대표는 창업에 뛰어들어 2020년 7월 포티파이를 설립했다.

정신건강 케어 시장의 문제점 파악

문우리 대표(사진=포티파이)
문우리 대표(사진=포티파이)

“정신건강에 문제를 가진 사람 중 22%만 전문 기관을 찾습니다. 그것도 몇 달, 몇 년을 묵혔다가 오는 경우가 상당수에요. 용기를 내서 병원을 찾아도 진료 시간이 10분 남짓에 불과한 것이 현실입니다.”

문 대표는 이런 현상이 220만 명에 달하는 환자 수 대비 의사 수가 약 4,000명으로 턱없이 부족한 수요∙공급의 불균형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의료에 활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 역시 이러한 연구에 참여한 적이 있지만, 연구자끼리 만들다 보니 사용자를 고려하는 부분이 취약해 활용도가 낮다는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연구기관을 벗어나 시장에 내놓고 빠르게 피드백을 받아 검증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문제 해결에 공감하는 팀원들을 만나 스트레스 관리 솔루션 ‘마인들링’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심리케어 서비스 마인들링(사진=포티파이)
심리케어 서비스 마인들링(사진=포티파이)

포티파이 팀은 크게 메디컬(Medical) 팀, 프로덕트(Product) 팀, 비즈니스(Business) 팀으로 나뉜다. 문 대표는 정신과 의사로 근무하기 전, 맥킨지앤드컴퍼니(McKinsey&company)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한 경험이 있다. 현재는 포티파이 메디컬 팀에서 정신과 전문의와 임상심리학자들과 함께 프로그램 콘텐츠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프로덕트 팀은 기획자, 개발자들로 구성돼 콘텐츠를 디지털 앱으로 개발한다. 비즈니스 팀은 마케팅, 운영과 함께 글로벌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병원, 스타트업, 게임회사, 대기업, 연구실 등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훌륭한 인재들이 모여서 시너지를 내고 있어요.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훌륭한 인재 영입과 팀 빌딩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정신과 의사이다 보니 팀원들 멘탈 케어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건강하게 마음을 다룰 수 있도록 돕다

마인들링은 개개인의 심리 패턴에 맞는 솔루션을 찾을 수 있다.(사진=마인들링 홈페이지 갈무리)
마인들링은 개개인의 심리 패턴에 맞는 솔루션을 찾을 수 있다.(사진=마인들링 홈페이지 갈무리)

마인들링은 건강한 마음습관을 형성하도록 관리하는 치유 프로그램이다. 2020년 12월부터 여러 차례의 베타 버전을 거친 후, 지난해 9월 정식으로 런칭했다. 이름은 ‘마인드(Mind)’와 ‘핸들링(Handling)’의 합성어로, 건강하게 마음을 다룰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로 지었다. 문 대표는 ‘구글링’이 검색의 대명사인 것처럼 ‘마인들링’이 마음 케어의 대명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마인들링 이용자는 온라인 테스트를 통해 개개인의 마음을 힘들게 하는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 심리도식 치료, 인지행동 치료, 수용전념 치료 이론을 기반으로 스트레스의 근원이 되는 성격 패턴을 검사하게 된다. 전문 의료진이 제작한 프로그램인 만큼, 스트레스의 원인을 파악하고 실제 임상치료 현장에서 활용되는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문 대표는 모바일이나 웹을 통해 심리적∙물리적 부담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셀프 테라피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스스로 마음의 문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사진=포티파이)
스스로 마음의 문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사진=포티파이)

“정신과 치료의 궁극적 목적은 답을 바로 얻는 게 아닙니다. 스스로 마음을 들여다보고 문제를 파악해 해결책을 찾게 도와주는 데 있습니다. 마인들링 역시 이용자가 단계별로 따라가면서 스스로 마음의 문제를 파악하고 답을 찾아가는 구조로 짜여있습니다.” 

2021년 마인들링 이용자를 조사한 결과, 이용자들의 우울 정도가 39%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현재 마인들링의 월간활성사용자(MAU)는 약 3만 명이다. 문 대표는 유료 결제 고객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주 이용자는 타깃층으로 설정했던 20~30대 여성이지만 의외로 남성이 유료서비스를 많이 이용해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병원이나 상담센터에서는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방법이 제한적이었는데, 마인들링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체계적인 도움을 손쉽게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마인들링을 통해 삶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정말 보람찹니다. 좋은 피드백들을 보면서 큰 힘을 얻고 있어요.”

