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탈 시장의 전통적 영업방식에서 발생하는 불편 해소
알고리즘 바탕 제품 추천∙∙∙전국 판매자 견적 취합 제공
개인정보 노출 없이 안전한 거래 가능

[스타트업투데이] 구독경제 트렌드에 맞춰 이용료를 내고 원하는 기간 동안 물건을 빌려 쓰는 렌탈 시장이 지속해서 성장 중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의하면 국내 렌탈 시장 규모는 2020년 40조 원을 넘어 2025년 100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생활 가전 렌탈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10조 원을 돌파했다.

원스탑 렌탈 플랫폼 렌트리는 이 중에서도 라이프스타일, 생활 가전 렌탈 시장에 주목했다. 서현동 대표는 생활 가전 렌탈 시장이 연평균 17% 상승했으며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성장 원인으로 합리적 소비 트렌드 확산, 1인 가구 증가, 취급 품목 다변화 등을 꼽았다. 

서 대표는 “하지만 이런 성장세에도 아직까지 렌탈 시장은 방문 판매 중심의 전통적인 영업방식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며 “소비자는 제품 탐색부터 렌탈 계약, 해지까지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렌트리는 정보기술(IT)을 통해 기존 렌탈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산업을 새롭게 혁신하고 이용자에게 새로운 소비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서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생활 가전제품 합리적 구독 사용∙∙∙구매전환율 48%로 업계 평균보다 높아

생활가전 렌탈 플랫폼 렌트리(사진=렌트리)
생활가전 렌탈 플랫폼 렌트리(사진=렌트리)

렌트리는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양질의 라이프스타일 렌탈 제품을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구독해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렌탈 테크 스타트업이다. 서 대표는 이용자가 크게 3개의 단계에서 기존 방식과는 다른 편리함을 경험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우선 이용자는 몇 가지 질문에 답변한 후, 알고리즘에 따라 본인 상황에 맞는 제품과 계약 조건을 추천받을 수 있다. 이때 렌트리는 객관적인 제품 정보, 실시간 유통 데이터를 활용해 제품을 추천한다.

또한, 이용자는 전국 판매자의 견적을 한 번에 취합해서 비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복잡한 유통구조로 소비자가 직접 일일이 견적을 비교해야 했던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용자는 안전하게 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 서 대표는 번거로운 전화나 대면 상담 대신 채팅을 통해 개인정보 노출 없이 상담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모든 상담∙계약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판매원을 지속해서 관리해 계약 조건 사기 등을 예방하고 있다고 전했다.

렌트리는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견적 7,000건, 누적 거래액 18억 원을 돌파했다. 주 이용자는 30~40대 신혼부부와 출산으로 구성원이 늘어난 가구다. 서 대표는 “간편하게 다양한 생활 가전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고, 견적 비교를 통해 설치까지 가능해 고객의 만족도가 높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히 견적을 받은 이용자 2명 중 1명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등 구매전환율이 48%이며, 이는 업계 평균이 18% 수준인 것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라고 덧붙였다.

“렌트리는 언택트 시장에 최적화한 렌탈 비교 플랫폼이라는 평을 얻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편리함을 경험한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내고 있습니다. 판매원 입장에서는 광고비 지출 없이 안정적으로 고객 확보가 가능합니다. 기존 키워드 검색 광고 등 거래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광고비 부담이 필요했던 것과 달리 렌트리에서는 거래가 성사되어야만 거래 성사 수수료가 발생합니다.”

렌탈 산업 가능성 포착 후 공동창업

'Try Everything' 전국민 창업 오디션에 참가한 서현동 대표(사진=렌트리)
'Try Everything' 전국민 창업 오디션에 참가한 서현동 대표(사진=렌트리)

서 대표는 박재만 공동창업자와 함께 지난해 11월 렌트리 서비스를 출시하고 올해 4월 회사를 설립했다. 현재 렌트리는 여러 대기업과 스타트업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직접 만들고 운영한 경험이 있는 팀원들로 구성돼 있다.

서 대표는 공인회계사로 삼일회계법인에서 외국계 사모펀드(PE)의 인수합병(M&A) 자문 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국내 렌탈 산업 분석을 진행하며 시장 진입의 기회를 포착하고 렌탈 산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현재 렌트리에서 사업 개발, 영업, 마케팅, 기업설명회(IR)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박 공동창업자는 서 대표의 대학교 동기로 CJ그룹 출신이다. 그는 누적 투자액 60억 원의 피트니스 스타트업 짐티(GymT)에서 온라인 서비스 프로젝트매니저(PM) 역할을 맡은 경험이 있다. 렌트리에서는 프로덕트 오너(PO), 서비스 개발 총괄 등을 수행하고 있다.

서 대표와 박 공동창업자는 초반에는 각자의 커리어를 유지하면서 주말에 창업을 위한 다양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호흡을 맞췄다. 시장이 작아 교재나 강의가 많지 않은 특성화 고교 학생들을 위한 회계∙경제 강의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 프로젝트였다. 그러던 중 지난해 본격적으로 창업을 결심하고 창업가의 길을 걷게 됐다.

“팀 구축 초기에 저희와 함께 렌탈 산업에 혁신을 만들 팀원을 모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스타트업 입사를 원하는 연령대는 대부분 20대이다 보니 렌탈 제품을 직접 구매한 경험이 없는 경우가 많아 서비스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소비자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에 공감하고 같은 비전을 가진 팀원들과 좋은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함께하고 있습니다.”

렌트리는 상명대 캠퍼스타운으로부터 공유 사무실을 지원받았다. 또한, 서 대표는 ‘서울창업카페 상봉점’의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계획서 작성, 시장 조사 등을 배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예비 창업팀을 위한 여러 기관의 지원과 관심으로 초기 사업 검토와 서비스 제작에 많은 도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합리적 라이프스타일 구독 서비스 만들 것“

매쉬업엔젤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사진=렌트리)
매쉬업엔젤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사진=렌트리)

렌트리는 올해 4월 매쉬업엔젤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렌트리는 투자금을 활용해 서비스에 공감하고 편리한 고객 경험을 선사하고자 하는 인재를 적극 충원할 계획이다.

나아가 렌트리는 획득하는 데이터를 활용해 렌탈 제품 기획부터 발굴, 요금제 설계, 계정 리텐션 관리까지 모든 부분에서 고객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렌트리는 어떤 제품이든 원하는 기간만 편리하게 빌려 쓸 수 있는 ‘합리적인 라이프스타일 구독 서비스’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 대표는 선구매 후결제(Buy Now Pay Later, BNPL) 시장 수요는 앞으로도 커질 것이며, 국내에서 이런 수요에 가장 잘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는 렌탈이라고 전망했다. 그만큼 많은 제조업체가 렌탈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등 경쟁 역시 치열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는 제품 선택, 가격 비교와 같은 기본적인 부분에서 불만을 느끼고 있습니다. 렌탈 시장의 진짜 문제는 긴 의무 사용 기간과 큰 위약금입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짧은 의무 사용 기간과 적은 위약금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입니다. 저희는 이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해 버티컬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서 대표는 거대한 산업에서 소비자의 불편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소비자 불편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서비스의 시작이 미약하더라도 시장에 큰 임팩트를 주고, 기존 산업이 만든 질서에 작은 균열을 내면서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혁신을 이룬 선례가 토스”라며 “렌탈 산업을 타깃으로 소비자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토스같은 서비스가 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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