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딥테크 분야 투자액 1조 원 돌파
기술혁신으로 스타트업 경쟁력↑
자율주행·반도체·로켓·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스타트업투데이] 혁신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이다. 국내 스타트업 시장 현황 및 다양한 원천기술 기반의 유망 ‘딥테크’ 스타트업들을 알아봤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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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 경쟁력이 곧 기업 성장동력

코로나19 장기화로 전 세계 경제가 침체된 가운데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투자액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1조 원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서 매달 1조 원 이상 투자 유치되는 등 그 열기는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스타트업 지원 확대와 규제 완화를 약속한 차기 정부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제2의 벤처 붐’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연간 6,000억 원 수준의 창업지원 예산 규모를 꾸준히 증액, 2021년에는 2017년 대비 2배 이상 증액된 1조 4,000억 원을 집행했다.

이처럼 벤처 산업 성장세 속에서 특정 기술을 깊게 파고드는 ‘딥테크(Deep Tech)’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딥테크(Deep Tech) 스타트업은 공학, 과학 연구·개발을 기반으로 첨단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취급하는 기업을 일컫는다.

미 벤처투자업계에서 만들어진 용어로, 특정 기술에 대한 특허나 독보적인 성과를 갖고 있어 일반적인 서비스 스타트업처럼 모방이 쉽지 않다. 또한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사업 다각화를 통한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 

2010년대 후반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딥테크 스타트업은 몇 년 전부터 국내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자율주행·반도체·로켓·AI(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딥테크 스타트업이 나타나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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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스타트업은 국내 경제 성장을 견인할 새로운 동력으로 평가된다. 국내 스타트업들은 기술혁신으로 경쟁력을 높여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가 하면, 해외 스타트업이 우리나라를 찾도록 창업 열기를 확산하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의 ‘2021년 연간 창업기업 동향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정보통신업, 전문과학기술업 등의 창업 건수가 역대 최초 23만 건을 돌파했다. 전기·기계·제조·화학·소재 등 딥테크 스타트업 투자금은 1조원을 넘었다. 분야마다 30~88% 증가했다.

기술창업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이용관 대표는 “독보적인 기술은 당장 매출이 적거나 없더라도, 미래에 훨씬 더 큰 이익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투자업계에도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라드비젼 헤드업 디스플레이 콘셉트 이미지(사진=스트라드비젼)
스트라드비젼 헤드업 디스플레이 콘셉트 이미지(사진=스트라드비젼)

 

◇ 로켓·AI·반도체·자율주행… 기술로 무장한 한국 스타트업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스트라드비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스트라드비젼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및 자율주행용 AI 기반 카메라 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국내 스타트업이다.

스트라드비젼의 대표 제품인 객체 인식 소프트웨어 SVNet은 악천후나 어두운 환경에서도 차량과 차선, 보행자, 동물, 주행 가능 공간, 교통 표지판 및 조명 등 도로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감지하고 식별할 수 있다. 전 세계 13개 자동차 제조사, 50개 이상 차종에 소프트웨어 SVNet을 공급하고 있다.

스트라드비젼은 국내를 비롯한 미국, 일본, 독일, 중국 법인을 두고 약 250여 명의 전문가를 두고 있다. 전체 인력 중 80% 이상이 엔지니어인 만큼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모든 업무가 진행 중이며 국내와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이미 447개의 특허를 획득, 485개 기술을 출원한 상태다.

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리벨리온’ / ‘퓨리오사AI’

리벨리온은 맞춤형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스타트업이다. 제품이 나오기는커녕 수주 계약 한 건도 없는 상황에서 창업 1년여 만에 300억 원 이상을 투자받을 만큼 업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리벨리온은 금융기관들의 초단타매매(HFT, High Frequency Trading)를 위한 주문형 반도체(ASIC)를 설계한다. 지난해 연말 리벨리온이 공개한 AI 반도체 ‘아이온’은 세계에서 처리 속도가 가장 빠른 파이낸스 AI 반도체로, 삼성전자와 아마존, TSMC 등에서 ‘러브콜’이 쏟아졌다. 신속한 정보 분석과 거래가 생명인 글로벌 투자업계가 아이온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리벨리온은 아이온에 이어 아톰, 리벨 등 맞춤형 AI 반도체를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인 아톰은 아직 시제품이 나오지도 않았지만 세계 1위 클라우드업체인 아마존이 리벨리온에 먼저 협업 요청을 해왔다.

