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투 원, ‘남들이 이미 하고 있는 음식점은 하지 말 것’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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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제로 투 원(Zero to One)』은 책제목이다. 이 책을 검색하면 여러가지 글이 나온다. 경쟁하지말고 독점하라거나,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라거나 등의 얘기다. 그리고 스타트업의 창업자가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얘기도 많이 나온다. 

이 책의 논리를 음식점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제로 투 원의 논리는 간단하다. ‘남들이 이미 하고 있는 음식점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어떤 음식점을 오픈할려고 하는데, 동일한 메뉴를 파는 음식점이 2~30분내 거리에 여러개 있다면, 망할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이다. 

후쿠오카에는 우동식당이 수없이 많다. 그 중에서 한국여행자에게 인기있는 우동비요리가 있다. 사누키우동을 기본으로 하는데, 특히 인기있는 메뉴는 아보카도를 슬라이스해서 얹은 붓카케우동이다. 

여성여행자들의 10명 중 9명은 주문한다. 재밌는 것은 우동비요리의 셰프는 원래 다른 인기 우동식당인 시나리에서 근무를 했다. 하지만 아보카도 붓카케우동은 우동비요리에만 있다. 

역시 후쿠오카에는 야키토리식당이 엄청많다. 그 중에서 후발주자이지만, 자주 가는 곳으로 야키토리 무사시 계열이 있다. 현재 3개를 운영하는데, 이름은 조금씩 다르고 가게 분위기도 다르다. 

하지만 공통점은 스타일리쉬하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야키토리야는 젊은 사람들보다는 나이든 사람들이 많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데, 이 곳은 항상 젊은이들로 북적인다. 

특히 닭을 굽는 젊은 친구들이 모두 외모가 출중해, 이 식당을 검색하면 항상 연관 검색어로 이케멘(훈남)이 나온다. 옷도 깃을 세워 패션포인트를 줬다. 메뉴도 독창적이고, 사람 머리만한 재밌는 와인잔도 있다. 야키토리지만 입구에는 이로리도 있고, 로바타야키 컨셉도 있다. 

하지만 짬뽕은 아니고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3군데가 모두 걸어서 가까운데 있어 한쪽이 바쁘면 다른 곳의 직원들이 이동해 도와주는 등 운영도 잘한다. 

PS1 한국에는 오마카세방식의 스시야만 530여 개가 있다. 스시야의 셰프들에게 몇개정도 있을 것 같냐고 물으면, 많이 얘기하는 사람이 200개 정도라고 한다. 제로 투 원 개념으로 본다면 본인이 하는 스시야 외에 529개가 더 있는 것이다. 

PS2 이미 스시, 야키토리, 스키야키 등 업종을 하는데 어떻게 제로투원을 적용하느냐고 할 수도 있다. 스시 오마카세에서 나오는 츠마미, 스시, 식사, 디저트를 모두 합치면 20~25가지가 나온다. 나같은 경우 일주일에만 세번정도는 오마카세스시야를 가서 식사한다. (부럽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름 극한직업이다) 그런데 어느시점부터 차별화를 못느끼겠다. 

PS3 제로투원의 저자는 피터틸(Peter Thiel)이라는 사람이다. 그는 페이팔(PayPal)이라는 획기적인 결제시스템을 만든 창업자다. 재밌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운동을 할 때, 모든 실리콘밸리의 CEO들이 힐러리를 지원할 때, 피터틸 혼자만 트럼프를 지지했다. 본인이 쓴 책대로 한거다. 

PS4 식당에 가면 가방을 보관하겠냐라고 물어본다. 그런데 가방을 옆에 두고 싶은 손님도 있다. 젓가락 받침인 하시오키가 있는 것처럼, 가방오키도 있다. 

그런데 한국스시야에서는 많이없다. 공간이 좁다는 이유에서. 일본야후 들어가보면 펼치고 접는 방식의 종류만도 수십가지 나온다. 한국에도 있을 것이다. 없다고 해도 정말 차별나게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제로투원은 별게 아니다, 고민만 좀 하면. 

 

유현수 SURF 대표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을 거쳐, 스포츠마케팅, 콘서트, 골프포털, 여행사업을 했다. 현재는 한국과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레스토랑과 고객을 이어주는 플랫폼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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