협업과 실행력을 기반으로 성장

포티파이는 창업 초 예비창업패키지를 시작으로 팁스(TIPS), 마이크로소프트 협업 프로그램을 거치며 단계별로 필요한 자금과 자문 프로그램 등을 지원받았다. 정부 지원사업 외에도 스마일게이트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삼성 C-lab 등 민간 기업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다양한 도움을 받고 있다. 

문 대표는 사업을 혼자 시작했기 때문에 초반 팀 빌딩이 가장 어려웠다고 전했다. 특히 정보기술(IT) 분야 출신이 아니다 보니 관련 인재를 찾는 것이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가 속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의 네트워크부터 지인 네트워크 등을 열심히 활용해 사람들을 만났다. 회사를 알리기 위한 홍보 활동도 진행했다. 

 

문우리 대표는 팀 빌딩에 노력을 기울였다.(사진=포티파이)
문우리 대표는 팀 빌딩에 노력을 기울였다.(사진=포티파이)

“그렇게 한두 명씩 모이고, 그들이 또 좋은 동료를 소개하면서 점점 팀이 커지고 있어요. 개개인이 충분히 능력을 발휘하면서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포티파이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공동의 목표를 가진 훌륭한 팀, 그리고 그 팀에서 나오는 빠른 실행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대학병원에서 디지털 멘탈케어 프로그램 연구를 했을 때,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2~3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상용화는 그 이후에도 한참이 걸렸고, 아예 상용화되지 못한 프로그램이 많았다. 하지만 포티파이는 5개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9개월이 걸렸고, 완성과 동시에 상용화가 가능했다. 문 대표는 이것이 메디컬, IT, 사업 부문이 한 팀으로 소통하고 협업하면서 나온 시너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런 프로세스를 점점 더 고도화하고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희는 롤모델로 ‘넷플릭스’와 ‘눔’을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기업이기도 하고, 인재 중심의 조직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운영하는 방식이 포티파이의 철학과 맞아서 많이 배우려고 해요. 실제로 규칙 최소화, 휴가 완전 자율 제도 등 넷플릭스의 방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눔의 경우 같은 헬스케어 분야인데 해외에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큰 성공을 한 기업이라 배울 점이 많습니다.”

“시장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되고파”

포티파이는 ‘누구나 내 마음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이란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고 있다. 모든 사람이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믿고, 포티파이는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마음이 힘들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지만, 그것이 늘 쉽지만은 않습니다. 여러 사회적∙비용적∙물리적 장벽들로 병원이나 상담센터 문턱을 넘기 어렵고, 치료를 받아서 좋아지더라도 꾸준히 유지하지 않으면 재발도 잦죠. 전문가를 바로 만나지 못하더라도 스스로 내 마음이 지금 어떤지, 왜 힘든지, 어떻게 돌보고 관리해야 하는지 잘 알 수 있다면 건강한 마음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다양한 후속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사진=마인들링 홈페이지 갈무리)
다양한 후속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사진=마인들링 홈페이지 갈무리)

포티파이는 현재 기존의 오리지널 성격 패턴 기반 프로그램 외에도 ‘미루기 방지’ ‘커플 케어’ ‘부모 케어’ 등의 후속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출시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콘텐츠를 잘 만들고 확장해나가는 것에 초점을 뒀다면, 올해는 더 나아가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프로그램 글로벌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포티파이는 상반기 중 해외 베타 서비스를 런칭할 계획이다. 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더 개인화되고 정밀하게 맞추어진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를 모으고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문 대표는 이러한 과정을 함께 할 인재도 지속해서 영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투자유치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포티파이는 지난해 2월, 끌림벤쳐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시작으로 11월에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사업을 더 성장시켜 올해 하반기 정도에 다음 라운드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아직 정신건강 분야에는 그 분야를 대표할만한 글로벌 서비스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커머스 분야에서 ‘아마존’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이 각자 원하는 물건을 쉽게 살 수 있게 됐고, 콘텐츠 분야에서 넷플릭스가 나오면서 더 쉽게 원하는 콘텐츠를 즐기게 됐습니다. 포티케어는 정신건강 케어 분야에서 누구나 쉽게 내 마음을 관리 하게 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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