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10곳 중 3곳, 1년 이상 못 버티고 폐업
초기 창업기업, 분야별 시장경험 풍부한 멘토 도움 절실
“수평적이면서도 원활한 소통, 멘토∙멘티기업 상호가치↑ 모습 보여주고파”

임홍명 한국창업멘토협회장
임홍명 한국창업멘토협회장

[스타트업투데이] 지난해 스타트업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던 2015년 이후 6년 만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기업생멸 행정통계’에 따르면 2021년 새롭게 경제활동을 시작해 매출을 내거나 고용한 스타트업은 102만 2,000개로 나타났다. 2020년보다 3.4% 감소한 수치다. 

스타트업의 1년 생존율은 약 65%에 그쳤다. 스타트업 10곳 중 3곳 이상이 1년도 못 버티고 사업을 접은 셈이다. 

대부분의 창업기업은 사업 경험이 없거나 짧은 만큼, ‘자사의 기술과 제품이 최고’라는 주관적인 사고의 오류에 빠지기 쉽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각 산업 분야에 풍부한 경험을 축적한 시장 전문가 출신 전문 멘토링을 통해 데스밸리(Death Valley) 리스크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 내수 판로 및 수출거래처 확보, 자금유치 및 재무전략 등의 분야 별 시장경험이 풍부한 멘토의 도움도 절실하다. 

한국창업멘토협회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따른 기술 창업 트렌드 속에서 창업∙벤처기업의 생존과 혁신성장을 도모하고 수출 확대 촉진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및 창조경제를 실현해 국가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자 설립됐다. 

임홍명 회장은 “경영 및 기술 분야별 실행계획(Action Plan)을 수립해 전문성이 부족한 스타트업에 공동 멘토링을 진행 중”이라며 “수평적이면서도 원활한 소통으로 멘토와 멘티기업이 상호 가치를 공유하고 발전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임홍명 회장으로부터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 봤다. 

 

사진=한국창업멘토협회
사진=한국창업멘토협회

 

“국내 창업 생태계 기반 조성 도모에 집중” 

한국창업멘토협회(KESEMA, 이하 협회)는 2016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허가받아 설립된 단체로 시장 경험이 풍부한 국내 주요그룹 및 공기업 전∙현직 임원, 중견기업 CEO, 변리사, 세무사 등  산업분야별 시장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사단법인이다. 

협회는 ‘스타트업의 혁신성장과 스케일업(Scale-up)의 열쇠∙멘토링’를 모토로 4차산업 혁명 시대의 능동적 대응과 성장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국내 창업 생태계의 기반 조성을 도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협회는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문 멘토링 고도화를 위해 ▲사업모델 혁신 ▲기술사업화  ▲금융투자 유치 ▲마케팅 네트워크 ▲글로벌 시장개척 ▲지식재산권(IP) ▲법률∙회계 ▲홍보∙문화∙콘텐츠 ▲ESG 등 9개의 소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각 소위원회는 창업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멘토링 모듈을 개발∙운영 중이다. 

먼저 KESEMA 진단 툴은 창업기업에 대한 경영분야 진단을 통해 기업이 갖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 전문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정부에서 운영 중인 예비창업패키지, 초기창업패키지 등 지원사업의 유치 성공률을 높여준다. 사업계획서 작성 교육과 창업기업의 비즈니스모델 및 아이템 검증, 인증업무 등도 지원한다. 

이밖에도 한국거래소 KSM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문 멘토링 프로그램,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ESG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정규 멘토링 이후에도 멘티가 언제든지 전화, SNS, 온라인 등 비대면 방식으로도 창업기업의  궁금한 사항에 대해 수시 멘토링을 제공한다. 

임홍명 회장은 “창업기업이 겪는 대표적인  애로사항은 판로개척과 해외시장 진출”이라며 “이런 문제를 대기업과의 협업시스템 구축으로 신속히 해결하고 기술 사업화, 자금 유치, 인증 업무 등에 대해 성공률이 높은 실무적 솔루션 제공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사진=한국창업멘토협회
사진=한국창업멘토협회

 

“사업을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부족” 

협회는 그동안 정부 산하 기관, 지자체, 경제단체, 대학 산학협력단 등과의 파트너십을 맺으며 창업기업을 위한 멘토링 및 교육에 참여해 왔다. 협회에 따르면 협회 내 전문가 멘토링을 제공한 창업기업 수는 연간 500여 개사로 지난해에는 2,200여 건을, 이보다 앞선 2021년도에는 1,880여 건의 멘토 활동을 수행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임 회장은 멘토링 후 창업 성공사례로 의료기기 업체 M사를 언급했다. M사는 2019년 하반기부터 지난해까지 총 10여 회에 걸쳐 집중 멘토링을 받았고 비즈니스모델과 수익구조 혁신으로 지속가능 사업으로의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 전문상장회사인 H사로부터 1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 및 공급계약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임 회장은 여전히 ‘사업을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창업기업이 많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창업 초기부터 시장경험이 풍부한 전문 멘토의 제안을 경청하면서도 결정은 창업자 스스로가 신중히 하는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멘토가 제시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믿고 따라와 준다면 성장의 기회를 놓치거나 회복할 수 없는 수준까지 경영이 악화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실무 중심 교육 통한 지속가능 스타트업 성장 필요”

한편 임 회장은 창업과 관련해 정부에 두 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먼저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3고(高) 복합위기로 벤처 투자 규모가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민간부문, 특히 대기업으로부터 전략적 투자(SI)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예비창업자와 초기창업자를 위한 체계적이고 실무적인 경영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육 지원 대책도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다양한 창업 운영기관에 등록된 전문가가 나름대로 스타트업 교육에 참여하고 있지만, 주로 이론에 치우친 강의와 강사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스타트업의 수익모델 혁신을 도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시장 전문가 중심의 철저한 실무 중심 교육으로 지속가능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창업기업 아카데미 설립∙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협회는 현재 창업아카데미 개원을 준비하고 있다. 창업자에게 체계적이고도  철저한 실무 위주의 창업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협회를 국내의 대표적인 멘토링 기관으로서 글로벌 스타트업 대상의 멘토링 지원까지 가능한 수준의 전문 멘토 양성 계획도 세웠다. 

협회를 통해 멘토링 수행 기업에 대한 성과 관리도 강화할 예정이다. 정량∙정성평가를 진행해 스타트업의 지속가능과 혁신성장을 위한 견인차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임 회장은 “대다수의 창업자가 사업을 ‘어떻게(how) 하느냐’에 몰입하다 보면 사업 초기에 지녔던 ‘이 사업을 왜(why) 해야 하는지’를 잊는 경우가 많다”며 “시장경험이 풍부한 전문 멘토와 이런 고민을 함께 해결해 나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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