퓨리오사AI는 고성능 AI 반도체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설계·개발하는 국내 스타트업이다. 최근 컴퓨터 비전용 고성능AI 반도체 '워보이'(Warboy)를 출시해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와 엔터프라이즈 서버에서 AI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반도체를 개발 중이다. 특히, 학습된 모델로부터 결과를 추론하는데 최적화된 AI 칩을 설계하고 있으며, 뛰어난 컴파일러(SW) 및 HW 설계 기술 역량을 보유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3분기에 첫 번째 AI 칩 출시를 앞둔 퓨리오AI는 지난해 6월 80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유치를 달성했다. 이 금액은 국내 반도체 스타트업 중 최대 규모다.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 / ‘뉴빌리티’
 

뉴빌리티의 로봇 ‘뉴비’(사진=뉴빌리티)
뉴빌리티의 로봇 ‘뉴비’(사진=뉴빌리티)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면 로봇산업 시장 규모는 2024년까지 1,220억 달러(약 149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서비스용 로봇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세계 3대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030년에는 서비스용 로봇 시장 규모가 800억 달러(98조 원)로 커지면서 지금보다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베어로보틱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 서빙로봇 회사다. 2020년부터 자율주행 서빙로봇 ‘서비’ 양산을 시작해 국내외 유명 프랜차이즈 식당 등에 판매했다.

베어로보틱스는 최근 IMM 프라이빗에쿼티(PE) 등으로부터 1,00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서비스 로봇 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베어로보틱스는 이번 투자 유치로 2020년 소프트뱅크가 주도한 370억 원 규모의 시리즈A를 포함해 누적 투자금액이 1,450억 원을 넘어섰다.

뉴빌리티는 국내에서 자율주행 로봇 기술 상용화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빌리티의 로봇 ‘뉴비’는 고가의 ‘라이다(LiDAR)’를 활용한 자율주행 로봇이 아닌 카메라를 기반으로 하는 위치 추정 기술을 활용한다. 라이다와 비슷한 수준의 정밀도를 자랑하면서도 저렴하게 로봇 배송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뉴빌리티는 지난달 카카오모빌리티와 ‘라스트마일’ 배송 플랫폼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라스트마일은 상품을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배송서비스의 마지막 단계다. 올해 안에 플랫폼 개발을 마치고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 상용화를 목표로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3월 24일 새벽 1시 30분 BW 0.1 의 발사 순간(사진=KAIST )
지난 3월 24일 새벽 1시 30분 BW 0.1 의 발사 순간(사진=KAIST )

액체 우주로켓 개발 스타트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유일 메탄 기반의 액체 우주로켓을 만드는 로켓 개발 스타트업이다.

기업들에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쉽고 빠르게 소형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준다. 기업은 이를 통해 제품의 성능 확인 후 다시 개발에 들어가는 사이클이 빨라져 업계의 불편함 해소 및 초소형 로켓에 대한 수요도 충족하고 있다는 평가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초소형 우주발사체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제주도에서 국내 스타트업 최초 액체 로켓 발사 실험에 성공하고 본격적인 우주 발사를 위한 연구 개발에 들어가 업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최종 목표인 BW 1.0은 50kg의 페이로드를 지구저궤도(LEO, 약 500km)에 실어나를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미래 상업 우주 운송 수단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 다크웹 보안 기술 ‘S2W’

원격근무가 일상화되고, 비대면 비즈니스가 자리잡아가면서 사이버 위협에 노출되는 시스템과 인프라, 엔드포인트 기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모든 사이버 범죄에 대응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S2W는 기업들이 강력한 보안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데 주력하고 있다.

S2W는 2019년 당시 사이버 보안의 사각지대나 다름없던 다크웹(Dark web. 접속을 위해서는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는 웹)에 대한 모니터링 솔루션을 출시해 국내 주요 기관에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공공·금융·제조·통신 분야를 비롯해 e-커머스, 게임, 가상자산 거래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사이버 위협 인텔리전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인터폴과 다크웹 위협 정보 분석을 위한 협정도 체결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 시리즈B 투자 유치를 마치고 국내 및 공신력 있는 해외기관을 기반으로 글로벌 서비스 영역을 넓혀 갈 전망이다.

[스타트업투데이=김가람 기자] snowcat74@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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