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있는 글로벌 아티스트 발굴∙∙∙국내 독점 확보
라이선스 활용해 상품∙서비스 기획
“아티스트 소싱 및 커머스 역량 보유”
투자 유치 준비 중∙∙∙5년 이내 상장 목표

핀즐 진준화 대표(사진=핀즐)
핀즐 진준화 대표(사진=핀즐)

[스타트업투데이] 최근 몇 년간 재테크, 투자 열풍이 불면서 MZ세대 사이에서 아트테크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 미술시장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2020년 3,277억 원에서 지난해 9,157억 원으로 급속하게 성장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약 5,329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0.02%에 불과하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미술시장 규모가 GDP의 평균 0.1% 수준인 것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다.

핀즐(Pinzle) 진준화 대표는 “우리나라 미술 시장이 3배 이상 더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뜻”이라며 “그동안 성장이 더뎠던 이유 중 하나는 국내 미술 시장이 소수의 독과점 기업 및 특정 국내 아티스트에 집중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핀즐은 해외에서 이미 검증된 글로벌 스타 아티스트를 국내에 독점으로 확보해 작품과 NFT, 라이선스 등 다양한 형태로 유통하는 아트 버티컬 플랫폼이다.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예술이 아닌 알맞은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진준화 대표는 ‘좋은 예술로 사람들의 일상을 단계별로 개선하고, 예술의 경험을 무한히 연결한다’는 미션을 바탕으로, 예술 관련 모든 솔루션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아트 슈퍼앱을 꿈꾸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핀즐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까.

아트 에이전시∙커머스 플랫폼 창업

그림 정기구독 서비스(사진=핀즐)
그림 정기구독 서비스(사진=핀즐)

핀즐은 2016년 9월 설립됐다. 사명은 독일어로 ‘화풍’을 의미하는 ‘Pinsel’에 어원을 둬 미술 시장에 전에 없던 새로운 화풍을 공급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창업 당시 30대 초반이었던 진 대표는 결혼 후 신혼집을 꾸미는 과정에서 걸어둘 그림을 찾고 있었다. 

진 대표는 “취향을 만족하는 작품을 국내에서 찾기 어려웠다”며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하는 해외 유명 작가들은 많았지만, 해당 작가의 작품을 국내에서 구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 MZ세대가 원하는 글로벌 아티스트의 작품을 국내에 공급해 미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 

핀즐은 2017년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저렴하고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그림 정기구독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론칭했다. 이후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 및 원화 판매부터 작품 라이선스 자체를 유통하는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는 약 60여 명의 해외 유명 아티스트를 전속으로 보유한 아트 에이전시 겸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리미티드 에디션(사진=핀즐 홈페이지 갈무리)
리미티드 에디션(사진=핀즐 홈페이지 갈무리)

진 대표는 창업 전 한양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스포츠 마케팅 및 에이전시 업무를 약 5년간 수행했다. 첫 직장에서는 스포츠 스타를 중심으로 유통, 마케팅, 식음료(F&B) 등 다양한 사업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을 했다. 현재 핀즐에서 글로벌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적 가치를 만드는 에이전시 일을 담당하고 있다.

진 대표는 “핀즐은 경쟁력 있는 아티스트를 찾고, 아티스트의 작품으로 다양한 상품∙서비스를 기획하는 회사”라며 “아티스트를 선별할 줄 아는 눈을 지닌 큐레이터, 상품 기획, 커머스 전문가들로 팀이 구성돼 있다”고 소개했다.

미술 초심자, 애호가부터 기업까지 공략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전시를 진행했다(사진=핀즐)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진행된 전시(사진=핀즐)

핀즐은 현재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는 미술 초심자를 위한 그림 정기구독 서비스다. 큐레이터가 계절감, 트렌드, 이슈 등을 고려해 매월 엄선한 작품을 구독자에게 정기적으로 보내는 서비스다. 작품은 A1 대형 사이즈로, 매월 그림을 교체하면서 인테리어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진 대표는 “그림 정기구독 서비스는 가장 쉽고 부담 없이 그림을 즐기는 방법”이라며 “구독자는 매월 집에서 편하게 트렌디한 작품을 받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핀즐은 미술 애호가를 위한 리미티드 에디션 상품도 제공하고 있다. 리미티드 에디션은 아티스트와 직접 계약을 통해 작품당 단 12점만 생산해 희소가치를 극대화한 디지털 판화 작품이다. 현재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팝업 전시∙판매를 진행 중이며 다양한 백화점, 명품관 등에서 지속해서 전시 요청을 받고 있다.

 

LG전자에 라이선스를 제공했다(사진=핀즐)
LG전자 TV에 라이선스를 제공했다(사진=핀즐)

마지막은 기업대상(B2B) 라이선스 판매 서비스다. 핀즐은 기아자동차, 현대카드, 한섬, LG생활건강 등 다양한 대기업에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있다. 진 대표는 “핀즐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해외 아티스트의 지식재산(IP)을 독점으로 보유하고 있다”며 “이에 다양한 기업에서 협업 제안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LG전자와의 협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삼성이나 LG전자의 TV에는 ‘갤러리 모드’가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 이는 방송을 보지 않을 때 TV를 검은 화면으로 두지 않고 그림 이미지를 띄워 TV를 하나의 작품처럼 보이게 하는 기능이다. 

핀즐은 LG전자로부터 젊은 감각의 고객을 만족하게 할 트렌디한 작품을 요청받았다. 이에 파리, 도쿄, 방콕, 더블린 등 다양한 국가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큐레이션해 제공했다. 진 대표는 이를 전 세계 고객이 모두 즐길 수 있도록 글로벌 라이선스로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넓은 범위의 커머스 운영∙∙∙“단순 작품 유통 뛰어넘어”

사진=핀즐
사진=핀즐

핀즐의 그림 정기구독 서비스는 2030세대가 주로 소비하고 있다. 현대카드 앱 내에 탑재되는 등 MZ세대 사이에서 큰 반응을 얻고 있으며, SKT 구독 플랫폼 ‘t우주’에도 연내 입점이 예정돼 있다. 지난 3월에는 롯데홈쇼핑 생방송을 통해 1시간에 약 2억 4,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리미티드 에디션은 3040세대가 주 고객으로, 매년 판매량이 2배 이상 성장하면서 아트 컬렉터 사이에서 유명세를 얻고 있다.

진 대표는 핀즐의 강점으로 ‘아티스트 소싱 역량’과 ‘커머스 역량’을 꼽았다. 그는 “핀즐은 해외에서 이미 검증된 글로벌 아티스트에 대한 권한을 독점으로 확보해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며 “확보한 아티스트와 작품을 단순히 유통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라이선스를 활용해 정기구독, 한정판 판화, 아트 굿즈 등 다양한 상품∙서비스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에 아트 라이선스 자체를 판매하는 상품도 있어 타기업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커머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생활건강 ‘비욘드’에 라이선스를 제공했다(사진=핀즐)
LG생활건강 ‘비욘드’에 라이선스를 제공했다(사진=핀즐)

핀즐은 창업 초기 엔젤 투자를 유치한 이후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서면서 후속 기관 투자는 아직 받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J 커브 매출을 그리면서 경쟁사 대비 진입 장벽을 공고히 하기 위해 첫 기관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이다. 확보한 투자금으로는 더 다양한 아티스트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온라인 기반의 커머스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기 위해 백화점 입점 및 오프라인 숍 오픈 등에도 사용할 예정이다.

진 대표는 “지금까지는 핀즐 방식에 대한 시장검증을 성공적으로 진행해왔다”며 “이제는 투자 유치를 통해 빠르게 성장해 5년 내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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