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원장, “고금리∙고환율∙고물가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지속”
“기업 경영 개선 전문가의 탁월한 역량 중요”
투자업계, M&A 핵심으로 ‘사모펀드’ 주목∙∙∙2020년 거래규모 616조 원
“초대형 펀드 구성, 글로벌 M&A 거래도 참여 기회 마련 중요”

금융감독원 여의도 본사 전경(사진=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여의도 본사 전경(사진=금융감독원)

[스타트업투데이] 국내 민간소비가 위축되고 글로벌 수요 둔화로 수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기관전용사모펀드 업계에 위기를 헤쳐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을 촉구했다.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은 13일 8개 기관전용 사모펀드(舊 PEF) 운용사 CEO와 간담회를 개최해 경제∙금융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업계 주요 현안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복현 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해부터 고금리∙고환율∙고물가로 인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국내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기업부실의 확산이 경제 전반의 침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업 경영개선 전문가인 여러분의 탁월한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경기회복 지연으로 유망기업이 일시적인 어려움에 처하거나 한계기업 부실이 확산될 수 있는 만큼, 그동안 축적된 자본력과 경영 정상화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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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적 기업 구조조정 추진, 기업 생태계 역동성 제고 필요”

이날 이 원장은 기관전용사모펀드 업계에 자본시장 중심의 기업 구조개선에 있어 주도적으로 움직일 것을 촉구했다. 그는 “위기(危機)와 기회(機會)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며 “우량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또는 한계기업의 구조조정 수요 확대는 기관전용사모펀드 업계의 위험요인이자 기회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선제적인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해 지배구조와 재무구조를 합리화하고 기업의 성장성∙수익성 개선, 활발한 인수합병(M&A)으로 산업구조를 개편, 기업 생태계의 역동성 제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무엇보다 기관전용사모펀드 업계의 경쟁력 강화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사모펀드 제도개편으로 경영권 인수 목적의 바이아웃(buy-out) 펀드뿐만 아니라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회사채 등 투자에 대한 신용펀드(Credit Fund), 대출형 펀드 등 다양한 형태의 자산운용 전략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비(非)경영참여형 펀드 규모는 2조 5,000억 원에 그치는 데다 투자대상도 메자닌증권, 소수지분 투자에 국한되는 등 운용전략의 다양화가 부족한 상황이라는 게 이 원장의 주장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최근 사모펀드 보고의무를 확대하고 불건전 영업행위 금지 규정을 도입하는 등 사모펀드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 원장은 “창의적인 투자전략 모색이 국내 사모펀드 업계의 경쟁력 강화와 기관투자자의 새로운 투자기회 확보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기 바란다”며 “사모펀드 신뢰 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강화에도 힘써줄 것”을 부탁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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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통한 자금회수 기대해도 될까? 

그동안 투자업계는 사모펀드를 M&A의 핵심으로 주목하고 있었다. 그만큼 거래규모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영국 경제매체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사모펀드의 M&A 거래규모는 5,590억 달러(약 616조 원)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다. 금융기관이 관리하는 일반 펀드와 달리 사모(私募) 방식으로 자금을 모집한다는 점에서 금융감독기관의 감시를 받지 않아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하다. 

한국에서는 2000년부터 기업의 원활한 자금사정을 위해 주식형 사모펀드가 허용됐으며 2001년 3월 「증권투자회사법」 개정으로 M&A 사모펀드가 가능해졌다. 

한편 M&A 업계는 앞으로 사모펀트를 통한 M&A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모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는 M&A, 기업공개(IPO), 세컨더리, 상환, 장내∙외 매각 등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데 이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M&A다. 

자본시장연구원 박용린 선임연구위원이 2020년 발표한 ‘국내 PEF의 평가와 향후 과제’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9년까지 15년 간 국내 PEF의 주요 회수방식 비중은 M&A가 27.6%, 세컨더리(Secondary)가 11.6%, 기업공개(IPO)가 4.6%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 민경기 실장은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M&A나 투자 유치 사례를 보면 사모펀드가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에서 사모펀드를 통해 국내 자산이 축적되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팬텀엑셀러레이터 김세훈 대표는 “스타트업이 초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가 자금”이라며 “펀드 조성으로 액셀러레이팅 전략을 세우거나 가치상승에 도움이 되는 회사로 성장시키는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M&A 펀드 조성으로 성장 기회의 한계에 부딪힌 스타트업과 인수 기업이 서로 윈-윈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M&A는 기업의 사업 구조조정이나 성장전략의 중요한 수단”이라면서 “M&A를 목적으로 한 초대형 펀드를 구성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M&A 거래에 참여할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투데이=김석진 기자] sj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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