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고르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 男 13분, 女 17분 걸려
에이클로젯, AI 디지털 옷장∙∙∙취향∙상황 따라 입을 옷 추천
“중고거래까지 영역 확장∙∙∙패션 라이프 즐기는 플랫폼으로 성장↑”

룩코 고해신 대표(사진=룩코)
룩코 고해신 대표(사진=룩코)

[스타트업투데이]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장을 열고 ‘옷은 많은 데 입을 게 없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영국 패션기업 막스 앤 스펜서(Mark and Spencer)가 2016년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옷을 고르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남성 13분, 여성 17분가량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의 62%는 옷을 입을 때마다 ‘입을 게 없다’고 분노를 느꼈으며 남∙녀 모두 옷장에 있는 옷 중 44%는 입지 않은 것이었다. 

룩코는 수많은 옷 중 소비자가 ‘오늘 입을’ 또는 ‘TPO(Time, Place, Occasion)에 맞는’ 옷을 패션 전문가의 도움 없이 고르고 이에 대한 고민을 스스로 해결할 방법을 고안했다.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옷장 ‘에이클로젯’을 통해 취향에 따라, 상황에 따라 옷을 입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고해신 대표는 “일반적으로 옷을 고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무슨 옷이 있는지, 어떻게 입으면 좋을지 알지 못하는 데다 앞으로 입지 않을 옷을 반복해서 구매하기 때문”이라며 “‘패션’이라는 특정한 분야에 집중하기보다는 옷을 고르는 것이 많은 사람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로 보고 이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고해신 대표는 소비자의 패션 고민을 어떻게 해결하려고 할까. 

 

사진=룩코
사진=룩코

 

에이클로젯으로 ‘나만의 옷장’ 마련

룩코(Looko)는 소비자가 옷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고 본인의 취향에 따라 스스로 패션 생활을 파악하도록 돕는 데 집중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2월 옷 데이터를 디지털화한 디지털 옷장 플랫폼 ‘에이클로젯’(Acloset)을 개발했다. 

에이클로젯은 AI 기반 디지털 옷장 앱, 즉, AI 스타일리스트다. 소비자는 에이클로젯에 사진을 찍어 올리거나 쇼핑몰 구매 정보를 가져와 나만의 옷장을 마련하고 날씨와 상황에 맞춘 옷을 추천받을 수 있다. 여행을 떠나거나 데이트가 약속이 있다면 그날 어떤 옷을 입을지 미리 골라 놓을 수도 있다. 

고해신 대표는 “등록된 옷과 코디 기록을 기반으로 스타일 통계를 확인하고 새 옷을 사고 싶다면 추천받는 것도 가능하다”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 있는 다른 사람의 옷장을 구경하면서 이들은 어떻게 스타일링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패션 커뮤니티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에이클로젯은 론칭된지 20여 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글로벌 누적 사용자 후 100만 명을 돌파했다(사진=에이클로젯)
에이클로젯은 론칭된지 20여 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글로벌 누적 사용자 후 100만 명을 돌파했다(사진=에이클로젯)

에이클로젯은 론칭된지 20여 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글로벌 누적 사용자 후 100만 명을 돌파하며 국내∙외 소비자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플랫폼에 등록된 옷만 해도 2,000만 건이 넘는다. 본인의 옷을 20개 이상 등록한 소비자 중 60%는 한 달이 지나도 서비스 이용을 위해 재방문한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MZ세대 여성층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는 게 고 대표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고 대표는 이용자가 AI를 기반으로 옷을 쉽게 등록할 수 있다는 점을 에이클로젯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에이클로젯은 서비스 자체 탑재된 AI 엔진으로 이용자가 촬영한 옷 이미지를 자동으로 보정하고 특징을 분석해 옷의 주요 정보를 자동으로 입력한다. 이미지 보정이나 정보 입력에 시간을 많이 쓰지 않고도 디지털 옷장을 만들 수 있다. 

고 대표는 “사용자 데이터 기반 추천 서비스를 AI로 만들기 때문에 굳이 패션 전문가를 고용하지 않더라도 고품질의 서비스를 쉽게 제공할 수 있다”며 “개인의 옷 데이터가 누적될수록 더욱 맞춤화된 서비스로 진화하는 구조를 구축해 서비스 고도화 및 확장성 측면에서 동종업계에서 확신한 우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옷 데이터로 진정한 패션 개인화 이루는 것 핵심” 

룩코는 소비자의 편의성에 집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국내 투자 관련 기관으로부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달 룩코는 LG CNS의 ‘스타트업 몬스터 5기’에 최종 선정됐고 LG CNS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개인 맞춤형 패션 추천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3월에는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스타일테크 3기 유망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KT인베스트먼트, 라구나인베스트먼트, 스프링캠프로부터 3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유치를 완료했고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기술사업화 지원 기업, 구글 창구프로그램 및 팁스(TIPS) 과제 선정 등으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깔끔하면서도 직관적인 앱 UI와 간편한 옷 등록 프로세스, 코디 추천 기능 등으로 소비자 반응 역시 긍정적이다. “옷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기록할수록 스스로의 스타일을 잘 알 수 있어 좋았다” “새 옷을 사려 했지만, 비슷한 옷이 에이클로젯에 이미 있다는 것을 확인해 충동구매를 막을 수 있었다”는 의견도 있다. 

고 대표는 “사용자의 옷 데이터를 쌓아 진정한 패션 개인화를 이루는 게 핵심”이라며 “미래에는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서비스’를 통해 옷을 찾아주고, 이런 경험을 가치로서 체득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룩코는 지난달 DX 전문기업 LG CNS가 ‘스타트업 몬스터’ 5기로 유망 DX스타트업으로 선발됐다(사진=LG CNS)
룩코는 지난달 DX 전문기업 LG CNS가 ‘스타트업 몬스터’ 5기로 유망 DX스타트업으로 선발됐다(사진=LG CNS)

한편 앞으로 룩코는 패션 중고시장으로 본격적인 도약을 시작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사용자가 안 입는 옷은 팔고 질 좋은 중고 의류를 구매하도록 해 에이클로젯으로 진정한 스마트 패션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게 목표다. 

고 대표는 “전 세계에 의류만을 다루는 중고 플랫폼이 많은 만큼, 중고 패션 분야는 초고속으로 성장하는 시장”이라며 “에이클로젯이 그동안 확보한 개인 의류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고 시장에 진출한다면 ‘매물 확보 문제’를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등 의류 중고 시장에서 빠르게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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